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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적갈색주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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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란

https://gall.dcinside.com/m/nazi/1687

 

 

 

적갈색주의의 개념과 기원

 

적갈색주의(Red-Brownism)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20세기 후반 유럽의 좌익과 우익의 정치사상적,전략적 연대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적색(공산주의)와 갈색(국가사회주의)의 혼합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언뜻 상반되는 듯 보이는 좌익과 우익 이데올로기의 융합은 실은 20세기 초부터 계속되어 왔던 것 같다. 일례로 20세기 초 프랑스의 주요한 (좌익)생디칼리스트 이론가였던 조르주 소렐은 맑스주의의 과학적,합리적 세계관에 대한 대안으로 대중을 추동하는 신화와 이미지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악시옹 프랑세즈 등의 우익 민족주의 단체와 접촉하곤 했었고, 반대로 (우익)군주제 민족주의자였던 조르주 발루아는 1911년 소렐의 이념과 아나키스트 조제프 프루동의 사상을 계승하는 '프루동서클'을 조직하기도 했다. 독일의 경우는 소련공산당원이었던 칼 라덱의 혁명전략으로 우익 민족주의자와 좌익 공산주의자 간의 연대가 실현되기도 했고, 그 연장선에서 '민족 볼셰비즘(National Bolshevism)'이라는 개념이 에른스트 니키쉬, 에른스트 윙거를 비롯한 보수혁명론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었던 사례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소련의 사례인데, 10월 혁명 이후 적백내전 당시 소련 정부는 백군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러시아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전략을 수립.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둬 13만에 이르는 적군의 장교 중 절반을 러시아 전통주의자들로 채우기도 했으며, 혁명 후 해외로 망명한 러시아 파시스트의 일부는 소련을 위대한 러시아제국의 부활로 평가하고, 스스로 친소파로 전향하기를 택한 자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이가 니콜라이 우스트리얄로프인데, 하얼빈에서 망명하던 파시스트였던 그는 소련의 친 러시아 민족주의 노선을 평가하여 조국으로 돌아갔지만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일제 부역자로 몰려 총살당한 비운의 인물이다.

 

 

 

2차 대전 이후의 적갈색동맹

 

서구 세계에서 이러한 적갈색동맹은 2차 대전 후 냉전질서가 강화되며 일시적인 정체기를 맞게 되는데, 아무리 소련이 러시아 민족주의를 고취한들 유럽 우익의 대다수는 철저한 반공주의자였고, 그 맥락에서 소련과 손을 잡기보다는 자본주의자들과 연대해 공산주의에 맞서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주의에 단호히 반대하며 소련과도 손을 잡을 것을 주장하는 이들이 등장했으니, 하나는 미국의 변호사였던 프란시스 파커 요키, 또 한 사람은 그의 영향을 받은 유럽주의 운동가 장 티리아르였다. 미국과 소련이 양분한 냉전질서를 극복하고 통일 유럽을 건설할 것을 주장했던 이들은 모두 소련에 비판적인 입장이었지만, 그럼에도 소련과 동구권이 유럽해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보았고, 이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장 티리아르의 경우는 혁명을 위한 전략으로 레닌의 전위당 이론을 수용하는 한 편, 맑스주의를 부정하되 공산주의는 수용하는 전략을 사용해 좌익들을 유혹했는데, 그 대안으로 그가 제시한 것이 '유럽 공산주의(Europe Communism)'의 개념이었다. 장 티리아르와 마찬가지로 체제타도를 위한 좌우익 연대를 지향했던 이탈리아의 지식인 프랑코 프레다 역시도 비슷한 맥락에서 공산주의를 내세웠는데, 그의 공산주의 이론은 맑스주의가 아닌 플라톤주의에 기초한 것으로, 고대 그리스의 스파르타 체제를 그 모델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들의 좌우익 통합 전략은 유럽 우익의 지상과제였던 유럽통일을 위한 전략인 동시에, 60년대 대두하던 좌익 운동세력을 자신의 헤게모니로 흡수하기 위한 나름의 고민의 산물이기도 했다. 이러한 유럽 민족주의자들의 시도를 두고 언론은 '나치 마오주의(Nazi-Maoism)'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60년대는 좌익 학생운동의 대두와 함께 제3세계주의가 본격적으로 발흥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세계 곳곳에서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비판하며 자기 국가, 민족의 독자적 발전을 모색하는 시도들이 발생했고, 유럽 민족주의자들은 이를 유대 자본주의 체제를 타파할 또 하나의 기회로 여겼다. 그들이 좌익인지, 혹은 공산주의자인지, 이슬람교도인지는 부차적인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들은 이집트와 이라크, 리비아는 물론이고 쿠바와 루마니아의 사회주의 체제와 이란의 이슬람 정권에도 지지를 보냈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80년대를 거쳐 소련은 쇠퇴했으며, 소련의 지원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던 제3세계 역시도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 1991년의 소련 붕괴는 아이러니하게도 유럽 민족주의자들에게 또다른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의 적갈색주의

 

소련 해체 이후 시작된 옐친 정권의 자유화는,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억눌려있던 정치 극단주의의 분출을 가능하게 했다. '팜야트', '러시아 민족단결'과 같은 네오나치스 성향의 단체들이 조직되는 한편으로, 1993년에는 소련의 복원을 주장하는 러시아 공산당이 창당되기도 했다. 한쪽은 반공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웠고, 다른쪽은 맑스-레닌주의를 대안으로 주장하는 정반대의 노선을 제시했지만, 이 둘은 러시아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제국 러시아를 복원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일치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 두 이념의 통합을 주장했던 세력이 있었으니, 1993년에 창당된 민족 볼셰비키당이 그것이었다. 이 당의 주요 이론가로 활동했던 철학자가 바로 알렉산드르 두긴인데, 그는 소련 시대부터 율리우스 에볼라 - 르네 게농 등의 전통주의 사상가들을 연구하는 한 편으로, 장 티리아르, 알랭 드 브누아와 같은 유럽의 우익 세력과 접촉하고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에게 있어 볼셰비즘과 파시즘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써 동등하게 고려될 가치가 있는 대상이었다. 두긴은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전선에서 볼셰비키와 파시스트라는 두 '열린 사회의 적들'이 단결해야만 하며, 이는 분명히 가능하다고 믿었다. 이러한 좌우의 동맹을 통해 그가 성취하려는 것은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유라시아 제국의 건설이었다. '신 유라시아주의'라 불리기도 하는 그의 이념은 훗날 푸틴 정권의 이데올로기적 기초가 되기도 한다. 두긴이 푸틴 정권의 정치적 행보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서구 미디어는 그를 '푸틴의 뇌', '현대 러시아의 라스푸틴'이라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미국의 대안 우파, 백인 민족주의자들에게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미국 대안우파의 지도적 인물인 리처드 스펜서의 부인은 두긴의 제자이다.) 여전히 활발한 강연과 저술활동으로 유럽 전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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