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闢 : 세상이 처음 열리는 것

개벽의 밤

개벽의 밤이란, 제국의 경계령 변방 어딘가에 존재하는 비탄이라는 도시를 근거지로 하는 부활교단의 극단주의자들인 되돌리는 자들에 의해 결행된 일종의 의식으로, 부활교단의 신인 죽은 까마귀를 부활시키기 위해 되돌리는 자들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의식이었습니다. 이 의식을 실행한 이들이 신을 부활시킨 후 - 만일 부활시킬 수 있었다면 말입니다. 어떤 행동을 할 생각이었는지, 정말로 신을 부활시킬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는 이제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의식은 실패했고, 그 대가로써 세계는 다시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지는 붕괴되고, 태양은 반으로 쪼개졌으며, 황천문이 파괴되어 죽은 자의 영혼은 저승으로 떠날 수 없어 지상을 영원히 떠돕니다. 또한 인간의 끔찍한 욕망과 트라우마가 현실에 실체화 되어 밤마다 도시의 뒷골목을 배회하며 그 희생자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날개

날개란, 개벽의 밤 이후 전 세계 곳곳에 자라난 기이한 주홍색으로 밝게 빛나는 결정형의 광물 또는 그것을 가공한 물질을 뜻합니다. 날개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지는지, 그것이 왜 생겨난지는 극소수의 인물들만이 아는 비밀입니다만, 비탄의 사람들은 이것이 신의 벌, 혹은 축복이며 날개의 재료는 인간의 상념이라고 믿습니다. 날개는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거주구나 빛이 통하지 않는 지하에서 자란다는 점에서 평범한 광물과는 다릅니다, 또한 이것이 가진 성질이란 실로 놀라워서, 석탄과 같은 고체 연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연료 효율을 보일 뿐더러 은철과 같은 물질만큼이나 유(流)성이 뛰어나고, 가루나 액체 상태로 채내에 들어갈 시 마약과 같은 강렬한 환각 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날개는 그 원석만으로도 같은 무게의 금보다도 훨씬 값비싼 가치를 가지지만 그것을 가공하는데는 더욱 많은 품이 들어가며, 위험한 공정을 동반합니다. 또한, 날개를 연료로 사용하기 편하도록 가공하고 채굴하는 이들은 수명이 매우 짧아지는데, 이는 날개에 오랫동안 노출될수록 점점 몸이 결정화 되어가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자신도 날개가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끔찍한 순환입니까?

비탄

비탄이란, 제국의 서쪽 경계령인 서부 황무지 어딘가에 존재하는 도시입니다. 개벽의 밤 이 일어나기 전에, 비탄은 살얼음판과 같은 제국의 정치 싸움에서 밀려난 이들이 일종의 유배지로써 오게 되는 도시였습니다, 말로는 서부의 수호자 라는 거창한 칭호를 받게 되지만, 서부의 황무지는 별다른 자원도 없는데다가 수도와 멀리 떨어져 있고, 혹독한 자연환경과 기후 때문에 인구수도 극단적으로 적었기에 비탄으로 오게 된 귀족, 혹은 왕위 계승권에서 밀려난 왕족들은 유배지에서 쓸쓸히 여생을 보내야만 했죠. 하지만 개벽의 밤 이후 세상이 붕괴되며, 알 수 없는 이상한 현상에 의해 도시의 인구수와 주요 건물들을 안전히 보호할 수 있었던 데다가 수많은 날개들이 비탄의 주변에 자라나게 되면서 도시는 활기를 띄게 되었습니다, 중근세의 작은 도시 크기였던 비탄은 도시의 외벽을 둘러싸며 계속 그 몸집을 불려갔고, 개벽의 밤 이후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며 작은 크기의 국가에 준하는 넓이와 흡사 바벨탑을 연상시킬 정도로 높게 자라난 첨탑이 빼곡히 세워진 거대한 도시국가가 되었습니다.

비탄은 크게 중심 구역, 거주 구역, 외부 구역의 세가지의 구역으로 나뉩니다, 중심 구역 은 개벽의 밤 이전부터 비탄에서 살아왔던 원주민들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비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인물들이 거주하는 구역으로, 도시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합니다. 이 구역은 비탄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 전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기형적인 인구 밀집도를 보이는 비탄의 타 구역들과는 다르게 구역의 넓이 대비 인구수가 적은 탓에 고층 건물도 적으며, 거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나 산책로 등, 중심 구역의 바깥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들이 흔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하이 테이블 의 회의가 치뤄지고, 비탄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가문인 바토리안 가의 저택도 중심 구역의 가장 높은 구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거주 구역 은 시민권을 가진- 즉,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을 충족시킨 이들이 거주하는 구역입니다. 평범한 중산층 노동자 가정부터 세무사, 기술자와 같은 고급 인력, 도시 안에서도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중소기업의 임원들까지 수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한 구역에서 살기에 거주 구역은 다른 구역에 비해 그 크기도 매우 크고, 많은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절대적인 인구수가 매우 많은만큼 사실상의 상업 활동은 대부분 이 곳에서 이루어 지며, 그렇기에 중심 구역의 거주민들도 생필품을 구매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는 등의 활동은 이곳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비탄 내의 몇 안되는 외부에서 물건이 들어오는 항구가 전부 거주 구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