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나라의 화북 통일
1642년 송금 전투의 패배로 홍승주가 지휘하던 명의 정예군 10만 명이 궤멸되면서 명 조정은 대군을 이끌 국가적 역량을 상실하였다. 이 틈을 타 이자성이 이끄는 반군은 낙양·개봉을 함락시켰으며 1644년 서안을 점령한 뒤 이를 수도로 삼아 대순(大順)을 건국, 황제를 칭하였다. 파죽지세로 진격하던 이자성의 군대는 그해 4월 자금성을 함락시켜 명나라를 멸망시킨다.
북경에 입성한 이자성은 약탈을 엄금하고 도성 내 민심을 다독이며 무너진 사회 기강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는 동각대학사를 지낸 구유(丘瑜)를 좌승상에 임명하는 등 명 관료들을 재등용하는 한편, 반군에 합류했던 지식인들에게는 벼슬을 내리고 공신들을 치하하여 내부 세력의 지지를 유도했다. 북경 입성 후 가장 먼저 당면한 과제는 산해관을 지키던 오삼계의 처우였다. 이자성은 오삼계를 회유하였고 그가 이를 받아들이자 휘하 병사들에 대한 군령권 보장 및 평국공(平國公)으로 책봉하였다. 이후 그에게 북직례[1] 일대의 방비를 맡겨 청군의 침공을 대비토록 했다. 이렇게 청나라를 제외한 화북 일대를 손에 넣은데 성공한 이자성은 중원 통일을 목표로 강남 정벌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