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 두 판 사이의 차이

편집 요약 없음
 
(같은 사용자의 중간 판 21개는 보이지 않습니다)
1번째 줄: 1번째 줄:
== 개요 ==
== 개요 ==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이상현상과 이를 통제하거나 이용하기 위한 인류의 조치가 합쳐져 발생한 아포칼립스 사태로 인해 인류 문명이 철저히 파괴되고 난 뒤 2032년의 세상을 그린다.
2032는 가상의 대체 역사 가상 지구를 배경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캠페인 세팅으로, 정체불명의 이상현상들과 그에 대한 인류의 대응으로 인해 폐허가 된 인류의 터전 속에서 살아남은 잔존 인류가, 세계관 기준 현재인 2032년을 살아가는 모습을 지역 단위로 조명한다.
 
미국에서는 동북부<ref>뉴욕, 펜실베니아, 뉴잉글랜드 지역.</ref>와 중서부<ref>시카고를 중심으로 함.</ref>, 남부<ref>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바이블 벨트 지역.</ref>를 다루며 세계관의 많은 이야기와 사건들은 미국에서 발생한다. 현재 세계의 어느 지역보다 많은 물자와 사람이 고여 있으며 그나마 첨단 전쟁 기술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 [[캐러밴 (2032)|캐러밴]]들의 물자 수출이 가장 활발하다. 물론 그런 물자를 차지하고자 하는 분쟁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대규모 도적 집단인 [[밴디트]], 오로지 대가만을 바라보고 폭력을 휘두르는 [[PMC (2032)|PMC]], 미국 지역의 경제를 운영하다시피 하는 [[조합 (2032)|조합]], 자신이 유일한 미국 지역의 잔존 정부라 자부하는 [[임시 정부]]에 이르기까지 각종 세력들이 각축을 벌이기도 한다.
 
소련<ref>현실의 러시아 연방 국가 지역. 2032에서는 소련이 해체되지 않았고 오히려 세력을 확장했다.</ref> 역시 2032의 주요 지역 중 한 곳인데, 소련의 서부<ref>모스크바 중심.</ref>와 북서부<ref>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ref>의 지하철 및 지상을 주로 다룬다. 소련의 생존자들은 생지옥이 되어버린 지상을 피해 방공호와 같은 지하철 지역으로 숨어 들어갔으며 이곳에 지하도시 거점을 세웠다. 하지만 소련 특유의 혹독한 기후와 부족한 가공 물자 탓에 생존 경쟁이 치열하고, 점점 빈발하는 이상현상 및 괴생명체 출몰로 고통받고 있다. 주요 세력으로는 스스로를 소련 정부의 후예라 칭하는 [[소비에트 잔존 정부]], 현 상황을 신의 심판이라 믿는 광신도들인 [[정교회(2032)|정교회]], 터전이 된 역들의 질서를 억압적으로 유지하려 하는 [[지하철 경비대]], 위험천만한 지상으로 나가 남은 물자를 모아오는 [[스토커 (2032)|스토커]] 등이 있다.
 
아시아 지역은 한중일 3국이 중심이 되지만 사태 초입부터 많은 피해를 입었기에 현재는 거대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 무주지가 되어 있다. 이 지역 생존자 대부분은 유목을 하거나 부족, 또는 가족 단위의 소규모 집단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끔 이들이 바다를 건너 미국 지역으로 오거나 지상을 돌파해 소련 지역에 나타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사태 초기부터 생존해 온 이 지역 생존자들의 생존 능력과 전투력은 가히 상상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장기간 지속된 냉전 기간 동안 미국과 소련의 군사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으며 이런 기술은 제3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폭발하게 된다. 그러나 폭발 이전 시점에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전략/전술 물자가 생산되고 있었고 이런 물자들은 민간에 살포되며 민간인의 군사적 지식 및 경험의 체득에 영향을 주었다. 발전한 기술은 탄약 및 체계의 규격화와 편제 정렬 등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이에 따라 2032 세계관의 무기 체계는 현실의 그것과 상이한 모습, 상이한 발전 방향을 보인다.
 
 


※ 이야기를 작성하기 위한 일종의 '틀'로 작용하는 세계관 정보만을 포함합니다.
※ 이야기를 작성하기 위한 일종의 '틀'로 작용하는 세계관 정보만을 포함합니다.




=== 배경 ===
=== 배경 ===


1990년 발발한 제3차 세계대전은 1992년 막을 내렸다. 핵은 사용되지 않았다. 인구도 급감하지 않았다. 민간인 학살이나 전쟁 범죄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세계대전은 학자들이 '물밑 전쟁'이라 이름 붙인 냉전으로 이어졌고 세계는 군사 기술의 혁혁한 진보를 경험하며 몰살의 공포에 떨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45년 9월 2일. 사람들은 이 날이 인류 최후의 전쟁을 끝낸 날이라 여겼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으리라고, 적어도 만인이 만인을 적대하는 날이 더 이상은 찾아오지 않으리라 여겼다.
 
<span style = " font-size:1.2em ">그들은 틀렸다.</span>


2020년 말, 지금에 와서는 구체적인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정체불명의 이상현상이 빈발하기 시작, 세상이 혼란에 빠진다.
83년 6월, 서기장 자리를 차지한 유리 안드로포프는 개인의 정치적 능력과 시대적 상황을 세련되게 이용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 국가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체제를 개혁하는 일에 적극적이었으며, 그것을 성공시킬 능력이 있었다. 그의 작업은 순조로웠고 그 성과는 가시적이었다. 냉전 중이었던 미국의 시선에서는 전혀 달갑지 않은 사태였다.


작은 마을의 주민 모두가 광란에 빠져 이웃 마을의 주민을 도륙하는가 하면, 야생동물의 흉포성이 증대되어 사람이 사는 거주 지역에 혼란을 불러 일으켰으며 심한 경우 국지적 규모의 지진, 마른 땅에서 호우를 동반한 폭풍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상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 모든 전자기기의 고장을 유발하는 [[이상 자기 폭풍]], 평지가 갑자기 꺼져내리는 싱크홀 현상, [[광란의 비]]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의 국민들은 소련이 강고해지는 모습을 보며 위기 의식을 느꼈고, 이는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던 지미 카터 대통령이 연임을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카터는 군비 증강에 한 층 더 박차를 가했고 군 규모 증대, 무기 체계 일신, 규격화 및 체계화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제2차 오일 쇼크의 여파는 거대했고 미국은 지속적으로 재정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세계 각국은, 특히 미합중국은 이런 이상현상이 강대국 위주의 세계 질서를 위협하리라 여겨 통제에 나선다. 국민의 생활구역에 번호를 붙여 철저히 격리하고 이상현상을 관측, 수집하여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가 하면, 이상현상으로 초토화된 지역에 군경을 파견하여 제압하고 그 정도가 심하다 판단될 경우 파괴적 병기를 동원하여 철저히 소탕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동원했다.
그리고 지미 카터 대통령은 지나치게 오른 유가를 진정시키려 최악의 자충수를 둔다. 미국의 협박을 받은 중동은 소련과 점차 가까워지고 소련은 날이 갈수록 강성해졌다.


소비에트 연방은 넓은 영토와 희박한 인구 밀도에 힘 입어 이상현상의 피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수 있었으며 오히려 이런 현상을 이용해 현 미국 주도의 패권을 탈취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미국의 강경한 제압 조치에 뒤이어 소련 역시 이상현상 연구에 나선 것은 이런 까닭이었다. 허나 소련의 이상현상 연구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이런 결과는 소련이 미국 본토를 침공하는 [[최후의 전쟁]]의 발단이 된다.
마침내 1995년 시점, 세계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 패권 국가에 의해 둘로 쪼개지게 된다. 미국은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를 IMTO(국제 군사 조약 기구)라는 이름으로 개정, 그 공격성을 강화했으며 성장 중이던 대한민국, 군비를 증강한 일본 등을 편입하여 규모를 키웠다. 소련은 WT(바르샤바 조약 기구)를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й военный союз, SMA(사회주의 군사 동맹)으로 강화하며 미국의 조치에 정면 대치했다. 세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강경 대응을 비판했으며 자체적으로 극복을 위한 연구에 나섰다. 훗날 밝혀지길 그 연구는 나름의 성과를 이룩했으나 결국에는 부질없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이런 유럽의 반응을 철저히 무시하고 기존의 조치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화답한다. 이런 조치에 대한 상응의 대가로 미국과 유럽의 오랜 동맹은 심히 흔들리게 된다.


아시아 지역 역시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나 그들은 연합하지 못했다. 그 대가는 막대했다. 연합하지 못한 동아시아 3국은 빠른 속도로 멸망해갔으며 대부분이 타국으로 이주하거나 자국 영토 내에 고립되었다. 그 외 아시아 국가들은 애초에 이상현상을 견딜 만한 국력이 없어 소리소문없이 주권을 상실해갔다. 다만 아시아 국가들은 상당한 규모와 정도의 이상현상을 겪었고 그것들을 연구 자료로 남겨 주요 강대국의 연구에 이바지했다고 전해진다.


<span style = " font-size:1.5em "> 그렇게 2년이 흘렀다. </span>
1996년 1월 12일. 최초의 이상현상이 공식 관측되었다.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ref>훗날 최초의 광증 발병 지역으로 기록되는, 일명 진원지(Ground Zero).</ref>에서 발생한 일련의 소요 사태는 도무지 마을의 규모에 걸맞지 않은 엄청난 피해를 동반했다. 그 현장의 참혹함은 정부에서 파견한 군 조사관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며 언론 통제를 통한 사실 은폐마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미국의 영토는 절반이 되었고, 미국이 포기한 절반의 영토는 이미 사람이 살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한 환경이 되어 있었다. 소련 역시 상당한 영토를 포기해야 했으며 유럽의 국민들 대다수는 주권 영토가 섬인 몇몇 국가들로 대규모 이주하여 살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현상은 확산했으며 인류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미국의 여론은 즉시 들끓었다. 사람들은 이 사태의 원인을 명백히 할 것을 지도자에게 요구했고, 96년도 대통령은 다름 아닌 조지 W. 부시였다. 그의 판단은 간단했다. 이 모든 문제는 소련의 뒷공작이라는 것이었다. 미국은 소련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비밀스럽게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후의 전쟁]]이 발발했다. 소련은 자원을 생산하던 영토의 상당 부분을 소실한 상태였고 그것을 만회할 정치적, 물리적 성과를 기대했다. 미국은 지금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소련이 상실한 영토 중 일부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고자 했다. 유럽은 전쟁에 참여할 여력이 없었다. 이미 그들은 자국의 군대를 거의 소실한 상태였으며 따라서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유럽의 [[대방벽]]은 이 시기에 건축되었다. 대방벽 내에서 이들이 살아남았는지는 아직까지도 미지수이다.
비슷한 시기, 소련 역시 이상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자그마치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내리는 호우나 고열을 품은 채 나타나 경로에 위치한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열폭풍은 상상할 수 없는 인명 피해와 재산 상 피해를 안겨주었다. 물론 광증 역시 관측되고 있었지만 광증에 대해서는 은폐할 수 있었다. 소련의 낮은 인구 밀도와 드넓은 영토 덕분이었다. 그러나 설령 은폐한다한들 그 피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으며 소련 역시 이런 현상을 미국의 비밀병기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 여겼다.


최후의 전쟁에는 핵무기가 다량 동원되었다. 다만 이 핵무기의 수요 대부분은 전역에 발생한 이상현상의 해소를 위한 것이었다. 국지적 지역에서의 [[광증]] 발병과 이들을 지역 내에서 소탕하기 위한 전술 핵무기 동원이 대부분의 사례였으며 적국을 향한 핵무기 발포는 오히려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은 절대적이었으며 방사능 오염에 이상현상이 더해져 생지옥이 되어버리는 지역도 속출했다.
미국은 이상현상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사실은 해당 지역을 격리하고 봉쇄하면 현상의 전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미국이 최초로 격리한 미국의 영토는 다름 아닌 미국 중서부 지역이었다. 마침 시카고에는 마피아와 범죄 조직, 마약 등 골칫거리가 가득했고 정부는 이번 사태를 결속력 강화의 구실로 써먹을 의도를 내비쳤다. 사람들은 즉각 반발했고 이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게 되며 나아가 광증의 대규모 전염 사태로 연결된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 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지막 전투 이후, 전쟁에 참여했던 이들은 전쟁이 끝났음을 알았고 인류 역시 역사의 장에서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소련은 재해를 거의 통제하지 못했다. 이제는 [[이상 재해]]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된 온갖 자연재해들에 대해, 소련은 무력했다. 어느 날 갑자기 열폭풍이 몰아쳐 멀쩡하던 소도시를 지도 상에서 지워버리는 식이었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소련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주민을 이주시키고 미국에 대한 증오를 부채질하며 군비를 증강하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2027년이 당도했다. 철저히 파괴된 세상, 분열된 문명, 폐허가 되어버린 생활권과 곳곳에 도사리는 [[봉쇄지역]]. 인류가 받은 성적표였다. 사람들은 각자의 터전에 묶여 남은 시간을 소비했다. 문명의 재건은 불가능했다.
<span style = " font-size:1.2em ">반드시 일어날 전쟁에 대비해.</span>


<span style = " font-size:1.5em "> 5년 뒤, 2032년. </span>
2010년. [[제3차 세계대전 (2032)|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이전 발발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는 달랐다. 세계는 양쪽으로 갈라져 격렬하게 싸웠다. 전술 핵무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물건이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략 핵무기 역시 거리낌없이 동원되었다. 지도를 고쳐 그리는 일은 심심치 않게 일어났고 때로는 지형이 바뀌어 지도 자체를 새로 그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살아남은, 죽지 못한 이들은 오늘도 '생존'하고 있다.
대전쟁이었다. 정작 전쟁의 기간 자체는 그리 길지 못했다. 단기간에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고 너무 많은 물자를 잃었으며 너무 많은 인간성을 상실한 까닭이었다. 전쟁은 총 2년 간 치뤄졌고 전쟁이 끝나자 인류에게 남은 것은 이상현상과 위험천만한 봉쇄구역, 그리고 산더미 같은 무기들 뿐이었다. 사람들이 총알은 먹을 수 없는 물건임을 깨닫는 것에는 1년이 채걸리지 않았다.


누군가는 부르짖었다. 마야인의 예언이 적중한 거라고, 2012년에 인류 문명은 멸망했다고.


=== 타임라인 ===
혹자는 말했다. 아직 인류에게는 기회가 있다고. 회개하고 노력하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고.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90년 </span> [[제3차 세계대전]] 발발. 미국을 중심으로 북/서유럽 및 아시아 선진국 연합과 소련을 중심으로 동/남유럽 및 인도, 중국,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동맹을 맺고 형성한 [[대동맹]]이 정면 충돌. 세계 전체가 전장이었고 초토화 병기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병기, 화기, 전략, 전술이 동원된 인류 최고 규모의 전쟁.
하지만 대다수는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직감적으로, 이제는 끝났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92년 </span> 제3차 세계대전의 종전. 연합, 동맹했던 국가들의 분열과 파괴된 인프라의 영향으로 시작된 각자도생의 시대. [[물밑 전쟁]]의 시작과 엄청난 속도의 군사 기술 발전. 미국의 패권이 더욱 강화되고 소련 역시 이에 맞서 더욱 강경한 독재 노선 탑승.
<span style = " font-size:1.2em ">그렇게 20년이 흘렀다.</span>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98년 </span> 금본위제의 몰락. 기존의 금 중심 세계 경제 체계의 붕괴와 달러 및 루블을 중심으로 한 신용 화폐 시대 도래. 그러나 세계화 자체의 정체로 금융 경제가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각국은 자국 내 자급자족을 바탕으로 한 실물 경제를 키우게 되며 이는 교류의 둔화와 풍화를 촉진하게 된다.
이상현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광증은 거의 대부분의 인구를 감염시켰으며 살아남은 이들 역시 죽어서는 괴물이 되었다. 개중 드물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상관 없었다. 광증에는 면역이라도 광증에 감염된 친지를 쏠 수 있는 자들은 소수였으며 광증병자들의 이빨과 발톱에도 면역인 것은 아니었으니까.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02년 </span> NATO의 공식적 해산, 바르샤바 조약 기구의 붕괴. 군비 경쟁 역시 둔화되었으나 물밑 전쟁은 완화되지 않고 첩보전 양상으로 진행. 사상과 언론 출판, 표현의 자유가 심히 제약되었으며 간간히 이어지던 각 국가간 교류 역시 가시적으로 감소.
사람들은 지금도 싸운다. 조금이라도 더 먹기 위해, 조금이라도 안전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덜 무서워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칼을 휘두른다.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09년 </span> 남유럽권의 경제적 몰락. 지중해 근처의 국가들이 멸망함에 따라 대규모 이주 현상 발생, 유럽은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심한 국력 감소로 이어짐. 미국은 해당 사건을 외면함. 소련은 남유럽권 난민을 일부 수용하여 국력을 강화했고 아시아 지역 역시 일부 난민을 수용함.
<span style = " font-size:1.5em ">지금은 2032년.</span><br>
세상이 멸망한 뒤의 시대다.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15년 </span> 소련이 국명을 러시아 연방으로 수정. 미합중국은 연방제였던 통치 제도를 개편하여 중앙집권 국가가 되었으며 국명을 USA(United States of America)에서 RNA(Republic of North America), 아메리카 공화국으로 수정.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18년 </span> 미국 내 정치적 잡음이 정리되자 세계화가 촉진되기 시작했고 국제 경제의 개념이 탄생, 국제 교류가 태동. 소련은 주변국을 더욱 철저히 흡수하는 것으로 화답. 소련의 자원 대국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가시적 무역 연합체의 탄생.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20년 </span> 최초의 이상현상 보고. 그러나 이전에도 이상현상은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로 보고된 이상현상은 [[광증]] 현상으로 미국 내 일부 시골 마을과 소련 내의 검증되지 않은 교외 지역이 진원지로 추측됨.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두 국가는 자국 군대를 투입해 소요 사태를 무력 진압.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22년 </span> [[이상 자기 폭풍]] 현상 관측, [[광란의 비]] 현상 발생, 기존에는 동일시 되었던 광증과 [[적란병]]의 분리,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대규모 소요 사태 발생과 동아시아 3국 정부의 붕괴. 영토가 넓고 정부의 힘이 강했던 중국은 그나마 정부의 틀을 남겼으나 사실상 국지적 지역 외의 통치권을 상실.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23년 </span> 대한민국, 일본에서 탈출한 생존자들이 유럽과 미국으로 건너가 관측한 사항과 연구 사실을 보고, 중국 발 연구 역시 소련으로 전달. 생존한 각국은 멸망한 동부/남부 아시아 국가들을 격리 구역으로 선언.
=== 연표/요약 ===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24년 </span> [[최후의 전쟁]] 발발.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45년 </span>   9월 2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26년 </span> 주요 전역에서의 대규모 이상현상 발생. 훗날 참전 용사들은 무작위적이고 맥락 없는 광증과 적란병 발병, 국지적 지진이 일어났으며 곳곳에서 발생한 이상 자기 폭풍이 첨단 군사 장비들의 오작동을 유발해 한동안 전쟁 수행보다 이상 현상 정리에 집중했다고 증언. 전쟁은 정체되었으나 전투 수행보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회고.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81년 </span>   1월 20일. 지미 카터 2기 행정부 출범.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27년 </span> 최후의 전쟁 종전 년도로 '''추정'''. 해당 기록은 간신히 살아남은 소규모 집단이 자체적인 기준으로 기록한 기록물에 의존한 것으로 신빙성이 떨어짐.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83년 </span>   6월. 유리 안드로포프의 서기장 취임.


<span style = " font-size:1.5em "> 공백기</span>(2028년 초~2031년 말)  그나마 남아있던 소규모 집단의 동시다발적 붕괴 및 범인류적 연대의 사실상 종말. 인류는 각자도생 이상의 '생존의 시대'로 진입했으며 이 시기 [[임시 정부]], [[생존자 연합]], [[PMC]], [[상회]] 등의 잔존 세력이 탄생한 것으로 추정.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84년 </span>   1월.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의 소련 개혁 계획 발표. 미국과 서방 세력의 경제 제재. 명목 상으로는 인권 탄압에 대한 응분성 조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확장해가는 소련 세력에 대한 견제구였다.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86년 </span>  3월 12일. 미국의 오일 쇼크에 대한 입장문 발표. 주요 내용은 산유국에 대한 규탄과 협박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한 반발. 같은 해 8월 사우디와 소련 사이의 추가 석유 채굴 감산 협정.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89년 </span>  4월. 남유럽권의 순차적 디폴트 선언. 지중해 근처의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몰락함에 따라 대규모 이주 현상 발생, 유럽은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심한 국력 감소로 이어짐. 미국은 이런 사태를 사실상 방조. 소련은 남유럽권 난민을 일부 수용하여 국력을 강화했고 아시아 지역 역시 일부 난민을 수용함.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92년 </span>  일본의 평화 헌법 개정. 이에 따라 주변국인 한국이 반사 이익을 얻었고 한국은 군수공장화 되어 막대한 경제적 성장을 이룩.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95년 </span>  3월 2일. IMTO<ref>International Military Treaty Organization, 국제 군사 조약 기구.</ref> 출범. 같은 해 4월. SMA<ref>Socialist Military Alliance,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й военный союз, 사회주의 군사 동맹.</ref> 출범.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96년 </span>  1월 12일. 최초의 이상현상 공식 관측. 그러나 이전에도 이상현상은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로 공식 보고된 이상현상은 [[광증 (2032)|광증]] 현상으로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이 그 진원지. 같은 해 2월. 미국 내의 시민단체들이 정부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 중앙 정부는 소련과의 결전을 비밀리에 준비하기 시작.
 
<span style = " font-size:1.5em "> 1997년 </span>  5월. 소련의 열폭풍 현상 관측 공식 발표. 집계된 피해 규모는 두 개 마을과 사상자 수천 명, 재산 상 피해 수백만 루블 수준이었다. 이 시기 이후로 소련 역시 미국과의 전면전을 준비하기 시작.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00년 </span>  12월 시점. 대규모 냉기폭풍에 의한 한국의 고립, 해일로 인한 일본 해안 지대의 완전 침수, 동시다발적 광증 발병으로 인한 중국 정부의 통제력 상실 가속화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선진국 대열 이탈.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02년 </span>  유럽권의 중재로 마련된 미소 정상회담 개최. 그러나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자국의 반발 여론에 의해 감정 악화를 초래.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03년 </span>  소련 내 거대 열폭풍 발생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대의 초토화. 대다수 주민은 모스크바로 이주했고 다수의 국민이 사망하거나 실종.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07년 </span>  북유럽권의 비자발적 유럽 이탈. 냉기폭풍에 의한 고립과 해일의 영향으로 경제 기반이 파괴된 여파가 컸다. 마찬가지로 재해에 의해 국력을 소모한 대다수 동유럽 국가는 소련에 의해 흡수되었다.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10년 </span>  5월 13일. 미국과 소련의 [[제3차 세계대전(2032)|제3차 세계대전]] 발발 선언.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12년 </span>  종전. 중심 국가였던 미국과 소련의 정부가 붕괴.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32년 </span> 현재. 해당 년도는 임시 정부의 연도 기록에서 발췌.
<span style = " font-size:1.5em "> 2032년 </span> 현재. 해당 년도는 임시 정부의 연도 기록에서 발췌.




74번째 줄: 112번째 줄:


==== 인구 ====
==== 인구 ====
 
구체적으로 집계가 되지 않는다. 인구 집계를 위한 행정적 기반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공동체마다 인구 구성과 인구수가 천차만별인지라 통합 집계는 요원하다.
==== 식량과 기호식품 ====
==== 식량과 기호식품 ====


106번째 줄: 144번째 줄:


=== 이상현상 ===
=== 이상현상 ===
== 각주 ==
<references />
[[분류:2032]]

2022년 11월 26일 (토) 14:01 기준 최신판

개요

2032는 가상의 대체 역사 가상 지구를 배경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캠페인 세팅으로, 정체불명의 이상현상들과 그에 대한 인류의 대응으로 인해 폐허가 된 인류의 터전 속에서 살아남은 잔존 인류가, 세계관 기준 현재인 2032년을 살아가는 모습을 지역 단위로 조명한다.

미국에서는 동북부[1]와 중서부[2], 남부[3]를 다루며 세계관의 많은 이야기와 사건들은 미국에서 발생한다. 현재 세계의 어느 지역보다 많은 물자와 사람이 고여 있으며 그나마 첨단 전쟁 기술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 캐러밴들의 물자 수출이 가장 활발하다. 물론 그런 물자를 차지하고자 하는 분쟁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대규모 도적 집단인 밴디트, 오로지 대가만을 바라보고 폭력을 휘두르는 PMC, 미국 지역의 경제를 운영하다시피 하는 조합, 자신이 유일한 미국 지역의 잔존 정부라 자부하는 임시 정부에 이르기까지 각종 세력들이 각축을 벌이기도 한다.

소련[4] 역시 2032의 주요 지역 중 한 곳인데, 소련의 서부[5]와 북서부[6]의 지하철 및 지상을 주로 다룬다. 소련의 생존자들은 생지옥이 되어버린 지상을 피해 방공호와 같은 지하철 지역으로 숨어 들어갔으며 이곳에 지하도시 거점을 세웠다. 하지만 소련 특유의 혹독한 기후와 부족한 가공 물자 탓에 생존 경쟁이 치열하고, 점점 빈발하는 이상현상 및 괴생명체 출몰로 고통받고 있다. 주요 세력으로는 스스로를 소련 정부의 후예라 칭하는 소비에트 잔존 정부, 현 상황을 신의 심판이라 믿는 광신도들인 정교회, 터전이 된 역들의 질서를 억압적으로 유지하려 하는 지하철 경비대, 위험천만한 지상으로 나가 남은 물자를 모아오는 스토커 등이 있다.

아시아 지역은 한중일 3국이 중심이 되지만 사태 초입부터 많은 피해를 입었기에 현재는 거대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 무주지가 되어 있다. 이 지역 생존자 대부분은 유목을 하거나 부족, 또는 가족 단위의 소규모 집단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끔 이들이 바다를 건너 미국 지역으로 오거나 지상을 돌파해 소련 지역에 나타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사태 초기부터 생존해 온 이 지역 생존자들의 생존 능력과 전투력은 가히 상상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장기간 지속된 냉전 기간 동안 미국과 소련의 군사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으며 이런 기술은 제3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폭발하게 된다. 그러나 폭발 이전 시점에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전략/전술 물자가 생산되고 있었고 이런 물자들은 민간에 살포되며 민간인의 군사적 지식 및 경험의 체득에 영향을 주었다. 발전한 기술은 탄약 및 체계의 규격화와 편제 정렬 등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이에 따라 2032 세계관의 무기 체계는 현실의 그것과 상이한 모습, 상이한 발전 방향을 보인다.


※ 이야기를 작성하기 위한 일종의 '틀'로 작용하는 세계관 정보만을 포함합니다.



배경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45년 9월 2일. 사람들은 이 날이 인류 최후의 전쟁을 끝낸 날이라 여겼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으리라고, 적어도 만인이 만인을 적대하는 날이 더 이상은 찾아오지 않으리라 여겼다.

그들은 틀렸다.

83년 6월, 서기장 자리를 차지한 유리 안드로포프는 개인의 정치적 능력과 시대적 상황을 세련되게 이용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 국가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체제를 개혁하는 일에 적극적이었으며, 그것을 성공시킬 능력이 있었다. 그의 작업은 순조로웠고 그 성과는 가시적이었다. 냉전 중이었던 미국의 시선에서는 전혀 달갑지 않은 사태였다.

미국의 국민들은 소련이 강고해지는 모습을 보며 위기 의식을 느꼈고, 이는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던 지미 카터 대통령이 연임을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카터는 군비 증강에 한 층 더 박차를 가했고 군 규모 증대, 무기 체계 일신, 규격화 및 체계화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제2차 오일 쇼크의 여파는 거대했고 미국은 지속적으로 재정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지미 카터 대통령은 지나치게 오른 유가를 진정시키려 최악의 자충수를 둔다. 미국의 협박을 받은 중동은 소련과 점차 가까워지고 소련은 날이 갈수록 강성해졌다.

마침내 1995년 시점, 세계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 패권 국가에 의해 둘로 쪼개지게 된다. 미국은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를 IMTO(국제 군사 조약 기구)라는 이름으로 개정, 그 공격성을 강화했으며 성장 중이던 대한민국, 군비를 증강한 일본 등을 편입하여 규모를 키웠다. 소련은 WT(바르샤바 조약 기구)를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й военный союз, SMA(사회주의 군사 동맹)으로 강화하며 미국의 조치에 정면 대치했다. 세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1996년 1월 12일. 최초의 이상현상이 공식 관측되었다.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7]에서 발생한 일련의 소요 사태는 도무지 마을의 규모에 걸맞지 않은 엄청난 피해를 동반했다. 그 현장의 참혹함은 정부에서 파견한 군 조사관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며 언론 통제를 통한 사실 은폐마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미국의 여론은 즉시 들끓었다. 사람들은 이 사태의 원인을 명백히 할 것을 지도자에게 요구했고, 96년도 대통령은 다름 아닌 조지 W. 부시였다. 그의 판단은 간단했다. 이 모든 문제는 소련의 뒷공작이라는 것이었다. 미국은 소련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비밀스럽게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소련 역시 이상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자그마치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내리는 호우나 고열을 품은 채 나타나 경로에 위치한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열폭풍은 상상할 수 없는 인명 피해와 재산 상 피해를 안겨주었다. 물론 광증 역시 관측되고 있었지만 광증에 대해서는 은폐할 수 있었다. 소련의 낮은 인구 밀도와 드넓은 영토 덕분이었다. 그러나 설령 은폐한다한들 그 피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으며 소련 역시 이런 현상을 미국의 비밀병기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 여겼다.

미국은 이상현상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사실은 해당 지역을 격리하고 봉쇄하면 현상의 전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미국이 최초로 격리한 미국의 영토는 다름 아닌 미국 중서부 지역이었다. 마침 시카고에는 마피아와 범죄 조직, 마약 등 골칫거리가 가득했고 정부는 이번 사태를 결속력 강화의 구실로 써먹을 의도를 내비쳤다. 사람들은 즉각 반발했고 이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게 되며 나아가 광증의 대규모 전염 사태로 연결된다.

소련은 재해를 거의 통제하지 못했다. 이제는 이상 재해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된 온갖 자연재해들에 대해, 소련은 무력했다. 어느 날 갑자기 열폭풍이 몰아쳐 멀쩡하던 소도시를 지도 상에서 지워버리는 식이었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소련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주민을 이주시키고 미국에 대한 증오를 부채질하며 군비를 증강하는 것 뿐이었다.

반드시 일어날 전쟁에 대비해.

2010년.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이전 발발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는 달랐다. 세계는 양쪽으로 갈라져 격렬하게 싸웠다. 전술 핵무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물건이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략 핵무기 역시 거리낌없이 동원되었다. 지도를 고쳐 그리는 일은 심심치 않게 일어났고 때로는 지형이 바뀌어 지도 자체를 새로 그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대전쟁이었다. 정작 전쟁의 기간 자체는 그리 길지 못했다. 단기간에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고 너무 많은 물자를 잃었으며 너무 많은 인간성을 상실한 까닭이었다. 전쟁은 총 2년 간 치뤄졌고 전쟁이 끝나자 인류에게 남은 것은 이상현상과 위험천만한 봉쇄구역, 그리고 산더미 같은 무기들 뿐이었다. 사람들이 총알은 먹을 수 없는 물건임을 깨닫는 것에는 1년이 채걸리지 않았다.

누군가는 부르짖었다. 마야인의 예언이 적중한 거라고, 2012년에 인류 문명은 멸망했다고.

혹자는 말했다. 아직 인류에게는 기회가 있다고. 회개하고 노력하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대다수는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직감적으로, 이제는 끝났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이상현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광증은 거의 대부분의 인구를 감염시켰으며 살아남은 이들 역시 죽어서는 괴물이 되었다. 개중 드물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상관 없었다. 광증에는 면역이라도 광증에 감염된 친지를 쏠 수 있는 자들은 소수였으며 광증병자들의 이빨과 발톱에도 면역인 것은 아니었으니까.

사람들은 지금도 싸운다. 조금이라도 더 먹기 위해, 조금이라도 안전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덜 무서워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칼을 휘두른다.

지금은 2032년.
세상이 멸망한 뒤의 시대다.



연표/요약

1945년 9월 2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1981년 1월 20일. 지미 카터 2기 행정부 출범.

1983년 6월. 유리 안드로포프의 서기장 취임.

1984년 1월.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의 소련 개혁 계획 발표. 미국과 서방 세력의 경제 제재. 명목 상으로는 인권 탄압에 대한 응분성 조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확장해가는 소련 세력에 대한 견제구였다.

1986년 3월 12일. 미국의 오일 쇼크에 대한 입장문 발표. 주요 내용은 산유국에 대한 규탄과 협박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한 반발. 같은 해 8월 사우디와 소련 사이의 추가 석유 채굴 감산 협정.

1989년 4월. 남유럽권의 순차적 디폴트 선언. 지중해 근처의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몰락함에 따라 대규모 이주 현상 발생, 유럽은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심한 국력 감소로 이어짐. 미국은 이런 사태를 사실상 방조. 소련은 남유럽권 난민을 일부 수용하여 국력을 강화했고 아시아 지역 역시 일부 난민을 수용함.

1992년 일본의 평화 헌법 개정. 이에 따라 주변국인 한국이 반사 이익을 얻었고 한국은 군수공장화 되어 막대한 경제적 성장을 이룩.

1995년 3월 2일. IMTO[8] 출범. 같은 해 4월. SMA[9] 출범.

1996년 1월 12일. 최초의 이상현상 공식 관측. 그러나 이전에도 이상현상은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로 공식 보고된 이상현상은 광증 현상으로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이 그 진원지. 같은 해 2월. 미국 내의 시민단체들이 정부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 중앙 정부는 소련과의 결전을 비밀리에 준비하기 시작.

1997년 5월. 소련의 열폭풍 현상 관측 공식 발표. 집계된 피해 규모는 두 개 마을과 사상자 수천 명, 재산 상 피해 수백만 루블 수준이었다. 이 시기 이후로 소련 역시 미국과의 전면전을 준비하기 시작.

2000년 12월 시점. 대규모 냉기폭풍에 의한 한국의 고립, 해일로 인한 일본 해안 지대의 완전 침수, 동시다발적 광증 발병으로 인한 중국 정부의 통제력 상실 가속화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선진국 대열 이탈.

2002년 유럽권의 중재로 마련된 미소 정상회담 개최. 그러나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자국의 반발 여론에 의해 감정 악화를 초래.

2003년 소련 내 거대 열폭풍 발생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대의 초토화. 대다수 주민은 모스크바로 이주했고 다수의 국민이 사망하거나 실종.

2007년 북유럽권의 비자발적 유럽 이탈. 냉기폭풍에 의한 고립과 해일의 영향으로 경제 기반이 파괴된 여파가 컸다. 마찬가지로 재해에 의해 국력을 소모한 대다수 동유럽 국가는 소련에 의해 흡수되었다.

2010년 5월 13일. 미국과 소련의 제3차 세계대전 발발 선언.

2012년 종전. 중심 국가였던 미국과 소련의 정부가 붕괴.

2032년 현재. 해당 년도는 임시 정부의 연도 기록에서 발췌.



멸망한 세계에서의 삶

인구

구체적으로 집계가 되지 않는다. 인구 집계를 위한 행정적 기반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공동체마다 인구 구성과 인구수가 천차만별인지라 통합 집계는 요원하다.

식량과 기호식품

자원

보건

경제

정치

생업

교통

군사

문화

학문
예술
행사

세력 및 단체

주요 지리

괴생명체

이상현상

각주

  1. 뉴욕, 펜실베니아, 뉴잉글랜드 지역.
  2. 시카고를 중심으로 함.
  3.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바이블 벨트 지역.
  4. 현실의 러시아 연방 국가 지역. 2032에서는 소련이 해체되지 않았고 오히려 세력을 확장했다.
  5. 모스크바 중심.
  6.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
  7. 훗날 최초의 광증 발병 지역으로 기록되는, 일명 진원지(Ground Zero).
  8. International Military Treaty Organization, 국제 군사 조약 기구.
  9. Socialist Military Alliance,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й военный союз, 사회주의 군사 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