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엘란/Lhellran
개요
리엘란은 발바라의 일곱 악수 중 하나로, 호전적이고 잔인한 다른 악수들과 달리 정신적이고 지능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리엘란의 영역은 악수 치하의 발바라 중 인간이 최소한의 권리와 처우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지만, 이 모든 것은 자신들의 치부와 실체를 숨기기 위한 위선이다.
생태
리엘란은 인간형이되, 인간보다 호리호리하고 매끈한 외형이다.
체제
리엘란의 정치체제는 신분제와 봉건제에 기반한 군주정이다. 그 중에서 대군주(Overlord)가 국왕 역할을 맡으며, 귀족 의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은 군주(Lord)와 영주(Lord)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영지 내에서의 자치권을 인정받는다.
대군주
대군주는 리엘란 사회의 최고권력자이자 국가원수다. 대군주는 군주 회의의 소집권과 결정권을 가지며, 모든 군주와 영주로부터 인력, 물자, 세금을 징발할 권리가 있다. 명목상 주회가 선출하는 선거군주제이나, 대군주는 리엘란에서 재력과 권력이 가장 많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대군주가 권좌를 유지하고 후계자에게 세습하는 전제군주제다.
제 4 시대의 왕조인 엘페트란 가문은 세습제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계승권자끼리의 배틀로얄을 거쳐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사람을 후계자로 지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모략으로 수 많은 가문 구성원들이 몰락했으며, 살아남은 소수는 리엘란 정계의 권모술수에 정점에 서 있는 모략가에 위선자로 성장한다.
주회(主會)
주회는 리엘란 사회에서 내각 겸 의회이며, 상원과 하원격인 군주 회의와 영주 회의로 나뉜다. 주회에 참여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영지를 보유해야 하며, 영지의 인구/영토와 경제력, 군사력, 인맥, 영향력 등을 일정량 이상 갖춰야 1석이 주어진다.
영주회의는 주회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충족하는 모든 사람들로 구성된다. 군주회의는 인구, 영토, 권력, 재력 ,인맥, 영향력 등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 판단되어 기존 군주회의 구성원과 대군주의 초대를 받은 권세가들로 구성된다. 주회의 주도권과 결정권은 군주회의가 가지고 있으며, 영주회의의 의견은 군주회의의 결정 과정에서 어느정도 반영될 뿐이다.
주회의 역할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6년 주기의 대군주 선출이 있다. 주회의 모든 참가자들 중 가장 많은 인구/영토/군사/권력/재력/인맥/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대군주에 당선되는 방식이며, 이론상 종신 연임도 가능하다.
주회의 특징은 의석 수가 아닌 참가자가 가진 힘(권력, 재력, 영향력 등)에 따라 발언권과 결정권의 위력이 나뉜다는 점이다. 즉, 권세가의 한 명이 여러 의석수에 맞먹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의석이 많을지언정 의석을 차지한 이들의 힘이 약하다면,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의석 한개분에 불과할수도 있다. 따라서 리엘란 정계는 권모술수와 암투, 대내외적 전쟁이 잦다. 이는 주회의 주도권을 쥐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기존 권력자의 재력/권력/영향력 등을 빼앗거나 없애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외부로의 정복 전쟁으로 자신의 것을 불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
리엘란 사회는 의외로 악수들이 점령한 발바라에서 그나마 사람답게 살 만한 곳에 속한다. 오히려 인간 역시 지배층인 귀족의 일원이기도 하는 등, 다른 악수들에 비하면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기만이다. 리엘란 사회의 인간 귀족 대부분은 장벽이 붕괴될 무렵 리엘란에 협력/부역한 자들이며, 장벽의 시대 시기 부와 권세만을 찾던 자들도 리엘란의 귀족으로 편입되었다.
리엘란 사회의 특징은 철저히 각자도생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상대를 파멸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형 시스템이 정치,경제,문화,군사를 막론하고 정착되어 모략과 암투, 배신이 만연하다.
기득권층 역시 자신들이 가진 재력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도전자들을 쓰러뜨리거나 다른 세력을 무너뜨려야 하며, 서로 이익이 통하는 자들끼리 카르텔을 구축한다. 이 카르텔은 가문과 가문간 인맥으로 작용해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는데 탁월하다. 그러나 이 카르텔 내부에서도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계속되며, 도전자들을 이용해 상대를 파멸시키는 방법도 많이 쓰인다.
문화
리엘란의 문화는 악수들의 만행이나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소재로 삼고, 이를 고발하는 등 악수들의 다른 곳과 비교하면 의외인 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 대부분은 비관적이거나 자극적인 구도가 많으며, 불쾌함과 불편함을 동반한 것도 많다.
이는 리엘란 사회의 피지배층 대다수를 구성하는 인간을 대상으로 패배주의를 심거나, 현실 직시로부터 눈을 멀게 하기 위한 설계다.
현실 직시라는 이름하에 주입되는 패배주의는 리엘란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거나, 권악징선적 사고방식을 유포시킨다. 따라서 리엘란 점령지의 인간 대부분에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보단 현실의 벽을 느끼고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 리엘란 문화의 목표다.
성향
리엘란은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철저히 자신이 처한 현실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맞춰 계산하며, 그 과정에서 윤리나 여론은 뒷전이다.
리엘란은 후대를 교육할 때, 철저히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에 따를 것을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선악과 윤리 같은 개념에 얽매이면 현실을 직시할 수 없다 생각하기에, 리엘란 종족은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나 인간에겐 보편적인 윤리관, 선악 개념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리엘란은 오만하다. 인간은 물론 다른 악수들을 천대하거나 하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같은 리엘란끼리도 자신에 걸맞는 재력과 권력이 없다면 무시한다. 즉, 리엘란이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것은 같은 재력, 권력, 힘 등을 갖춘 이들 뿐이다. 따라서, 리엘란은 계급과 차이에 민감하다. 자신들과의 동종을 선호하고, 동종끼리의 결속력이 강한만큼 이종에 대한 배척이 강하다. 인간의 본성과 불편한 진실을 이용하는 것이 리엘란의 특징이다.
리엘란은 힘으로 찍어누르는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킨다. 이 과정에서 근거로서 사용되는 것은 인간사를 비롯한 역사와 사례를 근거로 한 ‘현실 그 자체’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들의 주장을 거부한다면, 자신들의 주장은 불편한 진실이고 상대가 믿는 것은 거짓이라는 생각을 준다.
아무리 상대가 거부하더라도 그 스스로가 속으로 ‘혹시?’라고 생각할 만큼 ‘불편한 진실’을 이용한다. 리엘란은 논리적이고 그럴싸한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는 것 만 보더라도 자신들이 원하는 상황을 연출하도록 교묘한 설계를 구축한 뒤, 그것을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교묘한 설계를 간파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약점 및 한계
리엘란의 가장 큰 약점은 오만 그 자체다. 리엘란은 냉정하고 실용적이며 영악하지만, 상대, 특히 낮고 약하다고 인식한 상대일수록 철저히 상대를 무시하는 습성을 가진다. 따라서 그런 상대가 일을 꾸미거나, 계획을 벌이는 것을 미리 눈치채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무시하는 것이 대다수다. 이는 리엘란이 방심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철저한 오만으로 상대를 무시하고, 과소평가하면서 자만심도 빠지지 않아 방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엘란이 패배할 때는 압도적인 전력차에도 불구하고 패배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또한 방심과 자만이 크게 작용해서 그렇다.
이 외에도, 리엘란은 자신의 계획/작전을 '열등한' 상대가 무너뜨릴 리 없다고 생각하는 오만 때문에 자신들의 계획/작전이 엇나갈수록 현실 부정에 빠지기 쉽다. 이는 상대에게 현실을 직시하라는 등 현실을 들먹이면서, 자신들이 현실을 직시해야 될 상황에서는 책임 전가와 정신승리, 현실 부정으로 이어지는 이중잣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