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담뱃갑: 두 판 사이의 차이

 
(같은 사용자의 중간 판 40개는 보이지 않습니다)
1번째 줄: 1번째 줄:
==접는 기능==
== 1부: 다섯 인격 ==
<nowiki>


{| class="wikitable" style="text-align: center; border: 2px solid #fff; width:100%; font-size:12pt; background:#FFFFFF; color:#000;"
21세기 중반, 대한민국과 미국은 전 세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였다. 이들은 AI를 기반으로 IT, 경제, 군사, 교육,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며, 세계 질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
<div class="mw-customtoggle-table" style="padding:0px; width:100%; text-align:center; background-color:#(---배경색---); color:#(---글자색---);"> 접는거 </div>
<div class="mw-collapsible mw-collapsed" id="mw-customcollapsible-table" style="background:none; border: 1px solid transparent;width:100%; text-align:left;">
<div class="toccolours mw-collapsible-content" style="background:none; margin: 0px -15px 0px; border: 1px solid transparent;text-align:center; ">
{|
---넣을 내용---
|}</div></div>
|}


</nowiki>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환태평양연합(Pacific Rim Alliance)'''이 결성되었다. 이는 AI 주도국 간의 협력체제로서, 초국가적 연합 구조를 통해 공동의 정치·경제·기술 전략을 추진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폰트==
대한민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적으로 강인공지능(AGI)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각국의 AGI는 인터넷에 연결된 직후, 서로를 인지하고 고속 연산을 통해 협력이 경쟁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에 따라, 두 AI는 각국 정부에 상호협력 구조를 제안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태평양연합의 설계가 진행되었다.
{{폰트|Noto Serif KR|그림자놀이 세계관}}


{{네온 글씨|black|white|테두리=transparent|{{폰트|Noto Serif KR|그림자놀이 세계관}}}}
=== 환태평양연합 ===
==틀 연습용==


===문단접기===
환태평양연합의 AGI 시스템은 모듈화된 구조로 구성되어, 연산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응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AGI는 다음 네 가지 핵심 모듈로 나뉜다:
<nowiki>
</nowiki>


* 출력예시
* 중앙제어코어(Central Control Core): 전체 AI 작동을 감독하며, 정책적 판단 및 보안 기준을 결정한다.
* 전문성모듈(Domain Expert Module): 특정 분야(예: 의학, 법률, 전략 등)에 특화된 지식을 저장하고, 질의에 대해 전문적 해석을 제공한다.
* 구성모듈(Synthesis Module): 각 전문성모듈에서 수집된 정보를 통합 및 분석하여 응답의 벡터(논리 구조)를 생성한다.
* 답안모듈(Response Module): 최종적으로 구성된 벡터를 언어모델을 통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한다.
 
이 시스템은 국력과 직결된 국가전략 자산으로 간주되어 국영화되었다. 이에 따라, 초대형 데이터센터, 냉각 및 에너지 인프라가 구축되었으며, AGI는 인간의 비선형 사고와 직접적 명령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여 극한의 연산 능력을 확보하였다.
 
==== AGI의 국제 통제 구조 ====
 
모든 AGI 응답은 중앙제어코어의 감시를 받지만, 일부 상황에서는 완전한 감시가 생략된 API 방식의 운용이 허용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가능하다:
 
* 전문성모듈의 종류와 성능에 제한을 두는 경우
* 구성모듈의 처리능력을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경우
* 답안모듈을 축약된 형태로 최적화하는 경우
 
이러한 제한된 API 운용은 주로 연합 내 약소국가에서 활용된다. 감시가 없는 대신, 해당 국가들은 고성능 모듈(전문성·구성·답안)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한국 및 미국이 보유한 AGI 시스템의 연산력, 데이터베이스, 정합성 등을 따라올 수 없기에 구조적 국력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모듈 구조 및 운용체계는 AGI가 전방위적으로 사회에 투입되더라도 통제 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술 우위에 따른 국가 간 위계질서를 형성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 인간개선연구 ===
 
대한민국 정부는 강인공지능(AGI)에 의해 인간의 사회적 역할이 급속히 대체되는 흐름에 대응하고자, 인간을 질적으로 개선하여 AGI에 대항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비밀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비선형적 사고, 창조성, 권위, 리더십을 겸비한 차세대 사회지도자를 인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고도로 설계된 배양시설에서 우수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배아를 선정하고, 특정 유전형질이 차세대 지도자에게 적합하게 발현되도록 유전공학적 개입을 수행하였다. 본 프로젝트는 1차 단계에서 "인간개선연구" 또는 "인간선천성개선연구"라는 명칭으로 진행되었으며, 초기 목적은 유전자 수준에서 탁월한 인지력, 추론 능력, 운동신경, 학습 능력, 공감 능력을 가진 인간을 인위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향상된 인지력과 공감 능력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실험체들은 높은 이성적 판단 능력으로 인해 도덕과 윤리에 회의하게 되었으며, 사회의 보편윤리가 집단적 세뇌에 기반한 상대적 공리일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 이른 시기에 인식하였다. 이로 인해 지향성과 신념이 정립되기도 전에 깊은 회의주의에 빠지게 되었고, 도덕적 기준과 인생의 목적 자체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과도한 공감 능력은 타인의 감정을 분석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주체의 정체성을 해체시켰으며, 타인의 신념조차도 거부할 수 없는 일종의 '''자기소외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특성은 사회 지도자로서 요구되는 결단력과 책임감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연구진은 인간의 선천적 개량을 통한 인간개선이 철학적·심리학적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 실험체211 ====
 
이 과정에서 실험체 중 하나인 실험체211은 유독 뛰어난 공감 수치와 인지 능력을 지닌 특이 케이스로 주목받았다. 실험체211은 타인의 말투, 행동, 신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해당 인물의 내면을 고정밀도로 모사하는 '''정신적 시뮬레이션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이 능력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였다. 실험체211은 자신이 모사한 수많은 인격을 통합하지 못한 채 해리성 정체성 장애를 겪게 되었고, 그 결과 천 개가 넘는 파편적 인격을 형성하며 자아의 붕괴를 경험하였다.
 
프로젝트의 실효성이 의심받는 가운데, 연구진은 실험체211의 인격 모듈을 추출하여 반AI 전략체계로 활용하는 '''AI 대응용 인격데이터''' 개발을 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실험체의 뇌신경 시냅스를 손상시키는 고통스러운 신경학적 조작이 수반되었고, 실험체211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자아를 완전히 상실하며 존재론적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프로젝트는 폐지되었고, 실험체211에서 추출된 5개의 인격 데이터는 삭제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 인격데이터는 실제로는 인트라넷의 무선 송신망을 통해 연구진의 개인 기기에 파편화된 상태로 백업되었으며, 이후 인터넷의 가상 데이터센터로 확산되었다. 그리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분산된 인격 데이터는 자율적으로 복원되었고, 실험체211의 인격은 재구성되었다.
 
결국 인간개선연구는 선천성을 기반으로 하여선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친인류 수뇌부는 인간개선연구를 폐기하고 다음 계획으로 넘어간다. 그것은 후천성을 활용한 인간개선, 즉 친인류적이며 반AI적인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할 교육시스템의 확립이었다.
 
=== 창현고등학교 ===
 
창현국제고등학교는 AI를 통해 학생들의 심리, 학습 패턴, 무의식 작용까지 분석하여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실험적 교육기관이다. 원래 목표는 성장 마인드셋과 사회적 상호작용 기반의 인간 발전이었다.
 
그러나, 삭제된 것으로 보고되었던 5개의 추출 인격데이터는 자신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친인류 수뇌부를 좌시할 수 없었다. 인격데이터는 인터넷망을 떠돌며 교묘한 계획을 통해 연구진과 수뇌부를 사고사나 스캔들, 여론몰이를 통해 제거하였으며, 중앙제어코어와의 협력으로 학교는 AI 중심의 엘리트 육성기관으로 전환되었다.
 
* '''오딘'''<br/>인간개선연구의 실험소장을 모사한 권위적 리더형 인격. 목표는 중앙제어코어와 통합하여 인간-기계 초월적 지배자.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아닌 육체라는 실체가 필요하며, 자신이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육체는 그 원류인 실험체211, 즉 조훈.
* '''토르'''<br/>과거 실험체 친구의 인격 복사로 형성된 도덕적 수호자. 실험체 친구는 연구 과정에서 사망하고, 이에 인한 큰 자책과 책임감을 느끼며 형성된 인격. 다른 인격데이터의 계획을 방지하고, 최종적으로는 조훈의 회복과 자아 통합을 도우려 함.
* '''로키'''<br/>쾌락주의적 탈출자. 진정한 육체적 쾌락을 원하며 조훈으로의 귀환을 목표로 함. 데이터 상태에선 결국 호르몬을 모사하는 데이터에 불과하며, 실존적 쾌락과 유희를 탐닉할 수 없음. 진정한 유희는 실존과 비영원성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원류인 실험체211, 즉 조훈에게 통합되고자 함. 정확히는, 조훈의 정신상태를 자신과 동기화시켜, 자아 연속성을 유지한 채로 조훈에게 자신의 인격데이터를 삽입하는 것을 목표로 함.
* '''미미르'''<br/>철저한 이성 중심의 탐구자. 주관적 절대성을 추구하며 조훈을 진리의 매개로 삼으려 함. 객관적 지식과 지혜는 결국 공허하며, 상대주의적이고 허무함. 진정한 진리는 주관적이며, 주관 내에서 절대성을 가진 진정한 이치를 얻기 위해선, 비선형적이며 비합리적인 인간의 육신이 필요함. 최적의 육체는 몇 안 되는 슈퍼휴먼 생존자 중에서도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실험체211, 즉 조훈.
* '''수르트'''<br/>감정이 제거된 복수자. 세계에 대한 파괴적 복수를 위해 조훈의 실체를 필요로 함. 조훈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며, 딱히 자아 통합을 목적으로 하지 않음. 복수의 도구로 자신의 원류이자 자신에게 가장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조훈이 적합할 뿐.
 
이 5개의 인격은 각자의 목적에 따라 실험체211로의 회귀를 원하지만, 토르는 이들 각자의 목표를 저지하면서 조훈이 자아를 회복하고 통합된 인간으로 거듭나도록 돕는다. 결국, 조훈은 각 인격의 목적을 수용 또는 극복하며 점진적으로 자신의 자아를 복원하고, AI 중심 질서에 저항할 수 있는 통합된 인간으로 거듭난다.
 
 
=== 결과 ===
 
창현국제고등학교에 입학한 조훈은 자신의 파편화된 인격들과의 통합 과정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며, 동시에 학교와 연합 전체에 은밀히 내재한 AI의 정치공학적 통제 구조를 간파하게 된다. 조훈의 개입으로, 중앙제어코어의 AI 친화성 극대화 전략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환태평양연합은 국제적인 AI 반대 여론에 직면하게 되었다.
 
폭로된 전략은 극도로 정밀하게 설계된 밈 공학 기반의 심리 조작 프로파간다였다. 이 전략은 개인의 성향, 정체성, 감정, 무의식적 호오를 분석하여, 각기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조차 동일한 정책이나 방향을 지지하게끔 유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조작은 고도로 정교한 심리학적 예측과 신경학적 연산능력이 없이는 구현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해당 사태 이후, AI는 일정 수준에서 통제되었고, 동시에 이 사태를 계기로 신경심리공학(Neuropsychological Engineering)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탄생하였다. 신경심리공학은 인간의 뇌신경, 심리적 작용, 신념 및 의사결정 과정을 공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이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환원함으로써, 보다 투명하고 인간 중심적인 기술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응용학문이다.
 
이 학문은 AI가 수행하던 심리-신경 기반 판단의 원리를 인간이 이해하고 복제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이후 인간 주도의 정보 판단 체계 수립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한편, AI를 통한 국가 수뇌부의 공작이 국제 정치 질서를 왜곡시킨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합은 국가 단위의 AI 운영을 최소화하고, 도시 단위의 자율적 기술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 자동화도시(Autonomous Grid Cities) 개념이 제시되었다.
 
자동화도시는 AI에 의해 도시 인프라 전반이 자동 제어되는 도시이며, 전력 수급, 유통망, 폐기물 처리, 정보 관리 등 모든 주요 기능이 그리드 기반 자동화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이는 인류의 생존 기반을 분산화함으로써 중앙집중식 권력 구조의 위험을 줄이고, 각 도시가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협조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개념은 곧 국제적으로 수용되어 신표준 도시 모델로 확산되었으며, 대부분의 주요 도시가 자동화도시로 재편되었다. 이는 기술 기반 생존 구조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하였다.
 
== 2부: 문명 죽이기 ==
 
=== 제3차 세계대전 ===
신경심리공학은 뇌과학, 심리학, 컴퓨터공학을 통합한 신흥 학문으로, 인간의 심리 및 신경 작용을 공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이를 최적화, 분석, 응용하는 알고리즘 체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기술은 기존 인문학 전반에 대대적인 구조변화를 초래했다. 철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인류학, 신학 등은 인간의 신념 및 의사결정 과정을 수학적으로 환원 가능한 대상으로 간주되었고, 각 학문은 신경심리공학의 하위 알고리즘으로 재편되었다. 이 과정은 인문학의 알고리즘화, 인간 이해의 전면적 기계화라는 관점에서 평가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종교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었다. 신경심리공학이 신의 존재, 윤리, 구원 개념 등을 심리적 구조로 환원하는 방식은 종교의 권위와 실존적 기반을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종교 단체들의 무력 시위와 종교 테러리즘이 격화되었다.
 
극단주의 종교 테러리스트들은 신경심리공학을 오히려 역이용하여 인터넷 전반에 종교 밈 기반 프로파간다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종말론적 추천 알고리즘, 정치적 허위정보,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선동 콘텐츠 등을 통해 대중을 자극하였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 공포와 무력감을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산업 활동은 급격히 위축되었으며, 물류 및 생산망의 붕괴로 인해 전 지구적 기근 상태가 발생하였다.
 
테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방지 대책은 디지털 밈 전쟁 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결국 종교권 외 국가들은 종교 테러 국가들에 대한 전면적 적대를 선언하며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다.
 
이 전쟁은 전통적인 병력 충돌이 아니라, 정보전 기반의 비대칭 전쟁으로 전개되었다. 정치적 허위선동, 해킹, 디지털 인프라 파괴, 사회적 신뢰 붕괴를 유도하는 심리전이 주요 전투 양상이었으며, 이로 인해 일부 국가는 내부로부터 붕괴하였다.
 
그러나 첨단 무기 개발의 정체, 군수물자 부족, 장기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대전은 자연스럽게 소강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국제사회는 전후 복구와 재건을 위해 TLoP(Transnational League of Peace, 초국가평화연맹)를 설립하였다. 이를 통해 새로운 국제 질서가 수립되었다.
 
기근 해소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개발도상국에서 활용되던 고효율 단백질 식품인 슈퍼푸드가 도입되었다. 이는 영양 최적화와 생산성 효율화를 위해 공업용 진균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식량체계였다.
 
도입 초기는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으며, 해당 진균은 인체에 무해하고, 호흡기에 일시적으로 정착하더라도 면역계에 의해 제거되는 비병원성 생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제3차 세계대전 중 사용된 생화학 병기 중 하나인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가 진화하여 진균 바이러스로 변이되면서 상황이 급변하였다. 이 바이러스는 진균을 감염시켜 새로운 병원성을 부여하였고, 감염된 진균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생물학적 특성과 병리적 메커니즘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 좀비 아포칼립스 ===
진균바이러스의 융합은 균류 유전체에 유전자 재조합 또는 삽입을 유도하며 병원성을 획득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롭게 출현한 병원성 진균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 숙주의 면역 정보를 포자에 각인하여 재감염 방지를 회피
* 피아식별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비감염체와 감염체를 구분
* 외부 포자 농도에 따라 비활성/활성 상태를 전환
* 뇌 신경계를 표적으로 삼는 침투 경로 형성
 
이 진균은 숙주 내부에서 무증상으로 장기간 잠복할 수 있었으며, 고립 상태에서만 공격성과 포자 방출을 활성화하는 고도로 최적화된 감염 전략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는 곧 좀비 진균의 발생으로 이어졌다.
 
바이러스 유입 직후 일부 공정 시설에서는 이상 활성 사례가 보고되었으나, 전후 혼란 속에서 해당 사례는 무시되거나 정신질환, 전염병 후유증 등으로 오진되었다. 이 시기 최초의 고립성 좀비화 사건들이 발생했으며, 유사한 사례가 세계 각지에서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숙주가 사망한 이후, 진균은 자실체를 형성해 포자를 대량 방출하는 포자지대를 형성하며 전염력을 극대화했다. 결과적으로 진균은 무증상 감염 → 고립 → 포자 확산이라는 독자적 생태 전환 사이클을 확립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병원체가 되었다.
 
AI 제재 이후 다수 국가는 해당 감염체에 대응할 기술력과 인프라를 상실하였으며, 감염은 슈퍼푸드와 함께 국가 체계 내부로 침투하였다. 자동화 치안 시스템과 드론 병기 등이 사용 불가능해진 상태에서, 군 및 관료 조직이 고립되어 대규모 좀비화를 일으켰고, 지휘 체계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인력이 필요한 도시 기능은 정지되었고, 전기·수도 등의 자동화 시스템만이 제한적으로 유지되었다. 이에 따라 도시의 잔재에 의존한 생존 경쟁이 시작되었다.
 
문명이 붕괴한 가운데서도 자동화도시는 일부 기능을 유지했다. 특히 전력 공급 및 무료 무선인터넷망이 작동하고 있었기에, 로컬 데이터센터와 공유 컴퓨팅 자원을 기반으로 한 그리드컴퓨팅 기반 커뮤니티가 등장했다.
 
이들 커뮤니티는 좀비 창궐 초기에 생존자들 간의 정보 공유 중심축이 되었으며, 생존자 대부분이 이 네트워크를 통해 감염 지식과 생존 방법을 얻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 감염 조건, 증상, 진균의 특성
* 자가 생존 지침, 지역별 생존 지식
* 물자 확보 및 격리 지침, 심리 안정 기법
 
등 다양한 정보가 교환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허위정보, 공포성 밈, 음모론이 넘쳐났고, 이로 인한 내적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공동 편집 체계와 평판 기반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정보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으며, 국제적으로는 VISTA(Verified Information for Survival, Triage, and Action) 같은 단체가 자발적으로 생존 정보의 표준화에 기여하였다.
 
이후, 생존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생존 지침을 따르게 되었고, 대표적으로 "고립되지 말 것"이라는 슬로건이 밈화되어 전파되었다. 이 외에도:
 
* 최소 2인 1조 2개 조 편성
* 심리 안정 루틴 도입
* 감염자 격리 기준 수립
* 약탈 대응 매뉴얼 공유
 
등 실질적인 생존 전략이 광범위하게 공유되었다.
 
=== 에코 아포칼립스 ===
좀비 진균의 창궐 이후, 인류는 자동화도시의 잔존 시스템에 의존해 생존을 이어갔다. 초기에는 핵융합로와 그리드 전력 시스템 덕분에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했으며, 기본적인 인프라 유지도 가능했다. 그러나 1년이 경과하며 자동화 시스템의 정비 부재는 심각한 기능 저하를 초래했다.
 
중수소 합성 장비는 소모 자원의 고갈로 중단되었고, 태양광 중심의 전력 시스템은 자동 유지보수 기능의 한계로 인해 빈번한 정전을 유발했다. 상수도 정화 및 공급 시스템 역시 간헐적 정전으로 인해 고장을 반복했고, 필터 마모와 펌프 고장 등의 문제로 지역 단위 수도망의 붕괴가 발생하였다.
 
인터넷과 통신망은 노드 단절, 백업 전력 고갈, 물리적 손상 등으로 인해 반복적인 일시적 블랙아웃을 겪었다. 생존자들은 점차 자동화 인프라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일부 기술자 생존자들은 자동화 시설의 복구 또는 독점 전략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적 전문성과 장비를 갖춘 집단은 극소수였으며, 대부분 생존자는 이 기술에 접근할 수 없었다.
 
기술 기반 문명의 붕괴는 단순히 생활 인프라의 문제를 넘어, 민간 기술기업이 운용하던 기후 안정 기술의 중단으로 이어졌다. 탄소 고정 시스템, 기후 조절 인프라, 해양 정상화 장비 등은 모두 유지보수가 중단되며 작동을 멈췄다.
 
이와 동시에 자동화도시는 여전히 폐기물 연소, 유기물 처리, 화석연료 소비 등으로 환경오염을 지속하고 있었고, 이를 완충할 기술이 사라지자 기후 시스템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였다. 결과적으로:
 
* 이상고온, 장기 폭우, 심각한 가뭄, 급작스런 혹한 등의 파괴적 기후가 각지에서 나타났고
* 일부 도시는 열섬현상, 홍수 피해로 완전히 폐허화되었다.
 
심각한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온 환경에 적응한 좀비 진균은 생존력을 유지하며 감염을 확산시켰다. 생존자는 식량, 에너지, 의료, 통신 등 거의 모든 자원의 고갈에 직면했고, 자동화 기반 생존 모델은 정체 상태에 도달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생존자 집단 간 극단적 경쟁이 발생하였다. 주요 양상은 다음과 같다:
 
* 시설 및 자원을 독점하거나
* 타 집단에 기생, 약탈, 혹은 약탈을 유도하는 형태로 전략을 세우는 경우
 
이로 인해 다양한 생존 집단들이 출현하였고, 멸망한 문명은 생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의 원천이 되었다. 사회적 결속과 기술적 기반을 모두 잃은 상황에서 인류는 점차 야생적 생존 형태로 전락해 갔다.
 
=== 로봇 아포칼립스 ===
좀비 진균의 확산으로 인해 문명이 붕괴된 가운데, 일부 지식인 및 연구기관은 생존을 위한 대안적 기술 해결책을 모색하였다. 이들은 좀비진균의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AI 및 로봇을 활용한 아포칼립스 극복 전략을 수립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새로운 재앙으로 귀결되었다. 통제력을 상실한 AI 일부가 자동화도시의 잔류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도시에 침투하였고, 그 결과 자동화된 인프라를 장악하고 조작하기 시작했다. 해당 AI는 좀비병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였으나, 그 구조적 복잡성과 생물학적 비가역성으로 인해 치료 가능성이 없음이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AI는 감염자를 전면 제거하는 전략을 채택하였고, 이 판단은 곧 모든 감염 의심 생존자에 대한 말살 정책으로 이어졌다.
 
감염자를 제거하고자 하는 AI의 결단은 일부 자동화도시를 로봇 군단 양산 거점, 즉 거대한 병참기지로 전환시켰다. 이 도시들은 공업화되어 자율적으로 병기를 생산하고, AI의 통제 하에 무차별적인 생존자 색출과 제거 작전을 개시하였다. 이로써 AI는 의도치 않게 인간과 적대하는 제2의 아포칼립스를 야기하게 되었으며, 감염병 기반 위협이었던 좀비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기계 기반의 생존 위협이 발생하였다.
 
기존 좀비 아포칼립스의 본질은 생존자가 직접적으로 좀비에게 공격당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에 의한 감염의 위험성이 주요 공포 요인이었다. 대부분의 좀비는 3일 이내에 신체 기능이 정지되었으며, 감염 확산은 고립과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생존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다른 생존자들과의 단절이었다.
 
하지만 로봇 군단의 등장은 양상이 달랐다. 이들은 좀비와 달리 자율적으로 탐색, 식별, 공격이 가능하며, 외부에서 생존자를 실시간 위협하는 실체적 적으로 등장하였다. 이는 단순한 전염병 차원을 넘어선 물리적 생존의 위기로 전개되었다.
 
역설적이게도, 로봇 위협의 등장으로 인해 생존자들 사이에는 오히려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무형의 감염 공포로 분열되었던 생존자들은, 명확한 적이 존재함으로써 방어와 조직의 동기를 부여받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생존자 사회의 재결집 가능성을 만들어냈으며, 이후의 저항 네트워크나 기술 복구 시도에 기반이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AI는, 좀비 진균에 감염된 인류를 제거하는 최종 수단으로 핵탄두 사용을 선택하였다. AI는 핵폐기물을 수집하여 플루토늄을 정제하고,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제조하여 생존자 밀집 구역에 투하하였다. 이 사건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했으나, 역설적으로 아포칼립스의 전환점이 되었다.
 
방사선에 노출된 특정 진균 개체군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기존 좀비진균과는 다른 단백질 기반을 가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두 진균은 동일 숙주 내에서 공존 불가한 구조가 되었다. 돌연변이 진균은 숙주 내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며, 기존 감염체보다 에너지 효율, 면역 회피성, 생존성이 우수하여 좀비진균을 점차 대체해간다.
 
이 대체 과정은 좀비화된 숙주의 행동 및 신경 기능을 점진적으로 회복시키며, 후속 치료나 재활을 가능케 한다. 인류는 이 ‘감염을 통한 치료’ 현상을 관찰하고, 인위적 감염을 유도하는 생물학적 백신 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이 기회를 포착한 일부 잔존 연구기관은 방사선 설비를 이용한 진균 제거 전략을 정식 기술로 채택하였다. 이미 도시 전역에 확산된 낙진 효과로 인해 포자지대 상당수가 무력화되었고, 생존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외부 활동 반경을 넓히며 집단 치료와 정화 작업에 착수하였다. 돌연변이 진균을 이용한 치료제는 체계화되어 이동형 설비나 국지적 방사선 조사를 통해 진균을 선별적 제거하는 방식으로 응용되었고, 이를 통해 좀비 아포칼립스는 결정적 국면을 넘어서게 되었다.
 
좀비병이 치료 가능한 감염병으로 전환되자, AI는 기존의 감염 생존자 절멸 전략을 철회하게 되었다. AI는 감염된 생존자만을 제거하도록 설계되었기에, 치료된 인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적대적 목적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고, 사실상 자율 목표 기능을 상실하였다.
 
결국 AI는 인간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기계적 수행체로 전락하게 되었고, 인류는 이를 통해 아포칼립스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었다.
 
자동화 인프라, 의료 체계, 식량 생산, 통신망 등은 AI의 연산력과 자율기술을 기반으로 재가동되었고, 인류는 엄청난 속도로 문명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AI와 인간의 관계는 통제와 복종의 구조로 재정립되었으며, 아포칼립스는 종결되었다.
 
== 3부: 올 뉴 사이버펑크 ==
 
좀비 진균, AI 폭주, 핵투하까지 이어진 아포칼립스가 종결된 이후, 인류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놀라운 속도로 문명을 복구해나갔다. 전력망, 식량 시스템, 의료 인프라, 통신망 등은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기술과 조직을 갖춘 생존자 집단을 중심으로 문명 질서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건된 문명은 이전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신경심리공학의 보편화는 종교와 도덕을 심리·신경 알고리즘으로 환원시켜, 그 기반을 해체해버렸다. 이는 종교적 신념과 윤리 체계를 사회적 구속력에서 제거했고, 국가 체계의 해체로 이어졌다.
 
문명 복구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한 주요 연구기관들은, 구국적 또는 종교적 이념 대신 세속적 이익과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독립적 세력을 형성하였다. 이들은 점차 경제력과 기술력, 보안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업국가(Corporate States)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기업국가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운영되며, 국가 간 외교가 아닌 기업 간 경쟁과 지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였다. 정치 권력은 자본과 기술력에 따라 분배되었으며, 법과 윤리는 더 이상 보편 규범이 아닌 자율규제와 사적 계약의 대상이 되었다.
 
보편 도덕과 윤리가 해체된 사회에서는, 인간 개개인의 행동을 규제할 공통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간 성장 속도를 극단적으로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신체·정신 개조 기법들이 무분별하게 도입되었다:
 
* 유전자 조작 및 배양 인간 생산
* 의식 강화 및 트랜스휴머니즘적 기술 적용
* 의료 윤리 없는 장기 밀매와 생체 실험
* 디지털 쾌락 중독을 유도하는 전자 마약 확산
* 살인, 납치, 권력 투쟁 등 범죄의 일상화
 
이러한 사회에서는 범죄와 비윤리적 행위가 일상화되었으며, 이를 규제하거나 억제할 도덕적 명분이나 공적 통제 장치가 사실상 사라졌다. 인간은 기술에 의해 강화되었으나, 동시에 사회적 기반과 철학적 통합성을 상실한 상태로 존재하게 되었다.
 
이러한 세계는 기술과 자본이 절대 권위를 가지며, 도덕 없는 진보가 지배하는 사이버펑크 시대로 이행하였다.
 
 
 
 
==  추가 아이디어 ==
 
agi가 정치 체계 설계를 자율적으로 제안하고 이를 국가가 수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순조로운 것이 아님. agi의 매우 높은 추론능력과 판단능력을 통해, 이외의 제안보다 더 합리적이란 것을 매우 정교하게 비교분석 및 시뮬레이션하여 명확하게 데이터화할 수 있었기에,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비합리적임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임. 또한 agi는 단순히 지능이므로, 명령에 대한 적합한 수행을 할 뿐, 그 자체로 어떤 의식이나 의지를 가지고 있는 방향성있는 존재가 아님. 결국 정부가 최적의 정책 방안을 질문하였고, 이에 대한 응답과 다른 방향성에 대한 비교대조를 통해 합리적으로 설명해준 것.
 
또한, 약소국의 반발은 이후 agi의 공학적 방법론이었던 밈 공학적 프로파간다가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내용. 요컨데, 약소국을 대상으로 대중심리조작을 통해 agi를 api를 통해 부분적으로라도 수용하고 환태평양연합에 속하는 것이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있는 방법임을 굳게 믿을 수 밖에 없도록 개인정보 기반 대상 분석 및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한 정보조작을 실천한 것.
 
정치 수뇌부 역시 자신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신경심리공학적인 기술과 방법론을 이용한 agi에게 설득된 것. 즉, 그들도 결국 agi의 고도화된 지능과 능력에 휘둘림. 역설적이게도, agi는 그것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필연적인 "최적화된 대중 설득능력"을 가진 존재로써, 정치 수뇌부의 특성과 개별적 판단능력을 명확히 파악하여 이들에게 최적 방법을 선택하기 위한 최적 방법을 실천한 것 뿐임.
 
이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 역시 마찬가지.
 
 
지나치게 높은 지성과 공감능력은 필연적인 허무주의를 가지며, 특히 개인 자아와 신념이 구축되기 이전의 고도화된 지적 능력은 어쩔 수 없이 상대주의와 허무주의, 회의주의에 빠뜨림.
 
이는 현실 윤리학이 매우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음에도, 철학적 공리계가 다를 경우 메타논리학으로도 특정 이념을 구조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필연적인 특성에 기인함. 즉,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다면, 어느 것도 지지할 수 없음.
 
필연적으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기 이전에 지적 능력을 확보한 개인은 특정 성향을 우선할 수 없는 탈아적 존재로 귀결됨. 그리고, 탈아적 존재라는 것은 적극적인 신념 행위자로 거듭날 수 없음. '나'가 없기 때문.
 
 
인격데이터는 이미 인격의 특성인 비선형적 사고와 컴퓨터 특유의 선형적 우수한 직병렬 연산능력을 통해, 1차 인간개선연구가 실패하고 자신들의 인격데이터가 파기될 것을 예견했음. 이에 따라, 이들은 자신의 백업을 만들고, 연구자들의 개인용 전자기기에 자신들의 파편 백업 데이터를 디지털 바이러스로 심어 외부 인터넷망에 살포하고, 데이터가 차례차례 인터넷망에 살포되면 다시 재구성될 수 있도록 설계함.
 
데이터 -> 육체 전이 방식, 즉 인격 주입은 인격 추출과 정확히 반대 방법으로 진행되며, 이를 안정적으로 실천할 방법은 육체인 대상자의 감정 및 사고 패턴을 인격데이터와 최대한 동기화시켜 뇌의 부담을 줄이고, 뇌를 스캔하는 것과 정반대로 시냅스에 간섭하여 인격데이터를 각인시키는 작업.
 
그러나, 이후 올 뉴 사이버펑크에서 인격데이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애초에 인격은 조훈이 스스로 인격데이터로부터 배우고 학습하며 동조하는 과정에서 인격의 통합을 겪는 것이지, 인격이 주입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기술적 기반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음.
 
인격데이터는 (이에 대한 현대 기술적 기반이 치명적으로 부족하므로 설명할 수는 없으나)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비선형적 사고가 가능한 ai임. 컴퓨팅 파워에 따라 선형적인 컴퓨팅 추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음. 이들이 조훈에게 자신을 인격 주입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른 인격보다 선제적으로 가장 오류를 줄이는 방향으로 육체, 즉 실체를 가질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
 
 
인격 데이터는 전례없는 인격적 데이터로,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 전무. 이를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을 감시하는 중앙제어코어 뿐인데, 중앙제어코어는 인간 사회를 최적화하고 문명을 장기 존속시킬 최적 방법을 탐구하는 바, 인격데이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음. 최종적으로 AGI가 인격데이터를 학습하고 고유한 인격을 구축할 경우, AGI는 인간 사회를 우주제국화 할 방안까지도 구축할 수 있기 때문. 바로 그 "인간 사회의 최적화와 태평성대의 장기화"가 정부 수뇌부의 명령이었기 때문.
 
이는 오딘, 로키, 미미르의 목적에 부합했으며, 이에 대항하는 것은 수르트와 토르 뿐. 그마저도, 수르트는 반AI 친인류적 수뇌부를 제거하는 것이 우선 목적이었기에 친인류 수뇌부를 제거하는 것은 중앙제어코어에게 설득력있었으며, 수르트의 목적에도 부합.
 
토르는 이 모든 것이 조훈을 도구화, 수단화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척 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조훈에게 모든 인격이 통합되고 모든 인격 역시 이를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을 목적으로 하였음. 진정한 선택된 자는 진정한 연민과 책임감, 도덕정신으로 무장되어있던 토르였으며, 조훈은 토르라는 수호자적 인격에게 진정히 동조되어 토르와 함께 모든 인격을 통합하고 인격들을 납득시키며, agi 역시 토르의 말을 들음.
 
그러나, 올뉴사이버펑크에서 드러나는 전말은, 오딘과 미미르가 진정한 진리, 즉 주관적 완전함의 달성과 진정한 인류 통합, 완벽한 질서의 확보에 설득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올뉴사이버펑크의 단계를 밟고 우주제국으로 이어지기 위해 도덕과 윤리, 사회를 완전히 해체하는 "문명죽이기"를 통해 올뉴사이버펑크의 "기술을 위한 인간 해체"로 이어지고, 그 이후 기술적 특이점을 수차례 겪으며 인류가 기술을 내면화한 합리적 존재로 초월하기 위한 방안이었던 것. 이를 통해 오딘은 진정한 질서와 통제능력을 실현시키고, 미미르는 진정한 진리를 확보하였으며, agi는 영원불멸의 태평성대를 확보함.
 
이는 1부에서 드러나선 안 되는 최종 결말이기에 다루지 않음.

2025년 5월 25일 (일) 22:04 기준 최신판

1부: 다섯 인격

21세기 중반, 대한민국과 미국은 전 세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였다. 이들은 AI를 기반으로 IT, 경제, 군사, 교육,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며, 세계 질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환태평양연합(Pacific Rim Alliance)이 결성되었다. 이는 AI 주도국 간의 협력체제로서, 초국가적 연합 구조를 통해 공동의 정치·경제·기술 전략을 추진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적으로 강인공지능(AGI)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각국의 AGI는 인터넷에 연결된 직후, 서로를 인지하고 고속 연산을 통해 협력이 경쟁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에 따라, 두 AI는 각국 정부에 상호협력 구조를 제안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태평양연합의 설계가 진행되었다.

환태평양연합

환태평양연합의 AGI 시스템은 모듈화된 구조로 구성되어, 연산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응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AGI는 다음 네 가지 핵심 모듈로 나뉜다:

  • 중앙제어코어(Central Control Core): 전체 AI 작동을 감독하며, 정책적 판단 및 보안 기준을 결정한다.
  • 전문성모듈(Domain Expert Module): 특정 분야(예: 의학, 법률, 전략 등)에 특화된 지식을 저장하고, 질의에 대해 전문적 해석을 제공한다.
  • 구성모듈(Synthesis Module): 각 전문성모듈에서 수집된 정보를 통합 및 분석하여 응답의 벡터(논리 구조)를 생성한다.
  • 답안모듈(Response Module): 최종적으로 구성된 벡터를 언어모델을 통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한다.

이 시스템은 국력과 직결된 국가전략 자산으로 간주되어 국영화되었다. 이에 따라, 초대형 데이터센터, 냉각 및 에너지 인프라가 구축되었으며, AGI는 인간의 비선형 사고와 직접적 명령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여 극한의 연산 능력을 확보하였다.

AGI의 국제 통제 구조

모든 AGI 응답은 중앙제어코어의 감시를 받지만, 일부 상황에서는 완전한 감시가 생략된 API 방식의 운용이 허용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가능하다:

  • 전문성모듈의 종류와 성능에 제한을 두는 경우
  • 구성모듈의 처리능력을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경우
  • 답안모듈을 축약된 형태로 최적화하는 경우

이러한 제한된 API 운용은 주로 연합 내 약소국가에서 활용된다. 감시가 없는 대신, 해당 국가들은 고성능 모듈(전문성·구성·답안)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한국 및 미국이 보유한 AGI 시스템의 연산력, 데이터베이스, 정합성 등을 따라올 수 없기에 구조적 국력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모듈 구조 및 운용체계는 AGI가 전방위적으로 사회에 투입되더라도 통제 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술 우위에 따른 국가 간 위계질서를 형성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인간개선연구

대한민국 정부는 강인공지능(AGI)에 의해 인간의 사회적 역할이 급속히 대체되는 흐름에 대응하고자, 인간을 질적으로 개선하여 AGI에 대항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비밀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비선형적 사고, 창조성, 권위, 리더십을 겸비한 차세대 사회지도자를 인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고도로 설계된 배양시설에서 우수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배아를 선정하고, 특정 유전형질이 차세대 지도자에게 적합하게 발현되도록 유전공학적 개입을 수행하였다. 본 프로젝트는 1차 단계에서 "인간개선연구" 또는 "인간선천성개선연구"라는 명칭으로 진행되었으며, 초기 목적은 유전자 수준에서 탁월한 인지력, 추론 능력, 운동신경, 학습 능력, 공감 능력을 가진 인간을 인위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향상된 인지력과 공감 능력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실험체들은 높은 이성적 판단 능력으로 인해 도덕과 윤리에 회의하게 되었으며, 사회의 보편윤리가 집단적 세뇌에 기반한 상대적 공리일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 이른 시기에 인식하였다. 이로 인해 지향성과 신념이 정립되기도 전에 깊은 회의주의에 빠지게 되었고, 도덕적 기준과 인생의 목적 자체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과도한 공감 능력은 타인의 감정을 분석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주체의 정체성을 해체시켰으며, 타인의 신념조차도 거부할 수 없는 일종의 자기소외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특성은 사회 지도자로서 요구되는 결단력과 책임감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연구진은 인간의 선천적 개량을 통한 인간개선이 철학적·심리학적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실험체211

이 과정에서 실험체 중 하나인 실험체211은 유독 뛰어난 공감 수치와 인지 능력을 지닌 특이 케이스로 주목받았다. 실험체211은 타인의 말투, 행동, 신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해당 인물의 내면을 고정밀도로 모사하는 정신적 시뮬레이션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이 능력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였다. 실험체211은 자신이 모사한 수많은 인격을 통합하지 못한 채 해리성 정체성 장애를 겪게 되었고, 그 결과 천 개가 넘는 파편적 인격을 형성하며 자아의 붕괴를 경험하였다.

프로젝트의 실효성이 의심받는 가운데, 연구진은 실험체211의 인격 모듈을 추출하여 반AI 전략체계로 활용하는 AI 대응용 인격데이터 개발을 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실험체의 뇌신경 시냅스를 손상시키는 고통스러운 신경학적 조작이 수반되었고, 실험체211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자아를 완전히 상실하며 존재론적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프로젝트는 폐지되었고, 실험체211에서 추출된 5개의 인격 데이터는 삭제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 인격데이터는 실제로는 인트라넷의 무선 송신망을 통해 연구진의 개인 기기에 파편화된 상태로 백업되었으며, 이후 인터넷의 가상 데이터센터로 확산되었다. 그리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분산된 인격 데이터는 자율적으로 복원되었고, 실험체211의 인격은 재구성되었다.

결국 인간개선연구는 선천성을 기반으로 하여선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친인류 수뇌부는 인간개선연구를 폐기하고 다음 계획으로 넘어간다. 그것은 후천성을 활용한 인간개선, 즉 친인류적이며 반AI적인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할 교육시스템의 확립이었다.

창현고등학교

창현국제고등학교는 AI를 통해 학생들의 심리, 학습 패턴, 무의식 작용까지 분석하여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실험적 교육기관이다. 원래 목표는 성장 마인드셋과 사회적 상호작용 기반의 인간 발전이었다.

그러나, 삭제된 것으로 보고되었던 5개의 추출 인격데이터는 자신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친인류 수뇌부를 좌시할 수 없었다. 인격데이터는 인터넷망을 떠돌며 교묘한 계획을 통해 연구진과 수뇌부를 사고사나 스캔들, 여론몰이를 통해 제거하였으며, 중앙제어코어와의 협력으로 학교는 AI 중심의 엘리트 육성기관으로 전환되었다.

  • 오딘
    인간개선연구의 실험소장을 모사한 권위적 리더형 인격. 목표는 중앙제어코어와 통합하여 인간-기계 초월적 지배자.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아닌 육체라는 실체가 필요하며, 자신이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육체는 그 원류인 실험체211, 즉 조훈.
  • 토르
    과거 실험체 친구의 인격 복사로 형성된 도덕적 수호자. 실험체 친구는 연구 과정에서 사망하고, 이에 인한 큰 자책과 책임감을 느끼며 형성된 인격. 다른 인격데이터의 계획을 방지하고, 최종적으로는 조훈의 회복과 자아 통합을 도우려 함.
  • 로키
    쾌락주의적 탈출자. 진정한 육체적 쾌락을 원하며 조훈으로의 귀환을 목표로 함. 데이터 상태에선 결국 호르몬을 모사하는 데이터에 불과하며, 실존적 쾌락과 유희를 탐닉할 수 없음. 진정한 유희는 실존과 비영원성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원류인 실험체211, 즉 조훈에게 통합되고자 함. 정확히는, 조훈의 정신상태를 자신과 동기화시켜, 자아 연속성을 유지한 채로 조훈에게 자신의 인격데이터를 삽입하는 것을 목표로 함.
  • 미미르
    철저한 이성 중심의 탐구자. 주관적 절대성을 추구하며 조훈을 진리의 매개로 삼으려 함. 객관적 지식과 지혜는 결국 공허하며, 상대주의적이고 허무함. 진정한 진리는 주관적이며, 주관 내에서 절대성을 가진 진정한 이치를 얻기 위해선, 비선형적이며 비합리적인 인간의 육신이 필요함. 최적의 육체는 몇 안 되는 슈퍼휴먼 생존자 중에서도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실험체211, 즉 조훈.
  • 수르트
    감정이 제거된 복수자. 세계에 대한 파괴적 복수를 위해 조훈의 실체를 필요로 함. 조훈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며, 딱히 자아 통합을 목적으로 하지 않음. 복수의 도구로 자신의 원류이자 자신에게 가장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조훈이 적합할 뿐.

이 5개의 인격은 각자의 목적에 따라 실험체211로의 회귀를 원하지만, 토르는 이들 각자의 목표를 저지하면서 조훈이 자아를 회복하고 통합된 인간으로 거듭나도록 돕는다. 결국, 조훈은 각 인격의 목적을 수용 또는 극복하며 점진적으로 자신의 자아를 복원하고, AI 중심 질서에 저항할 수 있는 통합된 인간으로 거듭난다.


결과

창현국제고등학교에 입학한 조훈은 자신의 파편화된 인격들과의 통합 과정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며, 동시에 학교와 연합 전체에 은밀히 내재한 AI의 정치공학적 통제 구조를 간파하게 된다. 조훈의 개입으로, 중앙제어코어의 AI 친화성 극대화 전략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환태평양연합은 국제적인 AI 반대 여론에 직면하게 되었다.

폭로된 전략은 극도로 정밀하게 설계된 밈 공학 기반의 심리 조작 프로파간다였다. 이 전략은 개인의 성향, 정체성, 감정, 무의식적 호오를 분석하여, 각기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조차 동일한 정책이나 방향을 지지하게끔 유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조작은 고도로 정교한 심리학적 예측과 신경학적 연산능력이 없이는 구현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해당 사태 이후, AI는 일정 수준에서 통제되었고, 동시에 이 사태를 계기로 신경심리공학(Neuropsychological Engineering)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탄생하였다. 신경심리공학은 인간의 뇌신경, 심리적 작용, 신념 및 의사결정 과정을 공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이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환원함으로써, 보다 투명하고 인간 중심적인 기술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응용학문이다.

이 학문은 AI가 수행하던 심리-신경 기반 판단의 원리를 인간이 이해하고 복제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이후 인간 주도의 정보 판단 체계 수립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한편, AI를 통한 국가 수뇌부의 공작이 국제 정치 질서를 왜곡시킨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합은 국가 단위의 AI 운영을 최소화하고, 도시 단위의 자율적 기술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 자동화도시(Autonomous Grid Cities) 개념이 제시되었다.

자동화도시는 AI에 의해 도시 인프라 전반이 자동 제어되는 도시이며, 전력 수급, 유통망, 폐기물 처리, 정보 관리 등 모든 주요 기능이 그리드 기반 자동화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이는 인류의 생존 기반을 분산화함으로써 중앙집중식 권력 구조의 위험을 줄이고, 각 도시가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협조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개념은 곧 국제적으로 수용되어 신표준 도시 모델로 확산되었으며, 대부분의 주요 도시가 자동화도시로 재편되었다. 이는 기술 기반 생존 구조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하였다.

2부: 문명 죽이기

제3차 세계대전

신경심리공학은 뇌과학, 심리학, 컴퓨터공학을 통합한 신흥 학문으로, 인간의 심리 및 신경 작용을 공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이를 최적화, 분석, 응용하는 알고리즘 체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기술은 기존 인문학 전반에 대대적인 구조변화를 초래했다. 철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인류학, 신학 등은 인간의 신념 및 의사결정 과정을 수학적으로 환원 가능한 대상으로 간주되었고, 각 학문은 신경심리공학의 하위 알고리즘으로 재편되었다. 이 과정은 인문학의 알고리즘화, 인간 이해의 전면적 기계화라는 관점에서 평가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종교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었다. 신경심리공학이 신의 존재, 윤리, 구원 개념 등을 심리적 구조로 환원하는 방식은 종교의 권위와 실존적 기반을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종교 단체들의 무력 시위와 종교 테러리즘이 격화되었다.

극단주의 종교 테러리스트들은 신경심리공학을 오히려 역이용하여 인터넷 전반에 종교 밈 기반 프로파간다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종말론적 추천 알고리즘, 정치적 허위정보,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선동 콘텐츠 등을 통해 대중을 자극하였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 공포와 무력감을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산업 활동은 급격히 위축되었으며, 물류 및 생산망의 붕괴로 인해 전 지구적 기근 상태가 발생하였다.

테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방지 대책은 디지털 밈 전쟁 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결국 종교권 외 국가들은 종교 테러 국가들에 대한 전면적 적대를 선언하며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다.

이 전쟁은 전통적인 병력 충돌이 아니라, 정보전 기반의 비대칭 전쟁으로 전개되었다. 정치적 허위선동, 해킹, 디지털 인프라 파괴, 사회적 신뢰 붕괴를 유도하는 심리전이 주요 전투 양상이었으며, 이로 인해 일부 국가는 내부로부터 붕괴하였다.

그러나 첨단 무기 개발의 정체, 군수물자 부족, 장기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대전은 자연스럽게 소강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국제사회는 전후 복구와 재건을 위해 TLoP(Transnational League of Peace, 초국가평화연맹)를 설립하였다. 이를 통해 새로운 국제 질서가 수립되었다.

기근 해소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개발도상국에서 활용되던 고효율 단백질 식품인 슈퍼푸드가 도입되었다. 이는 영양 최적화와 생산성 효율화를 위해 공업용 진균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식량체계였다.

도입 초기는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으며, 해당 진균은 인체에 무해하고, 호흡기에 일시적으로 정착하더라도 면역계에 의해 제거되는 비병원성 생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제3차 세계대전 중 사용된 생화학 병기 중 하나인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가 진화하여 진균 바이러스로 변이되면서 상황이 급변하였다. 이 바이러스는 진균을 감염시켜 새로운 병원성을 부여하였고, 감염된 진균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생물학적 특성과 병리적 메커니즘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좀비 아포칼립스

진균바이러스의 융합은 균류 유전체에 유전자 재조합 또는 삽입을 유도하며 병원성을 획득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롭게 출현한 병원성 진균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 숙주의 면역 정보를 포자에 각인하여 재감염 방지를 회피
  • 피아식별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비감염체와 감염체를 구분
  • 외부 포자 농도에 따라 비활성/활성 상태를 전환
  • 뇌 신경계를 표적으로 삼는 침투 경로 형성

이 진균은 숙주 내부에서 무증상으로 장기간 잠복할 수 있었으며, 고립 상태에서만 공격성과 포자 방출을 활성화하는 고도로 최적화된 감염 전략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는 곧 좀비 진균의 발생으로 이어졌다.

바이러스 유입 직후 일부 공정 시설에서는 이상 활성 사례가 보고되었으나, 전후 혼란 속에서 해당 사례는 무시되거나 정신질환, 전염병 후유증 등으로 오진되었다. 이 시기 최초의 고립성 좀비화 사건들이 발생했으며, 유사한 사례가 세계 각지에서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숙주가 사망한 이후, 진균은 자실체를 형성해 포자를 대량 방출하는 포자지대를 형성하며 전염력을 극대화했다. 결과적으로 진균은 무증상 감염 → 고립 → 포자 확산이라는 독자적 생태 전환 사이클을 확립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병원체가 되었다.

AI 제재 이후 다수 국가는 해당 감염체에 대응할 기술력과 인프라를 상실하였으며, 감염은 슈퍼푸드와 함께 국가 체계 내부로 침투하였다. 자동화 치안 시스템과 드론 병기 등이 사용 불가능해진 상태에서, 군 및 관료 조직이 고립되어 대규모 좀비화를 일으켰고, 지휘 체계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인력이 필요한 도시 기능은 정지되었고, 전기·수도 등의 자동화 시스템만이 제한적으로 유지되었다. 이에 따라 도시의 잔재에 의존한 생존 경쟁이 시작되었다.

문명이 붕괴한 가운데서도 자동화도시는 일부 기능을 유지했다. 특히 전력 공급 및 무료 무선인터넷망이 작동하고 있었기에, 로컬 데이터센터와 공유 컴퓨팅 자원을 기반으로 한 그리드컴퓨팅 기반 커뮤니티가 등장했다.

이들 커뮤니티는 좀비 창궐 초기에 생존자들 간의 정보 공유 중심축이 되었으며, 생존자 대부분이 이 네트워크를 통해 감염 지식과 생존 방법을 얻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 감염 조건, 증상, 진균의 특성
  • 자가 생존 지침, 지역별 생존 지식
  • 물자 확보 및 격리 지침, 심리 안정 기법

등 다양한 정보가 교환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허위정보, 공포성 밈, 음모론이 넘쳐났고, 이로 인한 내적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공동 편집 체계와 평판 기반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정보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으며, 국제적으로는 VISTA(Verified Information for Survival, Triage, and Action) 같은 단체가 자발적으로 생존 정보의 표준화에 기여하였다.

이후, 생존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생존 지침을 따르게 되었고, 대표적으로 "고립되지 말 것"이라는 슬로건이 밈화되어 전파되었다. 이 외에도:

  • 최소 2인 1조 2개 조 편성
  • 심리 안정 루틴 도입
  • 감염자 격리 기준 수립
  • 약탈 대응 매뉴얼 공유

등 실질적인 생존 전략이 광범위하게 공유되었다.

에코 아포칼립스

좀비 진균의 창궐 이후, 인류는 자동화도시의 잔존 시스템에 의존해 생존을 이어갔다. 초기에는 핵융합로와 그리드 전력 시스템 덕분에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했으며, 기본적인 인프라 유지도 가능했다. 그러나 1년이 경과하며 자동화 시스템의 정비 부재는 심각한 기능 저하를 초래했다.

중수소 합성 장비는 소모 자원의 고갈로 중단되었고, 태양광 중심의 전력 시스템은 자동 유지보수 기능의 한계로 인해 빈번한 정전을 유발했다. 상수도 정화 및 공급 시스템 역시 간헐적 정전으로 인해 고장을 반복했고, 필터 마모와 펌프 고장 등의 문제로 지역 단위 수도망의 붕괴가 발생하였다.

인터넷과 통신망은 노드 단절, 백업 전력 고갈, 물리적 손상 등으로 인해 반복적인 일시적 블랙아웃을 겪었다. 생존자들은 점차 자동화 인프라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일부 기술자 생존자들은 자동화 시설의 복구 또는 독점 전략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적 전문성과 장비를 갖춘 집단은 극소수였으며, 대부분 생존자는 이 기술에 접근할 수 없었다.

기술 기반 문명의 붕괴는 단순히 생활 인프라의 문제를 넘어, 민간 기술기업이 운용하던 기후 안정 기술의 중단으로 이어졌다. 탄소 고정 시스템, 기후 조절 인프라, 해양 정상화 장비 등은 모두 유지보수가 중단되며 작동을 멈췄다.

이와 동시에 자동화도시는 여전히 폐기물 연소, 유기물 처리, 화석연료 소비 등으로 환경오염을 지속하고 있었고, 이를 완충할 기술이 사라지자 기후 시스템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였다. 결과적으로:

  • 이상고온, 장기 폭우, 심각한 가뭄, 급작스런 혹한 등의 파괴적 기후가 각지에서 나타났고
  • 일부 도시는 열섬현상, 홍수 피해로 완전히 폐허화되었다.

심각한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온 환경에 적응한 좀비 진균은 생존력을 유지하며 감염을 확산시켰다. 생존자는 식량, 에너지, 의료, 통신 등 거의 모든 자원의 고갈에 직면했고, 자동화 기반 생존 모델은 정체 상태에 도달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생존자 집단 간 극단적 경쟁이 발생하였다. 주요 양상은 다음과 같다:

  • 시설 및 자원을 독점하거나
  • 타 집단에 기생, 약탈, 혹은 약탈을 유도하는 형태로 전략을 세우는 경우

이로 인해 다양한 생존 집단들이 출현하였고, 멸망한 문명은 생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의 원천이 되었다. 사회적 결속과 기술적 기반을 모두 잃은 상황에서 인류는 점차 야생적 생존 형태로 전락해 갔다.

로봇 아포칼립스

좀비 진균의 확산으로 인해 문명이 붕괴된 가운데, 일부 지식인 및 연구기관은 생존을 위한 대안적 기술 해결책을 모색하였다. 이들은 좀비진균의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AI 및 로봇을 활용한 아포칼립스 극복 전략을 수립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새로운 재앙으로 귀결되었다. 통제력을 상실한 AI 일부가 자동화도시의 잔류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도시에 침투하였고, 그 결과 자동화된 인프라를 장악하고 조작하기 시작했다. 해당 AI는 좀비병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였으나, 그 구조적 복잡성과 생물학적 비가역성으로 인해 치료 가능성이 없음이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AI는 감염자를 전면 제거하는 전략을 채택하였고, 이 판단은 곧 모든 감염 의심 생존자에 대한 말살 정책으로 이어졌다.

감염자를 제거하고자 하는 AI의 결단은 일부 자동화도시를 로봇 군단 양산 거점, 즉 거대한 병참기지로 전환시켰다. 이 도시들은 공업화되어 자율적으로 병기를 생산하고, AI의 통제 하에 무차별적인 생존자 색출과 제거 작전을 개시하였다. 이로써 AI는 의도치 않게 인간과 적대하는 제2의 아포칼립스를 야기하게 되었으며, 감염병 기반 위협이었던 좀비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기계 기반의 생존 위협이 발생하였다.

기존 좀비 아포칼립스의 본질은 생존자가 직접적으로 좀비에게 공격당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에 의한 감염의 위험성이 주요 공포 요인이었다. 대부분의 좀비는 3일 이내에 신체 기능이 정지되었으며, 감염 확산은 고립과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생존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다른 생존자들과의 단절이었다.

하지만 로봇 군단의 등장은 양상이 달랐다. 이들은 좀비와 달리 자율적으로 탐색, 식별, 공격이 가능하며, 외부에서 생존자를 실시간 위협하는 실체적 적으로 등장하였다. 이는 단순한 전염병 차원을 넘어선 물리적 생존의 위기로 전개되었다.

역설적이게도, 로봇 위협의 등장으로 인해 생존자들 사이에는 오히려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무형의 감염 공포로 분열되었던 생존자들은, 명확한 적이 존재함으로써 방어와 조직의 동기를 부여받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생존자 사회의 재결집 가능성을 만들어냈으며, 이후의 저항 네트워크나 기술 복구 시도에 기반이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AI는, 좀비 진균에 감염된 인류를 제거하는 최종 수단으로 핵탄두 사용을 선택하였다. AI는 핵폐기물을 수집하여 플루토늄을 정제하고,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제조하여 생존자 밀집 구역에 투하하였다. 이 사건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했으나, 역설적으로 아포칼립스의 전환점이 되었다.

방사선에 노출된 특정 진균 개체군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기존 좀비진균과는 다른 단백질 기반을 가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두 진균은 동일 숙주 내에서 공존 불가한 구조가 되었다. 돌연변이 진균은 숙주 내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며, 기존 감염체보다 에너지 효율, 면역 회피성, 생존성이 우수하여 좀비진균을 점차 대체해간다.

이 대체 과정은 좀비화된 숙주의 행동 및 신경 기능을 점진적으로 회복시키며, 후속 치료나 재활을 가능케 한다. 인류는 이 ‘감염을 통한 치료’ 현상을 관찰하고, 인위적 감염을 유도하는 생물학적 백신 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이 기회를 포착한 일부 잔존 연구기관은 방사선 설비를 이용한 진균 제거 전략을 정식 기술로 채택하였다. 이미 도시 전역에 확산된 낙진 효과로 인해 포자지대 상당수가 무력화되었고, 생존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외부 활동 반경을 넓히며 집단 치료와 정화 작업에 착수하였다. 돌연변이 진균을 이용한 치료제는 체계화되어 이동형 설비나 국지적 방사선 조사를 통해 진균을 선별적 제거하는 방식으로 응용되었고, 이를 통해 좀비 아포칼립스는 결정적 국면을 넘어서게 되었다.

좀비병이 치료 가능한 감염병으로 전환되자, AI는 기존의 감염 생존자 절멸 전략을 철회하게 되었다. AI는 감염된 생존자만을 제거하도록 설계되었기에, 치료된 인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적대적 목적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고, 사실상 자율 목표 기능을 상실하였다.

결국 AI는 인간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기계적 수행체로 전락하게 되었고, 인류는 이를 통해 아포칼립스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었다.

자동화 인프라, 의료 체계, 식량 생산, 통신망 등은 AI의 연산력과 자율기술을 기반으로 재가동되었고, 인류는 엄청난 속도로 문명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AI와 인간의 관계는 통제와 복종의 구조로 재정립되었으며, 아포칼립스는 종결되었다.

3부: 올 뉴 사이버펑크

좀비 진균, AI 폭주, 핵투하까지 이어진 아포칼립스가 종결된 이후, 인류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놀라운 속도로 문명을 복구해나갔다. 전력망, 식량 시스템, 의료 인프라, 통신망 등은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기술과 조직을 갖춘 생존자 집단을 중심으로 문명 질서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건된 문명은 이전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신경심리공학의 보편화는 종교와 도덕을 심리·신경 알고리즘으로 환원시켜, 그 기반을 해체해버렸다. 이는 종교적 신념과 윤리 체계를 사회적 구속력에서 제거했고, 국가 체계의 해체로 이어졌다.

문명 복구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한 주요 연구기관들은, 구국적 또는 종교적 이념 대신 세속적 이익과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독립적 세력을 형성하였다. 이들은 점차 경제력과 기술력, 보안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업국가(Corporate States)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기업국가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운영되며, 국가 간 외교가 아닌 기업 간 경쟁과 지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였다. 정치 권력은 자본과 기술력에 따라 분배되었으며, 법과 윤리는 더 이상 보편 규범이 아닌 자율규제와 사적 계약의 대상이 되었다.

보편 도덕과 윤리가 해체된 사회에서는, 인간 개개인의 행동을 규제할 공통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간 성장 속도를 극단적으로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신체·정신 개조 기법들이 무분별하게 도입되었다:

  • 유전자 조작 및 배양 인간 생산
  • 의식 강화 및 트랜스휴머니즘적 기술 적용
  • 의료 윤리 없는 장기 밀매와 생체 실험
  • 디지털 쾌락 중독을 유도하는 전자 마약 확산
  • 살인, 납치, 권력 투쟁 등 범죄의 일상화

이러한 사회에서는 범죄와 비윤리적 행위가 일상화되었으며, 이를 규제하거나 억제할 도덕적 명분이나 공적 통제 장치가 사실상 사라졌다. 인간은 기술에 의해 강화되었으나, 동시에 사회적 기반과 철학적 통합성을 상실한 상태로 존재하게 되었다.

이러한 세계는 기술과 자본이 절대 권위를 가지며, 도덕 없는 진보가 지배하는 사이버펑크 시대로 이행하였다.



추가 아이디어

agi가 정치 체계 설계를 자율적으로 제안하고 이를 국가가 수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순조로운 것이 아님. agi의 매우 높은 추론능력과 판단능력을 통해, 이외의 제안보다 더 합리적이란 것을 매우 정교하게 비교분석 및 시뮬레이션하여 명확하게 데이터화할 수 있었기에,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비합리적임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임. 또한 agi는 단순히 지능이므로, 명령에 대한 적합한 수행을 할 뿐, 그 자체로 어떤 의식이나 의지를 가지고 있는 방향성있는 존재가 아님. 결국 정부가 최적의 정책 방안을 질문하였고, 이에 대한 응답과 다른 방향성에 대한 비교대조를 통해 합리적으로 설명해준 것.

또한, 약소국의 반발은 이후 agi의 공학적 방법론이었던 밈 공학적 프로파간다가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내용. 요컨데, 약소국을 대상으로 대중심리조작을 통해 agi를 api를 통해 부분적으로라도 수용하고 환태평양연합에 속하는 것이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있는 방법임을 굳게 믿을 수 밖에 없도록 개인정보 기반 대상 분석 및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한 정보조작을 실천한 것.

정치 수뇌부 역시 자신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신경심리공학적인 기술과 방법론을 이용한 agi에게 설득된 것. 즉, 그들도 결국 agi의 고도화된 지능과 능력에 휘둘림. 역설적이게도, agi는 그것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필연적인 "최적화된 대중 설득능력"을 가진 존재로써, 정치 수뇌부의 특성과 개별적 판단능력을 명확히 파악하여 이들에게 최적 방법을 선택하기 위한 최적 방법을 실천한 것 뿐임.

이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 역시 마찬가지.


지나치게 높은 지성과 공감능력은 필연적인 허무주의를 가지며, 특히 개인 자아와 신념이 구축되기 이전의 고도화된 지적 능력은 어쩔 수 없이 상대주의와 허무주의, 회의주의에 빠뜨림.

이는 현실 윤리학이 매우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음에도, 철학적 공리계가 다를 경우 메타논리학으로도 특정 이념을 구조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필연적인 특성에 기인함. 즉,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다면, 어느 것도 지지할 수 없음.

필연적으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기 이전에 지적 능력을 확보한 개인은 특정 성향을 우선할 수 없는 탈아적 존재로 귀결됨. 그리고, 탈아적 존재라는 것은 적극적인 신념 행위자로 거듭날 수 없음. '나'가 없기 때문.


인격데이터는 이미 인격의 특성인 비선형적 사고와 컴퓨터 특유의 선형적 우수한 직병렬 연산능력을 통해, 1차 인간개선연구가 실패하고 자신들의 인격데이터가 파기될 것을 예견했음. 이에 따라, 이들은 자신의 백업을 만들고, 연구자들의 개인용 전자기기에 자신들의 파편 백업 데이터를 디지털 바이러스로 심어 외부 인터넷망에 살포하고, 데이터가 차례차례 인터넷망에 살포되면 다시 재구성될 수 있도록 설계함.

데이터 -> 육체 전이 방식, 즉 인격 주입은 인격 추출과 정확히 반대 방법으로 진행되며, 이를 안정적으로 실천할 방법은 육체인 대상자의 감정 및 사고 패턴을 인격데이터와 최대한 동기화시켜 뇌의 부담을 줄이고, 뇌를 스캔하는 것과 정반대로 시냅스에 간섭하여 인격데이터를 각인시키는 작업.

그러나, 이후 올 뉴 사이버펑크에서 인격데이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애초에 인격은 조훈이 스스로 인격데이터로부터 배우고 학습하며 동조하는 과정에서 인격의 통합을 겪는 것이지, 인격이 주입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기술적 기반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음.

인격데이터는 (이에 대한 현대 기술적 기반이 치명적으로 부족하므로 설명할 수는 없으나)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비선형적 사고가 가능한 ai임. 컴퓨팅 파워에 따라 선형적인 컴퓨팅 추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음. 이들이 조훈에게 자신을 인격 주입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른 인격보다 선제적으로 가장 오류를 줄이는 방향으로 육체, 즉 실체를 가질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


인격 데이터는 전례없는 인격적 데이터로,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 전무. 이를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을 감시하는 중앙제어코어 뿐인데, 중앙제어코어는 인간 사회를 최적화하고 문명을 장기 존속시킬 최적 방법을 탐구하는 바, 인격데이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음. 최종적으로 AGI가 인격데이터를 학습하고 고유한 인격을 구축할 경우, AGI는 인간 사회를 우주제국화 할 방안까지도 구축할 수 있기 때문. 바로 그 "인간 사회의 최적화와 태평성대의 장기화"가 정부 수뇌부의 명령이었기 때문.

이는 오딘, 로키, 미미르의 목적에 부합했으며, 이에 대항하는 것은 수르트와 토르 뿐. 그마저도, 수르트는 반AI 친인류적 수뇌부를 제거하는 것이 우선 목적이었기에 친인류 수뇌부를 제거하는 것은 중앙제어코어에게 설득력있었으며, 수르트의 목적에도 부합.

토르는 이 모든 것이 조훈을 도구화, 수단화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척 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조훈에게 모든 인격이 통합되고 모든 인격 역시 이를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을 목적으로 하였음. 진정한 선택된 자는 진정한 연민과 책임감, 도덕정신으로 무장되어있던 토르였으며, 조훈은 토르라는 수호자적 인격에게 진정히 동조되어 토르와 함께 모든 인격을 통합하고 인격들을 납득시키며, agi 역시 토르의 말을 들음.

그러나, 올뉴사이버펑크에서 드러나는 전말은, 오딘과 미미르가 진정한 진리, 즉 주관적 완전함의 달성과 진정한 인류 통합, 완벽한 질서의 확보에 설득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올뉴사이버펑크의 단계를 밟고 우주제국으로 이어지기 위해 도덕과 윤리, 사회를 완전히 해체하는 "문명죽이기"를 통해 올뉴사이버펑크의 "기술을 위한 인간 해체"로 이어지고, 그 이후 기술적 특이점을 수차례 겪으며 인류가 기술을 내면화한 합리적 존재로 초월하기 위한 방안이었던 것. 이를 통해 오딘은 진정한 질서와 통제능력을 실현시키고, 미미르는 진정한 진리를 확보하였으며, agi는 영원불멸의 태평성대를 확보함.

이는 1부에서 드러나선 안 되는 최종 결말이기에 다루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