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시

아바투르너마저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3월 1일 (금) 02:54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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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온 프로젝트

여섯 천사들의 도움을 받아, 그러니까 아주 옛날에, 그들이 두려움에 맞서기 시작했을 적에...
라가시
"이 멸망한 나라를 그리워할 사람 하나 없겠지. 기억하는 이 없는 저주 받은 나라일테니..."
"하늘에 뻗치는 탑을 지어라. 바다를 향해 노를 저어라. 우리의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제0장: 건국 이야기"
온 땅이 온전한 인류의 땅이던 시절이 있었어요. 영웅은 땅에서 나라를 세웠고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그를 받들여 왕으로 추대했죠.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 백성이 되기를 청했어요. 왕은 말했어요. "내게 조아리지 마시오. 나는 그럴 그릇이 되지 못하오." 백성들은 왕에게 물었어요. "그럼 누구를 경배하오리까?" 왕은 대답했어요. "그저 자기 자신을 경배하시오. 자신 이외에는 섬길 이 없고 하늘의 영웅들조차 섬길 이가 되지 못하오." 백성들은 왕의 말에 따랐어요.
"제1장: 왕 이야기"
왕은 쉰 살이 되던 해 코펠리아라는 처녀와 결혼하여 아들 셋과 딸 셋을 낳았어요. 그리고 오십 년을 더 살다가 죽었지요. 그의 아들은 서른 살에 아들딸을 낳고 칠십 년 뒤에 세상을 떠났지요. 그 아들이 또 아들딸을 낳고, 그 아들딸들이 또 아들딸을 낳아 60대를 이었어요. 60대에 태어난 아들 역시 왕이 되었지요. 왕들의 치세 동안 나라는 풍요로웠어요.
"제2장: 재앙 이야기"
그러나 60번째 왕의 치세로부터 오십 년이 지난 해, 나라에 갖은 재앙이 닥치기 시작했어요. 독이 든 비가 내려 농사가 어려워지자 굶는 사람들이 생겼고,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았어요. 여름에는 강물이 피로 물들며 고기들이 죽었죠. 겨울에는 도시 사람들에게 종기가 났죠. 사람이 사람을 해치기 시작했어요. 백성들의 탄식하는 소리가 하늘을 뒤덮었죠. 왕은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제3장: 꿈 이야기"
어느 날 왕은 깊은 잠에 빠졌어요. 잠을 자다가 왕은 꿈을 꾼 듯 문득 일어나 궁정의 대신들을 불러모았어요. "제단을 세우고, 병사들을 모으세. 배를 만들어 항해를 준비하게!" 대신들은 당황했어요. "누구를 위한 제단입니까?" 왕은 아르무엘이라고 답했지요. 대신들은 명을 받들어 나라 여러 곳에 아르무엘을 위한 제단을 세웠어요. 그러나 아르무엘이 대체 무엇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죠. 또한 배들도 만들었어요. 배는 불을 뿜었고 바람과 같이 빠르게 항해할 수 있었죠. 이어 병사들도 배에 탑승해 항해를 떠났지요. 온 백성이 그들에게 길을 열어 그들의 항해를 축복했죠. 아르무엘이라는 이름을 외치며...
"제4장: 땅 이야기"
바다로 나간 병사들은 대륙에 이르렀어요. 대륙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했고 샘에선 꿀물이 흘러나왔어요. 야자수에는 무척 달콤한 야자열매가 열렸지요. 병사들이 아르무엘에게 감사를 올리며 열매를 먹고 샘물을 마셨지요. 여전히 아르무엘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요. 그들에겐 신이나 천사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오로직 아르무엘이라는 이름 뿐만을 찬양하고 외칠 뿐이었죠. 병사들이 대륙에 도착한 지 60일 째 되던 날, 하늘이 열렸어요. 어두컴컴한 밤, 우뢰와 같은 소리로 100명의 천사들이 병사들에게 내려왔죠. 천사들은 병사들에게 말했어요.

"그 땅은 우리의 땅이니 너희의 땅으로 돌아가라."

병사들이 얼타는 표정으로 천사들을 바라보던 순간, 아르무엘이라는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아르무엘은 그 천사들을 향해 대포를 쏘라고 병사들에게 말했어요. 병사들은 어디에서 오는 목소리인지도 몰랐지만 아르무엘의 말을 듣기로 했어요. 병사들은 대포에 불을 붙여 천사들을 향해 쏘았어요. 천사들은 분노했어요. 천사들 역시 병사들을 공격했고, 병사들은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게 되었어요. 천사들은 살아남은 병사 하나에게 고향으로 되돌아가 천사들의 뜻을 병사의 왕에게 전하라고 말했지요. 병사는 겁에 질린 채 아르무엘에게 방도를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병사는 나룻배를 저어 60일 밤을 지나서야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