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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세계화와 금융시장 개방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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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세계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국제적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금융산업의 국제화이다. 자본이동의 자유화는 돈이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고, 금융산업의 국제화는 금융 서비스가 국경에 관계 없이 제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금융의 세계화는 어떤 영향을 불러올까? 왜 선진국들은 금융시장을 개방시키려고 하는 걸까? 오늘은 이러한 물음과 관련된 이야기들에 대해 논해볼 예정이다.

 

먼저 금융의 세계화는 자유화와 국제화 각각의 측면에서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 자본이동의 자유화의 가장 큰 장점을 생각해보라고 하면 당연히 금융시장이 국제금융시장에 편입되기 때문에 자본공급이 무한수준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모두 알듯이 공급의 증가는 가격의 하락을 불러온다. 돈의 가격은 이자이기 때문에 자금수요자는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국내 채권시장 뿐만 아니라 세계 채권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경제상황과 관계 없이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자본이동의 자유화는 자금의 조달과 운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금융산업의 국제화의 장점이라고 하면 바로 경쟁을 촉진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존의 한정된 수의 금융기관끼리 과점체제를 유지하며 유의미한 경쟁을 벌이지 않는 상황을 해결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후생이 늘어나게 된다. 또 외국의 금융기관이 국내에 들어오며 선진금융기법을 습득할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우리 금융회사가 해외로 진출해 수익성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현재 우리 금융기관들은 주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차)를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러나 모든 행동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존재한다. 자본이동의 자유화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당장 이전 글에서 확인한 흥국생명 사태와 조선업계의 외화선도계약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기업 하나하나의 행동은 시장 전체에서 한국의 신용도를 대변한다. 이러한 특성은 외화가 순식간에 유입되거나 유출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 단기간에 급격한 환율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곧바로 금융 불안정성을 높인다. 

 

금융산업의 국제화는 이른바 먹튀 문제의 발생을 염려해볼 수 있겠다. 선진금융기법의 습득이 아니라 외국 금융기관이 그저 우리 금융기관을 인수해 차익실현을 통해 이익만 얻고 다시 매각해버린다면? 은행은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심각한 국부 유출을 불러올 것이다. 이런 사례는 실제로 존재했는데, 그것이 바로 유명한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사건이다. 론스타는 헐값에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적절히 한국경제가 회복된 시점에 매각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어떤 수혜도 얻지 못했다.

 

위의 외환은행 이야기를 보면 한국의 금융시장 개방의 정도를 추측해볼 수 있듯이, 한국은 금융시장을 사실상 전면 개방한 상태이다. 한국은 1980년대에 와서야 외국으로부터 금융시장 개방의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90년대 초 한미금융협의회가 발족해 한국의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1996년 한국 정부가 OECD 가입을 추진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당시 정부는 OECD가 선진국클럽에 가입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OECD 자본자유화 규약에 대한 양허안을 제출했다. 정부가 제출한 양허안에는 10년에 걸쳐 장단기 자본규제와 외국기관에 대한 차별을 점진적으로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한국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는데,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IMF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IMF는 도움을 주기 위한 여러가지 선결조건을 요구했다. 그 중 대표적인 세 가지는 재정건전성의 확보, 은행 구조조정의 실시, 금융시장의 개방이었다. 한국은 외환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해당 조건을 수용했으며 기존의 OECD에 제출한 양허안을 기반으로 하는 계획은 사실상 폐기되었다. 한국은 97-98년 사이에 굉장히 신속하게 금융의 자유화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금융시장을 사실상 전면 개방한 한국이 유일하게 폐지하지 않은 차별조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이다. 바로 이 제도가 아직까지도 다른 선진국들과 한국 사이의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는 외국인들이 환율장난이나 대규모 투매를 통한 금융시장의 불안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중인 제도이다. 하지만 이런 차별조치는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수준을 개발도상국 위치에 머무르게 하고 있다.

 

세계에는 글로벌금융지수라는 금융선진국지수가 존재한다. 파이낸셜타임즈가 측정하는 FISE 지수와 모건스탠리에서 측정하는 MSCI 지수가 존재한다. 한국은 FISE 지수에서는 금융 선진국으로 분류되어있지만, MSCI 지수에서는 개발도상국으로 지정되어있다. 그저 외국회사가 우리를 어떻게 분류하느냐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세계 펀드시장에는 패시브 펀드(Passive fund)가 존재한다. 패시브 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인데, 이 펀드 시장은 선진국 지수펀드와 개발도상국 지수펀드로 나뉘어져있다.

 

현재 한국은 개발도상국 지수펀드에 편입되어있으며, 개발도상국 지수펀드에서 14% 정도의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선진국 지수로 편일될 경우 이 영향력은 2%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비율로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선진국 지수 펀드와 개발도상국 지수 펀드의 지수 총량은 수 배 이상 차이나기 때문에 선진국 지수 펀드에 편입되었을 때 한국으로 유입되는 자본 규모가 훨씬 방대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MSCI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해달라고 수 차례 요청해왔지만 모건스탠리는 위의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와 같은 차별 정책을 모두 철폐하면 편입시켜주겠다며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금융시장 개방은 장단점이 확실히 존재하는데 도대체 해야하는 것일까 말아야하는 것일까? 기존의 많은 학자들은 단점이 존재하더라도 금융시장 개방을 하는 것이 좋다고 견해를 밝힌다. 하지만 여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요구한다. 바로 금융 감독과 규제, 즉 투기적 금융 시스템 불안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거나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7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1997년만 해도 세계 금융시장 자유화의 선봉장에 서있던 IMF가 자본자유화의 편익이 반드시 비용을 능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보고서를 발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따라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와 프랑스의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 역시 금융통제를 주장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1997년의 본의 아닌 금융시장 개방 이후 국민경제의 성장과 금융기관 각각의 역량을 강화노력을 통해 거주자들의 해외자산이 비거주자의 국내자산보다 많아지면서 사실상 돈을 해외에 빌려주는 금융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이처럼 금융시장에 대한 학자들이나 정부의 견해는 계속해서 변경되어 왔다. 1980년대 이후 세계적인 금융시장 자유화 추세에 따라 자본이동의 규모가 커졌지만, 2007년 이후 개발도상국의 금융통제가 시작되면서 자본이동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었다. 미래의 금융시장의 개방 정도는 어떻게 될까? 자본이동의 규모는 다시 90년대처럼 커질까? 그것에 대한 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경제 민족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힘을 얻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정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금융에는 위와 같은 직접적인 규제가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는 만큼 관련된 정보를 규합하여 합리적으로 고려해야 미래를 예상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
2
  • 용용
    2022.11.16
    강이 클수록 유속은 빨라지고 휩쓸리기 시작하면 답이 없죠. 금융 뿐만 아니라 모든 세계화는 이상으로 생각해 현실로 끝나가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 용용
    2022.11.20
    여기도 댓글이 없네 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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