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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2022년 프랑스 정치 상황, 대선 판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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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1968

나카하라 츄야.jpg

 

다른곳에 쓰기 위한 글을 이곳으로 옮겨놓은 것이고, 아직 첨삭도 덜 된 글이기 때문에 재미로만 읽어주시면 좋겠다.

내가 프랑스 정치에 관심이 없다보니 그야말로 개괄적인 면만 쓰여있어서, 전문적이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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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51%의 득표를 받아 대통령이 된 프랑수아 올랑드는 이슬람 난민 위기와 샤를리 엡도 총기 난사 사건 등의 위기 상황에서 각종 무능한 대처를 연발하며 지지율을 잃었다. 하지만 좌파 성향이었던 올랑드의 반대파, 즉 프랑스의 우파 세력 역시 무능한데다가 인기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이유로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기존 정치계에서 비주류 정당이었던 극우파 "국민 전선", 극좌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그리고 중도파 "앙 마르슈"(프랑스 전진당)가 두각을 보였다. 이중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한 것은 정치적 극단파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의 표심을 폭 넓게 사로잡은 에마뉘엘 마크롱의 앙 마르슈였다. 그렇게 2017년 대선에서 마크롱은 67%의 지지를 얻어 프랑스의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단지 극우와 극좌를 막자는 이유만으로 대통령이 되었던 마크롱은 국정 경험이 부족하였고, 따라서 여러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2018년, 서민들의 생계와 직결되어있던 유류세(기름 세금)를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인상하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노란 조끼 운동). 이로 인하여 마크롱 정부의 지지율은 18%까지 떨어졌고 마크롱은 위기에 처하였다. 2019년에는 연금을 인하하는 정책을 발표했다가 전국민적인 반발에 직면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패스 법률을 제정하면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을 괴롭히겠다"라고 발언하였다가 또다시 시위를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각종 논란들 때문에 2020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앙마르슈가 주요 대도시의 시장직을 단 하나도 차지하지 못하는 대참패를 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개인에 대한 재선 여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마크롱이 아니면 선택지는 공산주의의 부활을 외치는 극좌파나 나치의 부활을 외치는 극우파밖에 없다는 중도 성향 시민들의 현실적인 고민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는 이 이유 때문에 58% 정도의 유권자들이 아예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란 조끼 운동이 시간이 흐를수록 지나치게 극좌와 극우 중심의 시위로 흘러갔고, 폭력 시위의 양상을 띈 것 역시 마크롱이 현실적인 차악일 수 밖에 없다는 인상을 프랑스인들에게 심어줬다. "아무리 마크롱이 싫어도 극우, 극좌보단 낫다"라는 생각 때문에 마크롱은 각종 실책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30%대의 지지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야권의 실책 역시 마크롱의 높은 지지율을 만들어준 원인이다. 프랑스의 전통적인 정치 구도는 보수주의 중도우파(공화당)와 사회주의 중도좌파(사회당)였다. 문제는 이 두 정치 세력이 2017년 대선에서의 몰락 이후 재기를 좀처럼 못했다는 점이다.

 

우선 중도우파 세력의 경우, 2017년 대선에서 극우파가 약 33%정도의 득표를 하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극우적인 정책을 표방하면 표를 늘릴 수 있다는 오판을 하였다. 2017년 정계를 은퇴한 니콜라 사르코지 前 대통령을 대신하여 프랑스 중도우파 세력을 이끌게 된 로랑 보키에는 테러 방지를 위한 시민 자유 침해를 옹호하고, 보호 무역을 강화하고, 가톨릭을 프랑스의 국교로 지정하며(참고로 이때 프랑스에서는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가톨릭에 대한 여론이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무슬림 난민들을 추방한다는 극우나 다름 없는 정책을 주장하며 그야말로 자살 행위나 다름 없는 폭탄과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프랑스 공화당의 중도우파들은 극우가 된 공화당을 떠나 마크롱을 지지하였고, 극우파들은 공화당이나 극우파 정당인 국민연합(앞서 언급한 "국민전선"이 이름을 바꾼 당명이다)이나 다를바가 없었으므로 국민연합을 지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 2019년 유럽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은 녹색당에도 밀리는 결과를 받으며 창당 역사상 최악의 대참패를 당하였다.

 

중도좌파 세력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였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점은 중도좌파를 이끌만한 역량이 있는 정치인들이 대부분 정계를 은퇴하거나 각종 논란으로 몰락했다는 것이었다. 단적으로 보자면 사회당 출신의 올랑드가 대통령을 하였을때 총리직을 맡았던 마뉘엘 발스는 뜬금 없이 프랑스를 떠나, 스페인에서 정치 활동을 하였고(그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이중국적자였다) 이는 프랑스 국민 전체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2017년 대선에서 사회당의 후보로 출마하였던 브누아 아몽 역시 사회당을 비판하며 사회당을 탈당한 이후 신당인 "운동세대"를 창당하기에 이른다. 프랑스 중도우파 세력은 지도부가 거듭된 오판을 하여 세력을 몰락시켰다면, 프랑스 중도좌파 세력은 그야말로 지도부가 없어서 몰락할 여력조차 없었다.

 

좌파에서 대안을 창출하려는 시도는 여러번 있었다.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녹색당이 12%정도를 득표하며 대안으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녹색당은 기성 정당도 아니었고 기본적으로 폭 넓은 의제가 아니라 환경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었던만큼 그 한계가 명확했다. 그 다음해인 2020년에는 파리의 시장 안 이달고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역시 마찬가지로 한계에 직면하였는데, 안 이달고가 파리 시정을 맡으며 벌였던 여러가지 실책이 부각되며 지지율이 폭락한 것이다. 안 이달고는 "숨쉬는 파리"라는 생태 도시 프로젝트를 제시했는데, 이 정책은 겉보기에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며 안 이달고의 초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파리 내에서 자동차를 추방하는 정책이, 시 외곽에서 어마어마한 교통정체를 일으키며 실질적으로 파리의 대기 환경을 악화시켰다는 비판 여론이 부각되면서 지지율은 그에 비례해 폭락하였다.

 

한편 극우와 극좌파 내에서도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우선 극우파의 경우, 여성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은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전체 득표수 1위를 기록하며 잘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극우의 성장에 두려움을 느낀 유권자들이 국민연합을 견제하는데 주력하면서, 2020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연합은 자당이 보유한 지역 의회 의원의 거의 절반을 잃는 패배를 당했다. 이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 당수에 대한 리더십 악화를 불러 일으켰고, 결국 프랑스의 보수 일간지인 <피가로>의 논설위원이었던 에릭 제무르가 르펜을 비판하며 대선 출마를 시사하여 극우 진영이 두조각나는 원인이 된다. 에릭 제무르는 이미 2014년 <프랑스의 자살>, 2018년 <프랑스의 운명>이라는 두권의 베스트 셀러로 인기를 얻은 극우 셀럽이었기 때문에 에릭 제무르의 출마는 르펜에게 있어서 치명타였다. 이렇게 극우파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에릭 제무르와 마린 르펜이라는 두 거물의 싸움으로 인해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극좌파 세력은 중도좌파 세력과 마찬가지로 인재난에 시달렸다. 2007년 이후, 프랑스의 극좌 세력은 주로 장 뤼크 멜랑숑이라는 개인의 인기에 편승하여 높은 득표를 누려왔다. 장 뤼크 멜랑숑은 거침 없는 정책과 속 시원한 발언으로 인해 현재도 개인 자체는 꽤나 인기가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멜랑숑의 나이가 70에 접어드는데, 멜랑숑을 이을 또다른 극좌파 정치인이 두각을 보이지 않으면서 극좌파는 자연스럽게 박스권에 갇힌채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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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나는 아무런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다.

 

댓글
1
  • 공산1968
    작성자
    2022.01.29
    글 본문에서 쓰지는 않았지만, 프랑스 공화당은 중도우파 성향 발레리 페크레스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서 재기에 나서고 있는 중
     
    본문에 쓰기는 뭐해서 댓글에 짧게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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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A 출신이며, 자크 시라크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직업 정치인이다. 정치인이 되기 이전에는 잠깐 교육인으로 활동하였으며 이 때문에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맡았다. 교육부 장관 재직 당시에는 대학 교육 개혁 때문에 말이 많았고 이 때문에 얼마 안가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한 이후,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에 속하는 일드 프랑스 지방의회의 의원으로 출마했다. 이후 2015년에는 일드 프랑스 지방의회의 의장으로 선출되는데,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지사와 같은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후 2021년 지방선거에서 재선되었다.
     
    현재 지지율은 약 17%로, 2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내 극우파가 사분오열된 틈을 타 자신만의 강력한 주장과 정책으로 인기를 얻어 지지율이 점차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변이 없다면 2위 혹은 3위를 차지하고 결선 투표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결선 투표 지지율의 경우, 마크롱과는 약 2~4%p정도의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자로, 자신의 경제적인 성향을 대처의 1/3, 앙겔라 메르켈의 2/3이라고 언급하였다. 주 35시간 노동제의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으며, 그 외의 경제 공약은 연금 축소와 65세 정년제도 확립 등 대부분 기업 자유 확대와 복지 축소 성향이다.
     
    사회적으로는 보수주의자이다. 2013년 일드 프랑스 지방의회 의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프랑스 내에서 동성혼이 합법화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였고 현재까지도 동성혼에 반대하는 조직에 가입되어있다. 또한 2015년 샤를리 엡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자, 테러를 위해 일정부분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반면 페미니즘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에 모두 반대하는 세속주의자이자 온건한 반종교주의자이다. 본인은 가톨릭 신도이지만, 마크롱과는 달리 독실하지 않다. 교육적으로는 ENA의 폐지를 반대하며 보수주의적인 교육 정책을 선호한다.
     
    외교적으로는 강성한 유럽 연합의 지지자이다. 특히 반영파로 분류되며, 브렉시트 당시 영국의 결정을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유럽 연합의 법이 프랑스의 법에 비해 앞서는 상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따라서 유럽의 단일국가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연합의 권리 확대, 특히 신자유주의자로서 경제적인 협력의 강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민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지만, 무제한적인 이민자 유입은 반대한다. 프랑스의 세속주의와 공화주의 정신을 숙지하고, 프랑스어에 능숙한 사람들을 한정으로하여 이민자로 받아들이는 호주식 이민 정책을 지지한다.
     
    그 외에 특별한 사항으로는 환경주의자라는 점에 있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함과 동시에 환경 정치를 표방하는 이른바 녹색 자유주의, 녹색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입으로만 환경을 외치는 것이 아닌 것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교육부장관을 맡았을 때 고등학교에서 친환경 교육을 강화했고 직접 지구온난화에 관련한 국제회의에도 참석한 이력이 있다.
     
    전반적으로 보았을때, 메르켈과 비슷하게 사회적으로는 진보가 가미된 우파, 외교적으로는 친유럽주의를 표방하지만 경제나 이슬람 등 여러가지 분야에 있어서 메르켈보다는 보수적인, 전형적인 유럽형 보수 여성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으로 치면 유승민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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