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신화

오륀 섬은 대홍수 이후 육지와의 교류가 단절되어 독자적인 종교적 세계관을 구축하였다. 자세한 것은 오륀 신화 항목 참조.

자연

오륀 섬은 북서부 화산 봉우리를 기점으로 형성된 화산섬이다. 모티브는 현실의 아이슬란드.
섬의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화산 저승의 입구는 지금도 활발히 활동중인 활화산으로, 이따금 그리 많지 않은 양의 화산재를 뿜는 것 말고는 격렬한 폭발 또는 지진 활동이 일어나진 않는다.
특징적인 자연 현상이 있다면 백야 현상과 환일 현상으로, 오륀의 종교적 세계관에선 이러한 현상을 모두 태양의 신 아펠투르의 축복으로 간주된다. 특히 백야 기간 중에서도 낮이 가장 긴 하지 기간 동안은 날씨만 적당하다면 환일 현상이 계속되는데, 이 때는 섬 전체에서 9일간 하지 축제를 벌인다. 자세한 것은 문화 항목 참조.
극광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지만, 의외로 깊은 신화적 설정을 부여하진 않는다. 그저 달에서 흐른 빛이 잠시 일렁이는 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기후

고위도의 추운 북부 섬 지역이지만 따뜻한 해류와 왕성한 화산활동 때문에 같은 고위도 내륙지방에 비해 상당히 온화한 날씨가 특징이다. 1년 내내 뚜렷한 기상이변이 일어나는 경우도 적으며, 기껏 해야 폭설 정도. 겨울철 난류와 화산활동 등에 의한 결과로, 살기 쾌적한 온도에 비하면 잦은 비와 눈은 그리 크지 않은 리스크다. 단, 섬의 기후적 특성 답게 시시때때로 날씨가 바뀐다. 그래도 하지 기간 동안은 적당히 맑고 구름이 있는 편.

지리

오륀 섬은 섬 북서부의 대화산 저승의 입구를 기점으로 동쪽으로 이어지는 산맥 줄기, 그리고 이를 둘러싼 빙하지대를 제외하면 섬의 대부분이 평지이다. 특히, 식목한계선에 걸쳐있는 위치적 특성상, 숲은 국토의 4% 내외이며, 그 대부분은 덤불과 잔디, 이끼로 덮인 평야지대다.
앞서 기후 항목에서 설명되었듯, 여전히 활발히 활동중인 화산섬인 만큼 지열이 높으며 땅 어디를 파도 대체로 온천수가 나오는 편이다. 북부 지역의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대부분의 마을은 온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 대부분이다. 마을 어디를 가도 마을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천탕이 있으며, 이러한 특징 때문에 목욕 및 사우나 문화가 발달되었다.
섬 북부에서부터 해안 너머까지 빙하지대가 생성되어 있기 때문에, 섬 북부는 대체로 사람이 살기 굉장히 어렵다. 그나마 거주하는 사람들은 물범가죽 부족 정도. 빙하지대 안쪽에 산맥과 화산이 있긴 하지만, 이곳은 활발한 화산활동 때문에 오히려 빙하지대에 비해서 따뜻한 편이며, 섬 남쪽과 연결되는 직행 얼음동굴 루트가 만들어져있어 빙하지대에 사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살기 좋은 편이다.
특히 빙하지대는 지열과 잦은 지진으로 인해 끊임없이 부서지고, 또 추위에 의해 새로 생겨난다. 그 때문에 빙하 곳곳에는 눈에 가려진 크레바스와 얼음굴이 있기 때문에 빙하 위를 지나가는 것은 몹시 위험하다. 이러한 빙하지대에 적응한 물범가죽 부족은 다른 부족들이 빙하지대를 이동할 때 현실의 셰르파처럼 길을 안내해주곤 한다. 일부 얼음동굴은 수많은 크레바스를 관통하며 생성되어 있는 등, 개미굴과 같은 매우 복잡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이런 험난한 지형이지만, 그 투명한 하늘빛의 경광이 몹시 아름다워 주술사나 조각사, 문양가들이 영감을 받기 위해 종종 들리곤 하며, 주술적인 장소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흰바람 부족이 만들어내는 공산품인 냉철의 경우도 마지막 담금질을 추위의 밑바닥에서 하는 만큼, 빙하지대가 오륀에서 차지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빙하지대 내부의 산맥과 화산은 기본적으로 거대한 암석덩어리라고 봐도 무방하며, 동물은 일부 조류와 설치류, 벌레를 제외하곤 찾기 힘들다. 또한 산맥의 유황과 중금속, 유해한 화산재 때문에 오륀의 식목이 적응하기 매우 힘든 편이다. 화산이 폭발한 지는 아주 오래 됐지만 여전히 지표면에 드러난 용암지대가 있으며, 지진과 화산활동으로 인한 용암동굴이 꽤 많다. 흰바람 부족은 이런 험난한 지역에 살며 화산활동으로 인해 풍부하게 공급되는 각종 광물들을 이용해 공산품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래도 추위를 이겨낸 식물들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식목계열 생물군의 다양성이 그리 좋지 않다. 평야지대를 뒤덮는 것은 작은 덤불이나 잔디, 이끼 정도로 목재의 공급이 매우 빈약한 편. 그래서 오륀 주민들은 대체로 흙과 잔디를 이용해 집을 만들며, 그나마도 습기와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작은 지진 때문에 손쉽게 무너지곤 한다.
그나마 조성되어있는 숲은 섬 서부의 할스타구르 숲과 동남부 공유림이지만, 할스타구르 숲은 검은꼬리 부족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며 공유림은 이권 분쟁이 심한 편. 또한, 고위도 지방이기 때문에 목재가 튼튼하지 않고 대부분 물러서 건축 자재로 쓸만한 나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초원지대 특성상 목축업이 발달할 수 밖에 없고, 때문에 주민들의 식생은 곡물보단 육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섬 어디를 지나가도 양이나 말을 보기 쉬운 편. 그러나 비교적 최근 온천수를 이용한 온실 농업이 개발되었고, 이를 이용해서 마을 인근에 공용 경작지가 형성되어 있다. 주로 키우는 작물은 구황작물이나 보리, 추위에 강한 밀 정도이며, 주민들이 먹고 살기엔 큰 문제가 없는 편. 그러나 역시 주민들의 주 영양원은 고기에 편중되어 있긴 하다.
아무래도 섬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추위가 강해지는 편이기에, 주요 도시와 거점은 대체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편이다. 그나마 섬 내부에 있는 대부족은 발굽자국 부족과 화살촉 부족이며, 쉬고르키다베르핀 조합은 목축업 때문에 중부 대평원을 누비긴 하지만 거점은 동부에 있다.

주요 지역

식생

육지와는 거리가 멀며 교류가 없기 때문에 생태계가 그리 복잡하거나 다양하진 않다. 그나마 생태계를 구성하는 동식물들은 모두 오륀의 춥고 습한 기후에 적응하여 대체로 털이 많거나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동물

오륀에 서식하는 동물 대부분은 토착 생물이 아니라 고대 씨족들이 정착하며 육지에서부터 유입된 외래종들이다. 춥고 고된 환경 속에서 극히 일부 종만이 살아남아 현재 오륀 생태계와 사회에 적응하였다.

  • 오륀 큰까마귀

오륀 주민들의 주된 숭배 대상. 몇 안 되는 오륀 토착샐물 중 하나다. 그 상징은 오륀 신화의 핵심적인 존재인 현자 오에번으로, 오륀 내에선 삶과 죽음의 안내자이자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특히 시간적으로도 그 의미가 깊은데, 4월 초 여름이 시작되면 육지로 떠났던 큰까마귀들이 돌아오면서 여름맞이 축제를 하기 때문이다. 큰까마귀들이 돌아온다는 것은 여름이 시작한다는 뜻이며, 여름의 시작은 곧 오륀 섬의 활력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큰까마귀의 상징성은 매우 크다.
오륀 큰까마귀는 육지의 큰까마귀에 비해 몸집이 약간 작은 편이지만, 섬과 육지의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날개는 더 큰 편이다. 또한 다른 큰까마귀에 비해 매우 똑똑하며, 구관조처럼 성대와 혀 구조가 인간과 유사해 사람의 말을 따라할 수도 있다. 섬 내에서 현자들이 기르는 큰까마귀들의 경우는 아예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
몸 크기는 약 60cm, 날개폭은 1.3m가량으로 몸집에 비해 날개가 매우 크다. 눈은 짙은 붉은색이며, 수컷의 미간에도 붉은색의 작은 얼룩무늬가 있다. 때문에 오륀의 현자들은 예지나 접신을 위해 마약을 섭취하기 전에 각종 재료를 섞은 붉은 시료를 이마에 그려넣기도 한다.
오륀 내에서 갈까마귀는 매우 고귀하고 성스러운 존재이기에 살생이 엄격히 금지된다. 혹여나 고의로 죽인 것이 알려진다면 즉시 오륀의 모든 주민들의 적이 되며, 빠른 시일 내에 따개비 부족에게 넘겨져 바다 위 암초에 고립되어 추위와 염분에 메말라 죽게 된다.

  • 큰발굽말

큰발굽말은 본래 외래종으로, 고대 오륀에 정착한 씨족들과 함께 유입되었다. 키가 그리 크진 않지만 두껍고 다부진 몸과 털가죽, 특히 온 몸에 늘어진 굵은 피모와 커다란 발굽이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추운 환경에서 주인들의 명령을 곧잘 이해하기 위해서인지 지능이 높으며, 태생이 야생마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에게 상당히 친화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발굽자국 부족의 중계업을 지탱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여, 추위를 곧잘 이겨내고 빙하수 강물이나 돌산도 누빌 수 있어 발굽자국 부족은 물론 다른 부족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다. 단, 큰발굽말의 말젖은 지독할 정도로 맛이 없어 술로 담궈먹거나 요거트로 만들어 먹는 편이며, 그나마도 발굽자국 부족을 제외한 다른 부족에서는 그리 선호하는 식품이 아니다.

  • 검은꼬리끝흰여우

몇 안 되는 오륀 토착 야생동물.

  • 오륀양


뿔도 덩치도 매우 크며 피모가 굵고 많은 양. 대홍수 이후 고대 오륀 정착민과 함께 유입되어 개량 끝에 갈라진 품종이다. 행동이 굼뜨며 먹는 양도 다른 양 품종에 비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행동거지에 비해 성욕과 호전성이 꽤 높은 편으로, 발정기엔 우두머리 자리와 암컷들을 쟁취하기 위해 수컷들끼리 피를 튀기며 박치기 싸움을 한다. 육중한 몸집과 돌진 시 빠른 속력으로 인해 축사가 무너지기도 한다. 평상시 포식자들의 공격에도 굼뜬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오륀의 의식주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물이다. 추운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발달된 양모는 단순히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을 넘어 카펫이나 집 밖에 설치하는 바람막이로도 쓰이며, 양모는 기름을 짜 윤활유나 방청제로 쓰인다. 잘 정제된 양털유는 약제로도 사용될 정도로 품질이 좋다. 물론 가죽 역시 다양한 세공품으로 활용된다.
고기의 경우 기름져 품질이 좋으며, 양젖은 적어도 큰발굽말의 말젖보단 훨씬 나은 편. 오륀양의 젖으로 담근 양유주의 경우엔 도수도 낮고 달콤해서 어린아이도 즐기는 오륀의 대표적인 음료다. 치즈로도 많이 만들어 먹는다.
심지어 똥도 생활 전반에 쓰이는데, 이유인즉슨 땔감 때문이다. 오륀은 목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며, 검은꼬리 부족에게서 얻은 목재는 주로 건축 자재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에 땔감 수급이 어려운 편이다. 때문에 발굽자국 부족의 숯쟁이들이 굽는 적은 양의 숯과 동부의 숲 공유지에서 목재를 얻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한 환경에서 오륀 주민들은 효과적인 땔감을 찾을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오륀양의 똥을 사용하게 되었던 것. 탈취 및 건조작업을 도맡는 건변사마저 생겼을 정도로 땔감으로의 위상이 높다.

  • 갈기개
  • 잘린꼬리갈기개
  • 얼음굴쥐
  • 굽은엄니돼지

그 외에도 엘크, 설원 토끼, 설원 늑대 등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으나 육지종과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식물

오륀은 춥고 눈이 많은 날씨 때문에 수목한계선에 걸쳐있는 지역이다. 때문에 섬에서 숲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4% 남짓이며, 그나마도 대부분이 목재로 쓰기엔 너무 무른 자작나무 수림이다. 식용열매가 나는 종 역시 적은 편이며, 사실상 잔디와 이끼가 오륀의 푸른색 대부분을 조성할 정도로 황량하다. 그러나 온천수 온실 농법이 개발된 이후론느 다소 식생이 다양해져, 각종 곡물과 구황작물, 토마토나 사과 같은 과일의 재백가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푸른눈자작나무

오륀 전역, 특히 할스타구르 숲에 분포한 푸른 무늬의 자작나무. 자작나무 특성상 눈 모양의 무늬가 있어, 마치 푸른 눈이 덕지덕지 달려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할스타구르 숲을 보호하는 검은꼬리 부족민들은 이 자작나무 종을 정령들의 거처로 취급하며, 정령들이 나무 속에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믿는다.

  • 발광이끼

정확한 명칭은 야광이끼라고 하는 것이 옳다. 발광현상의 원리는 해당 종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야광박테리아의 식량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이끼는 박테리아에게 추위를 이겨내는 따뜻한 온실과 먹이를 제공한다.
이 발광이끼는 푸른색 극광과 함께 오륀의 밤을 아름답게 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밤이 되면 영롱한 푸른 빛으로 은은히 빛나며 지면을 밝힌다. 이끼릉 밟으면 세균에 압력이 가해지며 세균 내부의 야광 물질이 빠르게 산화하먀 강한 빛을 내는데, 때문에 발광이끼가 자라는 지면은 낮보다 밤에 발자국이 더 선명하게 남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발광이끼는 섬 곳곳에 자라며,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해 비석의 음각 글귀 내부를 발광이끼로 채워넣기도 하며, 밤길의 이정표로 쓰기 위해 일부로 발광이끼로 특정한 문양을 만들어 기르기도 한다. 물론 이끼의 특성상 자주 손봐주긴 해야 한다.

  • 오에번의눈

오륀에서만 자라는 변종 크랜베리. 오륀 갈까마귀의 눈을 닮아 붙은 이름으로, 시고 떫으나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현자들은 이 열매와 어린 짐승의 피, 황화철 등을 섞어 독특한 붉은색 시료를 만들어 이마에 눈을 그려넣곤 한다.

사회

대부족

오륀은 9개의 대부족이 섬의 각 지역을 다스리고 있다. 고대에는 대부족이 각 지역을 다스리며 종교적인 의미가 짙은 큰 부족들을 의미하였으나, 수백 년이 지난 지금은 정기적인 오륀 석판 회의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오륀의 주요한 집단들을 일컫는 말로 변질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부족적인 특징이 없는 것은 아니며, 그저 사회구조가 진화하며 씨족적 특성에서 다소 벗어나게 되었을 뿐이다.
오륀의 9개 대부족은 다음과 같다.

대화산 '저승의 문'에서부터 동부로 이어지는 낮고 긴 북부의 '굳은 피 산맥'에 위치한 부족이다. 부족원 대부분이 광산업에 매진하며, 각종 광물 및 공산품을 다른 부족의 식량과 교환한다. 식량 생산 대부분을 타 부족에게 의존하고 있으나, 산맥 부족이 주술적으로 만들어내는 냉철이 일반적인 공산품에 비해 워낙 뛰어난 품질을 보이기에 다른 부족에게 권위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그 외에도 오륀에서 주술적으로 중요한 환각성 마약 감추어진 빛를 만들어내는 비법을 알고 있다.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

대화산 '저승의 문'을 지키는 씨족으로, 전통적으로 악신 뭉겔티르의 부활을 막고 번제의 의식을 거행하는 등 오륀의 종교적인 행사의 중추적인 집단이다. 때문에 다른 부족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은 씨족사회임에도 오륀 내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가지고 있다.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

  • 발굽자국 부족

대평원을 오가는 유목 부족으로, 다른 부족들의 교류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이름답게 오륀의 대부족 중 가장 많은 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말을 통해 섬 각지를 이동하며 부족 간의 물물교환에서 약간을 떼먹는 것을 통해 부족을 유지한다.
평원 한 가운데에 위치한 뵤르트 간헐천을 거점으로 한다. 간헐천에는 시장 형태의 거대한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며, 섬 내 중계무역을 통해 얻은 물자들을 발굽 부족민들이 다시 교환하는 형태다. 부족 내부의 씨족 또는 길드 마다 담당하는 중계 루트가 있으며, 간혹 이해관계가 뒤틀려 분쟁이 벌어지곤 한다. 때문에 대부족 중에서도 내부 갈등이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부족 중에서도 재산과 관련된 관습법이 가장 많고 세세하며, 이따금 다른 부족의 법적 분쟁에 자문 역할을 맡기도 하는 등 법률적으로 상당히 진보된 모습을 보인다. 결국 오륀의 가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내부분열이 큰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잘 알기에 평화적 해결 방법을 모색한 결과인 듯하다.
간헐천을 이용한 자체적인 식량 생산 역시 하고는 있으나 부족민 전체를 감당할 수준은 결코 아니며, 대부분의 식량 및 생필품의 수급을 다른 부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흰바람 부족이나 화산 씨족과도 유사하다. 그러나 화산 씨족은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흰바람 부족은 오륀 섬의 핵심적인 공산품을 생산하기에 계급이 높은 반면, 발굽 부족은 이렇다할 생산 능력 없이 중계업을 통해 이득을 취하기에 다른 부족에게 그리 좋은 시선을 받진 못한다.

  • 검은꼬리 부족

오륀 서부에 조성된 할스타구르 숲을 다스리는 부족. 할스타구르 섬에서만 사는 검은꼬리끝흰여우를 숭배하는 독특한 부족이다. 다른 부족과의 교류가 그리 잦지 않으며, 숲의 과일이나 설치류, 야생돼지, 사슴 등을 사냥하거나 서부 끝에 위치한 삼각주의 간헐천을 이용한 온천수 온실농사 등을 통해 자급자족하는 편이다.
유일하게 숲 외부의 부족과 교류하는 경우는 목재 때문으로, 오륀에서 가장 큰 숲을 거느리는 만큼 다른 부족에게 목재를 대가로 다른 부족의 생산품을 받는다. 주된 거래품목은 흰바람 부족에서 생산되는 마약이나 냉철, 그리고 다른 부족의 양모 및 유제품이다. 대체로 양모와 우유, 치즈를 많이 거래하기 때문에 목재 거래만을 위해 양과 소를 기르는 대지주도 있을 정도다.
오륀의 다른 부족들은 모두 전설 속의 현자이자 하늘의 대리인인 오에번을 숭배하는 반면, 검은꼬리 부족민들은 독특하게도 섬 곳곳에 펼쳐져있다고 믿어지는 자연의 정령들을 숭배한다. 검은꼬리 부족은 검은꼬리끝흰여우가 정령들의 분신이거나 정령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고 믿으며, 때문에 정령들의 터전인 숲과 검은꼬리끝흰여우를 지키기 위해 다른 부족들로부터 할스타구르 숲을 수비하고 있다.
그들의 존재는 단순히 오륀 내 이교집단 뿐 아니라 섬의 생태계에도 아주 중요한데, 그 이유는 오륀의 특성상 목재가 지나치게 적기 때문이다. 온천수를 이용한 온실농업을 통해 인구 안정성이 높아진 이후, 땔감과 주거를 위한 목재의 선호도가 높아져 자칫 잘못하면 숲의 절멸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인구 팽창을 검은꼬리 부족이 막아주었기 때문. 오륀에서 가장 큰 숲인 할스타구르 숲이 사라지면 오직 할스타구르 숲에만 서식하는 검은꼬리끝흰여우는 물론 목재를 필요로 하는 다른 부족들이 생존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숲을 보호하는 검은꼬리 부족의 중요도는 매우 높다.

오륀 남서부의 작은 반도지역에 거점을 둔 부족으로, 사실상 오륀 남부의 해안 전역을 다스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륀의 어업생산 전체를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륀의 다른 대부족과 달리 유일하게 육지 경험이 있다.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

  • 뉘예른 가문

동남부 평야를 다스리는 부족. 간헐천과 온천수를 이용한 온실 농법을 개발하여 식량 생산에 획기적인 이바지를 하며 부상한 뉘예른 일가가 기존에 있던 꽁지깃 부족을 몰아내고 대부족의 위치에 올랐다.

  • 쉬고르키다베르핀 조합

중부 대평원을 누비는 목축업 길드. 본래 굽은뿔 부족의 거대 목축업에서 시작하여, 다른 목축 유목민들의 유입으로 인해 거점을 중부 대평원으로 옮기게 되었고, 목축업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씨족적인 특징이 옅어져 조합으로서의 특징이 강해지자 아예 길드로서 대부족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애초에 대부족이라는 이름은 어디까지나 오륀 석판회의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에 대한 것이기에 사실 부족이 아니어도 상관은 없다.

  • 화살촉 부족

중부 대평원을 거점으로 하는 부족. 발굽자국 부족과 마찬가지로 말을 주요 이동수단으로 하여 섬 전역을 누빈다. 다른 부족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냥꾼 일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부족인 만큼 활이나 덫을 만드는 데에 능숙하며 동식물의 습성을 파악하고 사냥하는 능력이 다른 부족에 비해 뛰어난 편이다. 특히 발정기에 통제불능에 빠지는 오륀양을 억제하기 위해 유달리 똑똑한 사냥견들을 교배시켜 목양견 비슷한 견종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여 그 위상이 높은 편이다. 정작 화살촉 부족민들은 목축업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은 편. 다만 주요 거점인 대평원의 날가르 탑은 근처 간헐천을 이용한 농업과 오륀양 목축업에 종사하는 부족민들이 여럿 있다. 이들은 주로 원정에서 돌아온 사냥꾼들(부족 내에서 어른으로 취급된다)의 수발을 드는 어린이들이나 여성들이 차지하는 역할이다.
사냥견종인 갈기개를 운용하여 땅굴 속에 숨은 설치류나 토끼부터 멧돼지같은 큰 짐승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 편이다. 다만 집안이나 길드 별로 가리는 품종은 있다. 또한, 사냥 뿐 아니라 섬 각지에 분포한 동물의 종류와 어림잡은 수까지 파악하여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다. 이미 과거에 황금깃갈매기를 멸종시켰기에 자중하는 듯하다.
그 외에도 폭주한 가축(주로 발정한 우두머리 오륀양이나 큰발굽말이다)의 추적 및 처리를 의뢰받기도 하며, 도망친 범죄자를 수색하는 데에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거나 아얘 검거에 일조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화살촉 부족은 다른 부족들에게도 고평가받는 부족이지만... 발굽자국 부족은 자신들의 영역이 침범당하다는 느낌을 받아서인지 서로 사이가 그리 좋지는 않은 편이다. 그렇다고 무력충돌을 할 정도로 악감정이 쌓인 것은 아니고, 그저 평원을 지나다 마주치면 뚱한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는 정도.

  • 물범가죽 부족

화산지대를 감싸는 북부의 빙하지대를 누비는 부족. 규모는 다른 대부족에 비해 큰 편이 아니지만 대화산과 북부를 아우르는 넓은 빙하에서 길을 찾고 안전하게 이동하는 법에 대해 탁월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주로 대화산으로 향하는 순례자들과 상인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들 역시 빙하지대 곳곳에 위치한 온천을 이용해 농사를 하고는 있으나 규모가 작은 편이다.

문화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