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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크리티크'에 관한, 「『크리티크 Critique』와 조르주 바타유의 비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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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란

본문 내 각주는 누락, 볼드체는 필자 강조.

 

 

 

 

 

조르주 바타유의 문학적 텍스트만 모아 편집한 『소설과 이야기들 Romans et récits』 플레이아드 판본에서 「저자 연보(Chronologie)」를 집필한 마리나 갈레티(Marina Galletti)가 『크리티크』 창간 준비 당시에 대해 서술한 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45년, 바타유는 쉔느 출판사(Editions du Chêne)의 창립자이자 사장인 모리스 지로디아스(Maurice Girodias)와 함께 17세기의 『주르날 데 사방 Journal des savants』에서 영감을 얻은 국제 잡지를 창간할 기획에 착수하며, 이 잡지에 『크리티카 Critica』라는 제목을 붙이는데, 이것이 차후 『크리티크 : 프랑스 국내외 출판물 일반 평론지 Critique : Revue générale des publications françaises et étrangères』로 확정된다. 이듬해인 1946년, 그는 『크리티크』 편집장 프레보(Prévost)를 비롯한 잡지 책임자들과 정치적 문제로 인해 갈등을 겪는다. “블랑쇼와 바타유는 ‘반공산주의적 입장은 유지하기 힘든 것’으로 여겼고, 프레보(Prévost)와 올리비에(Ollivier)는 자신들의 반공산주의적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었으며, 베유(Weil)는 공산주의에 매우 우호적인 입장”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바타유는 1946년 6월 첫 호 발행부터 자신의 사망 직전까지 『크리티크』를 이끌게 된다. 그는 이 잡지를 통해 “전후 프랑스를 지배하던 지식인들의 두 운동(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이 대결하고 있는 여건 속에서, 그리고 그가 속한 시대의 가장 첨예한 정치적 문제들, 즉 공산주의의 발전, 냉전, 마셜 플랜, 식민주의, 인종주의, 원자폭탄의 결과, 제3차 세계대전의 위협들이 산재하는 상황 속에서, 자기 성찰의 정수를 표현”하게 된다.


여기서 『크리티크』의 창간이 갖는 의미를 추려볼 수 있다. 우선, 잡지의 제목을 고민하는 과정은, 지식인들이 협력하여 잡지를 창간할 때 그 잡지가 필연적으로 지니게 될 정치ㆍ사회적 역할에 대해 바타유가 얼마나 의식하고 있었는지를 드러낸다. 바타유 전기 작가인 미셸 쉬리야(Michel Surya)는 처음에 제안되었던 제목인 ‘크리티카’와 관련하여 이렇게 상술한다. “바타유는 처음에 ‘크리티카’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와 외국의 출판물들과 책들에 대한 잡지에 대한 기획, 즉 이념들을 토론 붙일 장소에 대한 기획을 품고 있었다. 단, 그것들의 전달과 유통에 대한 비평을 경유하여. (이 단서가 중요하다. 『크리티크』는 ‘순수’ 이념과 창작의 장소가 아니라, 이념이 담긴 책들에 대한 비평적 해설들의 장소가 될 것이었다. 즉각적 참여의 개념은 그러므로 사전에 차단되었다.)” 여기서 쉬리야가 사용한 ‘참여(engagement)’라는 단어는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와 『문학이란 무엇인가』 시기의 사르트르가 말했던 바, 작가가 무엇인가 쓰기로 자유롭게 선택하여 수행된 창작 그 자체가 참여라는 의미를 명백히 지시하는 것이다. 바타유는 그러한 참여 행위, 즉 ‘행동(action)’으로서의 문학 창작들에 대한 작가 자신의 순수한 이념들이나 생각들을 직접 다룰 것을 거부하며, 차라리 그렇게 작가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표명되었을 이념들이 독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이해되거나 오해되고 소비되거나 재생산되는지에 주목한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티크』는 작품 자체에 대한 비평도 포함하지만, 그 작품을 대상으로 한 비평문에 대한 비평 역시 싣고 있으며, 바타유가 기고한 글 중 상당수가 실제로 그러한 ‘비평에 대한 비평’에 해당한다. 게다가 바타유는, 일관된 주제로 정식화된 체계를 갖춘 글이 아니라, 그저 비평가가 원하는 대로 읽고 떠오르는 대로 쓴 글을 게시하는 공간으로 『크리티크』를 구상하였으며, 그것을 잡지의 강령으로 사전에 명시하기도 하였다. “『크리티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출판되는 글과 저작물들에 대한 연구들을 출간할 것이다. 이 연구들은 단순한 서평 이상의 중요성을 지닌다. 이 연구들을 통해 『크리티크』는 문학 창작, 철학적 탐색, 역사적, 과학적, 정치적, 경제적 지식의 영역들에서 인간 정신의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가능한 한 가장 불완전한 하나의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담론의 영역도 한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들의 서평이 “가장 불완전한” 것임을 노골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이는 사실 바타유 자신의 글쓰기의 특징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바타유의 글은, 문학작품이 아닌 철학적 에세나 사회학, 인류학 등의 학문 영역을 거론하며 본인의 이론을 진술하는 글들이라 하더라도, 독자에게 내용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대신, 오히려 읽고 있는 독자에게 쓰고 있는 저자의 논지를 재구성 해달라고 끝없이 요구하는 듯하며, 학문적 글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바타유는 자기 비평의 특징들을 『크리티크』의 성격 규정에 고스란히 반영한 셈이다.


바타유의 방식이 잡지 창간에 반영되었음은 편집 위원회 참여 인원 구성에서도 드러나 있다. 쉬리야는, 『크리티크』를 기획할 때에야 비로소 바타유가 처음으로 잡지 발간을 통한 문인들의 ‘공동체(communauté)’ 성립을 향한 로망을 버렸다고 진단한다. 초현실주의로부터 축출되거나 피난 온 자들의 공동체였던 『도퀴망』이나, 희생제의에서 발산되는 것과 같은 신성을 직접 체험하고자 비밀스럽게 뜻을 모았던 이들과 발간했던 『아세팔』과는 달리, 『크리티크』는 애초부터 “부조화(disparité)”가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편집 위원회를 구성하는 사람 중 위에 인용한 연보에서 언급된 사람들의 면면들을 보면, 과거에 극우 노선 신문에 글을 투고하기도 했던 블랑쇼, 마르크스주의자 에릭 베유, 반마르크스주의자 피에르 프레보, 드골주의자 알베르 올리비에의 이름이 함께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유사한 ‘이념적’ 입장들을 갖지 않았”고, 그렇다 보니 『크리티크』는 “중도적인, 혹은 온건파의” 입장을 취하면서 “덜 정치적인(더 ‘문학적’이고, 더 철학적인)” 잡지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처럼 서로 다른 태도를 지닌 사람들로 팀을 구성함으로써, 하나의 이념(idéologie)이나 이상주의 혹은 관념론(idéalisme)에 수렴되기를 거부하는 것, 잡지가 직접적인 정치 참여 기능을 하는 대신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논의의 마당이 되는 것, 이것은 실천적 차원에서 어떤 목적에도 종속되지 않는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는 방식이자 반항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차지연, 「『크리티크 Critique』와 조르주 바타유의 비평 - 실존주의 비판을 중심으로」, 『불어불문학연구』128(2021), 99-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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