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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 안의 파시즘:인간성을 파괴하는 한국의 군사주의, 박노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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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투르너마저

1. 들어가며
 먼저 제목을 읽으며 가장 눈에 띄는 단어가 있습니다. "파시즘"이라는 단어입니다. 현재까지도 세계 많은 정치학자들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파시즘은 그 정의 자체로 많은 논란을 야기합니다. 그만큼 정의하기 어려우며, 실체가 모호하며, 합의 되지 않은 정치적 운동입니다. 사실 정치적 운동이라고 부르기에도 그 실체가 매우 희미하기에 적절한 표현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파시즘을 하나의 정치적 운동, 즉 이데올로기라고 간단히 부르기로 했습니다. 여하튼 파시즘의 어원은 고대 로마 집정관 권위의 상징인 파스케스 (Fasces)에서 따온 말입니다. 파스케스가 상징하던 것이 권위, 결속된 힘임을 상징하면 파시즘의 정체에 대해 대강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결속'이라는 단어에 주목해봅시다. 90년대 옥스포드 대학의 로저 그리핀으로 대표되는 합의파 학자들은 파시즘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를 다음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민족주의, 포퓰리즘, 그리고 신화화된 낭만주의입니다. 이 세 단어들은 아까 주목하고자 한 "결속"이란 단어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나폴레옹 이후 민족주의 운동이 거세지며 민족끼리의 결속은 민족주의 운동에 기본적 원리가 되었습니다. 포퓰리즘 또한 대중의 결속에서 기인하는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 형태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리가 주목하고자 할 파시즘은 우리가 파시즘 하면 흔히 연상되는 "권위주의", "일제", "독재", "군국주의"와는 다른 결을 가집니다. 본류 파시즘인 이탈리아 파시즘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주의에 가까운 계급 투쟁의 해소, 반동주의에 대한 반대의 모습을 띄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특정하는 파시즘은 최소한의 합의로 규정된 파시즘의 정의가 아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파시즘, 즉 권위주의와 군국주의, 군사주의로 대표되는 파시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2. 우리 안의 파시즘:인간성을 파괴하는 한국의 군사주의, 박노자
글쓴이는 구소련 출신으로 한국에 관심이 생겨 한국으로 와 한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사람입니다. 글쓴이는 처음 고려대학교에 와 학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당시 크게 놀랐던 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 특유의 나이를 먼저 물어보는 문화에는 익히 들어 당황하진 않았으나, 글쓴이를 놀라게 한 질문은 "군대는 다녀왔느냐"라는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글쓴이의 출신적 배경인 소련 신세대 학생층의 사고방식으로는 굉장히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소련 학생들은 동유럽 자유화 혁명을 탄압하는 소련군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고, 군대에 다녀왔다는 말은 매우 무식한 사람으로 비추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군대를 다녀왔다는 것이 소련과는 정반대로 여겨져 놀라울 따름이었겠죠. 게다가 아시아권에서 일본과 함께 나름 "서구화"된 국가로 인식되고 있었으니 놀랄만은 했을 듯 합니다. 이후 학우들과 친해지고 군대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든 생각을 글쓴이는 이 책에 정리했습니다. 군대를 경험해야 진짜 남자로 인정 받는 한국의 사회 문화와, 군대 내에서의 가혹 행위는 누구나 겪는 당연한 일이란 점, 그리고 이런 경직된 군사주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는 이유로 글쓴이는 한국은 군사주의화된 국가이며 파시즘의 조건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3. 아나키스트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회
 먼저 이 글을 논박하고자 하는 입장의 저는 글쓴이보다 결코 학식이 높다 할 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독후감을 통해 글쓴이의 생각을 논박하고자 한 이유는 글쓴이는 지나친 유럽식 리버럴주의적 관점으로 한국의 사회를 파시즘 사회로 단정지은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더했으면 더했다라는 피장파장의 오류를 범할 생각도 없음을 유념해주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글쓴이의 눈에 비춰진 한국은 군사주의적 풍조가 만연한 병영국가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글쓴이가 대한민국을 파시즘 군사주의 사회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파시즘의 최소한적 합의와 상당히 동떨어진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첫 문단에서 말했듯이 합의파가 규정한 "최소한의 합의"에서는 파시즘이 민족주의, 포퓰리즘, 그리고 신화화된 낭만주의를 포함한다고 합니다. 한국이 오랜 시간동안 반도 단일민족 국가로서 성장해오며 민족주의 의식이 발전하고 북쪽의 공산주의 정권으로 인해 그 의식이 반공주의와 결합하며 더욱 강화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글쓴이는 아나키스트적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징병제는 당시 독일, 프랑스 등 "서구" 그 자체인 국가에서도 이루어지던 제도였으며, 이 나라들의 사회에서도 군 복무 경험은 사회적 의무를 시행한 남성의 일반적인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한국 또한 군필자들의 군 경험 이야기는 있어도 군사주의에서 성행하는 이를 이용해 합법적인 미필자들을 제도적으로 차별하는 일은 민주화 이후로는 없었습니다. 이는 많은 자유권 징병제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쓴이는 징병제 및 군복무 경험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감정적으로 한국을 군사주의 사회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당연히 민족주의나 포퓰리즘, 신화화된 낭만주의와는 관계가 없는 당시 일반적인 사회상 중 하나였습니다. 결국 글쓴이가 비판한 한국의 군사주의는 "최소한의 합의"에서 합의된 민족주의와 포퓰리즘, 신화화된 낭만주의에는 해당하지 않았던 것 입니다. 또한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음은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산업화 모델이었던 일본의 문화를 가지고 온 부분이 많습니다. 그 중 한 부분이 일본의 "관료제"인데, 글쓴이는 군대식 문화와 관료제를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본디 일본식 관료제는 전후 일본 정부에서 성과 지향적인 경제 문화를 위해 정착된 모델로, 일본의 경제 발전에 큰 공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도 비슷하게 일본식 관료제 모델을 담습해와 적용시켰고, 이가 한국의 경제 발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음은 분명합니다. 다만 일본식 관료제 모델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인 부정부패, 인맥 중심, 상명하복 문화를 군사주의 문화로 인한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한국의 사회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4. 마치며
 결국 이 글은 아나키스트의 관점에서 본 한국 사회라는 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 또한 먹은 학식이 부족해 좋은 독후감을 써내진 못했습니다만, 충분히 반박할 점은 반박하였다고 생각하여 큰 후회가 몰려들진 않습니다. 
장황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만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5
  • 모니터링
    2023.07.14
    정보게로 옮겨도될까요?
  • 모니터링
    아바투르너마저
    아바투르너마저
    내댓글
    2023.07.14
    @모니터링 님에게 보내는 답글
    리뷰게시판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필요하다면 옮기셔도 됩니다.
  • 아바투르너마저
    모니터링
    2023.07.14
    @아바투르너마저 님에게 보내는 답글
  • 멛굳님
    2023.07.14
    재밌는 주제여서 리뷰 잘 읽었슴다. 아바투르님 설명은 자국민이라면 충분히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싶고. 원래 사회는 다각적으로 해석하니 인간마다 다른 시야를 가지는 건 당연한거니까여. 그래도 "군대를 다녀왔냐"라는 말 기저에 군사주의적인 사상이 깃들어있다라는 말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듯.. 당장 어제만 하더라도 통화를 하면서 그런 얘기가 오갔고 정말 우리사회에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니까.
  • 커피와 사탕
    커피와 사탕
    내댓글
    2023.12.31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병역을 가야 할 사람이기도 하니 한 사람으로서 한국 사회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긴 하더라고요. 워낙 오래된 전통이다보니 한국인이면 병역근무는 어느정도 일생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일이기도 한데, 이걸 다른시선에서 보니까 타인의 관점은 저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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