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

𓉐𓅭𓃀𓀭  |  게브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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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페트(𓇯)는 케메트 신(𓊹)들 중에서도 아홉 신 피시트아(𓇴𓂧𓊹𓊹𓊹𓅆𓏼)[1]를 비롯하여 높은 권능을 지닌 신들이 사는 세상으로, 페트 그 자체로 하늘을 의미한다. 페트는 왕권을 내려놓았으나 여전히 군림하는 최고신 라(𓇳𓏤𓁛)에 의해 보호되며, 현 주신(主神)인 하늘과 왕권의 신 하루(𓅃)[2]에 의해 통치 된다.

신화에서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이 세상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실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힘과 구조가 존재한다고 여겼다. 그 중심에는 '페트'(𓇯)라 불리는 원초적 차원이 있었다. 이들은 페트를 고정된 원리나 절대적 이념처럼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페트는 수많은 힘과 가능성이 충만한, 생명과 형상의 잠재적 근원이라고 여겼다. 형태 없는 상태에서 존재를 낳는 이 힘은, 곧 모든 생명의 기원을 이루는 '혼'(𓅽)의 출발점이라 생각되었다. 고대 이집트인에게 페트는 우주의 심연에서 솟구치는 창조적 역능이자, 신과 인간, 세계의 모든 근간을 이루는 배경이었다.

이들은 이 원초적 힘인 페트로부터 두 개의 세계가 방출된다고 보았다. 하나는 '두아트'(𓇽)로, 죽은 자와 신령이 머무는 영혼의 세계였다. 또 다른 하나는 ''(𓇾)로, 인간이 육신을 지니고 살아가는 물질의 세계였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이 세 세계가 단절된 영역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순환하는 구조라고 여겼다. 페트의 힘은 두아트를 거쳐 타에서 구현되며, 이렇게 세상이 만들어지고 유지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이 세 영역은 물리적 공간이기 이전에, 창조의 흐름이 실현되는 단계로 이해되었다.

이와 같은 세계관은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한 생각과도 맞닿아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인간 정신이 하나의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세 가지 상태로 분화되어 존재한다고 여겼다. 가장 근원적인 상태는 혼으로, 인간 고유의 개성과 정체성이 깃든 영혼이다. 두아트에서는 넋(𓂓)이 되어 생명력과 성격, 존재의 흔적을 담고 있으며, 타에서는 령(𓅜)이라는 빛나는 영적 존재로 나타난다고 믿었다. 이 세 정신의 위상은 각각의 세계에 대응하며, 인간은 삶과 죽음을 넘어 연속적으로 존재한다고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해했다.

신들 또한 이 세계 구조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신들을 단지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신을 네테르'(𓊹), 곧 자연과 우주를 구성하는 힘 그 자체로 여겼다. 이들 가운데 '야마누'(𓇋𓏠𓈖𓁩)[3]는 태어나지 않은 숨겨진 신으로, 만물의 근원이자 그 이면에 감춰진 신비를 상징했다. '라'(𓇳𓏤𓁛)는 정오의 태양이자 창조의 주체로, 매일 밤 두아트를 통과하여 새벽에 다시 떠오르는 순환의 중심이었다. '하루'(𓅃)는 하늘의 통치자이자 질서의 수호자로, 왕권과 정의의 구현체로 여겨졌으며, '니트'(𓋋)[4]는 전쟁과 지혜, 직조와 사냥을 아우르는 다면적 여신으로서,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포괄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실제

많은 신앙에서 신들의 영역은 사람의 영역과 분리되어 있고, 또 사람은 신들의 영역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다. 신들은 신들의 영역에 살면서 지상 세계에 관여하고, 세상을 운행하며, 필멸자에게 상이나 벌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케메트 신앙의 페트는 신들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아스가르드올륌포스 같은 다른 신앙의 신들의 영역과는 달리 신들의 주 거주지나 지상을 통치하는 장소가 아니다. 케메트의 많은 신들은 중간계 두아트나 지상계 타에 자신들의 영역이 있거나 혹은 그곳에서 반영구적으로 거주하며 해당 영역에서 직접 권능을 펼친다.

이렇게 된 이유는 페트가 처음부터 신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기능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페트는 야타무(𓏏𓍃𓀭)[5]-라(𓇳𓏤𓁛)의 세상 창조 이후 그가 하늘을 건너는 태양의 배에 올라 항해할 때에 태양을 끌고 지상계 타를 비추는 곳으로서, 역능의 원천이 되는 장소로서의 역할만 할 뿐이었다.

또한 라는 페트와 타 모두의 지배자였으나 몇몇 신들 뿐인 페트 보다는 다수의 신과 필멸자들이 있어 다스릴 것이 많은 타를 더 선호했다. 라 이후 그 뒤를 이은 자손들, 즉 공기의 신 슈(𓈙𓆄𓅱𓀭), 대지의 신 게브(𓅭𓃀𓀭), 명계의 신 아사르(𓊩𓁹𓀭)[6], 하늘의 신 하루 역시 처음에는 페트에 기거하지 않고 타에 기거하며 신왕으로서 이집트를 다스렸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많은 신들이 페트로 공식 이주한 오늘날에 와서도 페트는 신들의 별장 혹은 그저 머무르기만 하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신들은 지상 일에 개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페트에서 권능만 휘휘 젓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강림하여 옛 시대들 처럼 직접 간섭한다.

페트를 다스리는 하루 역시 지상 일에 개입해야 할 때에는 과거 자신을 가장 강하게 신앙하고 숭배하던 도시 베데트(𓄑𓂧𓏏𓊖)[7]에 강림하여 직접 개입한다.


  1. 엔네아드
  2. 호루스
  3. 아문
  4. 네이트
  5. 아툼
  6. 오시리스
  7. 에드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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