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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세계에 대한 담론(feat.만들어진 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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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반

0. 시작하기에 앞서서

세계란 하면 지구 전역을 지칭하는 말, 즉 지구 전체의 수많은 나라와 공간 등을 함유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허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부분은 오늘날의 세계는 15세기부터 점진적으로 확립된, '일체화 세계'라는 점이 그것이다.

이성시, 「만들어진 고대」에서는 역사학자 니시지마 사다오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니시지마는 지구 규모의 세계는 인류 발생 이래 처음부터 하나의 세계로서 기능한 것이 아닌, 이른바 '대항해시대'로 불리는 15~16세기의 국제적 교류를 거쳐 19세기 근대에 이르러 긴밀한 관계로서 형성된 것이라 말하였다.

그렇다면 그 이전까지의 세계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거나 없었던 것인가? 물론 아니다. 각기 지구라는 거대한 틀 아래 지중해 세계, 이슬람 세계, 동아시아 세계 등 여러 '세계'들이 일정한 지역 내에서 동시에 공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독자적 세계들은 그 나름의 공통성과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여 각 지역에서 전개된 역사의 자기 완결성을 인정했고, 이러한 자기 완결적 구조를 '세계'로 불렀다.

그렇다. 오늘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동아시아 세계가 가지고 있는 공통성과 완결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을 왜 이해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Ⅰ. 동아시아 세계란

동아시아 세계는 요컨대, 동아시아 문화권이라고 말해도 좋다. 니시지마는 이 동아시아 문화권이 한자 문화권과 동일한 구조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즉, '한자'라는 문자가 이 동아시아 세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공통적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반도, 일본 열도, 인도차이나 반도의 베트남 지역은 일찍히 교류 수단으로서 한자를 사용했고 이를 매개로 하여 유교, 율령, 한역 불교(한자를 통해 번역된 불교)와 같이 중국 대륙에서 기원된 문화들을 습득했다.

물론 오늘날 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베트남은 한자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의아할 수도 있다. 허나 한자를 한국어로 표기할지 언정, 우리 한국어의 어휘 70퍼센트는 한자어에서 유래되었다고들 한다. 물론 오늘날 공문서를 비롯해 한글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94년에 실시된 갑오개혁이었던 것도 인지하면 좋다. 그 이전까지 공적 문서는 모두 한자, 한문이 주류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에 쓰이는 어휘의 60퍼센트 이상이 한자어에서 유래되었음은 말할 것이 없다. 베트남어를 적는데 쓰이는 로마자 역시 가톨릭 포교의 목적으로 프랑스 선교사가 고안 및 도입한 17세기 말 무렵부터 쓰이기 시작, 20세기에야 로마자 표기가 보급되고 1945년 이후로 국어 표기로서 채택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조선과 동일한 형태로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여하튼, 이들 지역에서 한자가 수용되기 시작하면 그것에 그치지 않고 한자를 매개로 하여 중국의 문화, 제도, 사상을 배우게 되고 정치 제도로서의 유교와 율령, 한역 불경을 바탕으로 한 대승불교가 전파 수용되었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니시지마 사다오는 이러한 사실을 중시하여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들 지역을 동아시아 문화권 즉, '동아시아 세계'라고 규정했던 것이다.

II. 왜 이들 지역만 동아시아 문화가 수용되었을까?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궁금증이 생겼을지 모른다. "어째서?" 왜 중국 대륙과 밀접한 지리적 관계를 맺은 지역들 중에서도 한반도, 베트남, 일본 열도에서만 수용되고 동아시아 문화권 형성이 이루어졌을까에 대해 말이다.

통속적인 문명론에 따르면 고도의 문명이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길지 모른다. 또는 중국에서 기원된 이런 문화가 강력한 보편성을 지니고 있어 주변 여러 민족에게 수용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논하기엔 위 지역들만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동아시아 문화권의 공통점인 한자 수용에서부터 거부되거나 정착되지 못한 곳 또한 많기 때문이다.

가령 티베트족은 6세기 말부터 7세기 전반에 걸쳐 통일 왕국인 토번을 세웠다. 토번은 당에 유학생을 보내고 통치 기술과 문화를 흡수하는 한편 법률을 제정하는 등 제도 정비를 이어갔다. 허나 7세기 전반부터 티베트 고유의 문자가 사용됨에 따라 한자 사용의 명맥 역시 끊김은 물론 자체적인 문자를 이용해서 여러 대장경들을 직접 번역했다는 것이다. 위 지역들이 중국에서 습득한 불교들을 자국어로 번역하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였다.

이에 대해 니시지마는 동아시아 문화권이 형성되는 조건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인 정치 관계에 주목했다. 이는 중국 대륙에서 유래된 봉건제와 책봉 형태가 각 주변국 수장과의 관계를 맺는데까지 확대된 점을 의미했다. 특히 이 책봉 체제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책봉 체제를 뒷받침하는 정치 사상은 중화 사상과 왕화 사상이 있다. 중화 사상은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라는 의식이며, 중국을 중화, 주변 민족을 이적으로 하여금 화이를 분리했다. 다만 이러한 분리의 기준은 민족이나 국가 구조의 형태성에 기인되는 것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유교의 '예'라는 관념에 의거되었다.

왕화 사상은 중국의 천자는 덕을 갖추며, 그 덕화에 의해 이상적인 세계 질서가 실현된다고 하는 사상이다. 왕화 사상에 의해 위에서 말한 중화 사상으로 분리된 화이 질서가 재결합하는 것이 가능했다. 중국과 교통하는 여러 민족은 중국 천자가 지닌 덕을 사모하여 내조(신하로서 임금을 뵘)한다고 해석, 주변 민족이 이러한 덕에 미쳐짐에 따라 예를 모르는 주변 민족, 즉 이적들이 예를 따르게 됨으로서 지배 권역이 넓혀지게 된다.

이리하여 동아시아 문화권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책봉 관계와 합치됨으로서 그 형성에 있어서 책봉 체제라는 구조와 이를 지탱하는 정치 사상 없이는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바꿔 말해 동아시아 세계라는 것은 중국 천자와 주변 민족 수장 사이에서 형성된 정치 관계를 기반으로 하며, 한자를 비롯한 중국 문화의 전파는 이러한 정치 관계에 의거되어 실현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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