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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혼자서 뭘 쓰다보면 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가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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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쓰다보니 결국 예전에 쓰던 거랑 비슷해지는 느낌

 

자기만의 고유한 색, 창작자의 일관된 색이라는건

 

서사와 철학에서 묻어나와야지, 세계관같은 배경이 거기서 거기이면

 

볼거리가 새로울 게 없다는거 분명 아는데 계속 똑같은 짓거리를 하게 됨

 

 

그림도 소설도 연극도, 결국 같은 얘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중요하잖음

 

어떤 창작이든 내용과 형식으로 구성되고, 창작자인 내가 변하지 않는 이상 내용은 변하지 않으니

 

내용보단 형식이 중요하고 (어차피 내용은 뭐든 결국 나를 표현하니까)

 

그러니 표현을 어떻게 할 지가 중요하고

 

그러니 세계관의 색채가 서로 달라야 마땅한데

 

뭔가 최적화된 형식이 정해져버린 느낌? 제일 좋은 거라기보단, 제일 쓰기 편한 형식을 찾아버려서

 

편한 것만 찾고 편한 것만 해버리게 되는 것 같음

 

하도 써먹어서 이제 닳기 직전인 범신론, 코스믹호러, 고어설정... 뭐 장르나 느낌상 호러나 고어는 창작자 특성이니 그렇다치고

 

범신론은 왜 맨날 쳐쓰게 되는걸까? 결국 제일 편해서 그런거지 뭐...

 

사실상 이름만 바꿔치기하는거지 결국 써놓은거 쭉 나열해보면 담뱃갑 창작 1중대, 2중대, 3중대... 딱 이 꼴임 다 똑같음

 

뇌가 혁신을 해야 설정도 혁신을 하는건데, 흐리멍텅해서 뇌가 낡았다보니

 

좀 바꿔서 써볼까? 싶다가도 바뀐 척만하고, 처음에 쓰던 거랑 점점 멀어지는건 필연인가봄

 

그렇다고 떠오른걸 안 쓰자니 나중에 까먹어서 땅을 치며 후회할 것 같기도 하고

 

쓰자니 시간아깝고... 그 시간에 세계관별 고유의 색을 칠하는게 중요할텐데 하면서 아쉬움을 금치 못하겠네

 

 

 

 

그리고 일단 ㅋㅋ 원래 쓰던 목적 잃어버리는 것부터가 문제인 듯

 

분명 스팀펑크에 오컬트 섞어보자고 시작한게 또 또 맨날 하는 종교에 신 설정으로 빠짐

 

이번엔 관심도 없었던건데 왜 계속 쳐쓰게 되는건지 모르겠음... 서사에 중요하지도 않은데

 

처음엔 '아 디테일 중요하지, 이것도 나름 영향을 끼치지' 하지만

 

결국 그거 쓰는게 제일 맘편하고 쉽고 익숙해서 그러는 것 같음

 

히어로 영화 보면서 '대체 히어로가 어디있는건데'하던 내가, 스팀펑크 쓰면서 스팀펑크 서사는 개나 줘버리는게 코미디

 

본래 목적을 잃은 창작은 참 덧없고 추하구나 싶음... 설정 쓰다가 현타 확 와서 넋두리 좀 해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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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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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이 없습니다.
댓글
3
  • 모니터링
    2023.11.13
    최적화된 형식에서 벗어나서 쓰기란 힘든 일이죠.. 뭔가 내 뇌에서 최적화에서 벗어난 글을 쓰면 "어? 나 왜 이렇게 못 쓴 것 같지?" 하면서 처음에 분명 다른 방식으로 기똥차게 구성했던 것 같은 생각이 안떠오르고 다시 최적화된 사고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못 쓴 것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최적화된 기준이라서 점점 처음에 삘이와서 쓰던 글과 방향성이 달라지게 되고, 그렇게 2장 정도 적다보면 아.. 내가 뭐하고 있지 하는 부분이 있죠.. 그러면서도 또 일상 보내다가 갑자기 확 혁신적인게 떠올라서 다시 끄적이고 무한반복 ㅋㅋㅋㅋㅋㅋㅋ
  • 멛굳님
    2023.11.14
    아무말 같다가도 결국 깊은 성찰의 글임. 다 비슷한 고뇌에 빠져있을거라.. 그리고 내가 가지는 고민의 깊이만큼 내가 투자할 시간이 넉넉하다면 좋겠지만, 결국 머리가 굵은 만큼 현실에서의 지분 역시 포기할 수 없어서 세계관에 이 이상 투자하면 어느 시점부터 배보다 배꼽이 큰 시점이 생기지 않나 싶네요.
  • 멛굳님
    멛굳님
    2023.11.14
    @멛굳님 님에게 보내는 답글
    그래서 결국 최고의 이상은 작은 세계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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