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ed Sky


그라니츠 천체력 1799년 8월 19일

부모가 자식을 묻고 폭력과 유혈이 낭자했던, 끔찍한 '대전쟁' 이어지는 잔향과 총성을 들으며 인간은 그 스스로를 환멸했으나

끝끝내 이러한 아성이 이성 속에서 멈추었다.

전쟁의 화마가 지나가고 이 땅 위를 거닐며 대전쟁의 생존자들이 목도한 것은 남은 잔불과 이젠 의미를 잃어버린 구멍 난 깃발들뿐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쟁을 보는 바깥의 시선들 속에 승자와 패자는 명확했다.

테라자 공화국의 굴욕적인 패배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제국에 살던 시민과 전문가 대부분도 전력 차에서 승리를 예상치 못한 듯 했다. 그러나 그 엄청난 승리의 뒷편에는 한 가지 놀라운 신 병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하늘을 향해 비상하고, 땅에 있는 이들에게 불벼락을 선사하는 비공정 ‘고성(高姓)’ 이라는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