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폴로 호의 비극

코스모스 프로젝트

그렇게 그들은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코스모스의 바다를 향해, 영원한 침묵과 비극적인 우아함, 순수한 기쁨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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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코스모스 프로젝트의 단편 소설이다. 상인 연합의 성간상선(星間商船)인 제0121번 함선 마르코 폴로 호(MUS 0121 Marco Polo)에 닥친 일련의 사건과 이를 조사하기 위해 상인 연합에서 파견된 보험조사원의 이야기이다.

제0장

제0장: 긴급 구조 요청

S.O.S. S.O.S. 상인 연합 제0121번 함선 마르코 폴로에서 발송.

...우리는 표류 중이다. 선원, 선장, 모두가 죽었다. 4개 엔진 중 3개가 심각하게 파손되었다. 생존자는 파악할 수 없다. 통신실 이외 모든 함선의 시설이 마비되었다. 좌표는...(전파 방해됨)

...공허가 오고 있다.

...나는 죽는다

제1장

제1장: 서신

지구력 2223년 8월 1일
필립 J. 모리스
상인 연합 보험조사부 제13과

안녕하십니까. 상인 연합 보험조사부 제13과 필립 J. 모리스입니다.

최근 제13과에서는 2222년에 발생한 MUS 0121 마르코 폴로 호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맡게 되었습니다.

본 사건과 관련하여 보험 조사 처리 과정에 있어 선박 등 자료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에 선박을 포함한 중요한 사건 관련 자료들이 입수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자료들을 보고 매우 당황했으나, 어느 부분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부분을 해결하지 못해 귀하에게 제13과에서 입수한 자료들과 제가 정리한 몇 부분들을 같이 보냅니다. 제가 보낸 자료들을 바탕으로 보험조사를 부탁드립니다.

다만, 이 사건은 2224년 1월 1일부로 모든 보험 처리가 끝난 이후에 폐기될 예정입니다.
하여, 이 사건과 보험 처리 조사 과정에서의 모든 내용을 함구해 주시길 바랍니다.

동료, 친지, 심지어 가족분들께도 관련 내용을 발설하지 말아 주십시오.

귀하의 번영을 빕니다.

제2장

제2장: 괴이

"하! 나 같은 말단 조사원에게 이런 일을 맡기다니. 상인 연합도 이제 끝물이로군."

나는 상인 연합에서 온 편지를 구겨 주머니 속에 집어 넣었다. 인공 지능의 도움을 받으면 대부분의 보험 조사는 쉽게 처리되었으나, 나에게 이런 편지가 온 것을 보면 인공 지능이나 13과에서도 해결 못하는 꽤나 미스터리한 조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내 사무실에서 13과한테 받은 자료와 함께 조사 개요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끊긴 무전, 공허 에너지의 다량 검출, 실종된 선원들. 18세기에나 있을 법한 바다 괴수 이야기와 흡사했다. 생각해보니 바다를 안 본지도 수 년은 된 것 같다. 행성을 밟을 일이 없어서 말이다.

제3장

제3장: 해골

대충 옷을 걸쳐 입고 일을 하러 밖으로 나섰다. 약속된 장소에서 나는 그 사라졌다가 돌아온 마르코 폴로 호의 선체를 볼 수 있었다.

"안테나부터 엔진까지 사고가 발생한 선박이라고는 보기 힘들겠군."

새로 건조된 선박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외관이었다. 이후 나는 선박의 내부로 들어갔다. 환기가 되지 않아 고인 썩은 시체의 냄새가 진동했다. 우선 의문의 메세지가 발생한 통신실로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그 메세지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다. 메세지의 주인공은 해골이 되어 통신기 앞에 쓰러져 있었다. 뼈에 손상을 없는 것으로 보아 물리적 충격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그러나 의문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가 구조 신호를 보낼 때 전파가 방해된걸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통신기는 매우 멀쩡했다. 또한 그의 옷은 찢긴 흔적 하나 없었다. 쉽지 않은 조사가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