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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제국 : 신성 브리타니아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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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이 글은 코드기어스 시리즈를 보고 와야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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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 브리타니아 제국의 판도가 간지나는 것은 맞지만 국력이 판도에 비해 형편 없다. 혹은 국력에 비해 국가의 능력이 맞춰주지를 못한다. 신성하지도 않고, 브리타니아도 아니며 제국이라고 보기에도 처참하다.

 

작중에서 대영제국은 에반게리온의 초호기를 몇번은 쌈싸먹을만한 거대 메카닉 로봇 "나이트메어"를 수천수만대씩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양산하는데도 매우 돈이 적게 드는 것 같다. 를르슈 때문에 깨먹은 나이트메이가 어림짐작으로 1~2기 합쳐서 수천대는 되는 것 같은데, 브리타니아의 군사력에는 거의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 단지 민심이 요동치는 것일 뿐이다.

 

즉 아메리카 남북 대륙 전체를 먹고 있는 브리타니아는 초호기를 수백번 깨부실 로봇을 수만대씩 양산할 수 있는 초강대국 그 자체다. 이정도로 국력이 강한 나라가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일도 드물다. nerv는 에바 부서질때마다 마음도 같이 부서지는데 신성 브리타니아 제국은 그냥 로봇을 수백대 단위로 아낌 없이 퍼준다. 예산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nerv도 무시하면 안되는게 지하에 수십km 지름의 초거대 도심을 그냥 지어놓는 수준의 재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그런 엄청난 초강대국이 고등학생 한명한테 막 깨진다는 것이다. 지능은 선천성의 문제도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능을 만드는건 꾸준한 학습과 노력이다. 브리타니아급의 초강대국이라면 를르슈만큼의 지능을 가진 사람을 만들지는 못할지언정 비슷한 지능을 가진 전략가들을 만드는 것은 무리도 아닐 것이다. 게다가 브리타니아의 인구는 아무리 적게 잡아봐도 5~10억이 넘어가보이는데(R2에 따르면 거의 30억도 넘는 것 같다) 그중에서 를르슈급으로 지능이 뛰어난 사람이 없다는것도 무리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를르슈가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를르슈가 혼자서만 그렇게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브리타니아급으로 거대한 국가에서 를르슈만큼의 지능을 가진 사람이 안나올수도 없고, 만약 없다면 제국 측에서 직접 양성했으면 되는 일이다. 이건 브리타니아가 를르슈에 대항할 의지가 거의 없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심지어 작중에서 슈나이젤 엘 브리타니아는 를르슈 람페르지급 지능을 가진 사람으로 나온다. 이 사람 안쓴건 정말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이건 개인적인 해석이긴 하지만 를르슈가 쓰는 전술에도 어느정도의 패턴이 존재하기 때문에 를르슈가 아무리 제갈공명급 날고 기는 대천재라한들 30억 브리타니아 집단지성의 앞에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당장에 R1에서 를르슈가 "자연물을 이용하여 탈출한다" 전략을 시전했을때 브리타니아 당국의 몇몇은 "아 제로가 돌아온거구나!" 하고 바로 알아챈다. 이 수준이면 제로의 전략을 연구하여 대응할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것도 안한다. 무능의 극치다.

 

그리고 브리타니아의 정보력은 그야말로 형편없는 것을 넘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도쿄 조계의 인구가 대략적으로 3,500만명 정도이고, 그중에서 제로로 활동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지능과 재력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제로의 등장 시간과, 이런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을 추려서 그 사람들의 활동 시간을 대조하면 찾는 것이 어려울지언정 불가능하지는 않다. 더더욱이 노답인 것은, 제로가 를르슈인걸 알아챈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다. 오렌지공, 비렛타가 대략적 추정도 했고 황실 안에서도 실세인 슈나이젤 엘 브리타니아가 제로=를르슈라는 추측을 해낸다. 그런데 제로의 후보로서 를르슈가 브리타니아 중앙 정부로부터 아예 수사의 목록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비렛타가 혼자서 수사한게 전부다) 브리타니아 정부 내에서 정보망이 거의 없다는 점을 뜻한다. 각 부처끼리 소통이 안되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정보 기관의 개개인이 서로 소통을 아예 안하는 수준이다. 촘촘하게 보고 형식으로 올렸다면 진작에 잡혔을 일이다.

 

요약하자면 신성 브리타니아 제국이라는 국가가 가지는 잠재력은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쿠루루기 스자쿠, 로이드 백작, 슈나이젤 등등 아주 대단하신 천재들이 널려있는 국가였고 를르슈가 아무리 난다 긴다해도 잡을만큼의 국력과 재력이 존재하였다. 그런데도 를르슈가 날뛰게 냅둬서 결국 황위까지 를르슈에게 탈취당한건 근본적으로 브리타니아 제국이 무능해서라고밖에 볼 수 없다. 고등학생 한명에게 대영제국 전체가 털린걸 믿을 수 없다. 황제라는 작자가 이상한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개인 단위에서 정보 소통이 되지 않으며, 정부는 를르슈를 잡으려는 의지가 없다. 를르슈에게 황위 찬탈당한건 역사적 필연이다.

 

이것보다 더 개연성 있는 설명을 해보겠다. 슈나이젤, 샤를, 코넬리아 등등 브리타니아 황실 일원들이 나름 를르슈를 아낀다는건 곳곳에서 단서가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작중에서 언급하기를 슈나이젤이 어릴때의 를르슈가 계획한걸 미리 알고 막아낸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즉 이 사람들은 를르슈가 나라 먹는걸 방치한게 아니라 그냥 적당히 판 가지고 놀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를르슈가 일본 가서 친구도 없고 시각장애인 여동생까지 떠안고있는데다가 학교에서는 맨날 조는 등의 개막장 라이프를 하니까 일상생활에서의 해방구를 만들어줄려고 나름 가족들이 놀아준건데 를르슈 혼자 열폭해서 황실 날려먹고 난리를 친 것이다. 그러니까 코드기어스라는 애니는 배은망덕하게 날뛰는 중2병 걸린 공화파 잼민이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여간 이래서 대영제국 음해하는 반황실 공화주의자들이 안돼요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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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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