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고리의 지배 이후 긴 겨울의 땅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형으로, 눈이 두텁게 쌓여있으며 그 아래에는 황금시대의 문명이 폐허가 되어 동면하고 있다. 겨울황무지는 밤의 야수들이 들끓는 죽음의 땅이자, 과거 문명의 귀중한 보물들이 모험가들을 기다리고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상세

영향력

생태계

  • 동사체
    달의 어둠에 잠식된 얼어붙은 시체들. 겨울황무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적이다. 모든 종류의 시체에 해당되며, 지성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공격을 한들 맨손이나 몽둥이를 휘두르는 정도의 원시적인 공격밖에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은 살아있을 적, 얼어죽지 않기 위해 한데 모여 웅크려있었기에 기본적으로 무리지어 있다.
    달의 어둠 아래서 영원히 움직일 수 있다. 생명도 온기도 없는 시체들이지만, 그렇기에 온기를 감지하고 생명의 불꽃을 꺼트리기 위해 맹렬하게 공격한다. 그들의 움직임은 살아숨쉬는 근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깊게 깔린 어둠과 한기에서 오기 때문에, 그 시체가 얼마나 온전히 보존되어 있느냐는 그들의 공격성과 무관하다. 그들은 어두울수록, 추울수록 강력해지며, 때문에 불이 붙으면 잠시 몸부림치다 다 탈 때까지 굳어버린다.
    가장 명확한 대적방법은 불을 지피는 것. 부수거나 자르는 것은 생명이 아닌 동사체에게 큰 의미가 없다. 잘린 팔은 자신의 얼어붙은 피가 묻어난 칼을 붙잡기 위해 바닥에서 허우적댈 것이다. 조각난 시체는 얼마든지 어둠과 서리로 조립되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어둠을 담아낼 그릇인 시체 자체가 없으면 동사체를 움직일 원동력 역시 공급될 수 없으므로, 불을 지펴 재로 만들거나 아예 살을 발라버리는 방식으로 부활을 방지할 수 있다. 혹은 개박살을 내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눈에 파묻혀 있으며, 드러나있어도 평소에는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기에 밤하늘 아래서 이들 무리를 멀리서부터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뭔가 무더기가 있어 다가가면 갑자기 눈을 뜨며 단체로 달려드는 것은 어지간한 모험가라도 대처하기 어렵다.
  • 검은다리
    어둠에 너무 빠르게 잠식되어 형체가 반쯤 녹아내린 밤의 야수로, 간신히 사지달린 형태만이 남아 어둠이 흘러내리는 검은 4개의 다리를 휘적이며 겨울황무지를 누빈다. 지성은 커녕 인지능력이 있을까 싶은 원시적인 밤의 야수로, 자신의 흐느적거리는 끈적끈적한 검은 다리로 움직이는 것들을 쫓아다니며 휘감아 졸라죽인다. 죽여버린 것들은 일단 먹고보지만, 주변에 다른 움직이는 것이 있으면 그걸 쫓는 것을 우선한다. 먹으면 먹을수록 커지거나 새로운 다리가 튀어나오며, 다리가 많은 것은 수십 개의 검은 촉수를 나부끼곤 한다.
    여느 밤의 야수가 그렇듯 빛과 불로 대적할 수 있으며, 무너진 형체에 의해 어둠이 계속 흘러나오기 때문에 쉽게 부활하지 못한다. 그러나 무작정 검은다리를 공격해 지나치게 많은 어둠이 한 곳에 흘러내리면, 그 어둠은 뭉쳐서 바닥망령이 되기 때문에 조심스런 공략이 필요하다.
  • 쇠속삭임
    태양빛을 머금을 수 있는 황금주머니거미가 동사체가 되며 그 배에 햇빛이 아닌 달의 어둠을 축적하면 쇠속삭임이 된다. 쇠속삭임은 귀로 기어들어가 거미줄을 치며 숙주로 하여금 소리에 점점 둔해지게 만들며, 배에 축적된 어둠을 터뜨려 정신을 오염시킨다. 따뜻한 곳에서는 쉽사리 눈치챌 수 있겠지만, 겨울황무지의 시린 추위로 인해 마비된 귀는 무뎌져 쇠속삭임이 기어다니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바람소리가 점점 멎어들며 알 수 없는 미약한 쇳소리가 점점 커진다면 이미 쇠속삭임이 귀에 자리잡았다는 뜻.
    그래봤자 쇠속삭임은 아주 작으며, 정신오염 역시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 번 터진 어둠의 고름은 귀에 자리잡게 되고, 공포로 인해 멍해진 정신을 파고들어 온갖 정신병을 야기시킨다. 특히 쇠속삭임을 방치할 경우 귀에 눌러앉아 새끼를 치고 귀를 파고먹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되면 숙주는 편집증, 피해망상, 무력감과 자괴감, 절망, 정신착란 등 온갖 정신이상이 일어난다.
    그 심각성에 비해 대처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애초에 귀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도 쇠속삭임을 방지할 수 있다. 설령 쇠속삭임에 감염되었다고 한들 귀를 뜨거운 물에 담궈버리면 쇠속삭임의 냉기가 금방 흩어져 죽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전투 중에 갑작스럽게 귀마개가 벗겨지는 등, 돌발상황에 자칫 잘못하여 쇠속삭임에 감염되면 그 파티는 부지불식간에 와해될 수 있는 만큼, 강도높은 대처가 필요하다.
  • 바닥망령
    순수한 어둠이 뭉쳐 만들어진 밤의 야수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그림자다. 동굴 속, 무너진 폐허의 공동, 검은다리가 흘린 어둠덩어리에서 생겨난다.
    바닥망령은 입체적인 형체를 가질 수 없으며, 때문에 바닥이나 벽에 달라붙어 움직인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그림자다. 그러나 이들은 그림자에 간섭하여 어느 정도의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그 크기가 클수록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끽해야 어린아이 정도의 힘일 뿐이지만, 전투 도중 바닥망령이 간섭하여 검의 궤적을 흩뜨려버리거나 기절한 사람을 조종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으며, 특히 전투 중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방식으로 모험가들을 위기에 밀어넣는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은 검은다리를 공략하던 와중 생겨난 바닥망령이 발을 걸어 모험가를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넘어진 모험가는 곧장 검은다리에게 휘검겨 뼈가 으스러져 죽어버린다. 죽은 모험가는 동사체가 되고, 그렇게 점점 동료가 밤의 야수로 바뀌어가는 것을 보다 패닉이 온 모험가들은 쇠속삭임이 정신을 흩뜨려 홀려버리고 만다.
  • 서리갑주
    달의 아이가 된 동사체로, 겨울황무지에서 가장 위험한 적으로 꼽힌다. 깊은 어둠과 한기를 축적하여 달의 파편을 몸에 품었으며, 이를 통해 주위의 냉기와 어둠을 다룬다. 쉽사리 부서지지 않는 얼음으로 갑옷을 둘렀으며, 지성 없는 동사체들의 어둠을 조종하여 동사체 군단을 이끈다. 서리갑주를 불태우기 위해 불을 피우면 더 강력한 냉기로 불을 꺼트려버린다.
    대부분 모험가들은 서리갑주를 대적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애초에 서리갑주를 마주할 일도 흔치 않다. 동사체는 달의 아이가 될 정도로 어둠이 축적되면 서리갑주가 되기 전에 다른 밤의 야수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동사체가 어둠에 의해 뒤틀리는 것을 버틸 정도로, 생전에 강력한 생명력을 품어 뒤틀림을 이겨낼 수 있었던 존재만이 서리갑주가 된다.
    서리갑주는 지성을 가지고 있으나, 내면으로부터 피어난 강력한 어둠에 의해 달에 충성하며 어둠을 맹신하게 된다. 살아생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으나, 그 기억으로 말미암아 자비를 베풀진 않을 것이다.
  • 눈안개의 배회자
    살아 생전부터 강력한 햇빛을 머금고 기적을 다루던 이들이 갑작스런 어둠에 잠식되어 그 햇빛이 꺼트려져 생겨난 밤의 야수. 단순히 배회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치 꺼진 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듯, 눈안개를 휘감고 정처없이 겨울황무지를 떠도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수많은 태양의 기적들이 그대로 달의 기적으로 바뀌어, 어둠과 서리를 휘두르는 강력한 존재가 되었다. 단, 이들은 죽지 않았기에 동사체도 아니며, 당연히 서리갑주도 아니다. 그 속에서 들끓는 생명력이 어둠에 갇혀버린 존재들로, 추위로 인해 동사한 피부는 떨어져나갔고, 장기는 일찍이 기능이 멈췄으나 어둠으로 인해 그 생명력이 갇혀 죽지 못한 채 떠도는 것뿐이다. 요컨데 영혼은 살아있으나 몸은 동사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지성은 있으나 죽지 못하여 미쳐버린 경우가 대다수이며, 때문에 별달리 정신이 어둠에 잠식되지 않았어도 그 강력한 힘을 온사방에 휘두른다.
    자신의 몸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다른 동사체를 자신의 몸에 결합시키기도 한다. 이 정도까지 막장으로 간 눈안개의 배회자는 지성을 잃었다고 봐도 무방하며, 복잡한 기적의 술식을 다루지 못하게 되어 되려 인간 형태의 배회자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보편적인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