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4년 11월 16일에 카니아슬라 전역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퍼지기 시작해 약 2천년간 전 우주에서 지속된 대규모 감염사태이자 사람과 동물같은 유기체는 물론 무기물까지 모두 감염되는 감염성 입자이다.
5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최초 발원 은하계들을 넘어 주변 은하계로 퍼지기 시작해 발생 2개월부터 전 우주로 퍼지기 시작했고 발생 3개월에는 테이그 연방의 모든 은하와 행성계를 집어삼켰으며 수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기록했다.
발생원인과 발생지 모두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수만년동안 우주를 지배해온 테이그 연방이 이 감염 사태로 인해 갈가리 찢겨지고 쇠퇴했다.
발생
서기 4년, 테이그 연방 영토 관리국으로 각 은하계에서의 침공 보고가 들어온다. 미지 적대 세력의 침공인줄 알았으나, 조사대를 파견한 결과 여러 행성계들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뒤덮이고 있다는것을 알아낸다. 조사단들은 믿기 힘든 사실들을 기록하며 위험한 조사를 시작해나갔다.
조사단은 감염원을 RNA와 DNA 없이 이상 입자로만 구성된 전염원으로 정의했다. 유전물질이 없음에도 전염이 가능하며 생물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제 3의 개체이다. 이 뒤틀린 입자들은 유기물과 무기물을 가리지 않고 행성에 존재하는 모든것들을 뒤틀린 분자로 감염시켜갔다.
유기체의 경우 감염된 개체는 원래의 형체를 알아볼수 없으며, 극도로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온 몸에는 제거 불가능한 갑피가 자라나는 동시에 수십개의 크고 날카로운 촉수들이 무차별 살상을 위해서 자라나게 된다.
무생물의 경우 기존입자가 흑색 입자로 변질되고 자의식을 갖게 되며, 자극을 가하면 변형이 일어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가할 수 있으며, 감염 입자를 폭발적으로 살포한다.
유기체는 물론 무생물까지 감염이 되었으므로, 감염이 완전히 진행된 행성은 행성 자체가 살아있는 괴생명체로 변해갔다.
감염 입자들의 영역이 확장되는 속도도 매우 빨랐다. 곰팡이처럼 번지는 감염 입자들은 1시간에 최소 10km, 최대 300km까지 감염영역을 넓혀갔다. 행성전체가 감염 입자들로 뒤덮히는건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몇몇 행성계들은 연방 성간교통의 주축이었던 성간철도, 도약중계소와 연결되어 있어 감염 입자들이 도약 흐름을 타고 카니아슬라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초기대응
이렇게 비상식적인 초유의 사태에 연방 정부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었다. 영토관리국과 질병통제국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을때도 매 시간마다 새로운 행성들에서 감염이 나타났고, 1달이 지나자 5천개의 은하가 완전히 감염되며 통신이 끊겼다.
감염이 발견된 행성들에선 대규모 탈출행렬이 발생했고, 탈출선들 중 대다수가 감염 입자를 운반해서 다른 안전 행성계를 감염시키는건 물론 도약 과정에서 발생한 운동에너지로 감염입자들이 이곳저곳 튕겨나가면서 감염을 가속시켰다.
연방 긴급전략사령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감염을 통제하기 위해 성간이동 금지령을 실시한다. 성간철도, 도약중계지를 포함한 성간교통시설의 이용은 예외없이 엄격히 금지됐다. 자체도약가능한 함선들도 운용 금지령이 내려졌으며 군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졌다. 연방군대조차 제대로 된 감염통제가 불가능해 주둔중이던 행성계에 무기한 작전대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분자들은 도약 중계장치에 스며들거나, 도약 드라이브에 스며들어서 우주 전역으로 확산하려는 성질을 보였다.
해결책을 찾는 임무를 맡은 종합 바이러스 대책본부는 난감했다. 생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감염시키는 기괴한 바이러스의 특징때문에 연구는 물론 표본채집조차 불가능했다.
핵분열탄, 핵융합탄 폭격에 잠시나마 감염이 억제되고, 암석행성까지는 감염체로 만들지언정 항성까지는 감염시키지 못하는것을 보고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감염분자가 유출되지 않게 행성표면을 핵폭격으로 덮어버리고 매우 불안정해진 행성 핵에 반물질 폭탄을 대거 매설후 폭발시켜 행성핵의 폭발 혹은 행성 자체를 붕괴시켜 버리는 것이라고 연방 정부는 결론지었다.
마땅한 다른 해결책이 없자 연방정부는 이 방법을 채택하기로 하고 성간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준비한다.
감염전쟁
초기
우주 전체에 공포를 불러왔던 성간바이러스의 해결책이 다소 끔찍하지만 간단한 해결책으로 해결할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자 우주 각지에서 대기중이던 연방군은 작전 준비태세에 돌입한다.
연방군 사령부는 바이러스의 전파를 최소화하도록 총공격으로 사태를 신속히 끝내고자 하는 계획을 세운다.
약 4달간 성간통신만으로 수립된 감염 박멸 계획은 8월 19일에 실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 기간동안 감염 입자의 침식을 억제하는 특수필름 기술이 신속히 개발되었고,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고 반인륜적이라는 이유로 생산 금지된 핵분열탄과 핵융합탄이 다시 대량생산되기 시작했으며, 감염분자들을 태워 없앨 초고열 고에너지 무기들이 개발돼 즉시 보급되었다.
행성공학자들은 행성을 완전 폭파시킬 방법을 개발하고 시뮬레이션 했다.
연방군도 해군 지상군 가릴것 없이 대규모 징집을 실시해 총공격을 준비했다.
총공격
서기 7년 8월 19일, 총공격이 시작된다.
감염이 보고된 행성계와 행성의 고궤도마다 연방군 군함 1~10만대가 자리를 잡아 하늘을 매웠고, 그 뒤로 수십만대의 상륙함, 강습포대가 지상에 투입될 준비를 했다.
함대사령관들의 지시가 내려지자, 군함들은 일제히 전략 핵폭격과 극초고온 광선 폭격을 실시한다. 감염행성들의 표면온도는 순간 2억도까지 상승했으며, 심하게 폭격을 받은곳은 방사능수치가 700시버트까지 관측됐다.
감염입자들은 초고열 공격에 큰 타격을 입었고, 감염체들의 움직임이 98.5% 감소한것을 관측한 사령관들은 지상군 투입 및 행성 파괴 임무를 지시한다.
감염 행성 하나에만 3천2백만명 이상의 지상군이 투입됐고, 특수공병들은 지상군들의 호위와 해군의 포격지원을 받으며 폭탄 매설 지점으로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연방군은 큰 희생을 치뤄야만 했는데, 대인전투만을 상정해서 만들어졌던 연방군과 병기들은 감염체들과 고전을 면치 못했고, 핵폭격의 위력 역시 감염입자를 비활성화 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해 최초 폭격이 끝난지 1시간이 지나지 않아 감염체 50%가 활동을 재개했다.
주기적으로 해군은 궤도상에서 핵폭격을 가했지만, 정작 지상군의 진로는 폭격을 못해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까지 감염체들과의 교전이 잦았으며, 수많은 지상군이 감염 당하고 장비가 파괴됐다.
수많은 희생끝에 특수공병들은 목표지점에 도착해 굴착 및 폭탄 매설 작업을 시작했고, 600개의 초고위력 반물질 폭탄이 감염행성들의 외핵 부근에 매설된다.
총사령관과 행성 공학자들의 계획에 따르면, 감염입자에 의해 성질이 바뀐 행성 핵은 반물질 폭발의 영향으로 연쇄폭발을 일으키면서 행성 핵 폭발의 열에너지가 감염입자들을 태워버렸어야만 했다.
장기화
감염행성은 외핵 부근에서 반물질 폭발을 감지한 즉시 자폭 하는 동시에 막대한 양의 감염광선과 감염입자를 방출해냈다.
감염 광선은 아광속으로 우주전체로 퍼져나가 주변 행성계들을 빠르게 감염시켰고, 감염광선에 대비하지 못한 연방은 감염광선 전파를 막을수 없었다.
감염행성 궤도 1000km까지 있던 지상군과 해군 병력은 전멸했고, 고궤도에 있던 군함이나 증원병력은 퇴각 과정에서 감염입자에 감염된채 워프를 실시해 중심 거주행성, 도시행성은 물론 주요 군사요충지 행성계까지 감염되기에 이른다.
감염전쟁 초기 5천개였던 감염행성의 수는 총공격 실패 이후 셀 수 없이 늘어난다.
그렇게 총공격에 투입된 우주 역사상 최대규모의 군대는 모조리 감염당하거나 사망하고 연방군은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입는다.
성간 이동 금지령은 해재될 기미가 안 보이면서 연방 내의 교류는 끊기고, 행성들 간의 고립이 심화되고, 연방의 많은 기술력과 기반 시설들이 소실 및 무력화된다.
종식
감염사태가 온 우주 전체의 죽음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던 연방 정부는 일반 시민들을 생존한 거주행성과 은하계에 숨기고, 최후의 발악으로 타이가톤 시리즈 개발, 연방 정화 전투단을 창설한다.
연방 최고 과학자, 공학자들이 모여 설계 제작한 타이가톤은 감염체와의 전투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으며, 특별 선출자들로 구성된 연방 정화 전투단은 소수정예의 병력으로 감염행성 각개격파 임무에 투입된다.
감염억제 수단을 최대한 동원해 감염광선과 입자 방출을 막고, 타이가톤 기갑부대를 지상에 투입해 감염행성을 폭발시키는 과정을 약 2천년동안 거듭한 결과, 더 이상 감염 행성은 관측되지 않았다.
정화전투단 제 2618 군단으로부터 최종 보고를 받은 연방 임시정부는 1993년 8월 15일을 기해 감염사태 종식을 선언한다.
감염 최초 보고부터 종식까지 726,374일이 걸렸으며, 그동안 테이그 민족은 6세대가 교체됐다.
사회적 영향
2천년동안 국내 교류가 끊긴 연방은 몰락을 피할수 없었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했던 성간인프라는 대부분 파괴됐고, 중요한 데이터베이스, 연구소까지 공격받으면서 기술력또한 상당수 손실했다.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행성들에 남겨져있던 사람들은 사망하거나 동면에 들어갔지만, 에너지 공급이 중단돼 역시 사망했다.
살아남은 행성계 주민들은 오직 그 지역만의 특색이 강해졌다. 사태가 종식된 후로도 연방 임시정부는 연방 재건 준비 위원회를 츨범해 생존 행성계들간의 통합을 시도했지만, 곳곳에서 독립시위가 일어났다.
독립시위는 독립투쟁으로 번지고 카니아슬라 전역에서 반군이 발생, 독립 국가가 세워진다.
어느 쪽에선 부패한 연방 정치를 지적하며 개혁정치를 내세운 공화국을 세우는 한편(카이스 공화국 등), 연방 정화전투단들이 군사력을 앞세워 제국을 세우기도 했다(알로니아 제국).
거대한 연방이 수백개의 작은 군벌들로 쪼개지면서 구 연방 영토에는 통합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카이스와 알로니아만 남기까지 카니아슬라는 300년간 혼란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