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마
風馬 (ふうま) | Fonma

낡은 정크선만이 오고가던 한적한 어촌은 이제 공영권을 대표하는 항구도시로 거듭났고, 사람들은 천황 폐하께서 베푸신 은덕 아래 번영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과거 이 땅을 다스렸던 국왕 전하는 천황 폐하께서 지명하신 타이슈(太守)에게 통치를 일임한 뒤 편전에 칩거했으며, 타이슈는 관료와 기업가들을 앞세워 이 곳에 신질서를 세우고자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후마는 여러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네온사인이 닿지 않는 뒷세계를 야쿠자삼합회가 지배하고 있는 데다가, 노쇠한 자이바츠와 무능한 관료들은 탐욕스러운 본심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후마가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 유토피아로 거듭날 지 혹은 범죄 카르텔의 도피처로 추락할 지, 아직 무엇 하나 장담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의 찬란한 순간들이 언젠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란 사실입니다. 아스팔트 거리를 적시는 빗속의 눈물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