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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증기 너머의 서구 문명은 현실의 근대 서구 국가와 유사하지만, 증기 기관에 대한 고도화된 연구와 기구학 및 열역학적 성취, 그리고 신비의 존재로 인해 현실과는 다소 상이한 사회상과 직업이 형성되었다.

막 근대화 단계로 접어든 열강국은 신분제가 폐지되지 않았기에 계층별 직종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으며, 비록 개혁의 시기이긴 하나 여전히 구시대 특유의 사회적 보수성이 강한 편이다. 사는 지역과 환경, 의복 등 전통과 사회적 규범이 정해져 있으며 이는 직업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계층과 직업 간 불문율을 어기는 것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았고, 이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규칙에서 자유로운 귀족 역시 마찬가지였다.

산업혁명과 중산층 자본가의 출현, 계층 간 인구 수 차이로 인해 도시의 대부분 인구는 공장 노동자이나, 신비의 출현으로 인해 이를 조율해야 할 다양한 직종 역시 태어났다.

계층별 직업군상

귀족

귀족들은 그들이 소유한 장원으로부터 얻은 금전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본가로 변모하였다. 이들 대부분은 사회적 우대층이자, 권력자이자, 지식층이었고, 다른 계층에 비해 훨씬 쉽게 최신 전문 지식을 습득해갔다. 그 지식은 철학, 물리학, 의학, 응용과학에 더불어 경영학, 나아가 신비학 역시 마찬가지였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여전히 귀족들은 온갖 산업분야의 최상위계층이었으며, 자본의 영역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동시에, 격동기에서 보다 전문화된 지식과 기술을 모두 점유하는 것은 인구의 극소수를 차지하는 귀족층에겐 역부족이었고, 자연스럽게 중산층에게 각종 전문가의 자리를 빼앗기게 되었다. 과학은 누구에게나 공평했기에, 귀족들은 그들만의 차별화된 권위를 원했고, 신비와 예술은 정확히 그 요구사항을 충족해줬다. 이에 따라 귀족들 상당수는 신비학자가 되었으나, 여전히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전문지식과 면허, 자격 등은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군 장교, 의원, 고위성직자, 의사, 변호사, 궁정 집사 등이었다. 이런 직종의 특징은 (집사를 제외하면)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기 쉬운 신비학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귀족은 신비주의 귀족과 비신비주의 귀족으로 양분되었다. 전자는 신비학자로서 신비를 탐구하며 그들의 철학을 예술에 담는 신비예술가였으며, 후자는 장원만으로는 충분한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하급 귀족 및 가문의 차, 삼남이 선택한 자본가 및 전문직 부류였다. 초기에 분화된 귀족들은 갈수록 그 경향성이 굳어졌고, 신비예술가인가 아닌가가 곧 귀족의 서열을 가리는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하급 귀족 또는 귀족가의 차, 삼남 등으로 태어난 이들은 신분상승을 위해 신비학을 탐구하기도 하였으며, 신비학적 성취가 뛰어난 이들은 사교계에서 고평가받으며 같은 나이대의 귀족들을 이끄는 긴 지팡이가 되어 다른 귀족의 상납을 받기도 했다.

중산층

노동자

빈민

특수직종

과학계열

증기공

증기를 이용한 정교한 기계가 산업인프라를 이루고 있는 시대에 증기공은 최고급인재로 취급받는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자동인형이나 산업기계 및 가전제품은 모두 증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보일러와 관련된 지식을 어느 정도 배우면 어디로 가던 굶어죽지 않을거란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나 그만큼, 증기기계가 정교할수록 고도화된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급 증기공은 항상 부족하다.

증기공은 기본적으로 현장직이며, 단순히 지식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요구되는 전문가의 감도 상당히 요구하기 때문에 대학에서 가르칠만한 학문이 아니다. 때문에 증기공들은 도시마다 보일러길드를 형성하여 현장에서 싹수가 보이는 초급 기술자들을 도제식으로 데리고 다니며 가르쳤다. 보일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과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도시의 뛰어난 증기공 장인의 이름을 알았고, 이 장인들이 키운 견습공들은 귀족이나 중산층의 후원을 받아 손쉽게 중산층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뛰어난 증기공 장인은 사실상 도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권력자였으며, 귀족들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증기공은 각 도시의 귀족특구의 증기기지에 취직되었고, 증기관 중계기의 증기압을 점검하거나 기도시설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고치는 역할을 한다. 권력이 강한 귀족들은 증기기지에 전담 증기공을 배정받았는데, 이 배정된 증기공은 보통 후원을 했던 귀족들을 이어주는 경우가 많다.

증기시대는 핵심적인 증기학 전문가와 증기공들이 합세하여 개발한 증기심 기술이 열강국에 보급되며 본격적인 자동인형의 개발이 시작되었고, 여전히 증기심 개발 및 생산은 국제증기조합의 주도하에 관리된다. 불법증기심은 자칫 잘못하면 고압증기로 인한 인명피해, 최악의 경우 도심에서(특히 자동인형의 주요고객층인 귀족사회에서) 폭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형사

자동인형은 증기기관과 기계학의 정수로 취급받으며, 이를 설계하고 수리하는 기술자는 증기공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고급인재다. 특히, 자동인형이 귀족사회의 중요한 공산품인 만큼 자동인형을 다루는 기술은 고도의 과학적 지식과 손재주를 요구한다. 필요에 따라선 신비학적 지식마저도.

때문에 자동인형을 만드는 인형사는 사실상 귀족의 일원으로 취급받는다. 더러운 매연과 기름칠에도 자유로운 만큼, 이들은 귀족적인 복장을 하며 그들만의 공방을 차려 독자적인 자동인형을 만드는데 매진한다. 자동인형 지식은 고급화된 귀족 과학으로 여겨졌고, 그 범주는 관상용의 동물인형부터 저택을 관리하는 인간형 자동인형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인형사는 한 분야에 평생을 매진해도 시간이 모자라다고 여겨진다.

특히, 자동인형은 기본적으로 세계 각지의 야만의 땅에서 찾아낸 고대의 지식들을 과학적으로 해석한 결과물인 만큼 어느 정도의 신비학 지식도 갖춰야 한다. 과학적 해석능력을 통해 이를 증기기관을 동력원으로 한 자동인형으로 재설계하는 것은 인형사를 제외하면 뛰어난 과학자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증기공은 산업 대부분에 요구되는 범용성 인재라면, 인형사는 특수목적의 인재이며, 애당초 인형사에겐 증기공으로서의 전문지식마저 요구되는 만큼 과학계에서 자동인형학은 과학계의 권위의 정점 취급을 받는다. 자연스럽게 과학환원주의자들은 인형사에게 막대한 후원을 하며, 그 대가로 다양한 자동인형을 제공받는다.

인체수리공

공장이나 무역 관련 노동자가 팔, 다리를 잃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일부 의술과 신비학 지식을 가진 이들은 인형사들이 제작한 인형의 부품들을 의족이나 의수로 이용할 수 있겠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는 성공하였다.

약간의 신비학 지식과 인형 팔다리만 있다면 완전히 자동화된 의지(義肢)를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계 팔다리는 자동의지로 불렸고, 기본적으로 자동인형의 팔다리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증기동력을 요구했다.

개조를 통해 증기심을 부착할 수 있는 비싼 자동의지와 달리, 자동인형의 의지를 거의 그대로 갖다쓴 싸구려 자동의지는 증기심의 증기를 전달하기 위한 별도의 부착물을 몸에 달아야만 했다. 자동의지가 필요한 이들은 돈이 많이 없는 노동자였기 때문에, 자동의지를 사용하는 노동자들은 허리띠나 배낭 같은 형태의 증기심 부착기를 달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싸구려 자동의지를 만드는 인체수리기사가 실력이 뛰어날리는 없었기에, 자동의지가 과열되거나 과부화가 와서 멀쩡한 피부마저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고, 자동의지는 진짜 손에 비해서 조작능력이 형편없는 경우가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자동의지를 단 사람들은 직업을 잃고 빈민이 되기 쉬웠다. 이렇게 빈민이 된 사람들은 대부분 갱에 입단해 범죄를 저지르곤 했다.

예술계열

신비예술가

예술을 통해 신비학적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예술가. 미술, 음악, 건축, 문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그들의 철학적 가치관을 신비와 엮어 인간의 의식 초월을 노린다.

대체로 신비 소재를 사용해 소재 자체적인 신비와 작품의 철학의 조화를 통해 초상현상을 증폭시키는 기법을 촉매주의, 신비의 원리를 응용하여 작품 철학을 투영해 초상현상을 증폭시키는 기법을 관념주의라고 한다. 또한 상징을 통해 과거의 신비를 재현하는 것을 상징주의, 자신의 순수한 정념을 그대로 담어 오롯하고 유일한 신비를 일으키는 것을 반상징주의(또는 고유주의)라고 한다.

이렇듯 신비예술가는 신비학자랑 맞닿은 면이 많았으며, 때문에 신비학에 깊게 심취한 신비예술가는 자연스럽게 신비학을 겸하기도 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신비학 문서나 신비예술, 예술 문서 등 참고.

환상극단

갖가지 환각 마술을 응용한 공연예술가 집단. 일종의 프릭쇼를 겸하고 있다.

다양한 저주받은 기형아들, 환수와 같은 실체있는 것부터 환각체험 등 오감을 자극하는 환상을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예술자들로, 공연 대상은 상류층과 하류층을 두루 다룬다. 대체로 인기있는 극단일수록 상류층들을 목적으로 한 비싼 공연을 하며, 그만큼 극단 구성원들 역시 희귀한 신비적 존재인데다 마술 재료 역시 비싸진다.

대부분의 환상극은 3부 구성을 따른다. 1부에선 신비공연을 배우는 수습생 곡예사들의 차력쇼, 2부에선 저주받은 이들과 환수 등의 희귀한 존재들의 신비공연을 선보인다. 마지막 3부는 초청된 마술사나 신비학자, 신비예술가가 선보이는 환각 체험쇼로 이어진다. 단, 3부의 경우 세뇌를 통한 환상극 중독과 갈망이 문제가 되어 3부를 진행하기 위해선 시청에서 허가된 공연만 허가될 수 있다. 이를 지키지 않거나 감독관에게 뇌물을 쥐어주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극단주는 중산층 사업가들이기 때문에 환상극의 신비학적 성취는 그리 대단치 않으며, 기본적으로는 신기하고 자극적인 공연예술 정도로 취급된다. 귀족들 상당수는 흥미롭긴 하지만 다소 천박한 즐길거리 정도로 인식되며, 때문에 중산층들의 즐길거리로 자리잡았다. 비교적 싼 환상극의 경우 노동자 계급이 한 번 쯤은 볼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기에 노동자들이 기념일로 즐기기도 한다.

그 외에도 일부 귀족이나 왕가의 사람들이 희귀한 환수나 저주받은 이들을 구매하기 위한 4부의 암시장도 열리곤 한다. 아예 이런 목적으로 온갖 신비 존재들을 시연하는 환상극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영화가

신비학에 깊은 조예가 없는 화가들이 주로 선택하는 직종. 특수한 신비소재를 염료에 섞어 그림을 겹겹이 그림으로써, 그림이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도록 만든다. 때론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조각하기도 한다.

자동인형 등과 가장 큰 차이점은 자체적인 인지능력이나 수행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영화가가 만든 정해진 움직임만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자체로 어떤 초상현상을 촉발하여 유의미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정해진대로 움직이는 그림이나 조각 정도에 그치기에 신비학적 성취는 그닥 높진 않다. 다만, 작업에 드는 노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대체로 돈이 많은 귀족과 중산층이 값비싼 초상화나 장식용의 풍경화를 그리는 목적으로 한다.

단, 영화가로 예술계에 데뷔하여 이름을 날리는 이들 중 일부는 신비학을 뒤늦게 접하고 깊게 빠져들며 영화를 통해 새로운 신비를 일으킨 신비예술가도 있다.

조향사

기존의 조향사들은 세계 각지의 온갖 희귀한 환수들과 놀라운 약초들에 매료되었고, 특히 식민지 무역을 통해 들여온 갖가지 향신료에도 심취했다. 이들 중 신비학 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한 이들은 기존의 조향법을 이용해 독특한 향수나 방향제 등을 만들었고, 그 중에서도 신비학에 매료된 조향사들은 그들의 조향술과 마술을 융합한 독특한 마술 체계를 발달시켰다.

조향사들은 도시 곳곳에 그들만의 공방을 만들고, 때로는 의사를 대신하여 증기기관에 향유를 끓여 만드는 향증치료법을 이용해 사람들을 치료하기도 하였다. 조향사업은 중산층과 노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업이었으며, 이를 통해 부와 명예를 얻은 조향사들은 귀족을 대상으로 한 고급 향수나 향유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종교계열

이단심문관과 구마사제

온갖 신비가 범람하며 거리에 초상현상이 발발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종교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對)신비 사제들을 육성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악마를 퇴치하기 위한 성경 구절과 기도문을 해석하고 응용한 기도법, 그리고 신비에 대한 박학한 지식, 신비와 같은 사특한 학문에 빠지지 않을 강인한 신앙심으로 무장한 이들이 바로 이단심문관과 구마사제다.

이들은 종교 내부에선 크게 구분되지 않으나, 외적으로 하는 일이 많이 다르다. 이단심문관은 특별히 국가에 인정을 받아 각종 신비주의 비밀결사와 이교도들의 종교범죄를 단속하고 필요할 경우 즉각처분하는 역할을 맡은 명백한 공무원적 역할을 띈다. 특권이 인정된 만큼 자격증명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자체적인 순찰 및 경찰청과 연계한 파견업무를 담당하고, 기본적으로 월급을 받는다.

반면 구마사제는 그런 신비에 빠진 사람들이 아닌 신비 자체를 해결하는 사제들로, 악마나 각종 망령의 구마의식, 이교도의 괴물과 신들을 돌려보내는 퇴마의식 등에 관여한다. 구마사제는 기본적으로 의뢰를 받는 형식으로 품이 많이 드는 의뢰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의뢰비가 비싸지며, 현재 종교계의 주요 수입원인 만큼 실패가 허락되지 않는다.

요컨데, 이단심문관은 되기 어려운 만큼 되기만 한다면 많은 특권을 누릴 수 있으나, 구마사제는 어느 정도의 신비지식이 있는 사제들은 누구나 될 수 있으며 돈도 많이 버는 대신 항상 위험이 따르고 자칫 잘못하면 종교계에서 외면받을 위험 역시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단심문관과 구마사제는 모두 독실한 신자이기에, 그들은 서로 하는 일에 큰 선입견과 차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정작 경쟁하는 것은 종교계 내부의 각 단체의 총장들로, 종교계 내부의 권력투쟁을 위해 이단심문관과 구마사제를 허비한다.

신비학 계열

귀족세계에서 신비학은 유행이자 귀족을 더욱 끈끈하게 묶어주는 계급적 도구였고, 귀족사회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선 신비학의 탐구가 불가피했다. 따라서 신비학자의 등장은 필연적이었다.

마술사들이 직접적으로 환수를 소환하거나 초상현상을 다뤘다면, 신비학자들은 그 소환과 현상의 원리를 파헤치고 새로운 마술을 만들어냈다. 신비학자들에게 가치와 의미는 마치 과학에서 수학이 그러하듯 신비학의 도구였다. 온갖 논리연쇄와 상징성을 이용하고 주술적 의미를 지닌 재료들의 성분을 분석하는 신비학자들은 과학자와 분야가 다를 뿐 똑같은 진리의 탐구자였다.

한편, 마술사들은 신비학자들이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신비예술파로서 예술행위(즉 초상현상의 실현)를 하거나, 그 예술행위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했다. 요컨데 신비학자들이 이론연구가라면, 마술사들은 이를 적용하는 기술자였다.

주술사

세계 각지의 토속 신앙의 제사장들. 종교로 불리기에도 부끄러운 오래된 민간 신앙 속 위대한 영혼과 영웅들로부터 힘을 빌려오는 방법들을 알고 있다. 이들은 열강국으로 이민을 오며 인종차별로 인해 빈민층으로 내몰렸으나, 신비예술을 구현하기 위한 각종 상징을 알려줄 수 있는 인재였기에 신비학에 심취한 신비예술가들이 이들은 멘토로 초청하여 옛 마술을 배운다.

신비학자

여러 주술사들로부터 신화와 신앙 속 신비를 배우고 이를 통해 신비의 근원을 탐구하는 학자들. 신비학자 대부분은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의 격동기에 등장해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신비의 근본적인 원리를 파헤치는 한편, 신비의 방향성을 결정할 철학과 예술적 상징 등을 정립하였다.

신비학자들은 예술가처럼 그들 고유의 신비학적 기법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신비 역시 그 원리를 어느정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근본적인 목적은 신비를 통한 초월이며, 이에 따라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을 초월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연금술사

직접적으로 온갖 주술적 재료를 다루고 그 의미를 분석 및 체계화하는 연금술사는 신비학자와 마술사의 능력을 두루 겸비한 신비학의 달인이다. 요컨데, 연금술사는 마치 과학계의 인형사마냥 오컬트 계열의 최고계급으로 취급받았다. 특히, 연금술사는 도시의 신비예술파에게 신비학적인 재료를 가공 및 공급해야하는 만큼 도시 신비학계의 중추 역할을 하였으며, 동시에 엑소시스틀이 퇴치한 신비의 부산물들을 매입해야 했기에 종교계와의 연결도 끈끈했다. 최상급 연금술을 위해선 전문적인 과학장비도 필요하였기에, 특수목적의 기술공방과도 엮여있었다. 도시법으로 금지된 신비학 재료를 공수하기 위해서 밀수업자들과도 교류했다. 요컨데 연금술사란 도시의 삼파전과 치안의 중심부에 있었으며, 이들을 중재하고 뒤에서 암약하는 도시의 유력자였다. 모든 신비학자들은 연금술사가 되길 원했으며, 연금술사로 인정받는 것은 신비학의 정점이자 도시 권력의 정점을 의미했다.

연금술사들은 다른 도시의 연금술사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부족한 재료를 밀매하고 신비학 지식을 공유하는 등 일종의 비밀결사의 성격도 띄고 있다.

마술사

마술사들은 옛 마술을 다루는 이들을 의미하며, 대부분 학자라기보단 마술의 사용자에 가깝다. 신비예술은 기본적으로 구시대의 신비 해체와 새로운 신비 창조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신비예술가나 신비학자와는 결이 다르다.

최면술사

노동자들은 기본적으로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때문에 값싸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쾌락을 갈구한다. 최면술사들은 이러한 니즈에 맞춰 탄생한 마술사들로, 각 마술사들이 그들 마술의 기원으로 두는 신비의 상징과 암시를 이용해 고객들을 최면상태에 빠지게 만들어 일정 시간동안 행복감을 느끼게 만든다.

최면마술은 피시전자가 정신적 장벽을 열어둘수록 최면을 걸기 쉬우며, 기본적으로 고객들은 최면을 걸리고 싶어서 그들을 찾기 때문에 간단한 제물이나 예술적 상징만으로도 고객들을 최면상태에 빠지게 할 수 있고, 때문에 마술사들은 쉽사리 단체최면을 걸어 한 번에 비교적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최면마술은 마술사회에서 천박한 일로 취급받으며 배척받기 쉬웠다. 기본적으로 마술사회는 귀족들의 사교회 이면에 숨어있는 은밀하고 고귀한 모임이었고, 귀족사회와 다소 거리가 먼 마술사들은 그만큼 마술을 신비학적 연구대상으로 취급하였다. 즉, 대부분 마술사들에게 있어 마술이란 정치적, 학문적인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걸 노동자 계급을 대상으로 한 돈벌이로 취급하는 것은 마술사회에게 모멸적인 일이었다.

그 외

사용인

집안일을 수행하는 것은 돈을 쳐바른 자동인형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때문에 기존의 집사와 메이드같은 사용인은 귀족들에게 불필요했다. 그러나, 귀족들에게 돈은 넘쳐났다. 그 돈은 사람을 고용하길 원했고, 곧 귀족들은 자신들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귀족들은 대부분의 하루를 저택에서 보내는 자신을 대신하여 도심으로 나가 그들의 공장과 회사의 업무를 감독하고, 사교회의 일정을 잡기 위해 다른 귀족들의 저택에 방문하고, 사교회에서 다른 귀족들에게 얕보이지 않기 위해 다방면의 지식을 두루 갖춘 비서를 원했다.

요컨데, 귀족들은 자신의 수족으로 부릴, 각종 과학기술과 세계 정세, 경영지식, 귀족 예절, 신비학과 예술의 조예 등을 두루 갖춘 만능인을 원했다.

돈 많은 귀족들은 사교회의 기금을 운용하여 이러한 만능인을 육성할 전문 아카데미를 설립하였고,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였다. 이러한 풍조는 순식간에 각 열강국의 귀족들에게 전파되어, 대부분 핵심도시는 귀족특구 내부에 사용인 아카데미를 갖추게 되었다.

귀족들에게 있어 집사나 메이드는 응당 갖춰야 할 덕목이자, 자신을 대체할, 오히려 자신보다 우수해야 마땅한 얼굴이었다. 그렇기에 사용인은 미적으로도 우수해야 했으며, 경우에 따라선 자신을 지킬 정도의 무력도 갖추어야만 했다. 그런 요구에 따라, 각종 지식과 더불어 집사는 검술을 연마하고 주인에게 이를 가르칠 능력이 요구되었고, 메이드는 마찬가지로 마술을 배워야 했다. 일부 경우는 마술을 이용해 외모를 뜯어고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갖추는 것은 어마어마한 노력과 재능을 요구하였으며, 특히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때문에 귀족들은 영역별로 집사와 메이드를 따로 고용하거나, 구색이라도 갖추기 위해 외모만 멀쩡하면 사용인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집사와 메이드는 인재부족이었고, 때문에 기초심사가 끝나면 아카데미의 학업과 귀족의 보조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아카데미는 귀족특구의 중앙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만큼 사용인은 (특히 경영면에서 우수할 경우) 귀족의 권력 대부분을 이양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노동자나 중산층 계급은 출세를 위해 외모가 된다면 사용인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권력과 거리가 먼 사용인들 역시, 본래라면 꿈도 꾸지 못할 귀족사회를 누릴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대우가 좋은 귀족가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용인은 시민들의 선망받는 직업이 됐다. 무엇보다, 이름있는 가문에서 오래 일한 사용인들은 이따금 추천장을 받아 귀족이 될 기회를 얻기도 했다. 사용인이 되는 것은 시민들에게 신분상승의 기회였다.

모든 방면에서 우수한 사용인은 그 자체로 극히 희귀했으며, 그만큼 우수한 혈통임을 증명하기 위해 뛰어난 자식을 일부러 사용인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능력을 증명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카데미의 수석은 열강국의 왕실에 고용되어 높은 지위와 권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고된 학업과 능력증명은 성공할경우 높은 신분상승을 의미하기도 했다. 특히 노동자 계층의 경우 아들이나 딸이 미색이 뛰어나다면 고금리의 대출을 해서라도 일단 아카데미에 입학시키고 보든 풍조가 생겼다.

탐정

대부분 열강국이 삼파전에 빠지고 많은 도시가 대혼돈의 시대를 겪으면서, 기존에 없었던 온갖 문제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과학, 신비, 종교 어느 한 영역에만 기대선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산재했고, 그 문제들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했다. 어떤 사건은 대체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짐작초차 할 수 없는 기이한 흔적만이 남아, 문제의 원흉을 해결하는 것이 고난이었다.

이런 문제들은 공권력과 종교계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권력은 고위 공무원이 귀족들에 의해 세습화되며 부패하고 점점 공백이 늘었으며, 무엇보다 육체적으로 강인하며 뛰어난 지능을 가진 인재들은 대부분 더 많은 부와 권력을 위해 사용인이 되길 원했다. 한편, 구마사제나 이단심문관 역시 종교적으로 사이한 것들이 일으킨 문제가 아니라면 제대로 된 해결이 불가능했으며, 결국 과학적이고 신비학적인 수사능력을 두루 갖춘 사람들의 필요가 대두되었다.

그 필요를 메꾼 것이 바로 사립탐정들로, 신비학 지식과 최신 과학지식을 두루 갖춘 능력있는 탐정들이 점점 조직화되었다. 탐정들 중에서도 오컬트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이 생겼으며, 이들은 온갖 마술과 환수, 악마, 그리고 자동인형을 이용한 복잡한 사건들의 해법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특히나 이러한 사건을 해결하길 바라는 이들은 대부분 귀족이었기에, 그들의 많은 보수를 약속받았다. 뛰어난 탐정들은 자체적인 사무소를 운영하였고, 여러 도시에 걸쳐 광범위한 사업으로 발전한 탐정사무소는 일종의 길드 역할을 하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자체적인 수사능력의 향상을 도모했다.

그런 반면,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별개로 마치 심부름꾼 같은 불법적인 일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대부분의 사립탐정들은 그런 값비싼 의뢰를 받는 도시의 암적인 존재가 되었다. 여러 지식들을 두루 갖춘 탐정들은 공권력이나 종교계의 수사망에서 벗어나 몰래 범죄를 청탁할 최적의 상대였으며, 자연스럽게 탐정에 대한 이미지는 바닥으로 내리꽂혔다. 최악의 경우, 민간조사자격을 취득하지도 않은 불법탐정이 대놓고 사업을 벌이는 도시도 있었다.

결국 탐정이란 이름을 들어본 유명한 탐정사무소를 제외하면, 돈만 내면 쥐도새도 모르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청부업자나 해결사 따위의 이미지가 형성되었고, 그런 이들이 근처에 살길 원하진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많은 탐정들은 노동자나 빈민들이 사는 하류층 지역에 사업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탐정들이 갱과 결탁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였다.

탐험가

범죄조직(형제회)

밀수꾼

도시에서 낙오된 빈민들은 뭣모르는 귀족들이 일으킨 초상현상에 시달렸고, 뒷골목의 어둠에는 온갖 괴이와 신비가 목숨을 위협받았다. 변변찮은 기술도 없는 빈민들에게 직업을 얻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자연스럽게 빈민들은 생존을 위해 갱을 결성하고 범죄를 일삼았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돈벌이는 밀수였다.

수많은 신비학자들은 그 특성상 국가적으로 금지된 재료를 필요로 했고, 귀족들로 구성된 신비학자들은 그 재료들을 밀수해오면 후하게 지불했다. 이에 따라 무역사업자들은 갱과 결탁해 전문적으로 밀수를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많은 갱들이 하수도를 거점으로 삼고 지하 밀매유통망을 형성했다. 경우에 따라서, 갱들은 온갖 비밀결사들에게 다른 빈민들을 제물용으로 팔아넘기기도 했다.

갱은 사회의 암이었으나 필요한 암이었고, 결국 심각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면 도시의 권력자들은 이들의 악행에 눈감았다. 어차피 빈민들은 도시에서 무가치한 존재였다.

자경단
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