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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운동에 대한 비판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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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Osamu Dazai.jpg

한국에서는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단순한 사회주의(정확히는 전체주의) 진영 vs 자본주의 진영(민주주의)의 구도로 몰고가는 일이 잦은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홍콩 민주화운동은 이런 구도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홍콩 외적인 면에서 보자면 홍콩 민주파와 중국의 대결은 미국으로 대표되는 민주진영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친중 진영의 패권 싸움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봤을때는 빈부격차에 대항하려는 면모가 강하다. 일례로 들어보마녀 홍콩 중문대의 설문조사에서 홍콩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60.8%가 20대였다(26.9% 20~24세, 22.1% 25~29세, 11.8% 19세 이하). 다른 모든 세대를 합친것보다도 20대와 10대를 합친 시위대의 수가 압도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가 빈부격차의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특히나 10대와 20대들은 경제 면에서 영향을 받는게 많으니까 말이다. 물론 영미권의 10대와 20대들의 리버럴 성향이 강하긴 하지만, 최소한 영국이나 미국엣도 30대나 40대들의 5~60%정도는 진보 성향이다. 홍콩에서만 이렇게나 압도적인 수치로 10대와 20대들이 앞섰다는건 그만큼이나 홍콩 내 사태가 경제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해석하는게 옳을 것이다.

 

나의 뇌피셜이 아니라 <홍콩의 토지와 지배계급> (2011년)의 저자 앨리스 푼(Alice Poon) 역시 2019년 홍콩 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은 홍콩의 불합리한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홍콩을 통치하면서, 홍콩 카이탁 공항 인근의 작은 성(구룡 채성)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영국 정부의 재산으로 국유화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스템 화에서 토지 공개념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이었고 따라서 영국 정부와 중국 정부는 수십년간 홍콩의 땅을 민간에게 사고 파는게 아니라 임대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정책을 이행해왔다. 문제는 홍콩이 발전됨에 따라, 땅을 임대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홍콩의 면적은 좁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경매"의 방식으로 홍콩의 땅을 부동산 업자들에게 넘겨줬고, 이에 따라 경매액이 대폭발하면서 동시에 집값도 대폭발했다. 홍콩은 1,000km2밖에 안되는 땅에 무려 800만의 시민들이 살아가는 땅이다. 사람 살곳도 좁은데, 땅값은 너무 높아서 청년층이 도저히 집을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홍콩의 청년들은 닭장과 같은 침대만 빌려서 자거나, 그마저도 없을 시 24시간 편의점이나 맥도날드에서 노숙하는 일이 잦다(Vox media의 홍콩 집값편 참조).

 

하지만 부동산 문제만으로는 홍콩의 시위를 설명하기 어렵다. 진짜 원인은 홍콩 고학력자들의 고민이다. 앞서 말한 홍콩 중문대의 조사에서, 홍콩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중 무려 80% 이상이 대학 교육을 받은 고학력자로 드러났다. 하지만 홍콩의 평균적인 대학 진학률은 15%~20%정도로 독일과 더불어서 선진국 최하위를 기록한다. 이는 홍콩의 대학교가 8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대학교가 약 100만명의 시민들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비교하자면 홍콩보다 인구가 200만명정도 더 많은 서울은 대학 수가 48개이다). 2010년대 후반에 20%에서 37.5%로 증가하긴 했으나 이 역시 매우 낮은 수치이다. 즉 홍콩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들은 극소수의 엘리트이지 전반적인 홍콩 대중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2019년 홍콩 구의회 선거 결과는 뭐냐고 할 수 있는데, 실질적으로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민주파 및 본토파가 홍콩 시민 전체에서 얻은 득표율은 22%정도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선거가 아니라, 시위 중간에 치뤄져서 친중파에 대한 심판 분위기가 극에 달한 시점이었음에도 민주파가 홍콩 시민 전체에서 25%의 지지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홍콩의 대학졸업자와 일반 사무원 월급 차이를 알아야한다. 2017년 <홍콩 수요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는 전세계적으로 최대 수준으로, 대졸자가 일반 사무원에 비해 80%나 많은 월급을 챙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홍콩과기대 졸업자의 초봉이 250~300만원 정도인데 반해, 일반 사무원의 초봉은 135~160만원 정도이다. 더군다나 홍콩의 최저시급은 약 6,000원으로, 이 경우에는 한달 내내 8시간 일해야 겨우 135만원이 나온다. 참고로 홍콩의 3.5평(35평 아님)의 집값이 평균 2억 5천만원이고 월세는 135만원이며, 이는 홍콩에서 대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은 집을 사는건(매매의 개념) 커녕 사는것(거주의 개념)조차 불가능함을 뜻한다.

 

이게 무엇을 뜻하냐면 결국 홍콩 시위를 주도하는 계층은, 그래도 현 체제 내에서 어느정도 희망이라도 있는 대졸자이지 공산화가 되던 민주주의를 지키던 지금도 죽어나가는 일반 홍콩 시민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홍콩과 중국이 통합된다면 영미권과 단절되고 인권도 빼앗길 고학력자들이 주로 피해를 보겠지만, 오히려 일반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바로 위에 있는 도시 선전시는 등소평의 집권 이전에는 소득이 200불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만 1천불로 홍콩의 4만 5천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보다 조금 더 위에 있는 광저우 역시 2만 5천불이다. 점차적으로 경제적인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홍콩과 달리(모택동 시대에 홍콩은 중국 전체 GDP의 25%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1%대이다), 중국 본토는 미국의 제재 이후 약간 주춤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어마어마한 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뤄가고 있으며 집값도 홍콩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이 때문에 어느정도 여력이 되는 진짜 부자들은 선전이나 광저우와 같은 중국 본토에 가서 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다른말로 하자면, 홍콩 시위를 주도해야할 초고학력자들과 사회지도층들은 오히려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홍콩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류층은 민주화가 되던, 공산화가 되던 알바가 아닌 사람들이다. 민주화가 되든 공산화가 되든 집값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차라리 중국과 빨리 하나가 되어 중국 정부가 살인적인 집값을 안정시켜주고 자신들도 중국 본토로 쉽게 이사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 중간에 어중간하게 끼이게 된, 학력은 높은데 빈곤한 20대 대졸자들이다. 홍콩 경제의 7~80%는 윗동네 선전으로 출퇴근하는 중국 자본가들이 잡고 있고, 인구의 7~80%는 중국과 합병되면 오히려 더 좋아할 거지나 다름 없는 고졸 극빈층들이다. 나머지 20%, 즉 홍콩이 공산화되면 인권과 민주주의, 자본, 미래 모두를 빼앗길 대학생들과 고학력자 출신의 빈곤층들이 아무리 목소리가 커봤자 주목하는건 자기 멋대로 상황을 과장하는데 맛들린(2015년 유럽 난민 사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마녀사냥 등등등) 서구 진보 언론들일 뿐이고 대다수의 홍콩 시민들은 관심이 없는 그런 상황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2019년 구의회 선거에서 민주파는 표면적으로는 압승을 거뒀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체 시민의 23%의 지지를 받았을 뿐이며, 역설적으로 홍콩에서 아무리 시위가 크게 일어나봤자 중국에 반대하는 여론은 20%정도에 불과하다는게 중국 정부에 까발려졌기에 중국이 더욱 용기를 내에 홍콩 민주주의 분쇄에 나선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초반부터 홍콩 민주화 시위는 승리할 가능성이 단 1도 없었던 항쟁이었다. 홍콩 민주 시민들이 자신의 인권을 소중히하려는 그 용기에 대해서는 칭찬하겠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것에 대한 문제는 언제나 인권과 같은 추상적인 가치보다 더 많은 민중들에게 있어서 공감을 얻는 법이다. 차라리 중국에 합병되는게 나은 수준으로 국가 경제를 망쳐놓은 중국 정부를 욕할 수는 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때 홍콩 시위가 그다지 이상적인 시위는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줄 요약

1. 홍콩에서 잘사는 사람들은 중국과 합병되서 더 넓은 시장에서 활약하는걸 바란다.

2. 홍콩에서 못사는 사람들은 중국과 합병되는 말든 못사는건 똑같기 때문에 차라리 더 크고 발전하는 나라에서 살길 바란다.

3. 그렇기 때문에 홍콩 시위는 그 확장성에 있어서 근본적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었고 필패할 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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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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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ㅇㅇ
    ㅇㅇ
    내댓글
    2022.01.11
    좋은 글
  • 모니터링
    2022.01.11
    개추 근데 서구적인(민주적인) 시각으로보면 자유민주주의 대 중화패권주의가 맞아서 외국에서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함
  • 모니터링
    모니터링
    2022.01.11
    @모니터링 님에게 보내는 답글
    +정보게니까 반박환영 빼는거 추천드림 어차피 댓글에 사람들이 알아서 댓글 쓸거에여
  • 모니터링
    공산1968
    작성자
    2022.01.11
    @모니터링 님에게 보내는 답글
    나도 홍콩 시위 자체는 지지하는데(그야 자유지상주의자니까 당연) 언론들이 지나치게 본질을 가리고 왜곡하는데 있지 않나 함 난 홍콩이 민주화되더라도 집값 문제는 해결되어야 진짜 민주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라
  • AJIN
    2022.01.11
    글 잘봤습니다, 근데 홍콩 시위의 주된 본질(자유·인권에 대한 요구)에 대한 비판이 아닌, '현실적인 근거로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라는 내용이면 "비판적 관점" 보다는 "비관적 관점"이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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