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자는 등장하는 특정 집단, 개인, 사상을 지지하거나 찬양하지 않습니다.
가정폭력, 존속살해, 오컬트, 공포, 고어 및 그로테스크, 가스라이팅, 왕따, 광과민성 요소, 멀미를 유발하는 요소, 흉기 및 총기
전쟁범죄, 차별, 신체변형, 교통사고, 강제화된 사상 및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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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은 히브리 말로는 아바돈이고 그리스 말로는 아폴리욘이니 곧 파괴자라는 뜻입니다. ”
아바돈은 세계를 떠도는 거대한 재앙 중 하나로, 황충(蝗蟲, locust)이라고도 불린다. 아바돈은 일반적인 생물과 달리 금속 기반의 유기체로 레기온(legion)이라는 집단네트워크로 서로 의식이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군집 지능 형태의 생물이다.
이들은 거대한 군체를 이루어서 세계 곳곳을 유랑하며, 충분한 유기물이 존재하는 지역을 습격해 대지를 초토화하고 유기물들을 모두 분해해 화학 연료를 얻는 방식으로 생존한다. 그렇기에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오로지 황폐한 흔적만이 남기에, 아바돈을 두고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해킹 능력에 있다. 전자기기의 통신 신호를 해킹해서 통제권을 탈취하는 방식으로 습격을 시도하며, 이로 인해서 자동화된 도시일 수록 피해규모가 큰 편이다. 물론 역으로 아바돈을 해킹하거나, EMP를 터트리는 것으로 아바돈을 억제할 순 있다.
아바돈이 형성하는 레기온이라는 집단네트워크는 중앙집중적이지 않고 분산적이기 때문에 모든 아바돈 개체들은 민주적인 토론과 상호 합의적인 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하고 이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참여하는데 막대한 정보의 계산과 판단이 필요하므로 아바돈은 정보를 저장할 개체, 계산을 담당할 개체, 그리고 네트워크 교신을 담당할 개체 등으로 여러 개체의 종류가 나뉜다.
대표적인 아바돈 개체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 스컬커(Skulker) | 아바돈 개체 중 하나로 덩치가 매우 작고 기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정찰병의 역할을 맡으며, 크기 자체는 날파리 정도의 크기로 매우 작다. 스컬커는 2~3 개체가 함께 다니며, 스컬커가 발견되면 아바돈이 닥쳐온다는 경고가 되니 조심해야한다.
- 노드(Node) | 노드는 아바돈의 신호 전달의 핵심이 되는 매개체로, 노드가 파괴되면 인근의 아바돈은 레기온 네트워크로부터 탈락하게 되어서 혼란을 빚는다. 낮은 확률로 노드가 파괴된 아바돈 군집에서 독립적인 네트워크, 일명 의사레기온(pseudolegion)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의사레기온을 형성한 군집은 드물게 일반 레기온 군집과 맞닥뜨렸을 때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고 싸우는 모습도 보여준다.
- 트리커(Tricker) | 트리커는 전자기기를 해킹하고 통제권을 탈취하는데 전문적으로 발전한 아바돈 개체이다.
- 인펙터(Infector) | 인펙터는 트리커가 전자기기나 무장장비를 해킹하는데 성공해서 통제권을 확보하면 해당 장비를 조종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개체들로, 해당 장비 내부로 침습하여 활동한다. 간혹가다가 파워슈트 등의 전자기기를 포함하는 무장을 한 인류에게도 침습하기도 하며, 이 때 뇌를 파먹고 인간 자체를 숙주로 삼을 수도 있다.
- 키메라(Chimera) | 키메라는 여러 개체의 인펙터나, 일반적인 아바돈이 뭉쳐서 만들어지는 개체로, 그 이름처럼 기괴한 형상을 가지고 있다.
본래 아바돈은 하나의 거대한 레기온을 공유해왔으나, 끊임없는 토벌과 박멸 작전, 그리고 여러 차례의 인류 간의 전쟁의 여파로 오랫동안 노드가 파괴되고 의사레기온이 분열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아바돈은 일반적으로 9~10개 정도의 레기온 집단으로 분화된 것으로 확인된다. 각 레기온은 서로를 향해 절대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서로를 습격해서 서로의 금속 신체를 강탈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학자들은 이에 대해서 아바돈이 일종의 문명 사회를 이루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실제로, 서로 다른 레기온 간에는 언어적 차이와 유사하게 호출 방식과 신호 전달 방식의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언어적 차이 뿐 아니라 문화적 기호의 차이도 보이는데, 레기온 별로 선호하는 색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게 단순 생물학적 진화의 우연적 산물인지, 아니면 정말 기호성이 존재하는 문화적 산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지금도 레기온 간의 전쟁으로 인해서 끊임없이 많은 아바돈이 서로를 죽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무수한 의사레기온도 형성된다. 수많은 의사레기온 중에는 기존의 레기온의 자리를 대체할 수준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많으며, 이러한 행위는 왕위찬탈과 유사한 모양을 보이며, 생물학자들 뿐 아니라 문명학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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