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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청렴도에 대한 진실을 알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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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다자이 오사무 아이시테루.png.jpg

 

싱가포르를 설명할 때는 중국 화교들을 빼놓을 수 없다. 보통 우리들은 싱가포르를 베트남이나 태국과 같은 동남아시아의 열대 기후 국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싱가포르는 전세계 국가를 통틀어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중국인들의 인구 비율이 높은 국가이다. 싱가포르라는 이름이 생기기 이전 싱가포르의 이름은 씽저우(星州 / 성주)였다. 씽저우는 영국의 해협식민지였을때부터 동남아의 경제적 중심지였기에, 수많은 화교들이 모여 살던 일종의 차이나타운이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말레이인들은 탐욕스러운 중국인들이 말레이시아의 모든 부를 빨아들일것을 우려했고, 이는 씽저우가 결국 말레이시아로부터 "강제 독립"되는 계기가 되었다.


씽저우의 초대 총리였던 리콴유는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건물 몇개를 빼고는 아무것도 없는, 서울만한 모래섬에 버려진 씽저우가 중국의 일부분이어서는 전혀 발전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는 중국의 공산주의, 돈만 아는 벌레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기존에 사용되던 중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와 말레이어 등을 공용어로 추가했고, 씽저우라는 중국식 이름을 싱가포르라는 동남아식 이름으로 바꿨다. 이렇듯 중국과 싱가포르를 분리시켜내려는 리콴유의 철저한 "이미지 메이킹"은 싱가포르의 국제적 인식을 동남아시아의 차이나타운에서, 깨끗하고 발전된 도시국가로 바꾸는데 성공하였다. 즉, 싱가포르라는 국가의 정체성은 오랜 세월을 두고 형성된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싱가포르의 "만들어진 정체성"은 싱가포르의 정치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싱가포르는 겉으로는 서구화된 민주주의 국가지만, 실제로는 리콴유와 그의 아들 리셴룽이 80년에 가까운 세습 독재를 펼치고 있는 일당제 국가이다. 하지만 "만들어진 이미지"의 대표격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싱가포르의 높은 청렴성이다.


1940년대, 싱가포르는 공무원들이 가장 깨끗한 것으로 유명한 지금과는 반대로, 대영제국의 모든 식민지들을 통틀어 가장 안좋은 것으로 유명했다. 영국에서 싱가포르가 막 독립한 1950년, 경찰에서 단속하던 마약이 봉지가 아니라 박스채로 사라진 사건이 있었고, 싱가포르 전체는 충격에 빠졌다. 더군다나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는 국민당이 부정부패로 민심을 잃어, 중국 공산당에 내쫓겨 대만으로 도망간 사건도 있었다. 리콴유는 이런 일련의 사건에서 싱가포르의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1960년 경찰과는 별도로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검사하는 조직과 법률을 대대적으로 개편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싱가포르 탐관오리조사국(탐오조사국)"의 설립 배경이다(조직 자체는 1952년 설립이나, 현재와 같은 기능을 갖춘건 리콴유의 총리 당선인 1959년 이후이다).


탐오조사국은 싱가포르 정부의 경찰이나 사법부와는 독립된 조직이다. 그러면서도 부패 수사에 대한 권한은 그 어느 조직보다도 강력하다. 조직은 총 두가지로 부정부패를 나누어서 수사하는데, 하나는 공공 부분의 부정부패이고 또 하나는 민간 부분의 부정부패이다. 그중에서는 공공 부분의 부정부패에 대한 예방이 매우 강력하다. 모든 공직자는 매년 자신의 재산 내역을 일일히 신고해야하고, 일정 이상의 재산을 소유할 수 없다. 공직자는 어떠한 공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단 한푼도 받을 수 없고, 선물을 받았을 때에도 이를 신고해야하며 이를 맡겨두는 정부 부처에 돈을 지불해야 그 선물을 가져갈 수 있다. 또한 수상한 부채가 생기지 않도록, 매년 자신의 부채 상황을 보고해야한다. 리콴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행정 조직 자체를 개편하여 불필요한 절차들을 모두 없애버려, 관료주의 시스템 하에서의 일말의 부정부패가 일어나는 것을 전부 차단해버렸다.


법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속 바뀌어온 것 역시 주목할만한 일이다. 1960년 2월 처음으로 탐오조사국이 개편되었을때, 그 대상은 오직 뇌물 수수에서만 국한되었다. 하지만 1966년 법을 개정해 뇌물 수수 뿐만 아니라 분식 회계, 횡령, 수수 제공 등 모든 종류의 부정부패를 처벌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고도 싱가포르의 부정부패 청산이 완벽하지 않다고 느낀 리콴유는 1977년 뇌물을 받을 경우 징역 5년형에 벌금 5,000 싱가포르 달러를 매기도록 하였고 1981년에는 형벌을 강화함과 동시에 부정부패로 얻은 수익을 모두 싱가포르의 국고로 환원하게 했다. 1990년에는 처벌 대상을 공무원에서 외교관으로까지 넓혔고, 1999년에는 부패 공직자가 사망하더라도 부정하게 얻은 돈을 압류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공직자가 부정부패를 할 마음이 들지 않도록 꾸준히 공무원들의 봉급을 올렸는데, 그 결과 싱가포르는 현재 전세계에서 3번째로 공무원들의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짖는 개 보호법제"를 만들어, 비리를 폭로한 공무원을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게 했고 한편으로는 무고죄 역시 만들어 없는 사실을 폭로한 사람은 끝까지 추격해 무거운 벌금을 매기게 만들었다.


그 결과 1940년대, 대영제국 전체에서 가장 부패한 식민지였던 싱가포르는 2020년대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국가가 되었다. 2018년 싱가포르의 부패인식지수는 85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덴마크와 뉴질랜드에 이은 세계 3위의 수준이다(스위스, 스웨덴, 핀란드와 함께 공동 3위). 동시에 서구권을 제외한 모든 국가중에서 가장 높기도 하다. 한국이 57점, 총 45위에 머물러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일이다. 싱가포르가 이토록 높은 청렴도를 기록한데에는 탐오조사국의 철저한 부정부패 검사 시스템과, 그 시스템이 녹슬지 않도록 바쁘게 개정되어온 부정부패 처벌법의 역사가 있었다.


그러나 이 글의 주제는 싱가포르를 예찬하는 글이 아니다. 싱가포르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이 부정부패와 관련된 문제이다.


과거 정주영 회장은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정경유착이 적고 부정부패가 없어서, 그냥 일만 하면 되어서 편했다"라고 한적이 있다. 국제적으로도, 싱가포르는 정경유착이 매우 적은 국가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가 2016년 정경유착 지수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정경유착이 가장 높은 국가 5위에 해당되었다. 이는 세계 최악의 부패 국가인 이탈리아보다도 더 높은 수치이다. 그러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정경유착이 없는데, 실제로는 정경유착이 있는" 국가가 싱가포르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왜냐하면 정치와 경제는 이미 하나이기 때문에 유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전세계적으로 국영 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싱가포르의 경제는 기본적으로는 시장 자본주의이지만, 국영 기업의 비율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이나 중국보다도 더 높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싱가포르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때는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하고, 전화기를 사용할때는 한국의 3대 통신사에 해당하는 싱텔을 이용하며, 돈을 맡길 때에는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을 이용하고 부동산은 싱가포르 캐피털랜드를 이용한다. 앞서 언급된 4개 기업은, 싱가포르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국영기업"이다. 그것도 규모가 작지 않다. 2018년 기준으로, DBS는 싱가포르의 모든 기업중 시가 총액이 1위이며 싱텔은 그 뒤를 잇는 2위이다.


공식적으로 DBS와 싱가포르 항공, 싱텔은 "민영기업"이다. 단지 싱가포르 정부가 지분을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있을 뿐이다. 싱가포르에는 "테마섹 홀딩스"라는 기업이 있다. 테마섹의 주요 주주는 싱가포르 정부로, 정부가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테마섹은 "투자"라는 명목 하에 싱가포르의 주요 기업의 지분들을 사들였다. 대표적인 회사가 앞서 언급했던 DBS, 싱가포르 항공, 싱텔, 싱가포르 캐피털랜드이다. 그래서 이들은 민영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영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싱가포르 정부, 그러니까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 싱가포르를 지배하고 있는 리씨 일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테마섹 홀딩스의 현 CEO는 호칭인데, 이 사람은 리셴룽의 부인이다. 게다가 통신사 "싱텔"의 경우,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최고 경영자가 "리셴양"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은 다름 아닌 초대 총리 리콴유의 아들이자, 현 총리 리셴룽의 남동생이다. 싱가포르의 거의 모든 기업이 하나의 정부, 하나의 가문에 의해 통치받고 있다. 이들은 명목상 "공직자"가 아니라 "사업가"이다. 싱가포르에서 탐오조사국이 조사하는 대상이 민간인 기업가가 안들어가는건 아니지만, 공직자에 비해서는 훨씬 약한 강도로만 조사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탐오조사국의 조사에서 국영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사업가" 리씨 일가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조사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합법이라는 방패 뒤에 숨은 편법을 이용하고 있다.


로비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이 부분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사실 싱가포르에서 정치인들을 뇌물수수하는건 철저하게 합법이다. 뇌물을 수수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지만, 우리가 보통 "뇌물 수수"라고 여기는게 "뇌물 수수"라고 법제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법에는 민간 기업이 싱가포르의 공직자에게 돈을 건내는 행위, 그러니까 "로비"라는 것을 어떻게 처벌할지는 전혀 명시되어있지 않다. 단지 "얼마 이상을 받으면 처벌, 돈을 받았는데 신고를 안하면 처벌"이라고 명시되어있을 뿐이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돈을 받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는 한국에서 "뇌물 수수"라고 부르는 행위들이 일상적으로 이뤄진다. 앞서서 "싱가포르의 공직자들은 돈을 받을 수 없고 선물을 받으면 이를 신고한 다음 돈을 내야 받아갈 수 있다"라는 법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 법을 이용해 뇌물 수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가령, 한 기업가가 정치인에게 한화로 약 5억원 정도(싱가포르 내에서 "선물"할 수 있는 돈의 한계 액수)의 돈을 "선물"하면, 기업가는 이를 싱가포르 정부 및 탐오조사국에 "신고"하고, 몇백~몇천만원 정도만을 내고 돈을 가져간다. 한국에서는 이를 "뇌물 수수"라고 부르지만, 싱가포르에서는 그 내역이 모두 공개되어있고 부패 방지법에 걸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부정부패가 아니다.


이것이 실제 입법이나 정치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는것이 적지 않다. 2020년 싱가포르 법원은 법령 377A를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377A는 동성간의 성교를 금지하는 법안으로, 국제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온 법이었다. 따라서 2020년의 판결과 더불어 몇번이나 폐지 시도가 이뤄졌지만, 싱가포르 법원에서는 이를 모조리 기각했다. 왜냐하면 싱가포르 내 기독교 단체가 "합법적"으로 "돈"을 법원에 "선물"하였기 때문이다. 법원은 그저 동성애에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에게 선의의 선물을 받았을 뿐이지, 절대로 부정부패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부패하지 않았지만 부패한 이런 싱가포르의 모순적인 체제가 밖으로 알려지면 전혀 좋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싱가포르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자신들의 이미지인 "깨끗하고 청렴한 선진국"를 유지하기 위해 두가지의 노력을 하였다.


하나는 무력에 의한 정보 차단이다. 싱가포르는 유례가 없는 인터넷 통제를 시행하는 국가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겉으로는 "싱가포르의 아동들에게 유해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몇몇 웹사이트들을 차단하고 있다. 그 아동에게 유해한 사이트에는 음란물 사이트도 포함되지만, 정치적인 토론을 나눌 수 있는 모든 곳들도 포함된다. 2001년에는 정치 커뮤니티인 "신터콤"이 정부와 마찰을 겪은 끝에 문을 닫았고, 2005년에는 대학원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싱가포르의 일당독재 체제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블로그를 폐쇄당한 일도 있었다. 언론 역시 상당한 문제인데, 싱가포르의 언론 자유지수는 160위로 세계 최저의 수준이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언론들이 정치적인 뉴스를 싣는 것이 거의 금지되어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조중동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인신공격성 정부 비판은 커녕, 합리적인 비판마저 전부 차단된다. 이를 통해 싱가포르 정부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경유착과 뇌물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 상황 자체를 차단했고, 자국민들조차 자국의 심각한 부패 상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싱가포르가 대외적으로 깨끗한 이미지인건, 더러운 뉴스가 알려지지 않아서이지 실제로 깨끗해서가 아니라는 말이다.


또다른 하나는 자신들의 대외 이미지를 통한 왜곡이다. 이 경우는 싱가포르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알아서 해결된다. 내가 이 글을 쓰면서 몇가지의 외신과 한국 언론들을 참조했는데, 거의 모두가 싱가포르를 옹호하는 글이었다. 앞선 언론 탄압글은 한국 기사(오마이뉴스)에서 자료를 찾은 것이지만, 다른 모든 싱가포르를 다룬 한국 기사들은 이런 정경 유착과 합법적인 비리를 비판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효율적이고 선진적인 제도라며 칭찬하고 있었다. "싱가포르는 정부가 테마섹을 통해 주요 기업들을 통제하는데, 이를 통해 더욱 효율적인 투자도 가능하고 정경유착의 가능성을 막는다" "싱가포르에서는 시민 단체나 기업이 정부에게 돈을 주는 것이 합법이며, 이 과정은 모두 엄격한 감시 하에 운용되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 집단이 자신의 요구를 더 잘 반영하고 은밀한 비리를 막는데 도움을 준다"와 같은 논조이다. 정경유착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가 한몸인 수준의 심각한 정경유착, 비리의 합법화와 같은 매우 중대한 문제들을 이들이 모르는게 아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깨끗한 선진국이다"라는 보편적인 인식에서 더이상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오히려 싱가포르의 장점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즉, 싱가포르 정부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포장하면서 자신들의 어두운 면까지 긍정적인 면으로 알아서 꾸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청렴하고 깨끗한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는 잘 알지만, 그 얇은 포장지 뒤에 숨겨져있는 부패와 정경유착이 일상적인 씽저우는 잘 알지 못한다.

 

(아직 글을 다듬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소 난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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