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라이프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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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라이프 2편
절망

불타는 라디안 제국의 수도 헤이르번. 성안에서 비명소리와 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군사들이 약탈과 전쟁범죄를 일삼는다. 나머지는 죄다 마지막 발악을 시도했지만, 카이저에게 모조리 쓸려나갔다. 그나마 어떻게든지 살아남은 군사들 몇몇이 적군과 전투 중이긴 하나 상황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쪽수로도, 실력으로도 철저히 밀리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추기경은 유모와 하녀 마리안을 데리고 황궁 정원에서 담을 넘어 탈출시키려고 한다.

" 공주님 이쪽으로! "

벽돌담으로 향하는 추기경. 세실리아를 업고 돌담으로 향한다. 간신히 도움으로 벽돌담에 도착하긴 했으나 생각보다 너무 높아서 쉽지 않아 보인다. 추기경과 유모의 도움으로 간신히 벽돌담을 짚고 넘으려는 순간 화살이 날아온다.

" 찾았다. "

깔리는 낮고 차가운 목소리. 동시에 스르릉 하고 칼을 뽑는 소리와 함께 서걱 하고 베어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동시에 유모와 마리안이 피를 쏟으며 쓰러지고, 묵직한 발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위압감을 내뿜기 시작한다. 카이저가 등장한 것이다. 벽돌담을 넘으려던 세실리아는 너무 당황하여 그대로 굳어버리며 칼을 잡고 자세를 취하다 돌격하는 카이저.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에 세실리아는 눈을 감고 순간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추기경이 카이저의 칼날을 지팡이로 막아낸다. 세실리아는 정신을 다잡고 간신히 담을 넘는다.

" 방해하는 건가. 라파엘 콜무트. "

봉술 자세를 잡고 카이저에게 달려드는 추기경. 그러나 슈악 하는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추기경의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나온다. 지팡이가 바닥에 떨어지고 칼날을 추기경에게 겨누다가 군사 몇몇이 오자 추기경을 그에게 맡기고 세실리아를 추격한다. 돌담을 주먹 하나로 부숴버리고 구멍을 통해 정원 바깥쪽으로 나가며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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