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국가(Developmental state)찰머스 존슨(Chalmers Johnson)이 "통상산업성과 일본의 기적(MITI and the Japanese miracle)"이라는 저서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발전국가 모델은 일본이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자유시장 자본주의 국가라는 기존의 주류시각에 반해, 일본이 서구와 같은 자유민주주의국가가 아니며 시장의 자유 또한 통상적인 자본주의와는 다르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수정주의 시각에서 주류 이론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현재도 과연 일본을 발전국가로 볼 수 있느냐는 물음이 나오며 그 지위를 많이 상실했다. 그래도 5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의 일본과 기타 동아시아 국가들을 설명하는 중요한 도구로써 이용되고 있다.

상세

찰머스 존슨은 다음 네 가지 조건이 갖춰졌다면 일본과 같은 발전국가라고 보았다.

  • 체제 내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인재들로 충원된 저비용 엘리트 관료가 존재
  • 관료가 정책을 주도[1]
  • 경제에 대한 국가의 시장순응적 개입
  • 통상성과 같은 선도조직의 존재

각 조건을 갖췄다면 관료들이 산업정책을 주도, 지휘할 수 있다. 예를들어 앞으로 기술집약적 산업이 일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통상성의 관료가 판단하면, 통상성은 노동집약산업에서 기술집약산업으로 체제의 근본을 변화시키기 위해 기술집약산업시장의 진입에 혜택을 부여하거나 노동집약적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주도한다. 실제로 1951년 일본은 우정저축으로 형성된 재원을 이용할 수 있는 일본장기신용은행을 설립, 저금리에 장기대출로 기술집약산업체에 자본을 공급했다. 이처럼 통상성과 대장성은[2] 지목한 특정 산업에 이율혜택, 독점적 관행에 대한 관용, 투자전략에 대한 국가의 조언, 비관세장벽의 건설[3] 등의 특혜를 부여해 산업을 지도했다.

이에 대해 프랭크 기브니(Frank Gibney)는 1998년 경제성장이 전쟁을 대신한 국가 전체의 목표가 되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찰머스 존슨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의 급격한 산업화를 발전국가 모형을 통해 설명해 이론을 더욱 공고화했다. 이는 후에 발전주의 학파로 확장되었다. 주류였던 시장학파는 일본이 높은 저축률, 적극적인 투자, 낮은 조세부담, 효율적인 기술, 높은 숙련도, 체계적인 교육, 때마침 활성화된 세계무역 등 다양한 요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발전주의 학파는 미국의 경제이론과 냉전전략에 의해 선진국 일본이 만들어졌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각주

  1. 시장질서나 정치가 정책을 주도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2. 일본 경제가 어느정도 성장해 금융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후에는 대장성이 통상성의 주도기능을 이어받았다.
  3. 보조금 지급, 애국주의 선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