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랜드 시즌 2 달라진 것은 없다

Choijy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8월 14일 (월) 02:2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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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0 (프롤로그)

0-1. 이변


아리사: 그날, 대광장에 모두가 모였던 날에 하늘은 검게 변하였다.
아즈사: 갑자기 흰 섬광이 하늘을 가로질러 소르다네 땅에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더니,
료타: 그분, 가이아 집정관께서 우리 앞에 현신하셨다.
: 그날 우리의 눈 앞에서 벌여진 단편적인 사건의 연속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음에도...
: 분명 그랬음에도, 우리는 아직 우리가 정확하게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마사히로: 그러나 우리는 이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그날 하늘에서 빛나던 하얀 빛은,
아리사: 그날 광장에 모두가 봤던 그것은...
아코: 그래, 우리가 목격한 그 섬광은...
모두: 우리에게 알수 없는 무언가가 일어난다는 걸 경고하는, 그런 빛이었음을.

이야기는 시즌 1에서 이어진다. 모두가 광장에 모여 모두를 위해 약속된 평화에 환호하고 있을때 나타난 검은 하늘과 흰 섬광은, 이 세상의 네 집정관 중 하나인 땅의 집정관 가이아의 말을 빌려 「이변」이라고 일컬어졌다. 이변이 일어나자마자 가이아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 오페스토 대광장에 현신한 뒤 사람들에게 '이변이 일어났지만 집정관들이 해결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뒤 다시 하늘로 날아갔지만, 그녀의 말은 사람들의 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치 않았다. 곧 대광장이 시끌해지고 삼국의 지도부들도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가운데 하야세 한이 일단은 조약을 끝맺어야 하지 않겠냐고 먼저 말을 뱉었고 결국 조약은 허둥지둥 마무리되고 만다. 사람들은 돌아가면서도 마안 대륙에 무슨 일이 닥쳤는지에 대해 나름 저마다의 추측을 내놓곤 했고, 밤이 되어도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자 다들 가슴속에 찝찝함을 품고 밤을 맞았으며 그렇게 이변이 일어난 첫번째 날이 지나갔다.

0-2. 후일담1

통칭 '이변'이 일어난 지 며칠이 지나도 무언가 엄청난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세계의 종말이 시작된다며 호들갑을 떨던 몇몇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니 잠잠해졌을 뿐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이변 이전과 같은 평화로운 삶을 여전히 누릴 수 있었다. 그렇게 상황이 안정되었으나 각국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이:아리사, 해낼 수 있어? 귀족들 콧대는 꽤 높다고. 너도 알잖아?
아리사:너무 잘 알지.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됐지? 대부분의 가문이 지들 식구 챙기느라 바빠서 정작 넓은 시선으로는 우리들의 고향을 바라보지 못했어. 저항군을 지원한 가문은 칸노, 이바라기 등등 극소수였다고. 게다가 츠치나가 가문은 아예 소르다네의 앞잡이로 전락해버렸어. 사막 밖에 거대한 위협이 우리를 고향을 옥죄고 있었을 때도 그렇게 협동이 안됐는데, 지금 와서 우리같이 확실한 무력을 보유한 집단이 화친을 주도하지 않으면 언제 사막의 여러 가문들이 단합할 수 있겠어? 지금 웨이스트랜드에는 통합이 필요해. 그것이 사람들이 잘 사는 길이야.

먼저 웨이스트랜드에서는, 소르다네의 침략 훨씬 이전부터 곪아온 각 도시끼리의 소통의 부재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도시를 지배하는 가문끼리 자급자족하였기에 문제가 없었으나 레지스탕스라는 범지역적 단체가 생겨나면서 보급 등을 위해 도시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제 3차 웨이스트랜드 침공까지만 해도 레지스탕스의 최우선 활동지는 이바라기시 인근이었기에 문제가 잘 부각되지 않았으나 전쟁 승리 직후 레지스탕스의 입지가 웨이스트랜드 전체로 확대되었기에 행정적 효율성과 치안 강화를 위해 도시간의 통합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이에 아리사는 웨이스트랜드 협력 기구를 만들어 각 도시끼리의 갈등을 중재하고 화친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각 도시끼리의 입장이 매우 완강해 잘 흘러가지는 않고 있었다. 그렇게 아리사가 고민하던 와중, 그녀에게 매우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아이:아리사, 그러고 보니까 아까 누가 널 만나고 싶어하던데?
아리사:응? 누구? 그렇게 격식차려서 만남을 요청할 정도면 후우카는 아닌 것 같은데...
아이:쪽지를 보니깐... 호소... 카와의 히나타라고 말하면 누군지 알 거라는데? 호소카와 가문이라면 옛날부터 우에스기 가문을 보좌하던 가문이잖아.
아리사:응, 그렇지... 잠깐만, 히나타??? 히나타라고???

그 손님은 바로 호소카와 히나타였다. 그녀는 우에스기 가문을 대대로 보좌해온 가문인 호소카와 가문의 장녀로, 지금은 웨이스트랜드의 성소인 '리차트 성소'를 수호하는 '게마트리아'의 수장직을 맡고 있었다. 당연히 아리사와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그녀가 도시 통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찾아온 것이었다.

아리사:히~ 나~ 타~ 오랜만이야~! 이게 얼마만이야? 한 4년만에 보는건가? 진짜 많이 컸다! 기억나? 우리 예전에 가문 교류회때마다 만나서 뛰어놀고 그랬는데~
히나타:아, 네, 아가씨, 그, 우으...
아리사:아이 참, 아가씨가 뭐야 아가씨가~ 옛날처럼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야 히나타지~. 아 참, 그래서 오늘 어떻게 이렇게 찾아오게 된 거야?
히나타:(이제야 본문을 꺼낼 수 있겠네...)다름이 아니라, 아가씨께서 요즘 웨이스트랜드 협력 기구 건에 대해 고생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겁니다. 아가씨, 비록 지금 아가씨께서 출가하셨다 해도, 아가씨의 위치는 우에스기 가문입니다. 웨이스트랜드 제 1의 가문이자, 오래전부터 수많은 귀족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온 것으로 모든 가문에게 존경받으며 심지어 츠치나가 가문과도 원만하게 지내는, 그런 가문이 우에스기 가문인 건 아가씨께서도 아시겠죠. 아가씨께서 그 위치를 적극 활용하기만 하시면, 도시들을 통합하는 건 일도 아닐 겁니다. 지금 도시들이 레지스탕스에 협조하지 않는 이유는 레지스탕스가 어쩌면 그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니, 우에스기 가문의 사람으로써 접근하시면 그들은 쉽게 누그러질 것입니다. 만에 하나 가주님께서 아가씨를 지원하신다면 효과는 곱절이 되겠죠.

히나타의 조언은 간단했다. 무력 집단인 레지스탕스로써가 아니라, 명망이 높고 모든 가문에게 사랑받는 우에스기 가문의 일원으로써 이번 안건에 접근하게 되면 다른 가문들도 쉽게 따르리란 것이었다. 아리사는 감탄했으나 히나타는 아직 말이 끝나지 않았다며 그녀의 충고를 이어나갔다.

히나타:아가씨, 제가 오늘 여기 온 이유는 단지 협력기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디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시작된 곳, 말하자면 이 세계의 주소... 그러니까 리차트 성소가, 뭔가 이상합니다. 뭔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예고하는 듯한... 아마도 그 '이변'과 관련이 있겠지요. 아무튼, 앞으로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건 확실하니... 아가씨께선 알아놓으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위험에 미리 대비해서 안 좋을 건 없으니까요.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아리사는 갸우뚱했으나, 호소카와 가문 사람들은 대대로 리차트 성소의 기운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히나타의 조언을 받아들여 협력 기구를 설치하고 제 1차 협력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후에도, '뭔가가 일어난다'라는 경고는 아리사의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