𓉐𓅭𓃀𓀭  |  게브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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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타(𓇾)는 이집트인들이 자신들이 사는 세계, 즉 사람의 영역을 부르는 말이다. 타는 특히 '검은 땅' 케메트(𓆎𓅓𓏏𓊖)와 '붉은 땅' 데슈레트(𓂧𓈙𓂋𓏏𓋔)를 중심으로 한 이집트인의 영역을 강하게 상징한다.

신화에서

케메트 이우누(𓉺𓏌𓊖)[1] 창세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혼돈의 암흑 바다[2] 누(𓏍𓇯𓈗𓀭)가 있었다. 어느 날 바다로부터 벤벤(𓃀𓈖𓃀𓈖𓉴𓊌)이라는 언덕이 솟아 올랐고, 그 언덕에서 야타무(𓏏𓍃𓀭)[3]-라(𓇳𓏤𓁛)가 스스로 존재하여 최초의 신이 되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혼자임에 외로움을 느낀 라는 수음을 통해 공기의 신 슈(𓈙𓆄𓅱𓀭), 습기의 여신 테프누트(𓏏𓆑𓈖𓏏𓆘) 남매를 낳았다. 슈와 테프누트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 두 신은 강가를 거닐다 실수로 암흑 바다에 빠졌다. 라는 깜짝 놀라 자신의 눈으로 하위트하루(𓉡𓀭)[4]를 만들어 두 신을 구하도록 했다. 하위트하루가 슈와 테프누트를 구하자 라는 기뻐 눈물을 흘렸는데, 이 눈물에서 사람이 나타났다.

성년이 된 슈와 테프누트는 결혼하여 대지의 신 게브(𓅭𓃀𓀭)와 하늘의 여신 누트(𓏌𓏏𓇯𓀭)를 낳았다. 라는 생명체들이 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두 신에게 절대로 가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 뒤 공기의 신 슈에게 두 사람을 지탱해 달라고 당부했고 슈는 그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던 게브와 누트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남몰래 밤에 사랑을 나누었으나 이를 알게된 라가 자신이 만든 날에는 아이를 낳을 수 없도록 제약을 걸어 난처한 상황에 처해졌다. 마침 이를 지켜보던 지혜의 신인 치하우티(𓆓𓎛𓅱𓏏𓏭𓀭)[5]가 이 딱한 사정을 듣자 라에게 간청하여 시간을 벌기로 했다.

처음에 라는 매몰차게 거절했으나 치하우티가 닷새만이라도 달라고 사정하자 딱한 나머지 달의 신 콘수(𓐍𓈖𓇓𓅱)를 불러 보드게임 세네트로 내기를 하자고 한다. 콘수는 내기에서 5번 진 뒤 기존의 시간에서 5일을 더 주기로 하였다. 이를 통해 일 년이 365일이 되었고, 게브와 누트는 더해진 닷새 동안 네 아이를 낳았으니 이들이 아사르(𓊩𓁹𓀭)[6], 아세트(𓊨𓏏𓆇𓁐)[7], 수테크(𓇓𓏲𓏏𓄡𓃩𓀭)[8], 네베투트(𓉠𓏏𓆇)[9] 남매였다. 이렇게 최초로 타를 지배하는 신왕과 신왕비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타(𓇾)를 단순한 물질적 공간이 아니라, 더 깊은 차원의 원리와 형상이 구현되는 장으로 여겼다. 그들은 타가 중간계 두아트(𓇽)에서 이미 결정된 형상들이 각 개체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이른바 "소산적 자연"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타는 곧 영적인 구조가 육체화되는 자리이며, 이러한 점에서 형상과 이데아가 물질로 나타나는 영역이라 여겨졌다. 이집트인들은 이러한 타의 물질적 기반을 '케트'(𓐍𓏏)라고 불렀고, 이를 단순한 흙이나 육체가 아니라, 혼과 넋의 형상을 담는 살아 있는 그릇으로 인식했다.

타는 본래 필멸자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간주되었으나,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땅 위에도 신들의 통치가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대장장이의 신 피타흐(𓊪𓏏𓎛𓀭 )[10]가 불과 쇠를 다루며 사물의 물질적 형태를 빚어내는 장소로서 타의 한 영역을 지배한다고 여겼다. 피타흐는 창조의 말을 입으로 발하고, 그 말을 손으로 형태화하는 신으로, 인간과 사물이 물질 속에 형상을 얻게 되는 작용을 담당했다. 또한 그들은 식물의 성장과 죽음을 주관하는 신 아사르에게도 타의 일부가 속한다고 보았다. 아사르는 씨앗이 땅속에서 죽고 다시 피어나는 과정을 통해, 타 안에서 생명의 순환이 이어지게 하는 존재였다. 이처럼 타는 육체가 머무는 장소일 뿐 아니라, 형상과 정신, 생명과 죽음이 서로 맞물리는 복합적 세계로 이해되었다.

지상계에 거주하는 신(𓊹)은 매우 많으나, 대표적으로는 대장장이의 신 피타흐(𓊪𓏏𓎛𓀭), 사막과 폭풍의 신 수테크, 천상계 페트의 에너지의 응축자인 메누(𓋉𓊾𓁤)[11], 신생아에게 매력을 부여하는 크네무(𓎸𓅱𓀭/)[12], 모성의 여신 무트(𓅐𓏏𓆇𓁐), 모순의 여신 세르케트(𓊃𓂋𓈎𓏏𓁐) 등이 있다.

실제

지상계

지상계 타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알고 있던 세상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상하 이집트 본토 지역과 현 수단 공화국 북동부와 이집트 남동부 지역인 누비아 지대,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의 기타 북아프리카 지역과 넓은 사하라 사막, 서아시아의 아라비아 반도와 레반트, 시리아 및 일부 메소포타미아 지역, 그리고 지중해와 남유럽 일부가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이집트의 중심으로 여겨진 곳은 나일강 수역의 비옥한 흑토 지대인 '케메트'와 그 주변의 다소 척박한 이집트 서부 사막과 동부 사막 지대인 '데슈레트'이다. 오늘날 그리스어로 멤피스, 아랍어로 마느프라고 불리는 이네부 헤지(𓊅𓌉𓊾𓈈) 또는 멘 네페르(𓏠𓈖𓄤𓆑𓂋𓉴𓊖)가 타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네부 헤지는 '흰 성벽', 멘 네페르는 '오래 가고 아름다운' 이라는 뜻이다.

상이집트와 하이집트

고대 이집트는 본래 두 개의 지역, 즉 나일강 상류의 남부 지역과 하류의 북부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남부 지역은 '타 셰마우'(𓇾𓇗𓂝𓈈)라고 불리며 오늘날에는 '상이집트'로 지칭되는데, 이는 오늘날의 아스완인 스웨넷까지 이어지는 협곡과 나일 계곡 지역을 포함한다. 반면 북부 지역은 '타 메후'(𓇾𓎔𓎛𓅱𓇇), 곧 '하이집트'로 불리며, 나일강이 여러 지류로 갈라져 삼각주를 이루는 평야 지대를 포함한다. 이처럼 지형적 차이로 인해 양 지역은 서로 다른 정치적 중심과 문화적 전통을 형성해 왔다.

두 지역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된 것은 상이집트의 지배자였던 나르메르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전해진다. 그는 하이집트를 정복한 뒤 양 지역을 통합된 권력 아래 두었으며, 이로써 파라오 왕권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나르메르의 통일은 단순한 정복에 그치지 않고 이후 여러 왕들에 의해 정치·상징 양면에서 제도화되었다. 예를 들어 제1왕조의 다섯 번째 군주인 덴은 상이집트의 하얀 왕관 헤제트와 하이집트의 붉은 왕관 데슈레트를 하나로 결합한 이중관 프셴트를 착용하여 양 지역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통일 이후에도 상이집트와 하이집트는 각기 독립된 전통과 위상을 유지하였으며, 왕권 또한 양 지역의 지배자로서 별도로 인식되었다. 이 때문에 이집트의 모든 파라오는 단순한 국왕이 아니라 '두 땅의 군주' 또는 '두 왕국의 지배자'라는 칭호를 사용하였다. 이러한 전통은 통일의 시작점이 되었던 나르메르로부터, 헬레니즘 시기의 마지막 파라오인 클레오파트라 7세 필로파토르(Κλεοπάτρα Ζ΄ Φιλοπάτωρ)에 이르기까지 약 3천 년 동안 지속되었다.

이는 신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라와 하루 같은 지상의 통치신들은 상이집트와 하이집트 모두를 자신의 영토로 삼았으며, 스스로를 "두 왕국의 신왕"이라 칭하고 양 지역을 함께 다스렸다. 이들은 각자의 사원에서 받들어지는 동시에, 스스로도 양 지역을 하나의 왕국으로 통치하는 존재로서 군림하였으며, 그 권위는 인간의 왕조가 수립되기 이전부터 두 나라를 초월하여 작용하고 있었다. 두 왕국의 신왕이라는 칭호는 그들이 결코 한 지역의 수호신이 아닌, 이집트 전체를 포괄하는 통치신임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신들의 거주지

많은 신들이 천상계 페트와 중간계 두아트에 거주하지만, 그만큼 많은 신들이 지상계 타에 거주한다. 신들의 시대에 아사르가 케메트를, 수테크가 데슈레트를 다스리거나 하루(𓅃)가 두 땅의 지배자가 된 것 처럼 여러 신들은 자신들을 숭배하는 특정 도시나 그곳의 신전에 기거하고 있었다.

현대에 들어서 강한 권능을 가진 신들은 대부분 페트와 두아트로 떠났으나 그들 중 일부는 여전히 타에 남아있다. 또한 권능이 강하지 않은 하급 신들의 경우에는 많은 수가 여전히 타에 기거한다.

페트와 두아트로 떠난 신들 중에서는 일정 시기에 타에 강림하여 머무르는 신들도 있다. 케메트 신앙의 현 주신(主神)이며 왕권의 신인 하루는 자신을 위한 축제가 열리던 기간에 베데트(𓄑𓂧𓏏𓊖)[13]의 신전에 머무르며, 지혜의 신 치하우티는 아베주(𓍋𓃀𓈋𓊖)[14]에, 달의 신 콘수는 와세트(𓋆𓏏𓊖)[15]에 종종 강림한다.


  1. 헬리오폴리스
  2. 관념적인 무저갱, 혹은 나일강이라고 여겨진다.
  3. 아툼
  4. 하토르
  5. 토트
  6. 오시리스
  7. 이시스
  8. 세트
  9. 네프티스
  10. 프타
  11. 크눔
  12. 에드푸
  13. 아비도스
  14. 테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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