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올은 여기 제붕이들이라면 대부분 알겠지만
공통점 없는 두 언어에 의해 임시로 만들어진 피진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면서 모어화된 언어라고 함
나도 언어사쪽으로는 큰 관심이나 전문적 지식이 없지만 우연찮게도 나무위키 뒤적거리다가 위 언어를 알게 됨
제목에서 보듯 이란 크리올어는 중동에 있는 이란이 아니라
오늘날 대만(중화민국) 북동부에 위치한 이란현(宜蘭縣)에서 사용되고있는 크리올임
이 이란 크리올은 대만 원주민 부족들 중 하나인 아타얄족(泰雅族, Atayal)의 언어와
대만일치시기때 건너온 일본어가 서로 언어 접촉하면서 생겨났다고 함
현재는 이란현 내에서도 난아오향(南澳縣)에서 3개 촌, 다퉁향(大同縣)의 1개 촌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함
난아오향, 다퉁향은 이란현 내에서도 산지원주민향이라고 하여 주로 대만 원주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임
이란 크리올 화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된 통계는 없지만
일본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네 마을의 인구 수가 약 3,200명이라 하는데
이들 마을 내부에서도 크리올을 사용하지 않는 동네나 이란 크리올을 구사하지 못하는 청년층까지 고려하면
아무리 많아야 화자 수는 3천 명 이하일거라고 추정하고 있음
표기 방식은 대만에서 통용되고 있는 아타얄어 라틴 문자 체계가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란 크리올 화자가 일상생활에서 이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함
이외에 아타얄어의 음소적 특징이나 그런 부분은 전공이나 관심 분야가 아니라 혹시라도 궁금한 제붕이는
일본어 위키백과에서 직접 찾아보기를 권해드림
그나마 알려줄만 한 건 /d/(치경파열음의 [d])는 아타얄어에는 없는 음소인지라
/d/의 속하는 어휘인 handay <반다이→테이블>, dare <누구>, denwa <전화>, daykong <무> 등 어휘들은 다 일본에서 유래했고
이 때문에 이 음소는 일본어에 영향을 받아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함
어휘 전반의 경우, 1964년 태생 남성들을 조사한 결과
일본어 기원 어휘가 65%, 아타얄어 기원 어휘가 25%, 중국어와 민남어 기원 어휘가 10%라고 했지만 오차가 있다고 함
한편 이란 크리올에서는 -suru(する)가 동사를 만드는 접사로서 이용되고 있다고 함 예를 들면
Kusisuru(梳かす, 빗다)
Yumesuru(夢を見る, 꿈을 꾸다)
Bakusuru(タバコを吸う, 담배를 피우다)
와 같이 명사에 부가해 동사화하기도 하며,
Tangkisuru(怒る, 화내다)
Kiluxsuru(温める, 따뜻하게 하다)
처럼 형용사에 붙어 동사화한다고 함
다만 일본어에서 -する가 독립된 의미를 가진 동사로 동명사에 부가해 運動する(운동하다), 研究する(연구하다) 같이
복합동사를 만들 수 있는 반면에, 이란 크리올에서는 -suru는 구속형태소(의존형태소)로 의미를 따로 갖지 않는다고 함
여튼 이란 크리올 내에서 복합어의 경우, 네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함
1. 아타얄어 유래 + 아타얄어 유래 (예: hopa-la'i)
2. 아타얄어 유래 + 일본어 유래 (예: hopa-tenki)
3. 일본어 유래 + 아타얄어 유래 (예: naka-lukus)
4. 일본어 유래 + 일본어 유래 (예: unme-zyoto)
한편, 어순에 있어서는 아타얄어가 VOS를 취하는 반면에, 이란 크리올은 일본어처럼 SOV를 취하고 있다고 함
이란 크리올 : are asita biyak kutansu-ru
일본어 : あの人は明日、豚を殺す。
해석 : 저 사람은 내일, 돼지를 죽인다.
1. are 3인칭 명사
2. asita 내일
3. biyak 돼지
4, kutan-suru 자르다-suru
이란 크리올 : wasi gohang tabe-n.
일본어 : 私はご飯を食べない。
해석 : 나는 밥을 먹지 않는다.
1. wasi 1인칭 주어
2. gohang 밥
3. tabe-n 먹다-부정
이란 크리올 : ima wasi pila moca-nay.
일본어 : 私は今、お金を持っていない。
해석 : 나는 지금, 돈을 갖고 있지 않다.
1. ima 지금
2. wasi 나는
3. pila 돈
4. moca-nay 가지다-부정
대충 이런 식으로 사용된다고 함
이외에 격표현이나 부정표현도 있는데 그 부분은 직접 일본어 위키백과나 다른 관련 자료에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