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중인 글입니다. 웬만하면 아직 안 열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 이 글은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소설 《ぼくは明日、昨日のきみとデートする(韓: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2차 창작입니다.
- 각색된 영화가 아닌 원작 소설의 배경 설정을 기준으로 따라갑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제목을 누르면 소설 창을 열 수 있습니다.
- 5월 24일 0시 2분
- 40일이 지났다.
- 마지막 날의 나는, 첫 날째의 에미와 마지막인 자정을 떠나보냈다.
- 어느 날 한번 그랬던 것처럼 방금 전까지 눈 앞에 있던 에미는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모습은 금세 희미해지고 그 뒤를 향기나 체온이 따랐다. 빠르게도 이제 정말 나의 세계에서 에미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간다.
- 방금까지 나를 바라보고 있던 에미는 이제 나의 39일째로 간다. 아침에 해가 뜨면 약속 장소에서 나를 만나 나의 부모님을 만나러 갈 것이다. 타카라가이케에서 사진을 찍고, 그로 하여금 점차 나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내가 겪어온 우리의 추억을 되짚어 갈 것이다.
- 솔직히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에미는 단지 자정이 되어 ‘조정’된 것이고, 이대로 새벽을 지나 아침 해가 뜨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어쩌면 실감이 아니라 단지 회피하고 싶은 현실로부터 달아나려는 발버둥이었는지도 모른다.
- 5월 24일 7시 21분
- 아침이 되었다. 자정에 에미와 작별한 후 어떻게 집까지 돌아와 어떤 기분으로 잠에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요 며칠 아침마다 바쁘게 울려대던 휴대전화는 이제 더 이상 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착신음의 주인공이 직접 집까지 찾아오냐 하면 그 또한 아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고요하고 고독한 아침을 맞이했다.
- 그때쯤에야 슬슬 머리나 몸이 에미가 없는 세계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내가 어제 만났던 에미는 엊그제의 나를 만나러 갔고, 오늘의 나에게는 더 이상 에미가 없다.
- 20살의 에미가 없다.
- 내 손을 맞잡으며 미소 짓던 에미가 없다.
- 에이프런 차림으로 나에게 요리를 해 주던 에미가 없다.
- 내 몸에 쓰레기봉투를 뒤집어 씌우고 능숙한 손길로 머리카락을 다듬어 주던 에미가 없다.
- 함께 같은 것을 보며, 같은 것을 먹고, 시간의 흐름이 다르더라도 서로의 과거와 미래를 그리며 같은 것을 느끼던 에미가 이제는 없다.
-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 채 창문을 통해 내리쬐는 태양빛에 숨어 어린애처럼 울었다. 에미와 함께 지냈던 근 40일은 20년 나의 인생에서 0.01%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값진 40일이었고, 결코 되돌아 오지 않을 40일이었다. 한심하게도 그 사실을 에미와 작별한 후에야 절실히 몸소 느껴서, 그렇게 얼마 동안이나 흐느끼며 울었다.
- 물론 지난 40일을 헛되이 보냈다는 건 아니다. 나는 40일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당장 첫 날에 모르는 사이였던 에미에게 말을 걸어 접점 만들기에 성공한 것도, 나라는 사람에게는 어찌나 큰 성과인지 우에야마의 증언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 도중에는 너무나도 잔혹한 우리의 운명을 견디지 못하고 에미에게 크나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것만은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 나의 지난 40일 중 절반이 넘도록 에미가 홀로 견뎌온 괴로움은 에미의 배려에 감싸지기만 한 나로서는 과분한 것이다.
- 그 정도를 제외하면 나는 언제나 에미가 행복해지기를 바랐다. 그것만은 떳떳하게 밝힐 수 있다. 에미와의 시간에 있어서 후회라곤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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