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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상 최단 재위에 오른 황제와 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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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반

 

때는 금나라 말

 

한창 칭기즈칸이 지구온난화를 늦추려는 원대한 꿈을 품으며 세계로 뻗어가려는 시기였음

 

 

당시 금나라 황제는 선종이었음

 

선대 황제였던 위소왕이 워낙 무능하고 우유부단했기에 칭기즈칸이 성장하는 데 일조했고

 

이런 상황에서 칭기즈칸은 화북을 갈아엎고 당시 금나라의 수도였던 중도 대흥부가 포위되는 막장까지 일어나자

 

보다 못한 승상 흘석.렬호사호가 그를 죽이고 선종을 황위에 앉혔고,

 

막대한 유물과 배상금을 대가로 몽골군을 돌려보냈음

 

 

황제를 옹립한 호사호는 여느 사람들처럼 절대 권력을 누리나 싶었지만

 

2개월 만에 쿠데타로 목숨을 잃었고

 

자연스럽게 선종이 권력을 가져갈 수 있었음

 

 

그리고 선종은 곧장 원래 수도인 중도 대흥부에서 카이펑(변경)으로 천도를 단행함

 

이유는 크게 3가지였음

 

첫 번째, 기존 수도인 중도 대흥부는 몽골이랑 너무 가까웠음 실제로 몽골이 포위한 덕택에 자신이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걸 선종도 알았을거임

 

두 번째, 카이펑처럼 방어도 용이하고 농업 생산량이 좋은 곳을 찾기 어려웠음 너무 북쪽으로 가면 황하 이남의 지배력을 잃기 쉽고, 그렇다고 화북에 남기에는 앞에서 말했듯, 이미 몽골이 쑥대밭을 만들었어서 세수 걷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카이펑은 대운하와 황하가 교차하는 지점이라 그물처럼 얽힌 수로망을 이용해 방어하기 쉽고, 주변에 농경지가 많았음

 

세 번째, 남쪽에 남송도 점차 약해지는 상황이었기에 기회를 봐 남송을 먹으면 다시 한 번 몽골에 대항할 원동력을 얻을 수도 있었음

 

물론 이러한 장점들이 있었지만, 단점도 많았음

 

먼저 요동을 비롯한 화북의 영향력을 잃어버릴 수 있었음 실제로 당시 금의 관료들도 차라리 요동이나 산동으로 가는건 어떠냐고 했고, 이후 선종이 카이펑으로 천도한 것을 안 몽골이 침략해오자 중도 대흥부를 지키던 황태자는 도망가고 몽골은 그대로 요동을 집어삼킴

 

또한 위처럼 요동과 화북을 잃게 되면 말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이러면 기병 중심으로 휩쓸고 다니던 몽골을 상대하기 더 어려워졌음

 

그리고 카이펑은 방어에 용이했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몽골과 남송에 끼어있는 위치였음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처해 금나라가 멸망하게 됨

 

 

여튼 선종이 금나라 멸망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었지만, 당장에 급한 불은 껐지

 

이것만 보면 선종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뭔가 엄청 열심히 일했을까 싶지만,

 

막상 별다른 조치는 안했음

 

여기저기서 몽골이 야금야금 금나라를 먹어가고 있을때,

 

선종과 황족들, 귀족들은 한숨을 쉬고 곡을 하면서도 조금만 지나면

 

잊은 뒤 연회를 열었고 백성들이 힘겹게 조정에 바친 양들은 살찌지 않았다고 불평을 하고

 

격구(말타고 하는 공놀이 스포츠)에 쓰려고 흰 암소 가죽을 찾으러 다니는 등 백성들 보기엔 답답한 짓만 하고 있었지

 

 

그렇게 10년 동안 재위에 앉아있던 선종이 죽고

 

황태자와 황태손이 급사하자 황위와 거리가 멀었던 선종의 3남 완안수서가 황위에 오르게 됨

 

이 사람이 바로 금나라의 실질적인 마지막 황제, 애종이었음

 

애종은 즉위하자마자 부패한 관리를 처벌하고, 군사 인재를 등용하는 등 개혁 정책을 펼쳤음

 

 

그러다 1232년, 몽골이 다시 금나라를 상대로 전면전을 열었음

 

이 때 몽골군은 남송과 협의해서 남송의 영토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카이펑에서 취약했던 남쪽 방면으로 진군했고,

 

이들은 황하를 건너온 군대와 함께 카이펑을 포위했음

 

 

금나라는 대포를 앞세워 항전했지만 결국 카이펑은 함락되고 말았고,

 

애종은 함락되기 전에 탈출해 허난성 남부의 채주라는 곳으로 도망갔음

 

그리고 이 때, 몽골과 금나라가 각각 남송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자를 보냈음

 

 

몽골은 금나라 보다 먼저 사신을 보내

 

" 금나라 채주를 함께 연합해 공격하자, 그리고 군량을 좀 달라 " 라고 말했음

 

남송 조정은 이를 두고 쟁론을 벌였는데, 일부 신하들은

 

" 옛날 북송 시절 금나라를 도와 요나라를 쳤다가 뒤이어 금나라가 배신해 화북을 잃어버렸는 데 또 이런 얄팍한 수에 당할겁니꽈? "

 

라며 반발했지만, 그런건 모르겠고 아무튼 금나라한테 복수 가보자고 하는 압도적인 다수의 주장에 금세 묻혀버렸음

 

그리고 이듬해 남송은 몽골에 사자를 보내 제의를 수락함

 

 

그리고 뒤늦게야 도착한 금나라의 사신은 남송과 몽골이 맹약을 체결했다는 것을 알고, 절박하게 호소함

 

" 몽골은 40개의 나라를 멸망시키고 마침내 서하에 이르렀습니다. 서하를 멸망시키고 나서는 우리에게 왔습니다. 우리가 망한다면 그 다음은 반드시 남송일 것입니다.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린 것(순망치한), 이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남송이 우리와 동맹하는 것은 우리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남송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

 

하지만 이미 선종 때 틈만 보면 남송을 집어삼키려고 했던 짓을 잊었을 리 없는 남송은,

 

어차피 망할거면 원수인 금나라를 멸망시키고 망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고

 

지금 이러면서 몽골이 금나라를 치는 동안, 남송은 몽골을 막을 시간을 버는 셈이었으니

 

금나라 사신의 말을 들을 이유가 없었지

 

 

그 뒤, 남송은 몽골과 맺은 맹약에 따라

 

명장, 맹공에게 3만의 군사를 주어 채주에 당도토록 했어

 

이때 애종은 채주를 거쳐 촉으로 달아나려고 했지만, 애종을 구하기 위해 채주로 오던 금나라 군대는

 

남송군에게 전멸 당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채주에 갇힌 셈이었지

 

몽골-남송 연합군이 채주를 포위한 기간 동안, 그 안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애종은 아래와 같은 말을 남기며 탄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음

 

"짐은 금자광록대부가 된지 10년이었고 , 태자가 된지 10년이었고, 황제가 된지 10년이었는데, 스스로 큰 과오와 악행을 저지른 적이 없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 다만 한스러운 것은 조종(祖宗)으로부터 100여년간 이어온 국통이 짐에 이르러 끊어져 옛날의 황음무도한 군주와 똑같이 망국의 군주가 되었으니 이것이 홀로 마음에 서글플 뿐이다. 예로부터 망하지 않는 나라가 없는데, 망국의 군주는 남에게 갇히고 혹은 구속되어 승리한 나라의 궁정으로 끌려가 모욕을 당하기도 하였고 빈 골짜기에 유폐되기도 하였다. 짐은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니 경들은 보라. 짐의 뜻은 결정되었다."

 

이런 말을 남긴 애종은 자신의 호위 대장이자 황족, 완안승린에게 이렇게 말을 했지

 

 

"짐은 몸이 둔해 말을 타고 달리지 못하네. 그대는 몸이 날래고 전략을 잘 아니 도망쳐 국운이 끊기지만 않게 하면 되네. 이것이 짐의 소원일세. "

 

그리고 몽골군이 성 서쪽 문을, 남송군이 성 남쪽 문을 함락시키자 애종은 결국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음

 

신하들은 애종의 시신을 거두어 묻으려고 했지만 몽골-남송군이 들이닥쳐 그리하지 못했고,

 

애종의 시신은 몽골군이 불태우고 두개골을 자른 뒤 남송으로 보냈음

 

당시 남송의 황제, 이종은 그 두개골을 태묘에 바쳐 북송 시절 휘종과 흠종의 치욕을 드디어 갚았다고 말했지

 

 

이와 관련된 일화는 조선 세종 시절에 편찬된 삼강행실도에도 있는데,

 

당시 완안강산이라는 인물이 몽골군이 쳐들어오는 와중에도 애종의 유해를 수습하려고 했고

 

그의 충성심을 기특하게 여긴 몽골군은 그가 애종의 유해를 매장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함

 

 

그러면 애종의 명을 받아 완안승린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단 완안승린은 위에 애종이 남긴 말을 들으며 황위를 넘기겠다는 걸 한사코 거절했지만

 

" 마, 니가 황제를 안하면 사직이 망한다고! " 절박하게 울부짖어서 어쩔 수 없이 양위를 받았음

 

그러나 눈물을 머금고 채주를 벗어나려던 완안승린은 그 날 오후, 몽골군에게 들키고 저녁에 처형되고 말았음

 

한마디로, " 아침에 황제가 되어 저녁에 죽은 " 인물임

 

 

이로써 금나라의 사직은 망했지만, 곽하마와 같은 인물이 2년 동안 항전했음

 

물론 이미 무너진 나라를 되살리기는 역부족이었지만 

 

 

그 뒤 한참에 시간이 흘러, 금나라의 후예를 자처한 청나라의 황제 건륭제가

 

역대제왕묘에 애종의 패위를 올려 그를 추모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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