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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모리 양이 키타가와 마린을 이길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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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란

https://youtu.be/sRS8Otwbo7g

 

 

 

저번 분기 최대 화제작은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이하 '「비스크돌」')였음. 이어 2분기에 새로이 방영되는 「귀엽기만 한 게 아닌 시키모리 양」(이하 '「시키모리」')은 그러한 「비스크돌」의 유지를 얼마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었음. 하지만 결과는 알다시피 「시키모리」의 완전한 부진으로 나타났음. 오늘 리뷰에서는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보려고 함.

 

 

 

파일:비스크돌_마린1.png시키모리 시키모리

「비스크돌」의 히로인  키타가와 마린  / 「시키모리」의 히로인  시키모리 

 

 

 

우선, 「비스크돌」과 「시키모리」 양자를 관통하는 모에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필시 '갭모에'임. 여기서 갭모에는 '반전매력'이라고도 번역될 수 있겠음. 「비스크돌」의 히로인 '키타가와 마린'은 표면적으로는 속칭 '갸루'지만 사실은 서브컬쳐를 비롯한 코스프레를 즐기는 숨덕이라는 갭모에를 가지고 있음. 「시키모리」의 히로인 '시키모리'는 평소에 남자친구인 이즈미에게 순종하는 현모양처이자 사회적으로 평판도 좋은 '여자력' 있는 성실한 여자친구임. 하지만 남자친구에게 갑작스레 위험이 닥치면 뛰어난 운동신경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해결해주는 갭모에를 보여줌.

 

 

 

마린쨩 1.png.jpg ▶ 마린쨩 2.jpg

키타가와 마린의 갭모에

 

 

 

그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비스크돌」은 오타쿠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뽕빨물의 아류라고도 볼 수 있겠음. 갸루녀가 사실 코스어 오타쿠라고?, 이 얼마나 망상적이고 이로운 갭모에인가! 하지만 중대한 점은 이러한 뽕빨이 먹힌다는 점에 있음. 이 진부하지만 잘 먹히는 모에-뽕빨에 기반한 플롯이 「비스크돌」을 저번 분기 베스트 애니로 등극할 수 있었던 부차적인 이유라고 필자는 생각함. 가장 큰 이유는 그냥 「비스크돌」 자체가 재미있었고.

 

 

 

시키모리 1.jpg ▶ 시키모리 2.jpg

시키모리 양의 갭모에

 

 

 

시키모리 또한 갭모에를 보여주지만 앞서 말하였던 적극적으로 들이대다가 혼자만 얼굴 화-악 붉어지는 마린쨩의 갭모에와는 달리 걸크러쉬에 근접해 있음. 평소에는 순종적이다가 위험한 일이 생기면 '멋있게' 남주를 지켜주는 반전매력. 문제는 이러한 '걸크'의 문법이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유행이 지났던 것에 있음. 정확히는 페미니즘의 점증과 함께 걸크러쉬라는 문법을 사용하기가 껄끄러워진 감이 있다. 어쨌거나 이제 걸크러쉬는 한물 간 모에요소고, 그러한 요소를 내포한 시키모리라는 캐릭터 또한 그렇게 매력적인 상이 아니게 되어버렸다고 생각함.

 

궁극적으로 갭모에에서 중요한 것은 갭모에를 발산하기 이전의 캐릭터가 아님. 갭모에 이후에 변화하며 달라진 캐릭터가 중요함. 다시 말해 갭모에에서는 Before이 아닌 After가 중요하고, '반전' 매력이 중요하지 반전 매력의 이전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임. 마린쨩은 반전 이후에 순둥순둥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캐릭터가 되어버리는 반면에, 시키모리는 '멋있고 듬직한' 캐릭터가 되어버림. 그리고 우리같은 오타쿠 일반은 카와이~한 것을 원하지 본인을 지켜주는 걸크러쉬한 여성상을 비교적 원하지 않음. 시키모리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님, 그저 마린에 비해 시키모리는 기존 오타쿠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

 

 

 

고죠 와카나 (五条新菜)     이즈미 얼굴 설정화

「비스크돌」의 남주  고죠 와카나  / 「시키모리」의 남주  이즈미 유우 

 

 

 

또한 「비스크돌」과 「시키모리」의 성향과 작화 차이도 양자의 간극 벌리기에 한 몫 한다고 봄. 어리숙하고 수동적인 면모는 고죠와 이즈미 모두 공유하는 특성임. 하지만 평이하고 중성적인 작화인 「비스크돌」과 달리 「시키모리」에서는 남성도 미형으로 나오는 등 여성향이 짙음. 즉, 「시키모리」는 작화만 보았을 때 '여성향'임. '「비스크돌」과 「시키모리」 둘 중 무엇이 순정만화 그림체에 가까운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시키모리」를 택할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궁극적으로 애니를 시청하는 주된 성별층은 남성임. 이것이 「시키모리」 부진의 두 번째 이유임.

 

 

 

비스크돌 마린2비스크돌 고죠2비스크돌 사쥬나2비스크돌 신쥬2비스크돌 카오루2

「비스크돌」의 주연들

 

 

 

부차적인 주연들의 캐릭터 분포 또한 「비스크돌」의 경우 남성향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 다섯째인 고죠의 할아버지가 작중 흐름 상 중대한 역할을 맡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남주를 제외한 주연은 모두 여성임. 그리고 이는 애니의 주소비층인 남성층 시청자의 선호도로 직결됨.

 

 

 

시키모리 시키모리시키모리 이즈미시키모리 이누즈카시키모리 네코자키시키모리 하치미츠

「시키모리」의 주연들

 

 

 

반대로 「시키모리」의 주연 캐릭터 분포는 여성향의 그것을 따르고 있음. 시키모리가 걸크러쉬를 담당하여 중성화, 즉 여성의 특성을 얼마간 잃어버렸으며, 셋째의 남자 주연(이누즈카 쥬)의 등장으로 여성향 독자들이 선호할만할 인물 콘텐츠가 늘어났음. 또한 넷째의 여자 주연(네코자키 쿄) 또한 시키모리 양과 비슷한 걸크러쉬 캐릭터라는 것을 감안, 다섯째의 여자 주연(하치마츠 유이)은 섹스어필을 담당하지 않고 '귀여움'을 담당함으로서 시키모리와 같이 '여성성'을 잃어버렸다고 해석하면... 「시키모리」는 그림체를 비롯한 등장인물의 분포에서도 또한 주연들의 여성적 특성이 부재하고 남성적 특성 우위의, 비교적 여성향 작품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겠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으로, 「시키모리」 자체가 인기가 떨어지는 편임. 저번 분기에서의 애니 판도는 「비스크돌」이 최고봉의 지위를 획득하고 다른 볼만한 마이너 애니들이 포진해있는 중앙집권적인 판도라고 정의내릴 수 있음. 하지만 현재 2분기에는 볼 만한 애니들이 죄다 종범하고 '진짜'만이 살아남았음. 때문에, 현재의 애니계 판도는 「스파이 패밀리」와 「파티피플 공명」을 비롯한 여럿 다연재 애니들이 양분하고 나머지 마이너 애니들은 사멸한 상태라고 볼 수 있겠다.

 

 

 

스파이패밀리 애니키비주얼1파티피플공명 애니키비주얼

「스파이 패밀리」와 「파티피플 공명」

 

 

 

그렇다고 하여 '「시키모리」는 볼 가치가 없는 작품인가?'라고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임. 개인적으로 평을 내렸을 때, 「시키모리」의 재미도가 여타 작품인 「비스크돌」이나 「스파이 패밀리」, 「파티피플 공명」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함. 하지만 「시키모리」 또한 「시키모리」 나름대로의 강점이 있음. 본인은 그것을 '걸크러쉬 캐릭터와 우아한 작화에 기반한 전개'라고 생각하고 있음. 그리고 작품에 절대적인 우위를 매길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모 회원분께서는 "애니계에 새 지평의 바람이 부는 것 같다"고 내심 기대했었으나, 솔직히 필자 본인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생각함. 과연 새로운 바람이 불까? 분다면 그것만으로도 좋겠다. 이른바 '타카기 유행'을 끝내고 새로운 유행을 열어젖힐 거대한 태풍이 언젠가는 도래할 것임.

 

 

 

 

 

-. 세줄요약

 

1. 시키모리 양보다 키타가와 마린의 갭모에가 시청자의 니즈를 더욱 충족시킴.

2. 주된 애니 소비층은 남성인데 「시키모리」는 여성향에 가까운 애니.

3. 「시키모리」 자체의 인기가 「비스크돌」보다 훨씬 떨어짐.

 

이 셋이 시키모리 양이 키타가와 마린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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