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우리 국민이 당신네 청바지를 입고 당신네 대중음악을 즐기고 있습니다. 당신의 문화가 전세계를 잠식하게 될까 걱정입니다." -문명 5에서 상대방 국가의 문화를 자국의 관광으로 추월했을 경우 그 나라의 군주가 하는 대사

타국의 문화가 특정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며 그 국가의 기존 문화를 점점 잠식해가는 과정을 뜻하는 단어. 심각하면 이런 과정을 통하여 잠식된 나라가 타국에게 문화적이나 사회적으로 점령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외국으로부터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문화침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국과의 문화교류는 나라의 견문과 문화 수준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대부분의 나라가 협력적으로 서로의 정보, 문화, 기술 등을 공유하며 각자의 문화력과 기술력을 넓혀가는 글로벌화가 진행중인 현대에 있어 외국과의 문화교류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특정 국가에 수입된 외국 문화가 그 나라의 문화에 비해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며 그 나라의 문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에 존재하던 문화들을 갈아치우며 그 나라의 문화를 잠식해나가기 시작한다면 문화침략일 수 있다. 국민들 가운데서 문화적 사대주의가 만연해지며 일빠처럼 자국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를 들여온 타국을 비정상적으로 훨씬 더 좋아하게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문화침략으로 인한 문제들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외국 문화 뿐만 아니라 자국 문화 역시 소중히 아끼며 보존시키고, 외국 문화의 좋은점들은 받아들이되 이를 이용하여 자국의 문화 수준을 꾸준히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시

이러한 문화침략이 가장 적나라하게 일어난 예로는 현대 유럽 국가들의 대중문화가 있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는 자국의 대중문화, 즉 영화, 드라마, 음악 산업이 미국영국의 문화컨텐츠에 거의 완벽히 잠식당했다고 봐도 볼 정도로 자국산 영화나 음악이 자국민들에게조차 인기가 없고 할리우드 영화나 팝송이 오히려 자국민들에게 훨씬 인기가 많을 정도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의 박스오피스 순위는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할리우드 영화고 자국산 영화는 그 순위에 1, 2개 정도 있을까말까한 수준이며 인기음악차트조차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영어권 가수들의 음악이 전부 점령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그나마 프랑스가 자국 영화나 음악이 영어권 문화에 영향을 가장 덜 받은 나라였지만 이쪽도 2010년 이후부터는 젊은층들이 영화는 거의 무조건 할리우드 영화만 보려고 하고 음악도 자국어인 불어로 활동하는 가수들보다 영어권 가수들을 더 선호하는 등 자국 문화의 저변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유럽은 대부분의 나라들의 인종과 언어, 문화가 미국 등 영어권 국가들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에 자국 문화가 미국의 문화에 쉽게 빨려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요리 또한 문화 침략이 자주 일어난 예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입맛은 한번 고급화 되면 쉽게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한번 외국의 문화가 들어와 호평이 되면 쉽게 바뀌기 어렵다. 고구려 때에도 중국 진(秦)나라 때 쓰여진 『수신기(搜神記)』라는 책에 “맥적은 하찮은 다른 민족의 먹거리이거늘 태시 이래 중국인이 이것을 숭상하여 중요한 잔치에 이 음식을 내놓으니 이는 외국의 침략을 받을 징조이다” 라는 문구가 있으며, 90년대 초에는 한국에서 유행하던 햄버거 같은 패스트 푸드류 때문에 한국 전통 음식이 위협받을거라는 문구가 심심하면 언급될 정도였다.

다만 문화침략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새로 들어온 외국 문화가 기존에 그 나라에 존재하던 폐습적인 문화들을 잠식해 나갈 때이다. 특히 낡고 폐습적인 전통 문화나 쇄국적인 정책에 매달려 사회적으로 수준이 상당히 뒤처진 나라의 경우, 외국에서 새로 유입된 문화는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새로운 문화나 사회적 발전을 시작하는 기폭제로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1960년대 당시 캐나다퀘벡 주는 주의 정권을 잡은 정당이 극단적으로 가톨릭 전통 문화를 고수하며 주민들의 쾌락을 억제하는 바람에 아직도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주 자체가 수도원 분위기였다. 이때 청소년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미국에서 들어온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이였다. 학교 관계자나 교사들은 엘비스 프레슬리 콘서트에 몰래 갔다 온 학생들에게 퇴학 처분을 내리는 등 미국에서 건너온 불건전한 문화라며 노발대발했지만,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은 퀘벡 청소년들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억압적인 가톨릭 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