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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지금의 영국 노동당이 보수당을 이기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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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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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자유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노동당도 지지한다. 차기 총선에서는 진보 세력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에 보리스 존슨 총리의 EU 정책과 코로나 대응 정책에 있어서 보수당에 더이상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와 별개로 노동당이 차기 총선에서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단 차기 총선이 2024년이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이 보수당을 앞서고 있는 점 때문에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내 "촉"으로는 그러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금 노동당이 얻는 인기는 결국 반(反)-보리스 존슨이 얻는 인기에 불과하기에 이길 가능성이 적다. 노동당이 아니라 다른 정당이어도 이정도 지지율은 얻을 수 있다. 노동당의 정책이 탄탄하고, 보수당에 비해 차별화가 되어야 충분한 승산을 얻을 수 있는데, 현재의 노동당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사민주의 의제에 기대어서 이전의 노동당에 비해 차별화되는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가 보여주는 비전이 결국 에드 밀리밴드, 고든 브라운에 비해 특별히 뭐가 나은 것인지 개인적으로 잘 느끼지 못하겠다. 노동당만의 특별화된 정책이 필요한데, 노동당 지도부가 그런 것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리시 수낙과 같은 비교적 새로운 인물이 보수당의 당권을 잡는다면 정책 싸움에서 노동당이 보수당에 밀릴 수 밖에 없다. 즉 반-보리스 존슨에만 지지율을 기대다보니, 존슨이 물러나면 지금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존슨이 총리직을 유지한다고 쳐도 반보리스 정신으로 승리하는게 뭐가 좌파의 승리고 뭐가 노동자들의 승리일까 싶다. 결국 반보수당이 이긴거지 노동당이 이긴게 아니잖은가.

 

97년 총선의 노동당 대승도 결국에는 "신노동당"을 주창하며 젊은 정치, 새로운 개혁 진보의 의제를 내건 블레어가 절대적/상대적으로 큰 호감을 얻었기 때문에 승리한것이다. 만약 지금보다 보수당의 인기가 더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노동당이 보수당에 비해 스스로의 이미지를 더 잘 드러낸다면 노동당이 이기는것도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시 수낙이 보수당을 이끌어도 노동당의 정책이 수낙의 정책보다 더 좋다먼, 정책 면에서의 우위로 충분히 노동당의 승리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개인적으로는 코빈을 싫어하지만)코빈이 스타머에 비해 훨씬 노동당의 당수로서 어울린다고 본다. 코빈이 비록 반유대주의와 급진 사회주의, 공화주의로 인해 말이 많긴 하더라도 역대 노동당 당수중에서 코빈만큼 스스로의 개성을 잘 드러낸 사람이 드물었다. 이때만큼은 노동당이 보수당과 정책적으로 거의 대등하게 싸우는 형국이었다. 2019년 총선에서 코빈의 노동당이 대패하긴 했지만, 이건 노동당이 보수당에 패한것이었지 반-보수당이 노동당에 패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의 노동당은 보수당에 비해 지지율면으로는 앞서고 있긴 하지만 핵심 정책만 보자면 보수당에 대패한것이나 다름 없다.

 

결국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주는 것은 무언가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무언가에 대한 아이디어다. 노동당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노동당이 보수당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보여줬다면 지지율이 훨 잘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올 하일 브리타니아 올 하일 를르슈 올 하일 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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