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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공을 배우며 이딴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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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

※이 글은 공부못하는 학부생이 그냥 4년을 공부하며 느낀 점을 쓴 내용이므로,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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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점을 갔다.

서점에서 책을 읽었다.

와, 너무 재밌었다. 국제관계학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냥 읽다보니 시간이 가서(교보문고에서 읽다가 옴)

집에 오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학교에서 뭘 배웠나?

 

사실 학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어떤 한 과목이 생각이 난다.

 

나는 학과가 국제정치학이어서

딴에 '평화'만 배우는 과목이 있었다.

바로 평화연구학이란 과목인데,

학과 커리큘럼에서는 2학년 전공선택(전선이라고 함)이다.

 

뭐 사실 정치학이라는게 사실 정해진 교재가 있다기보단

어떠한 상황을 가정하고, 책을 읽고서 배우는 점 뭐

이것저것 더해서 대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나는 솔직히 그 '평화연구'라는 과목을 들으면서

이 평화라는게 너무 덧없어보였다.

 

국제관계학이 사실 1차적인 학문은 아니지 않나?

결국 국가간에 나타나는 현상을 정렬해서 설명하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내내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커리큘럼 자체도 무슨 잡채비빔밥마냥 섞여있다. 단 지역연구는 죨라 재밌음)

결국 우리가 배우는 게.. 실효가 있다고 느껴지지가 않다.

 

물론 그런 과목이야 많을 것이다.

지역자치.. 글로벌.. 리더쉽.. 세계시민.. 글로컬 저쩌구.. IT역량..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고등학교 시절 선택할 수 없이 모든 걸 강제로 배웠듯

(그것이 교양으로서 분명 필요하기 때문이지만)

대학교에서도 똑같은 짓을 반복시키는 건, 솔직히 의미가 없긴하지 않나.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평화연구가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이걸 왜배우지"의 끝판왕이었다.

 

과거의 뭐.. 서양 철학자들은 평화를 무엇이라 생각했으며

동양에서 말하는 평화에는 무슨 차이가 있고..

우리는 개인으로서의 평화와.. 국가간으로서의 평화와..

구조주의적인.. 뭐.. 자유주의적인.. 현실주의적인..

 

오늘날 현실에서 보여지는 모습처럼

세계는 너무나도 현실주의에 치우쳐져있다.

얼마나 심하냐면 전공 도서들도, 현실주의의 대안으로서의 자유주의가 아니라

현실주의를 부정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의 자유주의를 말할 정도다.

(그 책은 동북아의 평화와 관련된 해외 학자의 책)

 

좀 중2병 같은데, 세상은 너무 잔인하다.

공조니 ODA니 UN이니 GLOBAL NGO니

도대체 평화가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국제기구가 도대체 뭔 소용인가?

힘도 하나도 쥐뿔도 없구만

 

나는 그래서 그.. 뭐시기냐? 평화에 대해서 말하는 교수님이

좀 심한 말일 수 있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도씨가 떠올랐다.

UN과 PKO니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뭔가 세상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하는..

그것은 마치 개인에게 가짜 희망을 불어넣는 거시기와 같아보였다.

그저 교양으로서 흥미롭게 들으면 그래. 세상이 더 좋아지면 좋겠다! 생각하겠지만

전공에서도 그런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개념처럼 보여서 괜시리 화가났던 걸까?

 

그리고 괜히 거기에 수긍하고 끄덕거리던

같은 동기들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모시깽이를 느꼈던 걸까?

 

나는 제법 시간이 지났음에도

교수님의 희망찬 이야기에 긍정하는

그 305호의 분위기에 여전히 화가 나있다..

세상은 죤내 잔인한데

왜 그렇게 희망찬 이야기만 하는 것인가..

현실감각을 키우려면.. 세상이 얼마나 어두운지 제대로 알려주어야 할 게 아닌가..

내가 너무 부정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전공을 배우며 이딴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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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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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모니터링
    2022.06.25
    희망찬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희망을 맛볼 수 있는 것...
  • 모니터링
    용용
    작성자
    2022.06.25
    @모니터링 님에게 보내는 답글
    "옳다"
  • 공산1968
    2022.06.25
    300년 전에 반신분제와 민주주의를 주장하면 정신병자 취급 받았음
    200년 전에 신분에 상관 없는 보통선거를 주장하던 영국의 국회의원들은 귀족들에게서 돌맞았음
    150년 전에 여성 참정권을 주장하던 서프러제트 운동가들은 감옥갔고
    60년 전 피부색에 따른 분리가 없는 세상을 꿈꾸던 말콤 X는 총 맞아 죽었음
    세계가 시궁창같고 힘들어보이며 평화나 인권은 철 없는 소리로 치부되곤 하지만
    도리어 평화와 자유, 민주를 바랬던 차티스트들, 서프러제트 그리고 위대한 사회 정책의 입안자들이 있었기에 세상은 점차 살기 좋아졌음
    사회가 후퇴하는것처럼 보여도 역사적인 사례로 보았을때 우리 인류는 조금 더 다원적이고, 평등하며 평화로운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음
    비록 키신저나 모겐소가 더욱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정치가처럼 보여지지만
    결국 어제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 오늘을 만든건 현실주의자들이 쓸모 없다고 치부했던 평화주의자들과 몽상가들임
    존 레논이 말했듯 한 사람이 꾸는 평화의 꿈은 몽상이지만 모두가 꾸는 평화는 우리의 내일임
    그래서 평화연구라는 과목이 있는것임
  • 공산1968
    용용
    작성자
    2022.06.25
    @공산1968 님에게 보내는 답글
    어느정도는 인정하겠습니다. 여전히 편협한 생각에 머물러있긴 합니다.
  • 리반
    2022.06.25
    국제학을 연구한 E.H.카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이상주의적 정치관을 비판했지만, 반대로 현실주의적 정치관이 가지는 지나친 비관론, 권력 지배의 정당화를 경계했음 결국 평화라는 것이 덧없는 이상주의의 종말일지라도, 현실에서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한 의의가 있지 않나함
  • 리반
    용용
    작성자
    2022.06.25
    @리반 님에게 보내는 답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일이 나쁜 일임은 알지만, 지금 시의성이 이상주의를 향하진 않는것 같슴다.
  • 용용
    리반
    2022.06.25
    @용용 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디까지나 '이상'이니까 ㅇㅇ 내가 아무리 아틀란티스 같은 사회를 꿈꿔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말임 다만 위 댓에 말했듯 그런 평화 연구의 시도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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