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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션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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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끝난 후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집에 돌아왔다. 마당의 잡초들을 깎고 있는 엄마가 나를 반겨주었다.

“어 내일 학교에서 배 타고 여행 간다며?” 내일은 학교에서 떠나는 수학여행 날이었다. 배로 태평양을 건너 휴양지로 갈 예정이었다. 설레는 마음에 이틀 전인 어젯밤에 미리 짐을 싸두었다. 배에선 무엇을 할지, 도착해선 무엇을 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가슴이 설레서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수학여행 날이다! 어젯밤의 설렘 때문이었는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씻고 학교에 갈 채비를 하면서도 가슴은 두근두근 떨렸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더 빨리 씻고 캐리어를 들고 엄마의 아침인사를 받으며 집을 나섰다.

학교에는 나 같은 애들이 많았는지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친구들이 와있었다. 배를 타러 이동하기까진 아직 1시간 남짓이나 남았기에 짐을 점검하고 푹 쉬고 있었다. 몇몇 친구들은 핸드폰을 들어 게임을 하기도 했다.

드디어 배를 타러 떠나는 7시 40분이 되었다. 우리는 하나같이 열심히 싸온 캐리어를 들고 밖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나온 지 1분도 되지 않아 운동장에 도착했다.

어제 잠을 잘 자지 못한 탓인지 버스에 타자마자 졸음이 우후죽순 몰려왔다. 이건 내 앞 친구들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버스에서 잠깐 존 사이에 배를 타러 다 도착했다고 한다. 시간을 보니 4시, 어지간히 많이 잤나 보다.

우리는 애리조나 주에 위치한 항구에서 대형 크루즈를 타고 태평양에 떠 있는 섬 집단인 폴리네시아 모두를 7일 동안 여행할 예정이었다. 크루즈 기간까지 포함한다면 총 10일이다. 이건 우리 학교 내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수학여행이었다.

크루즈의 규모는 정말 방대했다. 옆에 있던 차가 쌀알처럼 보일 정도였다. 어떻게 크루즈에 이런 많은 사람들을 태울지 궁금했는데 바로 납득이 되었다.

하도 잠을 안 잤는지 크루즈에서도 잠이 왔다. 크루즈 안은 수많은 호화 시설들로 가득했다.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바다 한복판에서 즐기는 거대 수영장이었다. 지하도 있었기에 3일이면 심심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갑자기 바로 앞 바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뭔가 심상치가 않았기에 본능적으로 옥상으로 올라갔다. 배 앞 바다에서는 크루즈보다 더 큰 새까만 구멍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비현실적이었기에 눈을 비벼보았지만 바뀌는 건 단지 우리가 타고 있는 배가 그 구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크루즈는 그 거대한 구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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