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존재 (엘리시온)

엘리시온 프로젝트

여섯 천사들의 도움을 받아, 그러니까 아주 옛날에, 그들이 두려움에 맞서기 시작했을 적에...
고대의 존재
엘리시온의 고대의 존재
오래된 공포
이조스
유혹하는 것
아르무엘
탐욕스러운 것
아스트로스
영험한 것
트하지그
천개의 얼굴
히데마리노 아쿠무
스우센노카오오로치
"1장: 오래된 공포, 이조스"
그것은 최초의 공포에요. 아주 먼 옛날, 형언할 수 없는 옛날 그것은 우리 인류가 맞설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어요. 그것이자 그것들은 우리 위에 군림하며 지배했죠. 기록된 역사보다 한참 전부터 그래왔을테죠. 모두가 그것을 기억에서 지우려 노력했지만 떨쳐낼 수 없었어요. 원시 부족의 사냥꾼들은 그것을 잊기 위한 노래를 지어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것은 그 공포를 먹고 살았거든요. 그때는 "두려움"이라는 말도 없었어요. 그것과 실제 처음으로 마주한 이는 어느 한 소년이었죠. 소년은 바닷가의 조개를 주우러 나갔어요. 해가 지도록 정신 없이 조개를 줍던 소년은 귓가에 이상한 소리가 맴도는 것을 느꼈어요. 그것은 사람의 말도 아니고, 동물의 울음소리도 아니었어요. 그냥 지나치게 끔찍한 소리였죠. 소년은 이내 바구니의 조개를 모두 떨어뜨리고 공포에 사로잡혔어요. 간절한 상황에서 소년은 무릎을 꿇고 하늘에 빌었어요.

"하늘이시여, 저를 가엾게 여기시고 저를 도와주소서!"

말이 떨어지고 순식간에 어두운 하늘에서 빛이 보였어요. 너무나도 밝은 빛이었던 나머지 해가 밝은 줄 알았던 마을의 닭들이 오는 소리가 해변까지 들렸어요. 하늘에서 빛이 나는 곳을 바라본 소년은 놀랐죠. 황금의 갑옷을 입은 천사들이 검은 그림자를 무찌르고 있었어요. 검들이 번쩍이며 그림자를 가르고 있었죠. 번쩍이는 검에서 나는 소리는 소년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죠. 이내 검은 그림자는 바다로 도망치듯 가라앉았고 소년은 그 순간을 직접 목격하고 있었어요. 소년은 마을로 돌아가 이 일을 전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소년이 "선택 받은 이"라며 칭송했어요. 그리고 주민들은 부족의 언어로 "용기"라는 의미를 가진 "'라가시"라는 이름을 새로 소년에게 지어주었죠. 소년이 목격한 그림자는 "검은 해변"이라는 뜻을 가진 "이조스"라고 불렀답니다.

이것이 내 고향의 신화예요. 후후, 이 일지는 박물관에 보내지 않으려고 해요. 이 신화를 아는 사람은 이제 세상에 저밖에 없을 것이고, 저만의 비밀이 되었으니깐요.
"2장: 유혹하는 것, 아르무엘"
옛날 옛적, 그들이 두려움에 맞서기 시작했을 때의 일이에요. 도시는 번창했어요.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고, 아이들은 뛰어놀았죠. 바닥나지 않는 식량과 자원을 통해 태평성대를 이루었어요. 도시 모두의 사람들이 행복했어요. 낮과 밤의 구분이 사라져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고도 배불리 먹을 수 있던 곳이었어요. 심지어 그들은 조약돌을 금덩이로 만드는 기술까지 있었지요. 사람들은 그 모든것이 그들의 지혜로운 왕 덕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왕의 선왕, 그 선왕의 선왕, 태초의 왕까지... 도시의 역대 모든 왕들은 철인(哲人)이었답니다. 그 치세가 1천년이 넘게 이루어졌어요. 도시의 마지막 왕 역시 나라를 어질게 다스렸지요. 왕은 매우 지혜로웠지만 그 왕의 치세부터 도시에는 안 좋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독이 든 비가 내려 농사가 어려워지자 굶는 사람들이 생겼고,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았어요. 여름에는 강물이 피로 물들며 고기들이 죽었죠. 겨울에는 도시 사람들에게 종기가 났죠. 알 수 없는 재앙들이 반복해서 생겨났죠. 왕은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궁정의 예언자들을 불러모아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지만 속수무책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왕의 꿈에 기이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그것은 남자의 목소리로, 여자의 목소리로, 노인의 목소리로, 아이의 목소리로, 모든 형태의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걸었어요.

"난 아르무엘이다. 난 아르무엘이다. 난 아르무엘이다..."

왕은 그 목소리에 빠져 더 깊은 꿈속으로 빨려들어갔어요. "재앙이 두렵지 않느냐?"

목소리가 말했어요. 왕은 재앙이 두렵다고 말했죠. 그러자 목소리는 더 깊게 왕의 귓가에 속삭이기 시작했어요.

"내 말을 따르거라. 군대를 만들어라. 바다 밖의 천리옥토로 나아가라. 아르무엘을 섬겨라..."

왕은 그 목소리의 말에 대답하기도 전에 꿈에서 깨버렸죠. 왕은 깨어나자마자 장군들을 불러모아 군대를 늘리기 시작했어요. 연금술사들이 만들어낸 황금으로 갑옷을 만들고, 불을 뿜는 배와 하늘을 나는 기계 용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죠. 1년이 채 되지 않아 수많은 군인들이 양성되었어요. 그리고는 바다 밖으로 원정을 떠나기 시작했죠. 그들은 천사조차 섬기지 않았지만 아르무엘을 섬기기 시작했어요. 제단을 쌓아 올려 아르무엘의 이름을 찬양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그 유혹이 불러낼 비극은 생각하지 못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