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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 조너선"<BR>
"좋은 아침. 조너선"<BR>
열려있는 문 너머로 알몸의 여성이 보였다. 옆방의 엠마였다. 사실상 성별만 제외하면 조너선과 다르지 않은 몸이다. 5%의 체지방률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울긋불긋하게 퍼진 온 몸의 혈관은 징그럽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BR>
열려있는 문 너머로 알몸의 여성이 보였다. 옆방의 엠마였다. 사실상 성별만 제외하면 조너선과 다르지 않은 몸이다. 5%의 체지방률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울긋불긋하게 퍼진 온 몸의 혈관은 징그럽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BR>
"오늘도 하루가 좆같아보이네."
"오늘도 하루가 좆같아보이네"<BR>
"
"거울이라도 봤나봐?"<BR>
조너선은 수도꼭지를 열고 세수하며 말했다.<BR>
"난 서른이 되면 전역인데. 너보다야 행복하지"<BR>
옆에 서있던 엠마는 피식 웃고 다시 복도를 지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이곳은 일종의 기숙시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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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6일 (금) 09:51 판

단편선


"브리핑─ 분류코드:ONE, THREE, TWO, SIX"
주인은 집에 들인 적도 없는 가구로부터 복잡한 기계음성이 들려왔다. 조너선은 몸을 일으켜 자신이 들은 숫자를 돌이켰다. 1, 3, 2, 6. 출동 준비를 의미한다.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그는 한숨을 몰아쉬고는 자연스레 침대 앞 세면대에 섰고, 거울 아래 스위치를 눌러 앞에 꼿꼿이 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서.
"환영합니다. 조너선. 당신은 현재, 178cm, 87kg, 80-120mmHg, BF5%, 수면패턴 정상입니다. 당신의 SC는 긍정적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화면이 꺼졌다. 이것은 절차였다.
그가 정상적인 수면활동 후 하루를 시작했다는 증빙. 마치 챙겨주기라도 하는듯 사근사근한 말투.. 실상은 체크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SC를 절감하는 교도관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좋은 아침. 조너선"
열려있는 문 너머로 알몸의 여성이 보였다. 옆방의 엠마였다. 사실상 성별만 제외하면 조너선과 다르지 않은 몸이다. 5%의 체지방률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울긋불긋하게 퍼진 온 몸의 혈관은 징그럽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오늘도 하루가 좆같아보이네"
"거울이라도 봤나봐?"
조너선은 수도꼭지를 열고 세수하며 말했다.
"난 서른이 되면 전역인데. 너보다야 행복하지"
옆에 서있던 엠마는 피식 웃고 다시 복도를 지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이곳은 일종의 기숙시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