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해

단순히 말하지. 이때부터 세계는 망해가고 있던걸세!어느 로그라드의 노인이.

01 환영

전쟁이 벌어진 2025년을 제외하고 최악의 해를 말하라면, 모두 2021년을 뽑을 것이다. 이야기는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시작된다. 7월 1일, 평화로운 목요일 아침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을 나서 학교로 가고, 직장인들은 출근하기 바쁘던 9시 25분. 시청에 러시아군의 9K720 이스칸데르 미사일 3기가 떨어졌다. 미사일이 폭발하자 시청은 그대로 박살이 났고, 처음으로 RKO가 살포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 가스로 오인한 트빌리시 소방국이 소방대를 보냈으나 RKO는 해독되지 않았고, 시청을 중심으로 약 900m 가량이 RKO로 뒤덮혔다. 살포 지점 내부의 시민들과 연락이 끊겼지만 선전포고문이 전달되지도 않았으며 잠시동안은 공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단순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첫발이 착탄한 후 40분 가량이 지난 10시 경, 러시아군의 전략폭격기 편대는 조지아 상공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방금 확인된 소식입니다. 최종까지 확인된 소식입니다... 러시아 대사관이 방금 정부를 향해 선전포고문을 전달했습니다.루스타비 2 앵커가.

공습이 개시되고서야 선전포고문이 조지아 언론을 통해 방송되었다. 트빌리시는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로 가득했고, 미사일이 더 날아올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사람들은 도시 밖으로 나갈려고 안간힘을 썼다. 러시아군의 전략폭격기는 트빌리시의 주요 인프라 시설과 인근 조지아군의 방공 시설을 공습했다. 전략폭격기가 지나가자마자 수백개의 이스칸데르 미사일들이 방공이 무력화된 트빌리시를 향해 달려들었다. 대부분의 이스칸데르는 RK0가 탑재되어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고, RKO는 트빌리시를 전부 뒤덮으며 지옥을 전개했다.

02 절망

다음날인 2일, 블라디카프카스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군들이 테레크 강을 중심으로 츠힌빌리와 텔라비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조지아군의 모든 인력이 트빌리시와 쿠타이시, 루스타비 등 주요 살포 지점으로 집중되어 있어 지역민의 사소한 저항을 제외한다면 러시아군은 조지아에 무혈입성한 것이었다. 또한 압하지야군이 주그디디 방향으로 진군하면서 조지아는 순식간에 포위되었다. 트빌리시에서 탈출한 시민들은 튀르키예로 탈출하기 위해 국경으로 몰려들었다.

이때부터 조지아인들이 물밀듯이 들이닥쳤죠.
문제는 이 양반들이 대부분 알수없는 증상으로 차에서 죽었다는겁니다.
나중에 가서야 러시아군이 뿌린 화학무기라는걸 깨달았죠.
우리 검문소에 시체가 수백구가 넘게 쌓였었습니다.BCP Vale의 어느 직원이.

인근 국경 지대의 검문소는 전부 포화 상태가 되었고 흑해를 통해 루마니아로 피신하기 위해 난민들이 항구 도시로 몰렸다. 러시아군은 이런 항구 도시들을 향해 공습을 실시했다. 러시아의 비인간적인 공격 행위로 사상자는 개전 하루 만에 수십만명을 넘어섰으며, 튀르키예 정부는 어렴풋이 조지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지아의 대부분의 주요 도시는 EMP탄이 동원되어 통신 및 전력이 완전히 두절된 상태였다. 인근 국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으며, 포화가 된 국경 지대를 뒤로한 조지아는 불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