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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통제한다. 현재를 통제하는 자는 과거를 통제한다. 그리고 현재는 원자력이 통제한다.
1961은 유럽에서의 최종승리를 이룩한 대독일국과, 태평양 전쟁 이후 태평양과 대서양, 자유 세계의 수호자로 등극한 미합중국, 그리고 중일전쟁에서 승전하여 동아시아 대륙 패권을 장악하고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화민국, 세 초강대국의 냉전을 다룬 1961 팀의 대체역사 세계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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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Info

중화민국


민국의 위대한 국부 쑨원삼민주의 사상을 중국에 남기고 세상을 떠남으로서, 중국 국민당에는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중화민족이 가야 할 길인 민족, 민권, 민생의 원리를 제시한 삼민주의 사상은 중화민족을 풍요롭게 할 쑨원의 유산이었습니다. 특히 토지 개혁과 독과점 자본을 반대한 민생주의 이론은 당 내의 우익과 좌익의 의견 차이를 정리하고 해법을 제시함으로서 중국 국민당은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민주적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국민당은 토지 개혁 등 민생 안정에 힘쓰며 북쪽의 군벌들을 몰아낼 실력을 갈고 닦았습니다. 그리하여 1926년 시작된 북벌. 즉, 국민혁명을 국민당의 지도자 장제스가 북양정부를 무너뜨리고 중국을 통일하는 것으로 완수했습니다. 이후 황금십년이라 불리우는 10년간의 태평성대를 통해 중국은 고도로 성장하며 아편전쟁 이후 비로소 다시 세계 무대에 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37년, 통제파가 장악한 일본의 중국 대륙을 향한 야욕은 커져만 갔습니다. 1932년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대륙을 향한 야욕을 드러내오던 일본이 1936년 루거오차오에서의 사건을 빌미로 중국을 침략했습니다. 8년 항쟁의 시작이었습니다. 중국의 우방 독일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중국을 지원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군은 패퇴를 거듭했으며, 개전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도 난징을 내어주어야 했습니다. 수도를 적에게 내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중화민족의 항일전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국민정부는 항전을 계속했고, 1941년에는 일본이 미국과 개전, 45년에는 미국이 일본에 원자력의 힘을 선보여 일본이 무조건 항복함으로서 중화민족은 다시 한번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의 상처는 깊이 남아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기근에 시달렸고, 인플레이션은 종잡을 수 없이 커져갔습니다. 미국과 독일이 중국에 대한 영향을 확보하고자 수 차례의 원조를 제공하여 상황이 나아지긴 하였으나, 이러한 원조는 중국을 세계 무대에서 곤란히 만들었습니다. 전통적 우방이던 독일과 새로운 동맹인 미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한 정부는 경제 개발 계획을 통해 산업 복구에 주력하며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했습니다. 이는 성공하였습니다. 정부와 인민의 노력으로 중국은 7억 인구를 보유한 경제 대국이 되었으며 이제는 미국, 독일과 경쟁하는 강대국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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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독일국


1914년의 대전쟁에서 패배를 경험한 독일의 독수리는 1930년대 총통 아돌프 히틀러의 지도력으로 조약의 쇠사슬을 끊어내고 비상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연합국의 계속 되는 실패로, 독일은 유럽에서의 완전한 승리를 달성했습니다. 파괴적인 전쟁 기술을 통해 대서양의 영국을 분쇄하고, 저항하는 크렘린에는 원자력의 폭풍을 선사해 천년제국의 운명을 달성했습니다. 고고히 빛나는 세계수도 게르마니아를 중심으로 유럽에는 신질서가 도래했습니다. 파리, 런던, 빈, 바르샤바, 암스테르담, 밀라노, 그리고 모스크바까지. 한때 위대했던 유럽의 도시들은 이제 라이히의 지배 하에 있습니다. 비록 과거의 적이었던 미합중국이 원자력을 이용해 라이히와 다시 경쟁하려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국가들이 라이히의 패권에 경외심을 품고 있습니다.
악화되는 총통의 건강과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경제 능력이 라이히의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그저 라이히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 비상할 뿐 입니다.

미합중국
중화민국
대독일국
미합중국
3대 열강 국가
타임라인
희생
민권
고국
서고
중화민국의 정치 상황

중화민국 입법원

중화민국은 중국국민당의 일당 체제이다. 다만 국민당 내부에서는 우익 계열인 민권(民權)계, 좌익 계열의 민생(民生)계 2개 파벌로 입법원에서의 대립이 일어난다. 현재 민권계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는 후스, 민생계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는 저우언라이이다.

중화민국의 경제 상황
중화민국의 경제는 급격히 성장했다. 장강의 기적이라고 불리우는 경제 개발을 통해 항일전쟁의 상처를 겸허히 씻어내고 비상하였으며, 현재는 미국, 독일과 경쟁하는 경제 강국이다. 내수 경제 뿐 아니라 중화민국 본토와 한국, 베트남, 시암, 인도네시아를 아우르는 경제권을 이끄는 국가이기도 하다.
등장 팩션
티저 · 크레딧 · 편집지침서 · 가이드

Das Schlussgesang


아돌프 히틀러는 의자에 앉아 멍하니 눈앞의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때 그의 열정적이었던 마음은 이제 시간의 안개로 흐려졌다. 그는 그의 인생의 위대한 승리와 비극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전날의 사건들을 거의 기억할 수 없었다. 신이 인류사 전대미문의 악마에게 내린 알츠하이머라는 이름의 저주는 그가 지난날 이루어냈던 영광의 기억들을 지워나갔다.

"에른스트, 에른스트, 거기 있나? 거기 있다면 대답해주게! 같이 극장에 가자고 했지 않나? 자네는 어디있나?"

"블론디! 이리온, 이리온! 내 사랑스러운 아가야!"

가끔씩 그는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졌다. 이미 자신의 손으로 죽인 룀을 찾거나 늙어 죽은 그의 개를 찾는 등의 행동도 보였다. 슈페어나 헤스 등 그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측근들이 그가 말하는 실언에 바른 말을 해주거나, 또는 고개만을 끄덕이며 알아듣는 척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운명의 시간이 빠른 속도로 다가왔음을 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건강은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의사들이 처방하는 약은 그의 고통을 덜어줄 뿐 치료하지는 못했다. 그는 한때 그의 평생의 적과 같이 편집증적이게 되었고, 그의 적들이 매 순간마다 그를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불충과 반역을 고발하며 맹비난을 퍼붓는 일이 많아졌다.

바그너의 오페라를 들을 때면 그의 눈빛은 여느 노인과 다르지 않았다.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고 철권통치를 이어가던 자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이더라도 그 젊은 시절 강렬한 꿈은 늙어서도 잊지 않았다.

결국 히틀러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뇌졸중이었다. 방에서 혼자 붓을 잡고 힘 없이 그림을 그던 그가 홀로 쓰러진 체 그의 비서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의 시신은 충실하지만 점점 환멸을 느끼던 측근들에 둘러싸여 장송곡과 함께 운구되었다. 연주되던 장송곡은 또다른 독일의 혼란을 암시하는 전주곡이기도 했다. 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자, 누군가는 슬퍼하고, 누군가는 기뻐했으며, 누군가는 기록했다.

그러나 독일 사람들에게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했다. 히틀러의 죽음과 함께, 서로 다른 파벌들이 국가를 통제하기 위해 술래잡기를 하면서 권력 투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냉전이 계속되는 동안, 독일의 운명은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했다.

▶모든 독일인이 그에게 경의를 품었고, 세계인들은 환호했다.

그의 사망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은 것은 헤스였다. 그는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며 히틀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었다. 나치의 대의에 대해서 흔들리지 않았던 믿음은 이제 산산조각이 났고, 그는 깊은 상실감과 절망감을 남겼다.

헤스는 항상 자신을 히틀러의 충실한 하인으로 여겼으며, 라이히의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기꺼이 했다. 하지만 이제 히틀러가 사라지면서 그는 홀로 남겨졌고 그와 그가 옹호하는 모든 것을 거부했던 세상에 떠내려갔다.

집무실 창문의 작은 창밖을 내다보면서 그의 생각은 미래로 향했다. 히틀러가 사라진 지금 독일은 어떻게 될것인가? 그의 사랑하는 나라가 카리스마 있고 무자비한 지도자 없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곧이어 불안감이 찾아왔다.

"괴링, 그 야심 많은 자. 힘러, 음흉스러운 자식! 괴벨스, 그래, 박사는..., 보어만, 보어만 그 탐욕스러운 대머리 새끼! "

당의 모든 간부들이 자신을 해할까 두려워졌다. 총통의 가장 가까이 있던 이였던 헤스는 그들의 1순위 표적이 되기 쉬울것이라 예상했다. 히틀러가 있었기에 그는 보호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하리라. 그는 손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그 순간 헤스는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압도적인 공허감을 느꼈다. 히틀러는 그에게 단순한 지도자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아버지이자 멘토이자 친구였다. 그가 없으면 헤스는 길을 잃고 외로워져 삶의 의미나 목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슬픔으로 마음이 무거워진 채 의자에 앉아 오랫동안 충실히 섬겼던 사람의 죽음을 애도했다.

세상은 앞으로 나아갔을지 모르지만 루돌프 헤스에게 히틀러에 대한 기억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인생은 나약함을 용서하지 않아, 루돌프.

괴링은 히틀러의 죽음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와 함께했던 지난날의 시간들과, 지금 같은 보고를 받았을 다른 간부들,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세 가지 생각들이 괴링의 머리를 옭아매었다.

한때 카이저의 군대에서 하늘을 누볐었다가, 전쟁 이후 뮌헨에서 히틀러를 만나 그의 꿈을 함께하리라고 다짐했다. 그리하여 독일을 장악했고, 유럽을 장악했으며, 위대한 이상을 장악했다. 그와 자신의 꿈은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 꿈은 하루아침에 깨졌다.

"그도 결국 인간이었던가? 아돌프? 카이사르와 나폴레옹, 빌헬름도 이루지 못한 일을 위대한 총통, 당신이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근데 그 끝은 이리 허무한 것이었던가? 내가 당신의 꿈을 독일 민족에게 영원히 선사하겠네. 허무라는 심연에서 말이야! "

머지않아 뇌리의 혼란을 잠재우고 차분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괴링은 큰 야망과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는 독일을 번영과 영광의 새로운 시대로 이끌 운명에 의해 선택되었다고 믿었다. 그는 총통의 죽음 도전,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고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고 탄력적인 새로운 독일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보았다.

"하, 웃기군. 그가 죽었음에도 이런 생각이나 들고 말이지."

▶아직도 약을 끊지 못했나 보군. 헤르만.

히틀러가 세상을 떠난 이 세상에서 독일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충격과 불신의 상태에 놓였다. 그에게 히틀러는 단순한 지도자가 아니라 독일을 베르사유 조약의 어둠에서 벗어나 권력과 영광의 새로운 시대로 이끌어낸 메시아였다.

히틀러의 빈 사무실에 서 있는 동안 괴벨스는 깊은 상실감과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히틀러 없이는 독일의 미래가 불확실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꿈이 결코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괴벨스는 슬픔에도 불구하고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여유가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는 독일이 혼란과 무정부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평소의 교활함과 지략으로 괴벨스는 다음 행동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유지하는 열쇠가 히틀러가 권력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당원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괴벨스는 당 내에서 그의 연락책들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고, 그들의 마음에 의심과 의심의 씨앗을 조심스럽게 심었다. 그는 새로운 독일, 히틀러의 유산의 잿더미에서 일어설 독일,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더 위대하고 강력한 독일에 대해 말했다.

히틀러의 죽음에 따른 충격과 혼란에도 불구하고, 괴벨스는 여전히 집중하고 단호했다. 그는 자신이 독일을 새로운 위대한 시대로 이끌 수 있는 기술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단단히 마음을 먹었군. 박사.

히틀러의 사망 소식을 들은 친위대 지도자 하인리히 힘러는 충격을 받고 망연자실했다. 그들의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힘러는 히틀러의 충실한 추종자였고 그를 독일의 위대한 지도자로 생각했다.

이 소식은 히틀러와 그의 국가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광적으로 지지했던 친위대에게 특히 어려운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아리안" 종족의 수호자이자 라이히의 가장 정예한 군인으로 보았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히틀러와 라이히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

힘러는 즉시 SS 최고 사령부의 긴급 회의를 소집하여 상황을 논의했다. 그들이 그들의 지도자를 잃은 것과 그것이 나치 정권의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타협하려고 할 때 분위기는 긴장되고 침울했다.

그러나 충격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힘러는 재빨리 자신의 권위를 주장하고 지도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친위대가 독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국가사회주의가 계속해서 번창하도록 하기 위해 그의 힘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게르마니아에서의 소요가 예상됩니다. SS를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하이드리히가 게르마니아를 장악하고 치안을 맡을 것을 제안했다. 사실, 다른 당 인사들이 행동을 취하기 전에 선수를 치는 것이 분명 친위대가 권력을 장악하기엔 용이했다. 그러나 당 인사들과 국방군의 반발이 거세질 수도 있었다.

힘러는 안경을 고쳐쓰며 고민했다.

▶아직 때가 아니야, 하이드리히. 성급해서는 안되지.

▶게르마니아의 치안을 친위대로 대체하라.

당 간부들은 총통을 기리기 위해 국가장을 준비하며 허둥지둥 돌아다녔다. 뉘른베르크의 거대한 집회장이 장례 행렬의 시작점로 선택되었다. 광장은 수많은 스와스티카 깃발로 장식되었고, 무대 중앙에는 히틀러의 거대한 초상화가 놓였다. 그는 분명 죽었음에도 위엄만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랴.

하인리히 힘러의 지도하에 SS는 행사의 보안을 처리하는 임무를 맡았다. 일부 국방군 인사들이 불만을 표하며 빈정대기도 하였으나, 친위대가 보안을 맡는 것 자체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기에 큰 문제를 삼지는 못했다. 집회장으로 통하는 거리는 통제됐고, SS 병사들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행렬 경로를 따라 배치됐다.

히틀러의 영면 장소로 린츠의 미술관 옆 부지가 선정되었고, 전국에서 조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이루어졌다. 히틀러와 그의 측근들의 시신은 스와스티카 깃발로 장식된 국가 관에 안치되었다.

괴링과 벨스를 포함한 당 관리들은 총통을 찬양하고 그의 미덕을 칭송하는 연설을 했다. 연설은 전국적으로 방송되었고, 온 나라가 일제히 애도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일제히 애도의 뜻을 보내왔다.

운구차가 천천히 집회장으로 향하자 SS 병사들이 보조를 맞춰 행진하는 등 장례 행렬은 침울한 분위기였다. 유럽을 호령하던 위대한 정복자의 죽음이었다. 군중들은 믿을 수 없었다. 모인 군중들은 조용해지고 침울하게 오른팔을 하늘을 향해 곧게 치켜올릴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울었다.

"형식상의 절차"가 끝이 나자, 괴링, 괴벨스, 그리고 힘러 등 간부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그들의 집무실로 돌아갔다. 그와 신화를 함께 했던 이들이 그 신화에 끝을 맺으려 하고 있었다.

▶그도 결국 하나의 인간이었을 뿐이다.

당 간부들은 총통을 기리기 위해 국가장을 준비하며 허둥지둥 돌아다녔다. 뉘른베르크의 거대한 집회장이 장례 행렬의 시작점로 선택되었다. 광장은 수많은 스와스티카 깃발로 장식되었고, 무대 중앙에는 히틀러의 거대한 초상화가 놓였다. 그는 분명 죽었음에도 위엄만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랴.

일전의 쿠데타 음모로 인해 국방군이 대부분의 상황을 통제했다. 베를린 외곽에선 아직 저항하던 SS 병사들이 소요를 일으키긴 했으나, 슈파이델 장군에 의해 장례는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히틀러의 영면 장소로 린츠의 미술관 옆 부지가 선정되었고, 전국에서 조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이루어졌다. 히틀러와 그의 측근들의 시신은 스와스티카 깃발로 장식된 국가 관에 안치되었다.

괴링과 벨스를 포함한 당 관리들은 총통을 찬양하고 그의 미덕을 칭송하는 연설을 했다. 연설은 전국적으로 방송되었고, 온 나라가 일제히 애도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일제히 심심한 애도의 뜻을 보내왔다.

운구차가 천천히 집회장으로 향하자 국방군 보조를 맞춰 행진하는 등 장례 행렬은 침울한 분위기였다. 유럽을 호령하던 위대한 정복자의 죽음이었다. 군중들은 믿을 수 없었다. 모인 군중들은 조용해지고 침울하게 오른팔을 하늘을 향해 곧게 치켜올릴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울었다.

국방군은 이어 총통의 유서ㅡOKW의 잉크가 뭍어있을 수 있는ㅡ를 공개했다. 총통의 유서에 따라, 부총통이 그 직을 승계하게 되었다.

▶유서가 존재하긴 했나?

"친위대를 움직이게. 게르마니아 국방군의 모든 무장 상태를 해제하게. 내일 정오가 되면 게르마니아를 수중에 넣어야 해!"

힘러는 결정했다. 이것이 총통과 독일, 그리고 아리안을 위한 길이라 생각했다. 친위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암호로 된 문서들이 게르마니아와 그 주변에 주둔하던 친위대에게 들어갔다.

그러나, 항상 모든 곳에는 반대파의 끄나풀이 있는 법이다.

▶끄나풀은 없었고, 친위대는 게르마니아로 행군했다.

▶그곳에는 아프베어의 요원이 있었다.

게르마니아에는 끔찍한 고요만이 남아 있었다. 총통을 잃은 슬픔을 가진 도시는 검은 제복을 입은 친위대의 군홧발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숨죽여 있었다. 총통의 유산을 지키고자 국가 치안을 위해 게르마니아를 계엄 상태로 한다는, 힘러의 독단적인 쿠데타였다. 국방군은 손 쓸 새도 없이 무기를 친위대에 넘긴 후 방위 업무마저 이양해야만 했다. 친위대원들이 말을 할 때, 아래 거리들은 섬뜩한 고요함으로 윙윙거렸다. 거대한 도시는 이제 점령의 상처를 입었고, 시민들은 검은 옷을 입은 순찰관들의 시선을 피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선전 포스터들은 충성과 복종의 메시지들을 싣고 벽들을 장식했다. 희미하게 불이 켜진 골목길에 한 무리의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SS순찰대의 거친 발소리가 메아리치며 경계의 눈빛을 주고받았다. 요란한 확성기는 게르마니아를 지키기 위해 달려온 친위대를 찬양하거나, 반동분자를 수색한다는 둥의 내용만을 떠들었다. 이어 나치당 당사 역시 친위대가 들이닥쳤고, 쟁쟁한 후계자들은 자진적으로 총구 앞에 권력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총통이 없는 국가에서, 힘러는 스스로 제국대원수에 올랐으며 그 권위는 신성불가침했다. 그가 곧 히틀러의 사도였다.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친위대의 행동의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친위대는 모든 곳에서 행군한다.

아프베어의 요원이 이 사실을 국방군최고사령부에 알렸다. 만슈타인 원수는 고심했다. 이 멍청한 개새끼들을 쓸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침묵할것 인가. 그에겐 하나의 신조가 있었다.

"프로이센 원수는 배신하지 않는다."

배신? 총통은 죽었다. 누구를 배신하고 누구를 위하는 것이 최선인가?

다른 국방군 장성들은 친위대를 쓸어버리고 발퀴레 작전을 시행할 것을 주장했고, 다른 장성들은 침묵할 것을 주장했다. 곧이어 같은 보고를 받은 당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괴링, 헤스, 괴벨스, 슈페어. 모두가 한입으로 친위대를 제압해야한다고 요구해왔다.

"정치질 하는 것들은 한결 같지. 나도 말이야."

머지않아 원수는 결정했다. 그는 항상 독일에 봉사해왔고 충성해왔다. 독일을 친위대에 넘기는 것이야말로 배신이었다.

"좋아. 슈파이델에게 연락하게. 그 개새끼들을 쓸어버리자고 말이야!"

발퀴레 작전이 발동되었다.

전보가 일제히 전국의 국방군 부대에게 보내졌고, 각지의 친위대의 무장을 해제했다. 게르마니아도 마찬가지로 슈파이델 원수가 계엄을 선포하고 친위대 인사들을 체포했다.

일부 친위대는 저항하여 총격전을 벌였으나 국방군에 의해 제압되었다. 힘러는 반역 혐의로 수감되었으며, 하이드리히는 교전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군은 국가의 적을 쓸어버렸다. 이제 계엄을 일시적으로 유지하고 당에 다시 권력을 이양할 것인지, 아니면 무기한 계엄을 유지하고 국방군 질서를 유지할 것인지는 원수의 손에 달려 있다.

▶국방군은 친위대를 쓸어버렸고, 질서만을 유지했다.

▶국방군은 친위대를 쓸어버렸고, 무기한 군정을 실시했다.


모든 것이 평정되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친위대는 쓸려나갔고, 정부는 국방군에 의해 장악되었다. 모든 일이 평정 되었다. 프로이센식 질서가 부패한 독일에 다시 자리잡았다. 만슈타인. 그의 행동은 옳았다.

만슈타인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신속하게 모든 형태의 "반국가행위"를 분쇄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의 군대는 질서가 유지되도록 주요 도시의 거리를 순찰했다. 라이히스탁은 해산되었고, 만슈타인은 국가의 사실상의 지도자가 되었다.

여러 방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만슈타인은 독일의 안정을 회복하기로 결심했다. 계엄 조치에 극렬히 반대하는 사람들을 위한 수용소를 포함한 가혹한 조치들을 소개했다. 언론은 프로이센주의 질서에 위반되는 일이었다.

상황은 독일에 외국 세력이 관여하려함에 따라 더욱 복잡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일제히 만슈타인의 행동을 비난하고 문민정치로의 회귀를 요구했다. 국가판무관부들은 군정에 반대하는 판무관부와 순응하는 판무관부로 나뉘었다. 그러나 만슈타인과 군부가 계속해서 국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자 그들의 시위는 묵살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슈타인의 통치는 점점 더 권위주의적이 되어가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반대 의견은 무자비하게 진압되었고, 그 나라는 경찰 국가가 되는 데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적지 않은 독일인들이 이들이 친위대와 다를 바 없다고 여겼다.

라이히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확실하지 않은 채 칼끝에 서 있었다.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국방군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나는 하느님께 엄숙히 맹세하오니, 독일과 국민의 지도자이며 독일 국방군의 최고통수권자이신 아돌프 히틀러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바치며, 언제든지 이 맹세를 지키기 위해 나의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된 군인이 될 것을 맹세합니다!

위대한 독일의 총통을 떠나보내고, 총통의 금고에서 유서가 발견되었습니다. 유서에는 총통의 후계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은 이제 누구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읽을 것인지 선택해야만 합니다.

▶제국원수. 헤르만 괴링.

▶충직한 신하. 루돌프 헤스.

▶박사. 요제프 괴벨스.

"축하드립니다, 장관!"

"...고맙네."

괴벨스는 멋쩍은 표정으로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국방군의 발표를 듣고 있었다. 총통의 유서대로 후계자는 파울 요제프 괴벨스였다. 불우한 어린 시절과 장애를 딛고 일어나 그는 군림하는 독일, 그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 게르마니아의 밤은 차가운 듯이 고요했다. 한 사내의 분화와 같이 터져오는 뜨거운 감정을 이해하지도 못한듯이.

하지만 괴벨스는 이 모든 고뇌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도전에 맞서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굴하지 않고, 고뇌 속에서도 용기를 발견하고 있었다.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앞으로 나아가며 민족과 독일을 변화시키려는 결연한 의지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극복해낸 사나이로써.

▶괴벨스가 장악하다.

다음 날, 라이히스탁은 분주해졌다. 당 내의 괴벨스를 지지하지 않던 보수 파벌들이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몇몇 의원들은 괴벨스에게 뇌물을 바치거나, 다른 의원들은 괴링이나 힘러 등 고위 관료들을 만나는 일이 잦아졌다. 괴벨스 역시 상황을 보고 받았다. 범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괴벨스였지만 당 내에서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불리했다. 라이히스탁을 휘어잡아야만 했다. 그는 완전한 "민간"이었다. 국방군과 친위대와도 친하지 않았고 오히려 껄끄러운 관계였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군을 움직인다면 괴벨스는 꼼짝없이 당할 처지였다. 하나의 거대한 체스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제 괴벨스는 체스말을 움직일 차례다.

▶라이히스탁을 해산한다.
▶국민 앞에 서겠다.

"금일부로 라이히스탁을 해산하겠소. 지금은 라이히스탁에 나라의 운명을 맡길 때가 아니오." 괴벨스의 말은 회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던 정적을 깨뜨렸다. 그의 목소리는 당돌하면서도 권위적이었다. 그 자리에 앉아있던 인원들은 이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면서도 주목했다.

괴벨스는 조용히 발두어 폰 시라흐 부의장에게 뜻을 전했다. 시라흐는 뭐라고 대꾸하려는 듯이 어깨를 들썩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각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어쩔 수 없겠군요."

회의실 안은 침묵에 휩싸였다. 각자가 괴벨스의 결정에 대한 의견을 내기 전까지, 침묵만이 회의실을 감쌀 뿐이었다.

괴벨스는 지친 듯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라이히스탁은 이제 과거의 유물일 뿐이오. 거듭 말하지만 지금은 정부가 나서야 하오."

그의 말은 회의실 안의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떤 이는 찬성의 미소를 띠고 있었고, 다른 이는 불안과 걱정의 그림자를 품고 있었다. 괴벨스는 상황을 되내이며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하고 있었다.

"의장께서 반대할 것입니다. 그분의 동의 없이는..."

완장을 조이게 찬 당원이 걱정에 찬 투로 말했다.

"이젠 내가 총통이오. 의장 의견 정도는 중요하지 않소. 지금부로 라이히스탁은 총통 직권으로 해산된 것으로 하시오. 이제 괴링 씨도 의장이 아니게 되겠군."

일은 순식간에 벌여졌다. 늦게 소식을 보고 받은 괴링이 항의의 메세지를 내비쳤지만, 괴벨스가 선수를 친 상태였다. 괴링이 당원들을 규합해 반격에 나서려 해도 때는 이미 늦었었다.

이어서 괴벨스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들과의 만남을 계속하여 국가와 당의 운명을 결정짓고, 새로운 정치적 풍토를 정비해 나갔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엔 끊임없는 고뇌와 어려움이 자리해 있었다. 이제 라이히스탁의 해산은 새로운 도전과 시련의 시작에 불과했다.

▶내 교향곡의 서곡은 포르티시모로 연주한다.

라이히스탁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의원들은 평소와는 달리 긴장하고 불안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치 이 장소가 어떤 은밀한 계획의 무대가 될 것만 같았다.

그 때, 문이 터벅터벅 열리며 친위대가 들어왔다. 검은 모자에 그려진 해골과 SS 마크, 단단한 군복을 입은 그들은 엄중한 표정으로 방 안을 향해 나아갔다. 각자 손에 든 검은 소총이 조명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괴벨스의 명령에 따라 친위대는 무자비하게 방을 휩쓸었다. 의원들은 당황하고 주춤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들의 시선에는 당혹과 두려움, 그리고 불만이 섞여 있었다. 몇몇은 입을 열려고 했지만 높은 잡음과 친위대의 침묵이 그들을 막아섰다.

라이히스탁 의회는 괴벨스의 철저한 통제 속에 놓여져 가고 있었다. 의원들은 더 이상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고, 무거운 침묵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친위대의 존재는 그들에게 괴벨스의 압도적인 힘과 그림자 아래 묻혀 있는 자유를 상기시켰다.

괴링 역시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친위대 무리 사이에서 키가 큰 사나이가 나타났다. 하이드리히였다. 하이드리히는 내무국장과 치안경찰청장 패용증을 괴링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헤르만 괴링. 라이히스탁 의장. 당신을 총통명령 제2호에 근거하여 반역죄로 그대를 체포하겠소. 순순히 응해 주시길 바라오."

괴링은 놀란 표정으로 소리쳤다. 내가 누군지 아노라고. 그는 밖의 경호원들을 불렀지만 이미 친위대에 의해 무장해제된 경호원들이었다. 황금빛 원수가 몰락하는 순간이었다.

괴벨스는 단숨에 당을 장악하고 1인자로 올라섰다. 국민들의 인기와 당의 권력을 움켜잡았다. 그 누구도 그의 권위에 도전할 순 없었다. 라이히스탁은 해산되었고 국방군은 괴벨스의 친위쿠데타에 협조했다. 그의 독일이 다시 태어났다.

▶탁월함과 우월성. 그것들은 내 사전의 첫 페이지에 있다.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괴벨스의 장의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는 그의 가장 큰 재능을 살리기로 했다. 하늘이 내린 재능인지, 뱀이 선물한 선악과일지는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그런 재능이었다. 그의 재능은 혀 끝과 펜의 잉크로부터 나왔다. 그의 혀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 독일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열광하였다. 자신이 가진 장애도 그 재능엔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괴벨스는 텔레비전을 통해 대국민연설을 하기로 결정했다. 국민 앞에 서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자신은 총통이 되었음을 선언함과 동시에 라이히스탁과 당에 자신의 위치를 똑똑히 보여주어야만 했다. 그의 가장 자랑스러운 재능으로.

▶"친애하는 독일 국민 여러분, 그리고 용감무쌍한 독일 장병 여러분..."

"친애하는 독일 국민 여러분, 그리고 용감무쌍한 독일 장병 여러분..."

"오늘은 국가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여 무척이나 특별한 순간입니다. 나는 여러분 앞에... 아니. 됐어. 이건 아니야. 더 좋은 문구가 있을텐데..."

한 문장 한 문장에 감정을 실어야 했다. 불꽃과 같이 타오르는 심정으로, 그는 한 순간의 공연을 기획하려고 애썼다.

"국가의 운명은 이제 우리 손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쥐고 굳건히 잡을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의 이익과 목표를 성취할 것입니다. 국가를 이끌어 나가는 입장에 서서, 나는 여러분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복수나 분노와 같은 단어를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이제 적들은 적어도 유럽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유럽이 독일의 군홧발 아래 있는데 무엇하러 복수와 분노를 표출하겠는가? 공산당? 공산당은 이제 없다. 전쟁 이후에나 태어난 십대 어중이 떠중이들 극소수만이 생각할 법한 것이 공산당이다. 독일에 공산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희망을 말하기에는 어리석어 보였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여성스러운 단어다. 괴벨스는 그런 여성스러움은 용납할 수 없었다.

"...국가의 번영을 위해서는 강인한 의지와 냉철한 결단이 필요하며..."

강인한 의지, 냉철한 결단. 남성스러움이 묻어나는 말들이다. 많은 연설 경험을 가진 괴벨스였지만 자신의 총통 취임 연설을 기획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맡길 수도 없었다. 자신만이 완벽한 기획을 이루어낼테니. 무대 조명의 위치, 연설 시각, 패션, 단상의 높이... 모든 것이 중요했다.

▶"하일 히틀러로 끝낼지, 지크 하일로 끝낼지..."

저녁 8시를 알리는 음이 전국의 텔레비전을 타고 흘러갔다.

"주목해...! 괴벨스 박사의 연설이야!"

각 가정의 노인들과 사내들, 주부들, 아이들이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흑백 화면의 괴벨스를 보고 있었다. 요제프 씨네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괴벨스는 높은 단상과 조명 위에서 수 개의 마이크를 단상 위에 올려두고 텔레비전을 통해 국민들을 응시했다. 방송은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곧이어 국가가 연주되었다.

"독일, 독일. 세상 그 무엇보다도..."

요제프 씨 가족도 모두 기립하여 국가를 제창하였다. 곧 이어 서거한 총통에 대한 묵념도 이어졌다. 요제프 씨의 아들 막스는 그런 지겨움이 싫었는지 몸을 베베 꼬며 어머니께 들러붙었다.

"막스. 조용히 손을 모으고 서 있으렴. 묵념을 할 시간이잖니?"

화면으로 보이는 회색 바탕, 흰 원, 검은 십자가가 나부끼고 있었다. 막스는 국기를 힐끗힐끗 보며 묵념을 무사히 마쳤다.

"친애하는 대독일국의 국민 여러분, 용감무쌍한 장병 여러분."

괴벨스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오늘따라 그의 팔뚝에 찬 완장이 더욱 조이게 찬 듯 보였다.

"저는 어제부로 총통의 유언에 따라 대독일국의 두 번째 총통이 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앉으며 국민 여러분과 총통 각하께 각별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점잖은 말투로 시작되던 연설은 시간이 흐르자 점점 더 격정적이게 되어갔다.

"저는 국민 여러분들께 고백하고자 합니다. 어제의 승계 과정에서 당 내 일부 인사들의 책동이 있었습니다. 이는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것은 총통과 조국에 대한 반역이 아닙니까? 총통의 유언을 기만하고 국민들을 희롱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묻고자 합니다. 이것은 반역이지 않습니까?"

"반역이다!"

요제프 씨의 장남 게오르크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손에는 땀이 가득했고 머리에는 핏기가 가득했다. 가족들은 놀라 게오르크를 쳐다보았다. 게오르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팔뚝을 들어올리려다가 할아버지의 눈치에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이제 이 반역자들을 처리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신국가의 탄생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합니다. 미국, 소비에트와 같은 작자들은 우리의 이 상황을 우습게 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946년을 기억해보십시오! 우리는 그들에게 공포를 선사하고 정당한 지위를 얻어냈습니다. 우리에게 패배한 이들이 우리를 비웃게 둘 순 없습니다!"

옆집에서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마을 전체로 울러퍼지는 소리였다.

"지크 하일! 하일 히틀러!"

지크 하일... 지크 하일... 지크 하일... 만세 소리는 그날의 8시를 메웠다. 괴벨스는 자신도 연설에 만족했는지 흡족한 표정으로 실시간 생방송 연설을 마쳤다. 마치 국민들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Sieg Heil! Sieg Heil! Sieg Heil!"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괴벨스의 대국민연설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결국 대다수의 국민들이 예상을 했듯이, 후계자로 지목된 사람은 헤르만 괴링이었다. 과정에서 조금의 변수가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총통의 자리는 괴링에 있었다. 너무나도 정당했다. 괴링은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잔에 담긴 위스키를 즐겼다. 그가 총통의 후계자로 된 건 정말 당연해 보이는 일이었지만, 그의 신화는 그렇지 않았다. 그 누가 비행기 조종사에서 세계 초강대국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 지 예상할 수 있었을까.결국 그를 이 자리에 앉힌 것은 명성이었고, 그 명성은 그의 정치적 센스에서 빛나는 것이었다.

위스키를 홀짝이며 괴링은 보좌관에게 말을 건냈다.

"내가 언젠가 잉글랜드의 신문에 투고된 글을 본 적이 있어. 이름도 기억나. 블레어라는 이름이었지. 그가 우리나라에 대해 쓰기를 무어라고 썼는지 아나?"

"모릅니다."

"옛날 왕들의 명령은 '네놈들은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였고, 이탈리아인들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해야 한다."였지만, 독일인들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되어 있다'라는 식이였지. 자네는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빨갱이들 입에서나 나올 법 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곱씹어 볼수록 솔직히 부정하기엔 힘들었다네. 나는 이런 말이 마음에 안들었어.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에 더더욱. 이젠 총칼로 치고받는 전쟁의 시대가 아니야. 그런 시대에서, 우리의 체제는 변화할 필요가 있어."

괴링은 다시 한번 잔을 홀짝였다. 가벼운 미소와 함께.

▶잉글랜드인과 이탈리아인, 그리고 독일인의 수수께끼.

괴벨스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괴링이 총통의 후계자로 정해지자 자신의 지지세력이던 당내 좌파들도 자신을 떠났다. 전성기에는 독일 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들던 스피커였던 그가, 이제는 늙은 패럿에 불과했다. 게다가 그 좌파들을 흡수한 것도 괴링이 뇌물을 동원해 흡수한 사실이 괴벨스에게 들렸다. 소식을 듣자마자 괴벨스는 차량을 타고 괴링의 집무실로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난 처음부터 네가 마음에 안 들었어 이 모르핀 돼지 새끼야!"

"왜 성질이시오, 선전장관?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침착하시오."

"좆 같은 말투 집어치워. 네가 뭔데 감히 나를 농락해?"

언성이 높아지며 집무실에는 고함이 가득하게 되었다. 급기야 괴벨스는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들며 위협했다. 예사의 괴벨스 같지 않았다. 냉철함은 보이지 않았다. 총통의 죽음으로 더욱 민감해지고 감정적이게 된 괴벨스가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경호원들은 괴벨스의 권총을 빼앗고 그를 제지했다.

"너희는 독일과 당의 수치야!"

괴링은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계획대로였다. 천하의 괴벨스마저도 자충수를 두게 만들었다. 모든 상황은 녹화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수화기로 위장해두었던 카메라에서 비디오 테이프를 꺼내들며 말했다.

▶"선전장관을 정중히 뮌헨글라트바흐로 모셔 드려라."

이제, 괴링은 그와 정권을 구성 할 각료들을 물색해야 합니다.

▶하인리히 힘러와 친위대의 힘을 이용하자.

▶내가 바로 총통에 올라서는 안된다. 루돌프 헤스를 꼭두각시로 세우자.

희미하게 불이 켜진 권력의 복도에서 어둠의 힘에 지배되는 꼭두각시인 그림자 속에 한 인물이 나타났다. 루돌프 헤스는 한때 꼭두각시 헤르만 괴링이 끌어 당긴 대사인 마리오네트로 서 있었지만, 권력의 복도에서 이름이 속삭였다.

헤스는 한때 잠재적인 지도력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괴링의 원대한 계획에서 단지 졸개로 전락했다. 꼭두각시는 그에게서 정치와 권력의 뒤틀린 게임을 끝내는 수단인 유연한 도구를 보았다.

괴링은 능숙하게 헤스를 투입해 히틀러의 죽음과 그에 따른 지도력의 공백을 조정했다. 헤스는 일련의 조작에 둘러싸여 그의 모든 행동과 결정을 지휘했다. 그의 지도력은 그에게 달려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정권의 악의적이고 진정한 조정자가 있었다.

괴링의 영향력이 우세했고, 그의 꼭두각시인 헤스는 나라를 지배하려는 어두운 공작의 그릇에 지나지 않았다. 헤스에서 소용돌이치던 활기찬 이상은 이제 사라졌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지시된 순종적인 조치로 바뀌었다.

헤스는 공식 석상에서 괴링의 능청스러운 수사로 이루어진 연설을 할 때 리더십의 망토를 걸쳤다. 그의 목소리는 복도에 울려 퍼졌고, 실제 권한이 없는 지도자의 공허한 메아리였다. 괴뢰의 의제는 모든 법령, 모든 선언문으로 정리되었다.

헤스를 자세히 관찰한 사람들은 그의 행동에 진정한 표현이 없는 꼭두각시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의 결정은 표면적으로는 그의 것이었고, 괴링의 영향력의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을 담고 있었다. 진정한 꼭두각시들은 그림자 속에서 즐거워했고, 그의 꼭두각시들은 권위주의 통치의 어두운 화음 속에서 울려 퍼지는 가락에 맞춰 춤을 추었다.

한 때 새로운 시대를 바랐던 시민들은 이제 진정한 권력을 휘두르는 권력의 얼굴인 꼭두각시 주도의 정권을 목격했다. 조작되고 조작된 헤스는 정권 꼭두각시의 상징이 되었고,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군이 없어도 어둠 속에서 흥청거리는 사람들의 손에 통제의 끈이 굳건히 남아 있음을 상기시켰다.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헤르만 괴링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괴링, 괴링, 괴링.

밀실에서 힘러와 괴링은 악수를 나누었다.

"선배님, 비로소 함께 뜻을 펼칠 수 있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괴링은 그에게서 공포와 냉혹함으로 대표 되는 파트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친위대를 이끄는 힘러는 열렬한 광신적 추종자들을 이끌고 괴링의 정권에 합류했다. 라이히의 권위를 찬 괴링과 검은 늑대 무리를 이끄는 힘러. 그들은 권력의 복도를 통해 공생의 유대를 형성했다. 괴링은 라이히를 개조하는 것에 있어서 친위대를 통한 권력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여겼다. 과거 SA의 방식으로 친위대를 이용해야 했다. 수구 세력을 불사르고, 검은 제복을 이용해 <정책을 집행>해야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동맹은 당연히 순수한 것은 아니었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또 다른 권력 암투가 시작되었다.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이 찬 검은 늑대의 목줄을 더 세게 쥐어야 했다.

▶총과 칼, 해골이 동반되는 것이 개혁이다.

"친애하는 우리 당원 여러분..."

라이히스탁의 강단에 총통의 모자를 쓴 괴링이 목소리를 울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오페라하우스에 울렸다. 등 뒷편의 라이히스아들러가 금빛으로 반짝이며 그의 후광을 빛내었다. 또 뒤로는 검은 제복을 입은 친위대가 일제히 정렬하여 금빛과의 조화 아닌 대비를 이루었다. 모두의 시선이 괴링에게로 집중되었다.

"나는 라이히의 운명을 엄숙하게 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애석하게도 우리의 총통이 독일을 떠났음에도, 누군가는 그 짐을 짊어져야만 합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의례적인 서문을 다 읽어가는 괴링이었다. 그리고 그의 야심을 공표할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 국가의 적들과 결코 타협하거나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라이히의 이상이 새천년까지 이루어지도록 말입니다. 나는 의 천재성과 이상을 설파할 것입니다."

친위대와 손을 잡은 것도 그 이유였다. 그의 권력욕과 개혁이라는 이상이 빚어낸 키메라 같은 모습이 그의 그림자에 비추어졌다. 피에 의한 개혁ㅡ결코 개방이 아니다. 그 방식대로의 개혁을 라이히에 알렸다.

"독일, 독일, 그 무엇보다도..."

이어 팔을 추켜드는 특유의 경례를 하며 국가를 불렀다. 친위대원들 또한 따라 불렀고, 당원들도 이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황한 눈치, 기뻐하는 눈치, 온갖 표정이 섞여있었다. 괴링은 팔짓으로 갈색 제복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역량이 충분했다.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헤르만 괴링의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만물 위에 군림하는...

루돌프 헤스는 아직도 총통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나치당에서 가장 고위 관료 중 한 명으로서, 그는 히틀러의 후계자로 선택되었지만, 그는 이제 그의 어깨에 내려지는 엄청난 책임에 대해 준비되지 않았다.

처음에 그는 믿지 않았다. 히틀러, 총통, 독일을 그렇게 위대하게 이끈 사람이 어떻게 죽었을까? 그것은 그가 곧 깨어날 악몽처럼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현실이 가라앉으면서 헤스는 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히틀러가 없을 때 나라를 이끌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항상 충실한 추종자였고, 신뢰받는 보좌관이었지만, 결코 지도자는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 결정한 경험이 없었고, 독일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헤스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는 일행의 나머지 사람들이 그에게 지도를 요청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그는 수년간 히틀러로부터 배운 것, 그들의 모든 행동을 인도해온 국가사회주의의 원칙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히틀러의 정신을 전달하고 그의 힘과 결단력을 구체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헤스는 아무리 애를 써도 자신을 갉아먹는 불확실성의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정말로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지, 정말로 히틀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책임의 무게가 짓눌려 있었고, 그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괴링, 괴벨스, 힘러, 그리고 보어만까지. 그 권력에 미친 작자들이 자신에게 어떤 위해를 가할지 더욱 두려워졌다.

"난 죽고 말거야.. 왜, 왜 당신은 나를...?"

애시당초에 그는 권력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었다. 그저 총통이 말한 위대한 이상에 매료되었을 뿐이고, 총통 곁에서 그 이상을 함께하고 있었다는 점이 그저 그에게 기쁠 뿐이었다.

▶헤스... 그 주인의 카리스마에 가려진 불쌍한 개.

친애하는 루돌프 헤스 씨에게,

당신이 총통의 후계자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입니다.

저는 당신이 왜 총통의 결정에 혼란스러워 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지 비서로서 일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인데 차기 총통이 될 운명에 놓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당신은 독일을 위대한 길로 이끌 능력이 충분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최고의 동료이자 친구입니다. 저는 우리가 독일의 이익을 위해 "함께" 봉사할 것을 제안합니다. 결국 독일의 운명을 이끌 사람은 이제 당신, 루돌프 헤스와 저 헤르만 괴링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 함께 일합시다, 헤스. 전 세계에 독일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줍시다. 우리가 사랑하는 총통이 없어도 말입니다.

진심을 담아, 헤르만 괴링.

▶으, 으아아악!

"빈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누구지?"

"보어만입니다. 받을까요?"

"받아보시게. 그리고 이만 나가주시게."

헤스는 한숨을 크게 한번 쉬고 전화를 전달 받았다. 이마에서는 식은 땀이 흘렀다. 부하 대하기를 힘들어하는 상관이라니, 헤스 스스로도 괴로워했다.

"보어만입니다, 각하. 총통의 뒤를 잇게 되신 것을 정말로 축하합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보어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헤스에게는 그저 권력에 미친 비열한 돼지의 소리로 들렸다.

"...고맙네."

"다름이 아니라, 권력 공백에 있어 조속히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미리 조사해 본 결과 괴링, 괴벨스 측에서는 각하께서 후계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불만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괴링은 총통 각하의 생전에 하셨던 말을 핑계 삼아 움직이기 시작했더군요. 이제 우리도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저를 부총통에 임명할 것을 약속해주십시오. 힘의 전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저또한 약속하겠습니다."

"고려해보겠네. 긍정적으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이만 끊겠습니다."

"..."

"젠장할!"

헤스는 수화기를 집무실 책상 너머로 집어던졌다. 벌써부터 움직이는 괴링과 괴벨스부터 대놓고 감투를 원하는 보어만까지.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헤스 자신은 스스로가 국가의 1인자가 될 운명이 아니고 그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해왔다. 심지어 자신의 직무는 보어만이 대부분 대신 처리하여 바지사장에 가까웠다. 이 모든 상황이 원망스러웠다. 헤스는 책상 위의 권총을 보며 생각했다.

▶"이 개새끼들을 모두 쓸어버릴 것이다."

▶"각하.."

헤스는 권총을 들어 올리며 세상의 무게가 어깨에 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히틀러가 죽었다는 소식은 그를 뿌리째 흔들었지만, 더 나쁜 것은 그가 히틀러의 후계자로 지명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괴링과 다른 당 고위 관리들이 권력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는 그들과 경쟁할 만큼 자신감이 없었다. 이 책임의 중압감은 그가 감당하기에 너무 컸다. 헤스는 항상 히틀러의 충실한 추종자였지만, 지금은 히틀러가 없으면 상실감을 느꼈다.

그는 문 밖의 병사에게 그 누구도 들이지 마라고 명령했다. 히틀러의 그늘에 가려진 개는 주인 없이 살 수 없었다.

자신을 집어삼킨 절망감 앞에, 겁먹은 개만이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는 총구를 자신의 관자놀이 위에 올리고, 나즈막히 말했다.

"결국, 헛된 꿈이었구나."

"탕!"

큰 총소리가 있은 후에, 그의 집무실은 비로소 완전히 고요해졌다.

...

"게르마니아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긴급 속보를 알려드립니다. 저희는 이런 소식을 연달아 전달해드리게 되어 매우 비참한 심정입니다. 우리의 총통 히틀러를 떠나보낸 이후에도, 또 하나의 사람이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당의 전 지휘관이던 헤스 씨가 군부대를 사열하던 중 오발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입니다. 괴링, 괴벨스 등의 많은 인사들이 헤스 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으며... (중략) 제국원수 헤르만 괴링 씨는 총통의 유언에 따라 국가를 안정시킬 것을 다짐했습니다."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루돌프 헤스의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아무도 속지 않는 거짓말.

"이 개새끼들을 쓸어버려야겠네." 헤스가 권총을 들고 조용히 말합니다. 그는 더 이상 히틀러의 그림자가 아닙니다. 그저 루돌프 헤스 '총통'일 뿐이며, 대독일국의 지도자이자, 히틀러의 정당한 후계자이자, 혼란한 독일의 질서를 확고히 할 지크프리트입니다. 게르마니아 저녁의 총통 취임 연설과 함께 두 번째 장검의 밤은 시작되었습니다...

▶...존경하는 대독일국의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무거운 마음과 깊은 사명감으로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오스발트 폴은 새로운 총통의 취임사를 듣고자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본래 SS 소속으로서 힘러 또는 하이드리히가 히틀러의 뒤를 잇길 바랬으나, 히틀러에 의해 선택된 후계자는 비서 헤스였다. 줏대도 없어 보이는 문고리 나부랭이가 총통으로 선택된 것이 불만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부로 창관의 창녀들이나 몇명 모아 노닥거리며 취임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우리의 총통 아돌프 히틀러의 후계자로서, 저는 제가 결코 가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임의 무게는 엄청나지만, 저는 우리 위대한 국가의 이상에 대한 확고한 결의와 헌신으로 그것을 수행할 것을 여러분들께 맹세하고자 합니다."

맹세? 맹세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특히 순수 아리아인인지도 의심 되는 헤스가 맹세라는 단어를 입으로 꺼낸 것은 그로써는 콧방귀가 나올 지경이었다.

"하! 지랄을 하는구나. 저런 어중이 떠중이도 총통 곁에서 거들먹거렸다니. 이건 아리아인의 수치야. 그렇지 않나, 율리아?"

폴은 와인을 홀짝이며 말했다. 그 순간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창관에서 한 년 더 왔나보군."

그는 속옷 차림의 여자들과 함께 밖에 있을 또 다른 여자를 탐닉하기 위해 현관을 열었다.

"오스발트 폴, 너를 국가반역죄로 즉각 처분한다."

현관 밖에는 국방군 군복을 입은 두 명의 건장한 남성 둘이 서 있었다.

"젠장할...!"

"탕!"

폴은 급히 군복에 있던 권총을 꺼내려 허겁지겁 뛰었으나, 그의 등짝에는 탄이 이미 박힌 뒤였다.

▶...아돌프 히틀러는 그의 비전과 리더십으로 격동의 시대를 독일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독일 국민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더 강하고 통일된 독일을 끈질기게 추구함으로써 우리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공백을 남겼지만, 그의 유산을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헤스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게르마니아 전역에 퍼졌다. 총통궁 발코니 뒷편에서 이를 듣고 있던 보어만 또한 매우 흡족해하고 있었다. 성공적인 취임 연설과 함께, 곧 자신의 것이 될 막대한 권력에 벌써부터 취해 있었다.

"...저는 총통으로서 국가사회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국가의 번영과 안녕을 보장할 것을 맹세합니다. 독일과 독일 국민, 그리고 당에 대한 반역 행위는 분쇄되어야만 합니다. 지금도 이미 수많은 국가 반역자들이 최후를 맞이하고 있으며, 저는 이들의 추악한 행위에 종언을 고하고 있습니다."

보어만은 헤스의 마디가 끝나기 무섭게 뒤에서 누군가 권총을 겨누는 것을 느꼈다. 그대로 그 뚱뚱한 몸은 굳어버렸다.

"더러운 대머리 새끼."

슈페어의 목소리였다. 젠장, 배신 당했구나. 헤스가 자신을 버린 것이 틀림 없었다.

"즉각 체포하여 구속시키게. 당장!"

곧이어 아프베어 소속의 요원이 보어만의 입을 막고 보어만을 끌고 갔다. 기나긴 밤은 이제 시작 되고 있었다.

▶...우리는 세계 무대에서 강하고, 번영하며, 존경받는 독일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권력과 권위의 상징들로 장식된 헤르만 괴링의 웅장한 사무실은 화려함과 영향력의 메카였다. 짙은 참나무로 조각된 그 거대한 책상은 괴링이 그의 야심 찬 디자인들을 조직했던 왕좌로서 서 있었다. 이런 깊은 웅장함이 풍기는 그의 집무실에서 지멘스제 라디오가 헤스의 연설을 전했다.

깊은 밤의 희미한 달빛이 창문을 통해 걸러지면서 방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자, 괴링은 책상 뒤에 앉았고, 수많은 당원들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응시했다. 그 문서는 총통부터 말단 당원까지의 이름을 모두 나타냈다. 이는 그가 지배권을 끊임없이 추구했다는 증거이다.

라디오 소리만이 들리는 방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누가 문을 두드렸다. 문이 활짝 열리자 조심스럽지만 엄숙한 태도를 보이는 헌병대들이 나타났다.

"제국원수 각하..."

보좌관이 긴장된 목소리로 나지막히 말했다.

괴링의 날카로운 시선이 보좌관과 마주쳤고, 순간의 심각성을 이해했다. 그는 방을 지배하는 당당한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미묘한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난 헌병들을 그들의 뒤에서 문을 닫으며 일축했다.

이제 괴링은 홀로 손가락으로 명단의 이름들을 하나 하나 읊어가며 채 책상 주위를 돌아다녔다. 승리와 전략에 대한 기억들이 그의 마음속에서 춤을 추었고, 그의 결정들의 무게와 얽혀 있었다. 그는 이 세상, 독일이 도전 받지 않고 서 있는 세상, 힘과 권위의 등불을 형성했다.

"루돌프 헤스."

차례 차례 명부의 이름들을 읊어나고, 한 이름과 빛이 드리운 창문에서 괴링의 발걸음이 멈췄다. 가까이 보이는 국민대회당의 돔이 스포트라이트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그저 멀고 희미하게만 보였다. 그 희미해져 가는 빛이 괴링의 얼굴에 수수께끼 같은 빛을 드리우고, 한때 추구했던 권력의 정면 아래에서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변화하는 충성심과 은밀한 음모의 세계에서, 괴링은 조종과 야망의 달인으로 번창했다. 그러나 그가 창가에 서 있을 때, 성찰의 고통이 그의 마음을 울렸다. 그의 선택의 무게, 우월성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희생들은 침울한 진실을 속삭였다.

괴링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창문에서 몸을 돌렸고, 벽을 장식한 아돌프 히틀러의 초상화에 시선이 떨어졌다. 이 세상을 형성하는 그의 멘토이자 그의 동맹자, 그리고 파트너는 떠났다. 괴링의 손은 프레임의 가장자리에 닿았는데, 이는 그의 사무실의 고독만이 목격한 나약함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서, 깊은 호흡으로, 괴링은 유니폼을 바로 잡았고, 그는 일부러 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그의 발소리는 그 방의 광활한 곳에 울려 퍼졌다. 그의 권력의 중심이었던 방을 뒤로하고 문턱을 넘을 때, 괴링은 독일이란 무대에서 자신이 설 자리는 이제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헌병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뮌헨이 그립군."

▶...모든 것은 독일을 위해!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나를 사로잡는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헤스의 말이 계속해서 내 귀를 강타하고 있다. 하지만 더욱 나를 강하게 옥죄이는 것은, 세월이라는 중압감이다.

처음 그에 대해 들었을 때 나는 그가 혐오스러웠다. 그가 하는 말, 몸짓, 그가 가지고 있을 생각들이 모두 한심하게 들렸다. 감정도 없는 사람의 울부짖음과 같이 들렸다.

처음 그를 마주했을 때 나는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가 하는 말, 몸짓, 그가 가진 생각들이 모두 빛과 같았다. 그의 심장 소리는 강하게 들렸고, 불타오르는 강력한 감정이 나를 휘감았다.

내 책상 위에 놓인 사진들은 내 인생의 일부를 담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와의 얼어붙은 순간, 그것이 내 목적을 규정해 준 동반자였다.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미끄러지듯 넘어가면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작가로서의 작은 몸부림에서부터 장관으로서의 등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발걸음이 계산되고, 모든 발걸음이 계획적이었다. 대중을 결집시킨 연설들, 헌신의 불꽃을 피워올린 집회들 - 나는 그 모든 것을 세심한 정확성으로 조직했다.

그러나 권력의 겉모습 아래에는 그림자의 사슬들이 있다. 도덕적 복잡성, 진실의 조작, 이념을 위해 내가 해온 타협들은 천상의 교향곡처럼 남아있다. 나는 야망과 도덕적 모호성 사이의 미세한 선에서 춤을 췄고, 그와 나는 독일이라는 무대의 배우였다.

다시금 라디오의 목소리가 내 귀를 때리려 한다. 애써 무시하려 해도 그에게서 익숙한 모습이 투영된다. 불타오르는 감정이 아닌, 처음 "그"에 대해 들었을때의 감정이 말이다.

내 일기장을 읽게 될 모든 이들에게 묻는다. 나는 세계 역사의 영웅으로 기억되는가, 아니면 끔찍한 범죄자로 기록되었나?

▶...이만 글을 마친다.

헤스가 진정으로 급상승한 것은 정치라는 이름의 전쟁터였다. 그저 히틀러의 그림자로만 인식되던 그가 세상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의 외침은 게르마니아에 울러퍼졌다.

권력 투쟁의 속삭임과 운명의 조율 속에서 헤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굴복하지 않는 정신은 역경에 직면하여 결집된 외침이었고, 이는 인간 의지의 힘에 대한 증거였다. 그의 존재 자체가 한계를 초월하고 인간 잠재력의 전형을 구현하며 역경에 맞서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진정한 아리아인으로 거듭났다고 생각했다.

니체가 말한 적이 있다. "힘에의 의지". 아마 헤스는 그 용어를 설명할 가장 성공적인 예시일 것이다. 그는 자신을 가로막는 모든 고난을 극복해냈고, 인생의 승리자이자 독일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독일의 모든 국민들이 그 승리자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1961의 이야기집 "희생"의 루돌프 헤스의 루트는 이것으로 끝이 납니다. 훗날에 공개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보고계십니까, 퓌러?

후기(펼치기-접기)

23년 4월부터 시작한 "희생" 프로젝트가 24년 3월이 되서야 마침표를 찍습니다. 다시 보면 그리 긴 이야기도 아니고 문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오래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첫 작품이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굉장히 많은 듯 합니다. 제이위키에서는 아마 새로운 유형의 시도라고 생각을 했는데 기대보다 반응이 좋아 8만 바이트까지 열심히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괴링 부분과 괴벨스 부분은 급하게 마친 감이 너무 큽니다 ㅠㅠ). 여담으로 제목의 Das Schlussgesang은 마지막 노래라는 뜻이지만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에서는 브륀힐데가 희생하는 장면에서 연주됩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 제목도 희생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작품은 세계관 내 일본을 무대로 하는 작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하고 있으니 이용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