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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보선에 대한 개인적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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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멘

https://youtu.be/xFzJG6NR8o4

https://youtu.be/oXFcZQlhwkg

어제 치러진 전주시 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진보당의 강성희 의원께서 당선되셨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무공천과 민주당계 후보들 간의 표분산 등의 요인이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40% 가까운 득표율로 당당히 원내에 입성했단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2014년 정권에 의해 이적단체로 몰려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당한 뒤, 주축을 이루던 NL세력에겐 종북주사파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그리고 그 딱지가 영원할 거라고 생각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진보당" 이름을 당당히 내걸며 당선된 이번 선거의 결과를 '기적'으로 보신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당연한 귀결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2014년 이후 유일 원내진보세력을 자임하던 정의당은 점차 노동과 멀어져 갔습니다. 몇몇 스타 정치인들의 인기에 의존했고, 그에 안주할 뿐만 아니라 더욱 심화된 민주당과의 연결고리로 점차 우경화되어 갔습니다. 페미니즘 물결에서도 민주당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점차 지지층을 상실해 갔죠.

그 사이 진보당은 중앙에서 주목하지 않는 곳, 정의당이 없는 곳에서 약자,소수자들과 함께해 왔습니다. 언론이 주목하는 중앙정계의 화려한 활동보다, 투쟁 현장에 꾸준히 연대해 가며 밑바닥에서의 기반을 닦아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단기간에 드러나지는 않았고, 관심도 크게 끌지 못했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착실히 쌓여 오던 성과가, 2022년에 드러났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8만, 9만을 넘어 계속해서 늘어나는 당원들과, 마침내 지선에서의 단체장 배출로 정권에서는 위협을 실감했다고 할 것입니다. 자신들이 다 죽여놓은 줄 알았던 이들의, 부활의 전조처럼 보였으니까요.

이윽고 2022년 하반기. 국정원에선 8년 전처럼 또다시 이들을 간첩으로 몰고 가기 위해 공안사건을 터뜨립니다. 이들에게 또다시 종북 프레임을 씌워, 대안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요. 이 과정에서 암4기 투병중인 사람을 간첩이라며 압수수색하는 등 무리수를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공안정국 조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보당의 싸움은 이번에 마침내 열매 하나를 맺었습니다. 지선과 이번 재보선으로 진보당은 진보진영에서 분위기 주도권을 사실상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서는 정의당의 몰락과 함께 진보당이 상당한 약진을 이룰 것으로 봅니다. 울산 동구와 북구는 진보세가 강한 지역으로써, 민주노총 단일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이번에 획득한 전주시 을에선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가 나오게 될 것이고, 국민의힘에서도 정운천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당히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그래도 1년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현역 의원으로써의 성과를 충분히 냈다면 재선이라는 초유의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의외의(그러나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는) 성공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진보당의 세력이 점점 강해질수록, 중앙에서는 이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색깔론, 종북몰이 등에 시달릴 것이고, 민주당과 정의당 등에서도 점점 견제를 하거나, 2014년처럼 아예 간첩몰이에 적극동조할 가능성도 큽니다. 언제까지 이 짓이 반복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진보당 당원도 아니고, 진보당의 이념적 지향에 동의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한국 진보정치의 침체기에, 이 암울한 시대에 하나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어줄, 그들의 도전에 응원을 표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 시도가 성공할지 아니면 다시 짓눌릴지, 현재로써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저는 그래도 아직 한국에 희망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을 거라고 믿어 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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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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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멛굳님
    2023.04.06
    굉장히 깔끔한 글입니다. 근래 한국 정계에서 보여주는 액션들이 어느 한쪽도 이해가 어려운 추태가 많았고, 민주당의 속성을 생각해본다면 정치지형이 그렇게 다변적이라고도 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늘 변화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와르샤와
    2023.04.06
    종북 프레임이나 미미한 전국 기반 지지층 등 각종 제약으로 인해서 진보당이 얼마나 약진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더라도, 만약 다음 총선에서 성과를 이루었다면 그 때는 새로운 진보의 돌풍으로 주목받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 ㅇㅇ
    ㅇㅇ
    내댓글
    2023.04.06
    그냥 확실히 종북주의하고는 선을 긋는 스탠스를 보여줄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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