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한지 3개월도 안된 정부가 지지율이 2~30%대를 횡보하는건 막말로 쿠데타로 3년에 한번씩 정권 바뀌는 제3세계 후진국급임
이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긴 하지만 대통령제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대통령제는 1. 대통령이 너무 큰 권력을 가짐 + 2. 한번 뽑으면 후회해도 못바꿈이라는 2가지 리스크가 있는데
현 정권의 지지율 폭락은 1번과 2번이 합쳐져서 일어나는 케이스임
사실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아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만 보더라도 딱 3개월 동안만 반짝하고 나머지 4년 9개월간 내내 레임덕와서 아무것도 못했고 집권 당은 현재 지지율 3%도 확보하기 힘든 군소정당으로 전락했음. 올랑드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2013~2017년동안 프랑스는 아무것도 못하고 독일, 영국에게 끌려다니기만하며 나라가 아수라장이 되었음
그나마 프랑스가 총리의 권력이 조금 큰 이원집정부제 국가라서 다행이었이지, 한국처럼 제왕적 대통령제를 하는 경우는 정말 답이 없어짐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내각제 개헌을 할 필요가 있어보임
내각제를 하면 총리를 어느때에나 내각불신임으로 쫓아낼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총리 자신이 조기 사퇴로 잘못된 권력이 빠르게 바뀔 수 있음. 영국도 대통령제였다면, 보리스 존슨이 2024년까지 대통령을 맡았을 것임.
게다가 일을 잘하는 총리는 메르켈, 트뤼도처럼 몇년이고 계속 집권할 수 있어서 정치적인 안정성을 보장함.
그렇다고 장기 독재의 가능성도 적은것이, 마거릿 대처의 사례를 보면 거의 대통령 수준의 권력을 휘둘렀는데도 국민의 지지율을 잃으니 바로 집권 당의 압박을 받아 총리직을 내려놓았음.
의회 권력과 행정 권력이 일체되기 때문에(즉 의원만이 장관을 맡음), 소위 말하는 테크노크라트나 모피아 같은 거대 관료 정치인들이 내각(정부)과 일체가 될 가능성도 적어짐. 한국이 내각제 국가였다면, 홍남기나 추경호와 같은 "기재부 카르텔형" 장관은 나왔을 확률이 적음
최소한 일본처럼 관료가 내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는 있어도, 거대 관료 카르텔이 정부와 하나가 되는 일은 없을 것임. 실제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런 맹점을 이용해 관료주의 약화를 위해 많이 노력하기도 했음.
(이탈리아가 반례인데, 이건 이탈리아가 의원 출신이 아니어도 장관을 역임할 수 있도록 허락해서 그런 면이 있음)
정당간 타협도 좋은 부분 (이 부분은 독일식 내각제 얘기지만)
독일 같은 나라를 보면, 정당 2~3개가 연정하고 타협해서 예산안 통과시키는 일이 잦음. 당장 옆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타협이 진행이 안되서 자민당 내 강성 우익 세력이 9조 개헌을 섣불리 하고 있지 못하는 측면이 있음
최소한 한국의 미디어법이나 검수완박식으로 거대 정당이 막무가내식으로 법안 통과시키는 막장은 안일어날거임
그리고 검수완박 얘기 나왔으니까 하는건데 검수완박 사태는 집권당과 의회 제1당이 달라서 일어난 사건임 의회 제1당과 집권당이 같으면 애초에 저런 의회 쿠데타식의 엉망진창 입법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움
일각에서는 프랑스 제4공이나 바이마르 공화국처럼 정권 지지율 떨어지면 계속 조기 총선하면서 정부 혼란이 발생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우려가 구더기 때문에 장 못담구는거라고 생각함 옛 대통령 지지율 보면 노무현이나 윤석열 정도를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지지율은 꽤나 안정적이었음
이명박이 집권 2분기에 광우병 사태로 20%대까지 떨어졌지만, 최소한 서울시장 디도스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40%대를 유지했고 박근혜 역시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2016 총선에서 대참패를 당하기 전에는 35~4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음
여야와 언론, 검경 등 사방을 가리지 않고 난타를 당한 노무현이라던가 지금의 윤 정권이 이레귤러지 원래 한국 대통령은 인기가 없는 것에 비해서는 지지율이 안정적으로 나온 편이었음
현실적으론 힘들겠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함.
윤석열 이재명 같은 상부상조 수구 정치인들이 1년마다 갈아치워지며 집권을 반복할 뿐입니다.
싫어요 안눌러져서 일단 비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