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를 맞이하여〉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이 전쟁은, 유엔군과 중공군의 개입으로 국제적인 대리전 양상을 띄기 시작해 무려 3년 동안 전쟁을 치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군사분계선이 설치되면서 남북의 분단이 더욱 고착화되고, 남북은 물론 당시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 간의 적대적 관계가 심화되었지만, 유엔의 종전 협정과 전쟁에서 얻은 명분과는 별개로 한반도가 무참히 황폐화된 것에 한국인들은 실로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6.25 전쟁은 말 그대로 '북중소 중심의 공산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자'는 목적에서 벌였던 전쟁이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민족이 이념과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싸워야 한다는,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또 다른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여기에 보도연맹 학살, 거창 양민 학살, 서울의대 부속병원 학살 등 좌우파를 가리지 않은 전쟁범죄가 비일비재했고, 전쟁 이후에는 남북의 분단으로 인해 가족을 보지 못하는 '이산가족'과 북한이탈주민들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이 명백한 동족상잔이라고 할지라도, 적화통일로 망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냈던 6.25의 참전용사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활약은 전쟁 이후에도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없었거나 너무 무능했더라면 대한민국은 한반도에서 쫒겨날 뿐만 아니라 아예 적화되었을 것임은 분명하며, 그들도 북한의 수령 밑에서 지내야 하는 끔찍한 생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북한은 이른바 '오물 풍선'을 살포해 대남 도발을 이어가고 있으며, 과거 조국통일을 강조해왔던 대남 정책이 변화하면서 대한민국을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수 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비롯해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남북통일연락사무소 폭파 사건 등 주요한 대남 도발로 비판을 받았는데, 휴전 선언 이후 70년을 넘었음에도 남북 갈등이 다시 격화된다면 70년 전처럼 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6.25 전쟁이 일어난지 74주년이 되는 날인 만큼, 호국영령의 정신이 깃든 참전용사의 활약을 절대로 잊지 말자는 교훈을 삼는 동시에, 점차 경직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미래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볼 때입니다. 적어도 남북이 다시 회유책과 대화를 열지 않는 이상, 지금 당장은 평화를 논하거나 통일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0에 수렴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서 두 국가의 운명도, 동아시아의 외교 흐름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참전용사들의 노고에 깊은 찬사를 드립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 Douglas MacArthur (1880 - 1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