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가타리: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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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화검무,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요괴를 물리치는 가장 원초적이고 유일한 이 비급은 {{ruby|검|{{color|gray|劍}}}}을 매개로 한다. 창이나 도끼, 심지어는 망치와도 같은 둔기의 형태로도 존재하지만, 오랜 시간 인류에게 가장 익숙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한 검의 형태로 쭉 발전해 왔다.{{brbr|18}}<!--
:앵화검무,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요괴를 물리치는 가장 원초적이고 유일한 이 비급은 {{ruby|검|{{color|gray|劍}}}}을 매개로 한다. 창이나 도끼, 심지어는 망치와도 같은 둔기의 형태로도 존재하지만, 오랜 시간 인류에게 가장 익숙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한 검의 형태로 쭉 발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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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화검무의 시작은 검을 만드는 그 특이한 공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본가가 있는 산에서만 나는 특별한 금속을 채광해 검의 형태를 잡고, 그것을 본가가 있는 산에서만 피는 벚꽃으로 우린 물에 하루를 꼬박 담가 두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도 전해져 오는 전설일 뿐, 검을 만드는 도공에 대해서는 가문 내에서도 중대한 기밀이므로 그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쿠라모토만의 검을 {{ruby|사쿠라츠루기|{{color|gray|桜剣}}}}라 한다.{{brbr|18}}<!--
:앵화검무의 시작은 검을 만드는 그 특이한 공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본가가 있는 산에서만 나는 특별한 금속을 채광해 검의 형태를 잡고, 그것을 본가가 있는 산에서만 피는 벚꽃으로 우린 물에 하루를 꼬박 담가 두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도 전해져 오는 전설일 뿐, 검을 만드는 도공에 대해서는 가문 내에서도 중대한 기밀이므로 그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쿠라모토만의 검을 {{ruby|사쿠라츠루기|{{color|gray|桜剣}}}}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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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츠루기는 어릴 적부터 고된 수련으로 {{ruby|검신합일|{{color|gray|劍身合壹}}}}의 준비를 마친 자만이 손에 쥐고 그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사쿠라츠루기를 손에 쥐어 그 힘을 받아들이는 시험을 {{ruby|일체화|{{color|gray|壹體化}}}}라고 한다. 일체화는 15세가 되어서야 겨우 받을 수 있고, 그마저도 자격이 없다면 받지 못한다.{{brbr|18}}<!--
:사쿠라츠루기는 어릴 적부터 고된 수련으로 {{ruby|검신합일|{{color|gray|劍身合壹}}}}의 준비를 마친 자만이 손에 쥐고 그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사쿠라츠루기를 손에 쥐어 그 힘을 받아들이는 시험을 {{ruby|일체화|{{color|gray|壹體化}}}}라고 한다. 일체화는 15세가 되어서야 겨우 받을 수 있고, 그마저도 자격이 없다면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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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를 물리치는 단 하나의 수단이자 사쿠라모토 가문만의 비급, 앵화검무. 비급이라는 이름답게 아무리 자격이 있어도 앵화검무의 그 시작인 사쿠라츠루기마저 누구나 쉬이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경우가 달랐다. 13세 때 위험을 무릅쓰고 호기심에 잡아 본 사쿠라츠루기와 그대로 일체화에 성공해 버렸고, 수천 년 가문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이례적인 사건에 가문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brbr|18}}<!--
:요괴를 물리치는 단 하나의 수단이자 사쿠라모토 가문만의 비급, 앵화검무. 비급이라는 이름답게 아무리 자격이 있어도 앵화검무의 그 시작인 사쿠라츠루기마저 누구나 쉬이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경우가 달랐다. 13세 때 위험을 무릅쓰고 호기심에 잡아 본 사쿠라츠루기와 그대로 일체화에 성공해 버렸고, 수천 년 가문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이례적인 사건에 가문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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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대로 자격을 인정받아 앵화검무를 계승받았다. 제대로 된 계승자는 거의 10년만이라나. 더불어 천재라고 불리던 다른 계승자들도 10년은 꼬박 수련해야 마스터할 수 있었던 앵화검무를 나는 2년만에 모두 익혔다.{{brbr|18}}<!--
:결국 그대로 자격을 인정받아 앵화검무를 계승받았다. 제대로 된 계승자는 거의 10년만이라나. 더불어 천재라고 불리던 다른 계승자들도 10년은 꼬박 수련해야 마스터할 수 있었던 앵화검무를 나는 2년만에 모두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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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5살이 되던 해, 앵화검무의 계승자가 최저 인원수를 기록하고 가문도 그만큼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앵화검무의 존재를 두려워 했던 요괴들이 조직을 이루어 일제히 나의 가문을 습격해 온 것이다. 가문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그 시체마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재앙이 내려졌다. 그래도 우리는 요괴에게 맞서 마지막까지 발악했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는 요괴의 대승. 나의 가문 사쿠라모토는 전통이 몰락하고 모두가 전멸한 것으로 모자라 처음부터 역사에서 없었던 것처럼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brbr|18}}<!--
:내가 15살이 되던 해, 앵화검무의 계승자가 최저 인원수를 기록하고 가문도 그만큼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앵화검무의 존재를 두려워 했던 요괴들이 조직을 이루어 일제히 나의 가문을 습격해 온 것이다. 가문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그 시체마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재앙이 내려졌다. 그래도 우리는 요괴에게 맞서 마지막까지 발악했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는 요괴의 대승. 나의 가문 사쿠라모토는 전통이 몰락하고 모두가 전멸한 것으로 모자라 처음부터 역사에서 없었던 것처럼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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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노했다. 과도한 분노가 심신을 사로잡은 덕에 그 당시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홀로 열심히 요괴들과 맞서 싸우던 도중 가문이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본가로 달려가 폐허가 된 나의 집을 보고 체념한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나의 희었던 옷과 사쿠라츠루기는 요괴들의 피로 젖어 본래의 색을 잃을 만큼 붉어져 있었고, 눈 앞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난잡하게 흩어진 요괴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brbr|18}}<!--
:나는 분노했다. 과도한 분노가 심신을 사로잡은 덕에 그 당시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홀로 열심히 요괴들과 맞서 싸우던 도중 가문이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본가로 달려가 폐허가 된 나의 집을 보고 체념한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나의 희었던 옷과 사쿠라츠루기는 요괴들의 피로 젖어 본래의 색을 잃을 만큼 붉어져 있었고, 눈 앞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난잡하게 흩어진 요괴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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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이상한 힘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앵화검무만의 힘이 아니다. 마치 인간의 느낌이 아닌⋯. 요괴를 마구 퇴치하며 무언가 얻게 된 것이라도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brbr|18}}<!--
:온몸에 이상한 힘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앵화검무만의 힘이 아니다. 마치 인간의 느낌이 아닌⋯. 요괴를 마구 퇴치하며 무언가 얻게 된 것이라도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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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로 결심했다. 나마저 몰락해 버리면 사쿠라모토는 정말로 사라지게 된다. 유일하게 남은 사쿠라모토의 증거로서 사쿠라모토와 앵화검무를 잊지 않고 간직할 것이다. 끊이지 않고 이어갈 것이다.{{brbr|18}}<!--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나마저 몰락해 버리면 사쿠라모토는 정말로 사라지게 된다. 유일하게 남은 사쿠라모토의 증거로서 사쿠라모토와 앵화검무를 잊지 않고 간직할 것이다. 끊이지 않고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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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사쿠라모토 치하야|{{color|black|사쿠라모토 치하야}}]]. 역사에서 사라진 요괴 퇴치 가문 사쿠라모토의 장녀이자, 앵화검무의 마지막 계승자다.{{brbr|18}}<!--
:내 이름은 [[사쿠라모토 치하야|{{color|black|사쿠라모토 치하야}}]]. 역사에서 사라진 요괴 퇴치 가문 사쿠라모토의 장녀이자, 앵화검무의 마지막 계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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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9일 (금) 22:47 기준 최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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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문은 예로부터 유서가 깊은 명가(名家)였다.
앵화검무(桜花剣舞), 그것이 나의 가문을 지탱해 주던 가장 큰 기둥이자 나의 가문이 그토록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근거였다.
사람들은 나의 가문 사쿠라모토(桜本)가 신에게 축복을 받았다 말했다. 하지만 나와 가문 사람들은 진작 알았다. 이것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음을.
이 세계의 음지에는 인류가 도래하기 훨씬 이전부터 요괴(妖怪)라는 것들이 살았다. 그들은 잔혹하고, 포악하며, 무차별적이다. 그리고 사쿠라모토에게는 오래 전부터 그런 요괴들을 꿰뚫어 보고 물리칠 수 있는 특별한 힘이 있었다. 선조들은 이것을 끊임 없이 발전시켜 왔고, 그 최종 형태가 나의 가문에서 계승된 앵화검무인 것이다.
앵화검무,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요괴를 물리치는 가장 원초적이고 유일한 이 비급은 ()을 매개로 한다. 창이나 도끼, 심지어는 망치와도 같은 둔기의 형태로도 존재하지만, 오랜 시간 인류에게 가장 익숙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한 검의 형태로 쭉 발전해 왔다.
앵화검무의 시작은 검을 만드는 그 특이한 공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본가가 있는 산에서만 나는 특별한 금속을 채광해 검의 형태를 잡고, 그것을 본가가 있는 산에서만 피는 벚꽃으로 우린 물에 하루를 꼬박 담가 두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도 전해져 오는 전설일 뿐, 검을 만드는 도공에 대해서는 가문 내에서도 중대한 기밀이므로 그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쿠라모토만의 검을 사쿠라츠루기(桜剣)라 한다.
사쿠라츠루기는 어릴 적부터 고된 수련으로 검신합일(劍身合壹)의 준비를 마친 자만이 손에 쥐고 그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사쿠라츠루기를 손에 쥐어 그 힘을 받아들이는 시험을 일체화(壹體化)라고 한다. 일체화는 15세가 되어서야 겨우 받을 수 있고, 그마저도 자격이 없다면 받지 못한다.
요괴를 물리치는 단 하나의 수단이자 사쿠라모토 가문만의 비급, 앵화검무. 비급이라는 이름답게 아무리 자격이 있어도 앵화검무의 그 시작인 사쿠라츠루기마저 누구나 쉬이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경우가 달랐다. 13세 때 위험을 무릅쓰고 호기심에 잡아 본 사쿠라츠루기와 그대로 일체화에 성공해 버렸고, 수천 년 가문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이례적인 사건에 가문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결국 그대로 자격을 인정받아 앵화검무를 계승받았다. 제대로 된 계승자는 거의 10년만이라나. 더불어 천재라고 불리던 다른 계승자들도 10년은 꼬박 수련해야 마스터할 수 있었던 앵화검무를 나는 2년만에 모두 익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앵화검무가 계승될 수 없다.
내가 15살이 되던 해, 앵화검무의 계승자가 최저 인원수를 기록하고 가문도 그만큼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앵화검무의 존재를 두려워 했던 요괴들이 조직을 이루어 일제히 나의 가문을 습격해 온 것이다. 가문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그 시체마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재앙이 내려졌다. 그래도 우리는 요괴에게 맞서 마지막까지 발악했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는 요괴의 대승. 나의 가문 사쿠라모토는 전통이 몰락하고 모두가 전멸한 것으로 모자라 처음부터 역사에서 없었던 것처럼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나는 분노했다. 과도한 분노가 심신을 사로잡은 덕에 그 당시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홀로 열심히 요괴들과 맞서 싸우던 도중 가문이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본가로 달려가 폐허가 된 나의 집을 보고 체념한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나의 희었던 옷과 사쿠라츠루기는 요괴들의 피로 젖어 본래의 색을 잃을 만큼 붉어져 있었고, 눈 앞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난잡하게 흩어진 요괴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온몸에 이상한 힘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앵화검무만의 힘이 아니다. 마치 인간의 느낌이 아닌⋯. 요괴를 마구 퇴치하며 무언가 얻게 된 것이라도 있는 걸까.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나마저 몰락해 버리면 사쿠라모토는 정말로 사라지게 된다. 유일하게 남은 사쿠라모토의 증거로서 사쿠라모토와 앵화검무를 잊지 않고 간직할 것이다. 끊이지 않고 이어갈 것이다.
내 이름은 사쿠라모토 치하야. 역사에서 사라진 요괴 퇴치 가문 사쿠라모토의 장녀이자, 앵화검무의 마지막 계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