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1956년 헝가리 혁명, 굴라쉬 공산주의까지는 폴란드나 불가리아도 겪은 전형적 동유럽식 현실 사회주의라고 치는데, 1990년 이후로 현대사가 처음 접했을때 굉장히 쇼킹했었음

1990년대 민주화 세력의 무능으로 인한 2000년대 초~후반 공산당을 계승한 사회당의 장기 집권, 그러나 긴축정책으로 인한 중도좌파 사회주의 내각의 붕괴, 그리고 10년째 이어지는 극우 포퓰리스트 오르반 빅토르의 독주 체제가 많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음.

특히나 현 헝가리 정권을 지지하는 시민 대다수가 공산주의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6~80대생이라는 점이 제일 그러했음. 공산주의를 무너트린 주역들이 정작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전부 빈곤층으로 몰락하며 친중-친러, 퍼주기식 복지, 언론 통제, 난민 수용 무제한 반대, 이슬람 혐오, 동성애 혐오, 여성 혐오적 정책을 표방하는, 한마디로 말해서 공산당 독재 정권 특유의 복지-사회보수주의 체제를 긍정하는 정당을 지지하게 됨. 반대로 공산주의라곤 한번도 겪어본적이 없는 20~40대들이 적극적으로 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친미/친유럽 정신을 위해 투표한다는게 공산당 정권 붕괴 이후 자본주의화된 국가들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음.

또 다른 의미로 충격적이었던 것은, 공산당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당이 "극좌" 정당이 아닌, 동성애 혐오와 이민자 배척, 이슬라모포비아를 일삼는 "극우" 정당이라는 점. 오히려 친미 반공주의를 표방하는건 서구 자유주의에 물든 좌파 정당들임. 이런걸 보면 결국 극단파들은 어딜 가나 똑같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말해서 헝가리가 현재 겪고있는 정치적 상황은 어찌보면 변질된 서구 사상의 극한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음. 공산주의를 무너트린 투사들이 자신들이 지지했던 자본주의 정책으로 전부 빈민층이 되서 이제는 오히려 공산주의를 그리워하고, 오히려 공산주의를 반대해야할 극우 정권이 공산당 시절의 향수를 이용해 10년 이상 장기집권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현대 정치사의 비극이 아닐 수 없음.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들이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런건 헝가리가 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