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왕 요한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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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왕 요한의 전설(라틴어: Presbyter Johannes Mythos)은 동방(東方) 어딘가에 거대하고 풍요로운 기독교 왕국이 있다고 전해지던 이야기다. 사제왕 요한의 전설은 12세기 초반에서 17세기 초반까지 유럽에서 유행했다. 동방의 무슬림과 온갖 이교도들의 나라 너머에 있다는 이 기독교 왕국에 대한 이야기는 기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중세 시대 유럽에서 유행하던 여러 판타지가 섞여있다. 전설에 따르면 사제왕 요한은 세 명의 동방 박사 중 한 명의 후손이며, 관대한 군주이자 덕을 갖춘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의 부유한 왕국은 청춘의 샘 같은 온갖 신기한 것들로 가득하며 에덴 동산에 맞닿아 있었다고 한다.

몽골의 침략 이후, 더이상 아시아 지역에서 사제왕 요한을 찾을 수 없게 되자, 사제왕 요한 전설의 중심지는 에티오피아로 이동했다. 대항해 시대의 개막은 에티오피아의 사제왕 요한과 접촉하기 위한 것이었다.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가 16세기 초반 태평양으로 진출한 가톨릭 나라들을 추격하던 오스만 제국이 지원하는 아달 술탄국과의 전쟁에서 무참히 패하자 결국 사제왕 요한에 대한 환상은 시들어가기 시작했다.

에티오피아가 몰락한 후 16세기 중반 부터 말까지, 동아시아에 진출한 가톨릭 선교사들에 의해 여러 동방 국가들에 가톨릭이 전파되었고 그 중에서도 대화 열도의 다이묘들이 적극적으로 개종했다. 이들은 키리시탄 다이묘들이라 불렸고 이들 중 가장 강력했던 고니시 유키나가는 예수회 선교사들을 통해 교황청에 지원을 요청했고 당시 대화 열도의 가장 강력했던 세력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세력에 대항했다. 식스토 5세는 신앙을 지키고자 예수회 선교사들과 동방의 군주가 힘을 합쳐 이교도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에 사제왕 요한의 전설이 실현됐다고 생각했다.

사제왕 요한의 전설은 대항해 시대가 절정에 다다르고 식민 제국이 탄생하자 쇠퇴하기 시작했다. 동방에 실제로 기독교 왕국이 세워졌다는 것을 확인한 유럽 국가들은 신대륙 탐색과 무역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오스만 제국과 같은 중동의 이슬람 세력들은 더 이상 서방 유럽 국가들의 위협이 되지 않았고 사제왕 요한의 전설은 유럽인들의 관심에서 잊혀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