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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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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us

2557년 10월 15일 미합중국령 617 파트로클로스.


오백년 전 미합중국의 탐사선에 의해 조사된 이후 아직 목성 연방이 지구 열강들을 상대로 반환받지 못한 가장 큰 목성 소행성인 이곳에서는 태양계를 넘어서는 인류의 위대한 확장을 위한 거대한 모험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에 남을 이 위대한 모험을 할 탐험가 중에는 미합중국 우주군 대령인 닐 리도 있었다.


팔라스 표면의 연합령 도시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왕성한 호기심과 태양계의 모든 도시를 방문하겠다는 소망으로 우주비행사가 된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비록 중간에 학사장교로 우주군이 입대하는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수성부터 금성까지 다양한 행성과 위성을 오가며 자신의 꿈을 절반쯤 이뤄낸 근성의 사나이다.


비록 인류가 만든 모든 우주 거주지를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그간 60여 년이 조금 넘는 시간은 그에게 소중한 추억이었고, 60여 년 동안 쌓인 경험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든든하고 강력한 무기이자 우주복이었다.


분명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아 알파 센타우리보다 최소 수십 광년은 멀게 뻔한 장거리 비행에 참여한다는 것에 가슴이 뛰는 것이 정상이긴 한데...


이번 임무에 참여하는 선박들의 목록에는 다소 이상한 배들이 많았다.


자체적인 군용 부품 생산능력이 있는 자력주행 우주정거장이나 자급자족이 가능한 규모의 이동식 궤도 거주지는 뭔데?

수상할 정도로 많은 전투함 비율은 또 뭐고?


전투함 목록은 더 가관이었다.

전열함 8척을 비롯한 대형 전투함만 총합 26척.이 정도 규모이면 어디 군사적인 목적으로 원정이라도 나가는 건가 싶었다.


단순한 탐험이라기보단 군사작전에 어울리는 탐험대에 미션에 참여한 모두가 걱정이 섞인 의문을 가지고 있었을 때, 한 스페이스 호퍼 로봇 하나가 브리핑실에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인류 최초의 외계 웜홀 연구 위원회의 책임자이자 웜홀 내부 탐사의 총 책임자 옌짜이 알리 회장입니다."


잠깐, 외계... 뭐?


"모두 외계 웜홀이라는 말에 어리둥절 하실 겁니다. 일단 기밀 엄수로 인해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넘겨받지 못하셨을 테니 이 자리에서 자세한 브리핑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옌짜이 회장의 설명이 시작됨과 동시에 홀로그램에는 카이퍼 벨트에 있는 자잘하게 흩어진 구형 천체들이 시연되었다.


"32년 전인 2525년. 알큐비에레 추진기에서 생성되는 것과 유사한 워프버블이 동시다발적으로 해왕성 궤도 공명을 하던 스파이 망원경에 포착된 직후부터 카이퍼 벨트에 수십 개의 웜홀이 발견되었습니다."


옌짜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홀로그램에 시연된 카이퍼 벨트의 천체들이 퇴장했고, 태양계와 유사한 행성계가 대신 등장했다.


"이미 웜홀 너머의 구체적인 연구는 끝났습니다."


"알파 센타우리 천문대와의 공동 연구마저 끝내 웜홀 너머의 행성계와 유사한 행성계를 찾지 못했습니다만, 웜홀 너머에서 지적생명체를 찾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이번에는 이상하게 생긴 우주선들이 홀로그램을 차지했다.


라디에이터도 없고, 돌출부가 상당히 많아 개성적으로 생긴 우주선들의 형상에 그의 머릿속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수년간 탐사선을 주기적으로 웜홀 내부에 전개하며 연구를 거듭한 결과 저희가 발견한 웜홀은 외계문명의 초광속 항행수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행성계에서 문명의 흔적이 발견되는 지역은 고작 골디럭스존에 위치한 하나의 행성뿐이지만 해당 행성 궤도에서 수많은 초광속 항행이 관측되는 관계로 외계문명의 우주개발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는 가설이 세워졌습니다."


홀로그램에 카이퍼 벨트와 웜홀들이 다시 등장했지만, 일부 웜홀에 궤적이 그려지더니 다양한 국적의 우주 거주지와 연결되었다.


"이전 행정부의 지침은 외계문명과의 외교적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32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구와 태양계의 다른 강대국들이 웜홀을 발견했고, 이들 중 일부는 자신들의 선전을 위해 외계문명과의 접촉이라는 위험한 도박을 시도하려 준비 중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웜홀 너머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경쟁국들의 탐험대를 함대로 견제하고, 가장 먼저, 가장 안전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계문명과 접촉해야 합니다."


이번 탐험에서 그의 풍부한 경험은 반쯤 무효화 될 터이니.


그것이 미션 브리핑을 듣고 있던 그의 예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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