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로아니들은 뛰어난 ,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명예를 목숨보다도 중요시 하는 이들이다, 다른 이들의 눈에는 이들이 미련한 복고주의자로 보이겠지만, 이들이 내뱉는 전장의 함성과 용맹한 기세를 볼 수 있다면 이들에 대한 경외심이 절로 차오를지도 모른다.
- 대륙을 여행하는 모험가를 위한 여행 안내서

로아니(Rónáni), 대륙의 아이들 세계관에 등장하는 인간계 종족. 모티브적으로는 아일랜드, 웨일스 인이 주 모티브이며 명예와 전통을 숭상하는 복고주의자들이다. 로안(Ríocht)은 로안어로 평지라는 뜻으로 그들이 처음 자리를 잡은 아이라흐 대륙의 거대한 평원지역에 사는 이들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로안 문화는 그 중심이 되는 로안족 이외에도 데일족, 콜족의 문화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동안 혈통이 섞인 결과 이제는 인종의 구분이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동화되어 총체적으로 로안인, 또는 로아니라 불린다.

상세

외형

전체적으로 하얀 피부를 가진 백인 계통인 아이라흐 대륙의 인종 중에서도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다, 어느정도냐면 쇼탈 제국의 어느 역사가는 로안인들에 대해 빛나는(Brightly) 피부를 가지고 있다고 기록했을 정도. 또다른 특징은 짙은 적발과 주근깨, 모든 로안인들이 적발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로안 사회에서 붉은색은 용맹함을 상징하는 색이었으며 붉은 머리칼을 가진 이는 용감하다고 생각했기에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풍성하게 기르는 것이 유행이었고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눈동자 색은 청색이나 갈색 계열이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녹색, 회색 계통이나 마술사의 특징인 황금색에 가까운 노란색 눈동자를 지닌 이들도 보인다. 데일족은 지역 자체가 바다와 넓게 맞닿아 있어 외부 민족이나 종족과의 교류가 활발했고, 엘바린과의 혼혈 또한 자주 이루어졌기에 역사 시대부터 엘바린의 종족적 특징인 길고 곧게 자란 귀를 가진 이들이 많았으며 지금도 일부 데일족의 혈통을 짙게 물려받은 이들은 긴 귀를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키는 남쪽의 다른 인종인 덴스인보다는 큰 편, 전체적으로 로안족의 혈통을 받은 이들은 덩치가 큰 편이고 콜족의 혈통을 물려받은 이들은 키가 작은 경우가 많다. 인종적 특징으로 상무 문화가 발달했고 기사도와 명예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기에 굳이 군인이건 아니건 스포츠를 취미로 하는 경우가 많아 전체적으로 신체가 잘 발달되어있다. 개척 시대로 오면서 점점 사라져가는 풍습이지만 푸른색 염료를 이용해 얼굴에 문양을 새기는 이들이 많고, 아직도 군인 계층이나 전통을 더욱이 중시하는 귀족 계층은 공적인 자리에서는 이런 워페인트를 그리는 이들이 많다.

종족적 특징

육체적인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이름높은데 그중에서도 민첩함과 기교가 돋보이는 종족으로 두꺼운 장갑을 입을 상태에서도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줄 정도로 우수한 근력을 가지고 있으며 검술, 곡예, 승마술에 재능을 보인다. 로안인의 삶의 터전인 중부 아이라흐 대륙의 대삼림 지역은 고대부터 끔찍한 괴수들이 살기로 악명이 높았기에 종족 단위로 공포에 대한 저항력이 뛰어나다. 명예를 숭상하는 기풍의 영향과 더불어 로안인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큰 이유.

역사

근본적 혈통으로 보면 덴시움과 같이 닻 군도에서 발생한 데일족이 그 기원이나 배를 타고 아이라흐 대륙으로 건너오는 과정에서 분화되어 덴시움과 로아니는 사실상의 다른 종족이나 다름이 없다. 3시대에 이들이 터를 잡은 중부 아이라흐 지방(로안어로는 미데)은 숲과 늪지대가 많았기에 바위로 이루어진 산지 지역인 회색 산맥에 터를 잡은 덴시움들과 문화적 분화가 크게 일어나게 된다. 이때부터 이들은 원시적인 문명사회를 이루었으며 주로 숲과 숲에서 살아가는 공포스러운 괴물을 숭배하는 토테미즘 신앙에 따라 부족 단위의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갔다.

3시대 말, 동쪽의 루비 만에서 발리바르의 위대한 문화를 접하며 급속도로 발전을 이룬 쇼탈이 정복 전쟁을 선언하며 미데를 침공한 것이 이들의 다른 종족과의 첫 대면이었다. 이들은 쇼탈의 침공에 저항했으나 근본적인 문명 수준의 차이로 점령당했고, 이 과정에서 발리바르의 영향을 받은 쇼탈 문화와 발전된 야금술, 건축술과 같은 신기술이 도입되었다. 하지만 미데의 거대한 숲에 존재하는 괴물들 때문에 쇼탈의 미데 식민지화 작업이 실패하고, 남쪽 회색산맥의 덴시움들의 완강한 저항과 쇼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문명을 가진 엘바린과 조우함에 따라 정복전쟁도 중지되며 쇼탈에게는 가뜩이나 말도 잘 듣지 않는데 땅 자체가 위험해 별 이득도 볼 수 없는 미데의 땅이 큰 골칫거리로 남게 되었다.

이때, 쇼탈 제국의 2대 황제인 옥타비아누스 2세는 엘바린과의 전쟁으로 인해 사망한 전대 황제 옥타비아누스 1세 때문에 매우 어린 나이에 황제의 자리에 올랐고, 이로 인해 기존의 고위 귀족층이 어린 황제의 말을 듣지 않아 권력의 기반이 흔들려 황제위의 유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당시 제국의 최고위 정무관이자 옥타비아누스 2세의 최측근이었던 펠릭스 오르시우스가 한가지 묘안을 떠올리니, 땅이 험해 무언가를 얻어내기도 힘든 미데 땅의 야만인들에게 공물을 요구해 더욱 반감을 사느니 이들의 뛰어난 전투력을 이용해 황제에게 반감을 가진 귀족층을 전부 밀어내자는 것이었다. 펠릭스 오르시우스는 황제의 제가를 받은 그날 밤 미데의 땅으로 몰래 이동해 당시 미데의 리(Li)들 중 가장 강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던 아리온 막 시나너를 찾아갔고, 마침 미데 땅 내에서 더욱 강한 영향력을 원하던 아리온 막 시나너와 합의를 본 끝에 그의 가장 뛰어난 병사들인 서약병들을 데려가 약탈로 위장해 반 황제파 측 귀족들의 영지를 전부 약탈하고 그들 중 대다수를 살해 해 버렸다.

쇼탈 제국의 지배 계층인 귀족층과 그들의 의결 기관인 의회는 이것이 단순한 약탈이 아니라 숙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반발했으며, 이에 옥타비아누스 2세는 아리온 막 시나너를 배신하고 그와 그의 서약병을 잡아 처형하고자 했으나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던 아리온 막 시나너는 제국의 심장부인 트라사노프를 탈출해 군대를 소집했고, 내부의 분열로 인해 제대로 된 지휘권을 가진 이가 없었던 제국군과의 회전을 통해 그들을 박살내고 옥타비우스 2세에게 미데의 왕국이 그들에게 충성을 바치고, 전시에 병사를 제공하는 대신 그들의 자치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내었다. 이것이 바로 쇼탈 제국의 역사에 기록된 '치욕의 맹세'이며, 이로 인해 아리온 막 시나너는 로아니들의 영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아리온 막 시나너는 외세의 간섭을 물리쳐내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내었지만 아직 문제는 많이 남아 있었다. 그것이 바로 미데 숲의 원주인, 검은 짐승이라 불리는 토착 야수들이었다. 언제부터, 어떻게, 왜 존재했는지도 모르지만 수없이 긴 시간동안 미데의 거대한 숲에서 살아가며 로아니들을 잡아먹어 온 이 야수들은 일반적인 무기로는 죽일수도 없고 공성 무기 수준의 거대한 장비로만 물리칠 수 있었기에 로아니들에게 공포이자 증오의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로아니들의 구원자이자 영웅이 되고자 했던 아리온 막 시나너는 라리온과 나리아에게 24일간의 기도 끝에 그들의 축복과 무구를 하사받아 수많은 검은 야수를 물리치고 도살했으며 그의 위대한 업적에 경도된 뭇 영웅들에게 태양과 달의 신의 가호가 깃든 무구와 그들의 축복을 받고 그것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 검은 야수들을 거의 멸종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리온 막 시나너 또한 마지막 검은 야수와의 전투에서 큰 상처를 입어 사망했으며, 사후 신으로써 추존되어 그가 섬기던 로아니의 신들 사이에서 영웅신으로써 숭배받게 되었다. 이후 찾아온 평화도 잠시, 아리온 막 시나너의 후손인 시나너 가문과 타 대가문들간의 권력 다툼이 시작되며 로아니 사회는 다시금 내전으로 빠져들었고, 이후 거대했던 로아니들의 영토는 약 6개의 왕국으로 나뉘어 '6왕국 시대'를 맞게 된다. 6왕국의 시대는 약 300년간 지속되었는데, 작은 소왕국 단위인 '쿠어허'와 그 쿠어허들이 모여서 큰 왕국을 이룬 '투아흐'들이 여럿 난립하며 서로가 서로의 뒤를 노리는 각종 정치 공작과 전쟁이 난립하던 시기였다.

이런 6왕국의 시대는 미데의 남쪽인 회색산맥에서부터 덴시움 이주민이 새로운 살 곳을 찾아 이주해오며 변화하게 된다. '이방인 대이동'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정주 민족으로써의 삶을 살아오던 로아니들에게 덴시움 약탈자들의 배를 타고 빠르게 해안가의 마을과 도시를 약탈하며 자신들이 지나간 모든 곳을 불태워버리는 전술은 익숙치 않았고, 기나긴 내전으로 인해 분열되어있던 로아니들은 덴시움들의 침공에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며 하나씩 점령당하기 시작했다. 결국 덴시움들에게 점령당하지 않고 저항하던 세 국가인 '아르기알라(Airgíalla)', '이넬(Uí Néill)', '로안(Rónán)'의 연합의 항전으로 불식되었으며, 기존의 로아니들의 땅 일부분을 빼았겼지만 그 땅을 빼앗은 덴시움들 또한 정주민족의 삶에 동화됨으로써 평화를 지켜낼 수 있었다.

이후 살아남은 세 국가 중 아르기알라는 후계자들의 궁정 내 암투로 인해 세개의 소왕국으로 분리되었으며, 아르기알라는 로안과의 전쟁 이후 국력을 상실 후 자연스럽게 로안과 주변 국가들에게 흡수 병합되었다. 현재 시점에서 로아니 문화권의 국가라고 할 수 있는 국가는 소왕국을 포함해 약 6개 정도이며, 이중 백작령 이상의 큰 영지를 보유한 국가는 로안과 아르기알라의 세가지 분파중 하나인 '코레(Dhoire)' 둘 뿐이다. 이들 둘 중에서도 가장 큰 세력을 지닌 로안은 로아니 문화의 종주국이며 현 시점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아웃러너와 모험가를 파견해 산유지를 찾아내려 하고 있다.

신앙과 종교관

로아니에게 신앙이란 위대한 기사를 찬미하고 그들의 업적을 되짚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로안 사회는 기사도를 숭상하며, 그들이 믿는 신 또한 그러한 기풍이 강하게 두드러진다. 로안인들은 주로 쇼탈 만신전의 신들을 로안 문화에 맞게 현지화한 데일 만신전의 신들을 숭배하며, 그 외에도 로안 사회에서 널리 믿어지는 인간 영웅들을 신적 존재로써 추앙하는 영웅 신앙과 소수의 운명 교단 계열의 종교를 믿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태양과 달의 신인 라리온과 나리아를 섬기는 일월교단, 로안 역사의 가장 위대한 영웅이자 신으로 받들어지는 아리온 막 시나너를 섬기는 아리오니안, 지혜의 신인 미네로스를 섬기는 지혜교단이 대중적으로 많이 믿어지며 특히 아리오니안은 최근들어 강해지는 민족주의적 열기를 따라 그 세가 더욱 강해지는 추세이다.

태양과 달은 많은 로아니 가문들이 상징으로써 사용 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요소이며, 그것을 상징하는 라리온과 나리아는 당연하게도 로아니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섬겨지는 신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혜의 신 미네로스를 섬기는 이들이 많은데, 이것은 엘바린 혼혈이 많아 마술에 익숙하고 마술사 가문을 다수 배출한 데일족 혈통의 로아니들이 대부분 미네로스를 섬기기 때문이다.

이들은 황금의 땅(Tír na órga)라는 사후세계를 믿는데, 생전 명예로이 살았던 이들이 이 곳에 모여 어떤 굶주림도 목마름도 없이 자유롭게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곳으로. 로아니들은 죽은 후에 황금의 땅에 갈 수 있도록 명예로운 행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히 여겨진다. 황금의 땅은 단순한 믿음이나 민간 신앙이 아닌 실제로 비물질 차원계에 존재하는 장소이며, 죽은 이들과 소수의 선택받은 산 자들만이 황금의 땅에 도달할 수 있다.

문화

중부 아이라흐 대륙의 대삼림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인 만큼 자연과 맞닿은 삶을 살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자연과 맞서 싸우며 삶을 쟁취했기에 거대한 석재 건축물 또한 다수 존재한다. 전체적으로는 아일랜드-웨일스 문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그 모태가 되는 켈트 신화 또한 로안 문화의 모티브가 되었다. 건축학적으로는 제대로 된 문명화가 되는 과정에서 쇼탈 제국의 영향이 컸기에 그 베이스가 되는것은 쇼탈 제국의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양식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자연 친화적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성곽 내부와 이어지는 삼림지대라던가 거대한 떡갈나무를 중심으로 세워진 도시가 그 예이다.

이러한 특징은 비단 건축 양식뿐만이 아닌 로안 문화 전반에서 나타나는 특징인데, 전통을 중시하기에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야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로안인들에게 전통이란 숨쉬는 공기와 같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전통을 지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이유로 로안 사회에는 몇 세기를 넘게 혈통을 이어온 대가문이 여럿 존재하고, 이러한 혈통을 지닌 가문의 구성원들은 엄청난 사회적 존중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종족 단위로 태양과 달을 숭배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검은 야수와의 오랜 전쟁에서 비롯된 전통인데, 검은 야수들은 해와 달의 빛을 두려워하고 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로아니들은 검은 야수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해와 달을 조각한 장식품을 지니거나 조각하고, 나아가 자신의 상징으로 삼는 등 해와 달을 사랑하고 숭배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검은 야수가 멸종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아 갑옷이나 깃발에 태양이나 달을 그려넣는 경우를 매우 많이 볼 수 있다.

장례 방식은 대부분 매장, 그 방식이 굉장히 특이한데. 햇빛과 달빛이 들어오는 주기와 각도를 계산하여 무덤 내의 관까지 햇빛과 달빛이 비추도록 하는 것이 전통적인 매장 방식이다. 자신의 명예와 업적이 기억되게 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기에 고위층의 무덤은 영묘로 만들어져 기하학적인 구조와 함께 무덤 내에 빼곡히 새겨진 무덤 주인의 명예로운 업적을 들어온 빛이 시간마다 천천히 비치는 화려한 건축술을 자랑한다. 고급스럽다기보단 야만적에 가까운 로아니의 문화가 생각보다 얼마나 진보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

명예를 중시하고 업적을 기리는 것을 좋아하는 로아니답게 각종 기념일이 존재한다, 아리온 막 시나너가 마지막 검은 야수를 처치하고 로아니들을 검은 야수의 공포에서 해방시킨 것을 기리는 '해방의 날(lá na saoirse)', 아리온 막 시나너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아리오베타(Ariobedetha)', 한 영웅이 꽃 한송이로 폭군의 마음을 녹이고 그와 결혼한 것을 축하하는 '꽃의 날(lá bláth)', 로안 왕국의 건국을 축하하는 '건국기념일(lá bunaithe náisiúnta)' 등,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기념일이 존재하며 이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은 로아니 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시와 춤, 미술이 발달되어 있다. 이는 위대한 업적을 세운 영웅을 찬미하고, 그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 무용담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이다. 그 중에서도 시가 매우 발달해 있어 그 예술성이 화려하기 그지없다는 쇼탈의 예술에도 견줄 수 있을 정도이다. 야만적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로아니 문화권 전역에 다수의 예술 학교가 세워져 있으며 위대한 예술가 또한 여럿 배출해내었다.

그에 반해 식문화는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이 꽤나 특이하다. 지배하고 있는 땅덩이 자체가 매우 크고 숲지대부터 평야지대, 해안지대까지 다양한 식자원이 존재하며 신선한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게 굽고 삶고 찌거나 향신료를 치는 정도로밖에 요리법이 발달하지 않았다. 이는 로아니의 지배 계층인 아리오호트들부터 '맛있는 식사'에 크게 관심이 없고 언제나 전쟁을 벌이는, 속칭 '전장식' 위주의 음식에 익숙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열량을 섭취하기 위해 음식을 튀기거나 푸짐하게 내는 특징이 있으며, 이렇게 푸짐한 식사를 대접받고 그것을 남기지 않는 것을 예의라고 여기는 면모도 존재한다. 술 또한 크게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로스커먼 지방의 거대한 보리밭에서 자라나는 질 좋은 보리로 만든 맥주가 유명하다.

제도와 사회상

로안 문화권에서 명예는 목숨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었다. 물론 목숨은 중요하지만 도시화 이전의 공동체 사회에서는 자기 목숨만 생각하고 명예를 내던졌다간 공동체 내에서 배척당해 그 목숨도 부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자손 대대로 살아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다. 법 질서와 같은 사회적 규범이 상대적으로 미비하던 고대 사회에서 명예란 단순한 이상적 가치가 아니라 상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나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위상과 직결된 것이었다. 즉, 명예롭다는 평판을 받는 이는 다른 사회 구성원과의 관계에서 신뢰받고 좋은 대우를 받는 반면, 명예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는 불신의 대상으로써 박대당하는 게 당연했던 것이다.

로안 사회는 여러가지 요소, 동족들간의 내분, 대륙 내 다른 지역보다도 위험한 괴물이 많이 살아가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중앙 집권적인 국가가 형성되기 매우 힘들었고.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뛰어난 전사를 숭상하고, 그러한 것이 명예롭다는 인식이 생겨남에 따라 상무적 기풍을 지닌 사회가 형성되었으며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나 자신과 내 가문의 위광을 떨치기 위해서는 전사가 되어 전공을 세워야 한다는 의무 또한 생기게 되었다. 이것이 로안 사회의 원시적인 기사(Airig)의 원형이며 이러한 기사들이 지켜야할 명예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로안인들에게 엄중히 지켜지고, 추구해야 할 이상으로 남게 되었다.

이처럼 과거로부터의 전통은 로안 사회에서 엄중히 지켜진다. 명예와 기사도적 전통 이외에도 로안 사회에는 수많은 전통과 규범이 존재하며 이러한 문화 때문에 타 국가보다도 더욱 보수적이고 과거로부터 머물러 있는 느낌을 강하게 주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로안 사회는 아직도 엄격한 신분 사회이며 신분 간 이동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로안의 신분 제도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심지어는 군주정 국가까지도)최소한 표면적으로는 신분제를 철폐하거나 유지하더라도 국민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로안인들은 신분 사이에 차별이 있다는 것을 매우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하여 로안인들이 억압받고 불평등한 사회를 선호한다는 것은 아니다. 로안 사회에서 높은 신분은 더 많은 의무를 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귀족 계층인 아리오호트는 평생동안 자신의 명예를 증명하고 모든 부분에서 더 낮은(열등한) 계층보다 뛰어나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물론 모든 귀족 계층이 이러한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러한 엘리트주의는 로안 사회를 이루고 발전시키는 근간이지만 명예와 의무에 대한 과도한 집과 상무 문화로 인해 가문의 대를 이을 젊은이들이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귀족의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사회 문제 또한 발생했으며,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자유민 출신의 평민 엘리트 계층이 대체하고 있다.

종족 단위로 공포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는 점, 전투 민족이라는 점이 합쳐져 로아니 혈통의 모험가는 매우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로아니들에게 모험가란 명예의 길을 올라가기 위한 매우 직관적인 단계로 여겨지며, 주로 전직 군인이나 여러가지 사유로 안정적인 직장을 지니지 못한 불한당들이 모험가를 하게 되는 여타 종족들과는 다르게 귀족 계층인 아이라흐 출신 모험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모험가에 대한 인식 또한 좋으며, 그만큼 모험가를 환대하는 전통 또한 남아있다. 다만 모험가의 한 분류라고 할 수 있는 아웃러너에 대해서는 인식이 그리 좋지 않은데, 일단 돈만을 쫒는 명예롭지 않은 자라는 시선(사실이긴 하지만) 이 크기 때문이다.

명예의 길


슬리 나 에흐트, 연방어로는 명예의 길(Slí na Éacht)이라 불리는 사회 제도는 로안 문화의 가장 독특하고도 중요한 요소로 일종의 사회적 지위와 그에 따르는 요구를 말한다.(이하 '길'이라 부름) 길은 경직되어 있고 계급 간 이동이 거의 없는 로안 사회에서 유일하게 유동적인 변화가 있는 지위이며 주로 로안 사회의 기준에서 얼마나 명예로운 행동을 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러한 길은 그 원형이 역사 시대의 고대 문헌에서도 발견 될 정도로 전통을 중시하는 로안 사회에서도 오래 된 전통이며 그 방법 또한 오랜 세월에 걸쳐 고도로 규범화되고 변화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