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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텍사스 주지사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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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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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는 미국 내에서 알래스카 다음으로 면적이 넓은 주이고 인구는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많음. 프랑스의 2배에 달하는 면적, 멕시코에 속했다가 이후 전쟁으로 미국에 속하게 된 독특한 역사성, 그리고 특유의 주민 정서까지 합쳐져 텍사스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지역색이 강한 주로 꼽힘.

 

텍사스의 지역색이라고 하면, 단연 그 보수성을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임. 일단 1964년 린든 B. 존슨 이후, 텍사스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대성한 정치인이 단 한명도 없었음. 또한 주지사 선거의 경우, 소위 말하는 "깅리치 쿠데타"(공화당의 남부 점령)가 일어난 1994년 이후 민주당이 이긴적이 단 한번도 없음. 그 외에 또다른 의의를 찾자면, 공화당의 대표적인 보수 명문가인 부시 가문이 텍사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였고 이후 텍사스 주지사가 되어 그 기반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음. 그만큼 텍사스는 공화당에게 있어서 정서적인 심장이며 한국의 대구경북과 비슷한 지역임. 

 

문제는 최근들어 텍사스주가 보수 텃밭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진보 쪽으로 기울게 되었다는 것임. 아래는 역대 대선에서의 텍사스 결과임. 2004년까지만해도 공화당이 60%대를 얻는 지역이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불과 63만표, 5%p차로 지역을 수성하는데 그쳤음.

 

2000년 - 공화당 W. 부시 59.3% vs 민주당 고어 38.1% [136만표 차]

2004년 - 공화당 W. 부시 61.1% vs 민주당 케리 38.3% [169만표 차]

2008년 - 공화당 매케인 55.5% vs 민주당 오바마 43.7% [94만표 차]

2012년 - 공화당 롬니 57.2% vs 민주당 오바마 41.4% [126만표 차]

2016년 - 공화당 트럼프 52.2% vs 민주당 H. 클린턴 43.2% [81만표 차]

2020년 - 공화당 트럼프 52.1% vs 민주당 바이든 46.5% [63만표 차]

 

이렇게 된 원인으로는 총 3가지가 꼽히는데,

1)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텍사스 내 히스패닉 인구. 1990년까지만해도 텍사스에 거주하는 멕시코계 미국인의 수는 420만명에 불과했음. 하지만 2020년에는 그 수치가 1,150만명까지 늘어났음. 지난 30년간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2035년쯤 텍사스에서는 백인이 소수인종, 히스패닉이 다수인종이 될 예정임. 일반적으로 히스패닉은 65:35정도의 비율로 민주당에 표를 더 많이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히스패닉이 늘어날수록 공화당의 표도 줄어듬.

 

2) 소수인종의 투표율 증가. 이는 조지아주에서도 똑같이 일어난 경우인데, 텍사스주와 같은 남부 주는 일반적으로 소수인종이 투표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히스패닉과 흑인들이 선거인 등록을 안하는 경우가 많았음(미국은 세금을 내고 선거인 등록을 해야 투표를 할 수 있는 나라임). 그러나 2018년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트럼프의 소수인종 혐오 정치가 대다수 소수인종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남부 지역들을 중심으로 소수인종들이 투표날 결집했다는 분석이 있음.

 

3) 캘리포니아와 뉴욕, 일리노이 출신의 이주자들. 캘리포니아의 세율은 그야말로 치명적이라서 많은 주민들이 세금을 덜 걷는 보수적인 주로 가는 현상이 최근 미국에서 반복되고 있음. 그런데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욕 같이 세금이 높은 주들은 거의 다 민주당 텃밭이라서 이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도 민주당 지지자일 확률이 높음. 실제로 텍사스 말고도 피닉스나 애틀랜타 같은 다른 남부 주의 대도시들도 비슷한 이유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상승중.

 

 

2022년은 텍사스에서 주지사 선거가 치뤄지는 중요한 해가 될 예정임. 게다가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공화당을 낙마시켜야할 원인이 몇가지 있는데 이는 현임 텍사스 주지사의 각종 막장 행각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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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임 텍사스 주지사인 그레그 애벗(Greg Abbot)은 공화당 내의 대표적인 강경 보수 정치인이자, 스펙트럼상 극우파에 속할정도로 극단적인 소리를 하고 다니는 정치인으로 유명함. 이 사람의 행보를 몇가지 열거해보자면

 

-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 접종에 반발하여 의무 접종을 중단시키는 행정 명령을 내림

- 최근 일어난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총기 규제 철폐 및 NRA 지지 성명을 냄

- 코로나19 관련해서 마스크 의무화를 전면 철폐하고 이를 자신의 트위터에 자랑스럽게 올림

- 2020년 미국 대선 음모론에 동참. 바이든은 그저 대행직을 수행중일 뿐이며 진정한 대통령은 트럼프라는 막말을 함

 

이러한 이유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안티백서, 안티마스크, 대깨트럼프 등등의 소리를 들으며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으며, 작년에는 텍사스 대한파 당시 꽁꽁 숨어서 대책도 내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텍사스 주민들에게서 신망을 많이 잃어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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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텍사스 주지사로 출마하는 베토 오루크(Beto O'Rourke)는 텍사스 출신 민주당원답지 않게 전국적으로 대단한 인지도와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임. 40대라는 젊은 나이, 깔끔한 외모,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신문물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 등으로 청년층에게서 인기가 좋으며 2024년이나 2028년 미국 대선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도 주목받는 인물임.

 

앨패소라는 작은 도시에서 시의원을 지내다가 하원 의원이 되었고, 이후 2018년 텍사스 상원 의원에 출마한 경력이 있음. 이때는 거의 정치 신인 수준이었는데, 공화당의 대권 주자인 테드 크루즈를 50%대 48%로 턱끝까지 추격해 높은 인지도를 얻게 되었음. 한국으로 치면 경상남도지사에서 홍준표와 민주당 소속의 30대 후반 거제시의원이 맞붙었는데 50 대 48로 홍준표가 간신히 재선한 수준의 이변이었다고 보면 됨. 2020년 미국 대선에서도 출마 선언을 했고 한때 지지율이 높았지만 이후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이후 사퇴한 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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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출신의 민주당 정치인 치고는 유례가 없을정도로 대중적인 지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텍사스 주지사로 베토 오루크를 내보낸 것은 말 그대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보냈다고 보면 됨. 한마디로 말해 이번 중간선거 주지사 선거의 핵심은 텍사스 주지사라고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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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베토 오루크가 43%, 그레그 애벗이 48%정도를 얻으면서 여론조사상으로는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가 약우위에 있는 상황임. 현재까지 베토 오루크가 승리한다고 나온 여론조사는 1~2개밖에 없어서 전반적으로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유리한 편.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각종 극우적 행보와, 지난 폭설 당시의 미흡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는 인물론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임.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감세를 비롯한 여러가지 정책으로 텍사스의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실제로 그가 주지사로 재직하던 도중에 무려 400만에 달하는 인구가 텍사스로 새로 유입되기도 했을 정도. 또한 현재 나쁜 미국의 경제 상황과 더불어 친트럼프 강경우파로 분류되는 그레그 애벗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기도 함.

 

위의 여론조사에서 히스패닉층은 41%가 애벗을, 50%를 오루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텍사스의 판을 쥐고 있는 히스패닉층 입장에서는 반듯한 백인 엘리트 출신인 오루크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면이 있는 것으로도 보임.

 

반대로 오루크에게 유리한 면은 최근 텍사스에서 일어난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임. 애벗 주지사가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 텍사스 주민들에게 빈축을 산것과 별개로 오루크는 총기를 반대하는 입장을 확고하게 보여줘 민주당 지지층들을 결집시키고 있는 중임. 실제로 12월에는 52%대 37%로 크게 차이났던 차이가, 총기난사 사건 직후에는 48%대 45%로 3%p 내로 치열하게 좁혀지기도 했음.

 

 

개인적으로는 오루크가 당선될 확률이 높다고 보지 않음. 사실 난 11월 중간선거가 2010년 중간선거보다도 더 큰 격차로 민주당이 압도적인 패배를 당할거라고 보는 입장이라서. 경제난과 바이든 - 해리스의 낮은 지지율이 오루크를 당선되기 어렵게 만드는 면이 있음.

 

그럼에도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오루크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기는 상당해서,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오루크가 45% 이상을 득표한다면 아마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봄. 오루크가 아니면 딱히 나올 사람이 없기도 하고, 남부에 경합주들이 많아서(뉴멕, 애리조나,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 캐롤라이나, 텍사스) 남부 민주당 유권자 결집용 카드로 오루크만한 사람이 없음. 만약 오루크가 이기면, 차기 민주당 소속 대통령은 베토 오루크로 확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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